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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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는 드래프트 당일까지 샌프란시스코 팀의 프런트와 함께 ‘시나리오’를 짜는 중이었다.
“워싱턴, 휴스턴, 포틀랜드, 디트로이트, 그리고 샬롯까지. 작년 최하위 5개팀이 이번 드래프트 1픽을 받을 확률은 총 65%입니다.”
엄연히 따지면 작년 플레이오프 우승을 한 샌프란시스코는 1라운드 30번째 픽, 2라운드 30번째 픽이 확정된 상태.
하지만 ‘사전 드래프트’에서 1픽을 약속받은 J.P.에게는 다른 팀의 당첨 확률 따윈 무의미했다.
공식적으로 1픽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트레이드가 성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역대급 유망주 로한. 어떤 최하위권 팀이 드래프트할지 세상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만약 드래프트와 동시에 트레이드가 된다면?
스포츠계에 핵폭탄이 떨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
J.P.가 해야 할 일은 최대한 잡음을 줄이고, NBA는 물론 언론 관계자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일이었다.
“일단 여론을 조사한 결과, 로한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루키 계약이 끝나면 결국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뛸 가능성 50%이상으로 점치는 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로한의 골수팬들은 그가 크롬웰 집안과 얼마나 원수지간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라이트팬과 대중은 그래도 그를 크롬웰 집안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지금까지 수많은 크롬웰 출신 선수들이 그랬듯, 로한 역시 샌프란시스코팀에 합류할 것으로 점쳤다.
무엇보다 샌프란시스코 팀은 지난 30년 동안 가장 많은 정규 리그 우승, 그리고 플옵 진출을 이뤄낸 팀.
항상 각 구단에게 정해진 샐러리캡 이상을 선수들에게 투자해 막대한 럭셔리 텍스를 지급. 업계에서는 우스개로 샌프란시스코가 최소 2~3개 구단만큼의 돈을 태운다고 하지만, 항상 슈퍼팀을 이루고 결과로 보여주기에 현재 NBA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왕조였다.
NBA의 모든 선수들이 한 번쯤은 샌프란시스코 팀으로 와서 계약을 맥스아웃하는 것이 꿈일 정도로 호화찬란한 지구방위대.
“샌프란시스코가 어떻게든 로한을 드래프트하는 구단과 합의를 해 빼낼 거라는 음모론도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현실로 벌어지면 비난이 조금 있겠지만, 충격은 적을 거란 뜻이군.”
“그렇습니다. 실제로 로한이 합류하는 걸 기대하는 팬도 적지 않죠. 아무래도 우리 팀을 응원하는 팬층이 가장 두터우니…”
‘시나리오’를 짜는 건 생각보다 수월했다.
“거기다 로한의 반골기질이 워낙 세간에 유명하다보니, 하위권의 스몰마켓에는 성에 차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루키 계약이 아무리 커도 그의 마음을 뒤집기에는 역부족. 어쩌면 드래프트가 돼도 계약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드래프트에 등록을 해서 구단이 한 선수를 뽑으면, 그 구단은 앞으로 1년 동안 그 선수를 계약할 권리를 독점하게 된다.
한 마디로 선수가 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을 거부할 수는 있지만, 1년을 꼬박 기다려야 FA로 풀리는 것이다.
NBA만큼 노출도가 높은 리그도, 샐러리를 많이 주는 리그도 없기에 선수들은 자신의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편이지만… 아쉬울 게 없는 로한은 경우가 다르다.
이미 정상급 스포츠 선수인 그는 돈이 아쉬워서 NBA를 뛰는 게 아니다.
분명 리그 제패, 혹은 플옵 우승등 자신이 원하는 게 뚜렷할 텐데, 그것을 최하위권의 구단에서 얻기는 희박한 현실.
그러니 최고의 루키 계약을 제시해도 성에 차지 않으면 로한이 1픽 팀을 거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이미 다른 구단들이 먼저 우호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니, 로한이 다른 팀에게 먼저 일단 드래프트 되고, 결국 우리에게 트레이드되는 시나리오는 자연스럽게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안심하지 말고, 빈틈없이 준비하도록.”
“알겠습니다.”
J.P.는 말을 그렇게 했지만, 크게 걱정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네가 아무리 발버둥쳐봤자, 농구판에선 내 손바닥 위다.’
로한은 농구가 어려우면 언제든 복싱이나 육상에 집중을 하면 된다고 큰소리쳤지만, J.P.는 로한이 한 번 마음 먹으면 끝까지 가는 성격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이미 돈과 명예보다 자존심으로 먹고 사는 거만한 놈이다. 일단 칼을 뽑아든 이상 뭐라도 베려고 들지,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칠 리가 없다. …그리고 그것이 너의 가장 큰 패착이 될 것이다.’
어른들의 세계. 권력과 영향력으로 돌아가는 이 세계의 쓴맛을 로한은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다.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드는 꼴.
