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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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달라지면서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지만, 미국 프로 리그의 헤이징은 악명이 높은 편이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감독을 맡고 있는 전설의 센터, 행크 워커는 일주일 동안 양동이에 똥을 싸서 모은 후 트레이닝 캠프 첫날 신인들에게 뿌리곤 했다.
그 외에 J.P. 크롬웰은 구단 전용 비행기를 타고 원정 경기를 떠나는 내내 신인들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게 했다.
현역 선수로는 올해 4번째 플옵 우승 반지를 얻게 된 로키 그랜트가 루키를 꽁꽁 묶은 후, 차가운 샤워물을 맞게 해서 다음날 아침 시설 관리자가 풀어줘야 했던 사건이 화제가 되었다.
– 미국 어떤 단체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문화야. 기강을 잡고 소속감을 가지게 한다는 취지이기는 하지만, 그냥 선배가 후배를 괴롭히며 위치를 각인시켜주는 행사지.
그래서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케빈 브라이언이 워낙 오래전의 선수라 그런지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헤이징에 집중하는 듯했다.
‘뭐, 케빈 브라이언 자체는 그냥 자기 소개 하자 말 한 마디 했을 뿐이고, 앞잡이를 따로 내세우긴 했지만…’
주동자가 누군지는 확연히 드러났다.
LA팀은 케빈 브라이언이 꽉 잡고 있다.
그러니까 알아서 기어라.
그들의 헤이징은 그런 암묵적인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었다.
물론 나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지미가 신신당부했다.
– 너도 잘 알겠지만, 예체능계는 철저하게 실력주의야. 선후배 사이가 엄격하다고 하지만, 결국 프런트나 구단은 슈퍼 스타를 중심으로 팀을 빌딩하니까.
1라운드 1픽이자,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인 나라면 주전들이 알아서 특별 대우를 해줄 거라는 말이었다.
“마지막은 우리 대망의 슈퍼 스타이신가?”
하지만 자기 소개를 위해 두꺼운 토마호크의 뼈를 빙빙 돌리며 나를 호명한 센터의 눈빛은 악의가 가득했다.
그래도 내가 워낙 착하니까 져주기로 했다.
20년 동안 골목 대장을 했던 사람이 주도한 판이니까, 새파랗게 어린 내가 처음부터 들이받는 건 좀 그렇잖아?
나는 진심을 다 해 내 장기를 보여주기로 했다.
종합격투기 이벤트 매치에서 워낙 잘 활용해, 크게 화제가 되었던 필리 쉘 가드를 잡은 채 센터에게 주먹을 까딱했다.
“뭐해? 가볍게 스파링하게 들어오라니까?”
“……”
방금 전까지 무척 호기롭던 센터는 잠깐 시간이 정지한 듯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남들은 눈치채기 힘들 정도로 찰나였지만, 케빈 브라이언에게 도움을 청하듯 시선을 돌리기도 했다.
랄프 어윙.
6ft 11in(=211cm)에 284lbs(=128kg)으로 나보다 7~8cm는 족히 크고, 무게는 30kg 이상 큰 NBA를 대표하는 빅맨.
빅맨 중에서도 상당한 거력으로 거친 플레이를 즐기는 선수라고 알고 있어서 선뜻 스파링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선수 간 폭력은 엄격히 금지되는 걸 모르나? 네가 아무리 슈퍼 루키라고 해도 구단에서 쫓겨나는 것도 모자라 선수 자격이 박탈될 것이다.”
“……?”
나는 순간 랄프가 농담을 던진 줄 알았다.
그러다 분위기가 점점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피식 웃었다.
“폭력이라니? 복싱은 엄연히 스포츠인데, 정식 경기도 아니고 스파링을 폭력이라고 표현하는 건가? 진심으로?”
랄프는 아차 싶은 얼굴이었다.
여러모로 논란이 될 수 있는 말이었으니까.
스파링을 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볼 수도 있고,
복싱에 대한 비하처럼 들리기도 했다.
하다못해 거친 이미지의 랄프에게도 복싱은 피하고 싶은 위험한 고난이도의 스포츠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었다.
이곳에 모여 있는 선수들은 물론, 직원들을 통해 외부로 퍼지면 랄프를 비웃음거리로 만들 수도 있는 발언.
“거기까지 하지?”
지금까지 잠자코 앉아서 구경만하던 케빈 브라이언이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의 젊은 챔피언이 혈기왕성한 건 알았지만… 애써 화기애애하게 만든 분위기를 단번에 망쳤잖아?”
“음… 화기애애에 대한 정의가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내 기준에서는 충분히 후배답게 깍듯하게 대답을 한 것 같은데, 갑자기 내가 의문을 제기하자마자 주전들이 벌떡 일어나서 나를 노려봤다.
마침 케빈 브라이언이 제지하지 않았다면 나에게 달려들 것만 같은 호전적인 기세로.
“명심해 챔피언. 여기는 NBA야.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든다고 대뜸 주먹부터 휘두르지 말고 농구 실력으로 증명해. 그럼 여기 사람들이 알아서 대우해줄 거야. 오케이?”
그러면서 나의 어깨를 툭툭 치고 실내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뭔 개소리야?”
“……”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그럴듯하게 내뱉어서 한 말인데, 주변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특히 나를 돌아보는 케빈 브라이언의 눈빛. 잠깐 위아래로 훑더니 그대로 무시하고 들어가버렸다.
결국 파장된 바비큐 행사.
내내 전전긍긍하며 어쩔 줄 몰라 하던 토비가 황급히 다가왔다.
“어… 어… 이걸 어쩜 좋아요!”
“왜? 장기 자랑 따윈 유치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나름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어?”
“…조금만 더 적극적이었으면 사람 한 명 묻었겠는데요?”
“하하하… 토비 재밌는 농담도 할 줄 알았네? 난 마음이 여려서 사람을 해치진 못해.”
“……”
사람 좋은 토비가 정색을 다했다.
“LA는 완전 케빈의 팀인거 몰라서 그래요? 트레이드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자기 중심으로 팀을 빌딩한지도 10년이 넘었는데… 단장도 자기 절친을 데려왔을 정도인데… 시즌 시작도 전에 들이받으면… 아… 이걸 어쩌지…?”
“어째서인지 나보다도 내 걱정을 더 한다?”
“그건 로한 선수가 너무 태평한 거고요!! 이러다가 바로 짤릴 수도… 아닌가? 차라리 다른 팀에 트레이드 되는 게 낫겠어요. 유능한 에이전트가 있던데, 얼른 연락해보세요!”
“됐어. 어떻게든 되겠지.”
“…아, 이게 다 가진 자의 여유인가. 뭐 농구 따위 때려치면 얼마든 다른 스포츠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
나는 어깨만 한 번 으쓱했다.
“그냥, 느낌이 좋아. 원래 스포츠는 서로 싸우면서 친해지잖아. 지금까지도 항상 그래왔고. 잘 풀릴 거야.”
“…어휴.”
토비는 계속해서 내 걱정을 해주었지만, 난 실제로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냥 내 자리에서 내 할 일만 잘 하면 되는 거다.
*
LA 단장은 주기적으로 구단주인 마크 보웬에게 돌아가는 사정을 보고했다.
마크 보웬이 깊게 관여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보통은 서면으로 보고를 하고 말았는데… 이번 시즌은 시작부터 달랐다.
‘루키의 영입을 위해 직접 만나서 논의하고, 며칠 단위로 트레이닝 캠프의 현황까지 보고를 바라시다니.’
로한이 여러모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봤자 농구판에서는 아직 자신을 증명하지 못한 신인.
단장은 사무적으로 시즌 준비에 대한 안건들을 보고한 후, 선수들에 대한 특이사항을 전달했다.
“…훈련 성적은 준수하나, 선수들과의 불협화음이 큽니다. 케빈이 직접 나서서 중재를 하고 또 팀에 섞일 수 있도록 노력을 한 것 같은데, 자기 멋대로라고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불화가 생기면 복싱 한 판 붙자며 동료들을 괴롭힌답니다.”
“그래? 실제로 로한의 제안에 응한 선수는 있고?”
“예? …실제로 복싱을 한 선수는 없는 걸로 압니다.”
“하긴… 다들 제 몸이 소중하겠지.”
“……”
로한은 이제 단순히 복싱 챔피언일 뿐만 아니라, 은연중에 복싱보다 길거리 싸움에 가깝다며 더 인정을 받는 종합격투기에서도 일가견을 보인 최강자.
그의 격투 실력을 몸소 시험해보고 싶은 선수는 없다.