J.P.는 주제를 모르는 자신의 손자에게 가혹한 현실을 가르쳐줄 생각이었다.
‘일단 우리 구단에 들어오기만 하면… 다신 선수 생활을 못할 정도로, 아예 재기가 불가능하게 망가뜨려야겠다.’
숨 쉴 틈도, 살아날 구멍도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고, 적절한 시점에 손을 내밀 때. 그 때가 되어서야 좀 고분고분해지지 않을까?
[NBA 2025년 드래프트가 시작됩니다!]J.P.는 바쁜 일정속에서도 프런트와 함께 드래프트를 시청하는 건 잊지 않았다.
즐거운 상상으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회계 법인 대표가 NBA 드래프트 1라운드 1픽을 위한 마지막 번호를 뽑습니다!]번호 하나하나를 뽑을 때마다 J.P.는 물론 프런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플옵 진출에 실패한 14개의 팀은 리그 성적에 따라 번호를 배분받는다.
성적이 저조할수록 더 많은 번호들을 받기 때문에 당첨 확률이 높은 것.
최하위 5개팀이 그나마 1픽을 당첨 받을 확률이 있는 편이고, 나머지는 굉장히 희박하다.
[마지막 번호는 4! 다음 한 시간 동안 추첨에 대한 회계 법인의 감사가 끝난 후, 1라운드 픽 순서를 발표하겠습니다.]J.P.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확인해. 어느 팀이야??”
프런트에게 지시를 해놨지만, 성격이 급한 J.P.는 총재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 미안합니다.
“받자마자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 1픽 당첨 구단은 LA입니다.
“……!”
J.P.는 이미 ‘L’이라는 발음을 듣자마자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
‘사전 드래프트’는 구단주들의 신성한 이벤트였으나, 그걸 무시한 사례도 종종 있었다. 다만 담합한 구단의 견제가 들어오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따를 수밖에 없는 전통이었으나…
‘이 개자식이?’
마크 보웬의 사기꾼 같은 낯짝에 혈압이 급격히 올랐다.
LA는 핵심 선수 킹 브라이언의 부재로 작년 리그를 하위권으로 마무리. 그래도 동서부를 통틀어 20위를 기록했다.
아깝게 플레이오프 진출은 실패했어도, 1라운드 1픽을 당첨받을 확률은 고작해야 3%. 다른팀에게 돌아갈 확률이 무려 97%였는데, 그런 말도 안 되는 극악한 확률을 뚫고, LA팀이 당첨된 것이다.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전통을 따르지 않고, 1픽을 날름 먹을 두꺼운 낯짝의 쓰레기 자식.
“일 똑바로 안 해? 내가 지금까지 예의 차려주니까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아?? 뒤지고 싶나??”
J.P.는 한참이나 소리를 지르며 온갖 욕설을 다 토해냈다.
총재는 꼬박꼬박 대답을 하며 J.P.의 화를 풀어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당장 회계 법인 구워 삶아 결과를 조작하든, 무효화시키든 방법을 찾아!”
대중은 물론, 구단들도 자신의 당첨 확률만 알지… 어떤 번호가 불려야 자신들이 1픽을 당첨받는지는 모른다.
그건 어디까지나 제 3자인 회계법인의 영역.
추첨을 돌리기 전에 각 팀에게 번호를 분배하고, 추첨을 하고, 마지막으로 당첨된 팀을 발표하는 것 모두 NBA와 관련이 없는 공신력 있는 회계 법인이 담당하는 것이다.
– 이미 시도했으나… 씨알도 안 먹힙니다.
“빌어먹을 회계 법인 놈들이 무슨 도덕성이 있다고 고집을 부리는 거야? 돈을 먹이든, 협박을 하든… 어떻게 해서든…”
– 법인쪽 끄나풀의 말을 의하자면 보웬 가문과 내통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
월스트리트를 장악하고 금융계를 꽉 잡고 있는보웬 가문. 백악관 및 정치계와의 유착관계.
4대 회계 법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설마… 아예 추첨 자체를 조작한 건??’
J.P.는 ‘사전 드래프트’에 참가히 자신의 참가비를 세 번이나 털어먹은 것도 모자라, 결국 1픽까지 강탈해간 마크 보웬의 얼굴을 떠올리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시 들었다. 의외로 상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 오, 이렇게 친히 축하의 인사를 다 하시고?
“한번 해보자는 건가?”
– 농담입니다, 농담. 우리가 1픽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당연히 사전 드래프트의 결과대로 로한 선수의 트레이드를 진행하시죠.
“…나랑 장난치는 건 아니겠지? 그랬다가는…”
– 하지만 말입니다. 만약 로한 선수가 트레이드를 거부하면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루키 계약에 트레이드 거부권을 넣는 멍청한 프런트가 어딨다고 그딴 수준 낮은 협박을 하는가?”