“원래 타 종목에서 활약을 하면서도 인성 문제가 제기되었던 선수입니다. 이미 팀 안에서도 잡음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시즌이 시작되면 어떤 사건사고를 일으킬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리스크를 짊어지고 가기에는…”
“로한을 쳐내고 가자?”
“프런트는 물론 대다수의 코치진과 스카우트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케빈은?”
“물론 아까운 재능의 친구이기는 하나, 팀의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랬단 말이지…?”
단장은 열심히 마크 보웬의 생각을 읽어보려했다.
‘사람 같지가 않다.’
물론 역부족이었다.
도저히 심사가 어떤지 알기가 어려운 상관.
“일단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은 것 같으니… 지켜보도록.”
“…알겠습니다.”
단장도 더 토를 달지 않았다.
다만 주기적으로 보고를 할 때마다 로한에 대한 불만을 다른 사람들의 입을 빌려 전달했다.
‘어쨌든 골칫거리인 걸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젠가는 사고를 칠 게 분명하니, 그 때 바로 트레이드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그게 바로 자신의 역할.
아쉬운 점은 로한이 다른 선수들이랑만 트러블을 일으키지, 이후에는 생각보다 훈련을 성실하게 임한다는 것이다.
“어?”
그러다 어느 날. 그전까진 잠잠하던 로한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상상을 초월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
토비는 역시 신출내기이긴 했다.
“그… 어렵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선수들이랑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해야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함께 뛸 동료잖아요. 서로 사이가 좋으면… 전술 이행 능력도 좋아지고…”
“랄프 어윙도 로한 선수처럼 많이 먹는 걸 좋아해요! 다음에 어디 맛집이라도??”
“케빈 브라이언은 성실하게 훈련하는 선수를 예쁘게 봐줘요. 특히 자기 스타일에 맞출 수 있으면 가산점. 후배들 가르쳐주는 것도 좋아하니까, 그런 부분을 공략할 수 있다면…”
“저스틴은 일대일에 괴물이에요. 틈만 나면 남들이랑 일대일하는 걸 좋아하니, 언제 휴식 시간에라도 같이 하자고 해봐요.”
내가 얼마나 걱정이 되었는지, 기회가 될 때마다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었다.
“하아… 로한 선수. 분명 케빈 브라이언이 은퇴하면 다음 프렌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할 건데… 이대로 눈 밖에 나서 쫓겨나면 후회가 될 것 같아서요.”
“내가 후회할 것 같아?”
“아뇨?? 다른 팀 가서 잘 먹고 잘 살겠죠. 제가 후회할 것 같다고요. 내가 그때 조금 더 잘 설득했으면, 팀에 잘 적응해서… LA의 다음 20년을 책임졌을텐데 하고… 평생 땅을 치고 후회할 것 같다고요.”
“…후우.”
나도 진짜 마음이 약하긴 한 것 같다.
토비의 진심 어린 마음과 LA팀을 사랑하는 그의 열정에 나도 흔들려버렸다.
“그래그래. 그래도 신인인 내가 굽히고 들어가는 게 맞지. 아무 것도 안하면 토비 네가 끝까지 괴롭힐 것 같기도 하고.”
“제, 제가 괴롭히다니요. 충언이라고… 생각해주심 안 될까요?”
그의 정성이 갸륵해서 나는 먼저 케빈 브라이언에게 다가가기로 마음먹었다.
‘속 좁게 나만 투명 인간 취급하긴 했지만…’
바비큐 행사 이후로 다른 팀원들에게는 잘해주고, 나를 철저하게 따돌리는 LA 팀원들이었지만… 마음이 바다처럼 넓은 내가 봐줘야지 어떡하겠어.
트레이닝 캠프의 후반부는 선수들이 다 함께 기술 훈련을 받고, 서로 얽히는 시간이 더 많았는데… 개인 훈련 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서로 자유롭게 교류하고, 또 서로의 플레이 스타일을 익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나이스 샷!”
멀리서 슈팅 코치에게 자세를 점검 받으며 다양한 각도로 점퍼를 넣고 있는 케빈 브라이언.
내가 그에게 다가가자, 순간 코트 위의 모든 선수가 나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정작 케빈 브라이언은 이를 악물고 나를 무시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근처까지 다가온 나에겐 시선조차 주지 않고 3~40개가량의 슛을 더 던지고나서야 아는 체 했다.