– 그냥 만에 하나 묻는 것입니다. 로한 선수가 그런 조항을 넣지 않으면 저희와의 계약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NBA가 아쉽지 않은 선수이니, 복싱이나 학업에 집중하면서 충분히 1년을 기다릴 수 있겠지요.
마크 보웬의 뻔뻔한 목소리를 들으니 정신이 빠짝 들었다.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1픽을 받아낼 생각이었다.’
보웬을 지난 20년 동안 지켜 본 J.P.였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남자. 의미 없이 시간과 힘을 소비하지 않는다.
뚝 –
J.P.는 더 이상 심력을 소모하지 않기 위해서 전화를 끊었다.
부글부글 끓는 속을 좀처럼 잠재울 수가 없었다.
‘내가 이대로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둘 다 피눈물이 나게 해주지.’
으드득 –
J.P.는 신경질적으로 테이블을 부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NBA 드래프트 픽 추첨식이 있은 대략 한 달 후.
드래프트 1라운드, 그리고 2라운드의 픽 순서가 정해졌고, 이제 팀의 순서에 따라 선수를 선택하는 정식 드래프트 당일이 되었다.
NBA 2025 드래프트가 진행되는 뉴욕주 브루클린의 바클리스 센터.
프로 리그 드래프트치고는 이례적으로 만석을 채운 스테이디움의 중심에는, 드래프트될 루키들과 그 가족들이 각자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나는 지미, 그리고 우리 가족과 함께 한 테이블에 앉았다.
이 안에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관중들은 물론, 다른 루키들까지 전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오늘만큼은 리아도 깐족거리지 않고, 어울리지 않게 조신하게 앉아 있었고… 부모님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려고 하셨다.
멀리서나마 자기의 아버지, 그리고 한때 내 팀동료였던 스티브 보웬가 앉아 있는 엘리까지.
“내가 할 일은 다 한 듯.”
지미는 평소의 여유와 거만함을 되찾은 모습으로 으스댔다.
“고생했다.”
그럴 자격이 있었다. 다양한 구단주와 만나 뜻을 맞추고, 또 마크 보웬에게 우리의 의사 정확하게 전달했으니까.
그리고 그 결과는 3%라는 극악한 확률로 1라운드 1픽에 당첨이 된 LA팀.
다른 대안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루어졌다.
일단 똥 씹은 얼굴로 연단 위에 서는 골드 총재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2025년 NBA 드래프트 1픽으로 LA팀이 선택한 선수는… 로한 킴.]비록 총재는 평소와 달리 형식적으로 선언했으나, 경기장은 바로 뒤집어졌다.
– 우와아아아아!!!
– 더 빌런의 역사적인 NBA 입성을 두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 농구 고트는 조던이나 르브론이라고? 높. 역사는 이제 시작 된다!
– 로한 로한 로한 !!!
귀청이 떨어져나갈 정도로 거대한 함성 소리가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내가 360도로 돌며 손을 흔들어줄 때마다, 그쪽 방향에 지진이 일어났다.
부모님의 대견한 시선.
눈시울이 잠깐 붉어졌다가 내가 쳐다보자 혀를 쏙 내미는 리아.
눈이 마주치자 슬며시 고개를 끄덕이는 지미.
자기 일처럼 좋아하는 관중석의 존 킴과 스티브 보웬.
멀리서 우아하게 박수를 쳐주는 엘리.
그리고 모든 걸 관장하는 듯한 우리의 구단주 마크 보웬.
나는 다른 루키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천천히 연단 위에 올라갔다.
총재는 애써 떨리는 입술로 미소를 만들어내며 악수를 나눴다.
“지금 최대한 승리를 만끽하게. 이제부터 지옥길이 펼쳐질 테니…”
“앗, 라이브 방송이었는데…”
내가 화들짝 놀라며 핸드폰을 끄려고하자, 총재가 사색이 되어서 딱딱하게 굳었다.
나는 그를 비웃으며 이미 꺼져 있는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
이어서 엘에이 팀 모자를 쓰고 형식적으로나마 총재와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은 후 크윽 – 엄지로 목을 그으며, 지금의 중계를 지켜보고 있을 누군가에게 죽음의 메시지를 보냈다.
‘할아버지… 아직 시작도 안했습니다.’
*
그 시각.
최첨단 시설에서 재활에 집중하고 있는 인물이 있었으니…
“흠, 나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는 아니겠지?”
LA에 드래프트 되어 지난 20년 간 원팀맨으로 활동한 살아 있는 전설. 킹 브라이언으로 불리는 NBA의 최고참 중 한 명이자, LA팀을 6번의 플옵 우승을 시켜준 슈퍼 스타.
케빈 브라이언을 사악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목을 긋는 로한을 보며 피식 웃었다.
“역시 신인은 기강을 좀 잡아줄 필요가 있다니까?”
그는 어떻게 로한을 환영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미국 피지컬 천재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