“음? 우리 챔피언이 이 누추한 몸을 왜 찾으시나?”
“운이 좋게 LA에 드래프트가 됐는데, 이 기회에 최고에게서 슛을 배워보고 싶어서요.”
“…그래?”
케빈 브라이언은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야 뭐.”
*
‘이것도 나쁘지 않지.’
딱히 사과를 한 건 아니지만, 로한이 먼저 자존심을 굽히고 다가온 것 자체는 고무적이었다.
적어도 케빈 브라이언은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하지, 구질구질한 겉치레에 연연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분고분하게 만들 필요는 있지.’
그가 현역으로 뛴지도 20년. 그동안 수많은 유망주가 자신의 밑에서 도태되고 또 성장했다.
로한이 과연 어떤 미래를 맞이할지는 간단한 시험을 해보면 된다.
‘일단은 실력으로 찍어 누른다.’
케빈 브라이언은 로한에게 자신의 시그니처 무브를 친절하게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네가 포워드로써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건, 기본적으로 슛을 잘 쏜다는 의미겠지. 하지만 대학 농구와 달리 NBA에선 너만한 피지컬의 운동 괴물들이 차고 넘친다.”
미친 운동 신경으로 철거머리 같은 수비를 펼치는 천상계.
“내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빈틈을 찾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타이밍에 공을 받아 완벽한 득점 찬스를 만들어도 누군가가 자리를 잡아 방어를 하지. 네가 슛을 쏠 수 있는 시간은 1초, 그것보다 짧은 때가 훨씬 많을 거다.”
그런 환경 속에서 케빈 브라이언이 매년 최고의 스코어러 중 하나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항상 역동적인 상황에서도 곧바로 슛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었다.
“전력을 다해 뛰면서 수비수를 떨치다가 아무렇게나 점프를 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로 상대가 블록을 하기 전에 릴리즈를 하는데도 6~70퍼 이상의 성공률을 보여야 한다.”
항상 같은 자세도 아니고, 같은 상황도 아니고, 같은 수비수를 상대로도 아니다.
케빈 브라이언은 그럴 때마다 감각적으로 대처해 어떻게든 공을 억지로 욱여넣는다.
수비가 불가능한 공격수.
최고의 클러치 슈터.
그의 별명은 그런 감각적인 슈팅 스타일 때문에 생겼고, 오늘날의 케빈 브라이언을 있게 한 시그니처 무브였다.
‘그리고 가르쳐준다고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천부적인 재능, 뼈를 깍는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20년동안 NBA에서 구른 경험까지 쌓이며 점점 발전한 부분.
케빈 브라이언을 괜히 따라하다가 다리가 찢어진 유망주가 하나 둘이 아니었다.
로한에게 선뜻 가르쳐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나와의 격차에 절망해라.’
케빈 브라이언은 직접 수비를 봐주며, 로한을 궁지로 몰았다.
“일단은 그냥 몸으로 부딪혀봐라. 남들은 그냥 공을 돌릴 정도로 숨막히는 수비를 당하고 있을 때. 최대한 슛으로 연결하는 경험을 많이 쌓는 게 중요해.”
로한은 확실히 1라운드 1픽다웠다.
3점은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워낙 민첩하고 힘이 좋아서 쉽게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래봤자 신인.’
수비수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으면, 공격수의 득점 성공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특히 눈이 좋고, 경험이 많은 케빈 브라이언은 노련하게 로한을 구워삶았다.
“자, 잘 봐라. 이런 상황에서는 억지로 슛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유로 스텝을 밟거나, 어떻게든 상대의 흐름을 끊으면서 엇박으로…”
그리고 자신이라면 수비가 끈질기게 괴롭힐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직접 보여주었다.
‘본다고 따라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괜히 욕심을 내다보면 자기의 리듬만 망치게 되지.’
갑자기 차원이 다른 농구를 하게 되니, 몸이 적응할 리가 없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데?’
휙 – !
자기가 진심으로 수비를 하는데도 로한의 슛이 점점 더 많이 들어가고 있었다.
다양하게 압박을 하고, 말도 안 되는 각도로 몰아붙여도 결과는 마찬가지.
진짜로 자신의 움직임을 빠르게 배우고 있었다.
“……”
고작 한 시간이 지나자 로한은 자신 외에도 수비 코치까지 한 명이 따로 붙어야 압박이 가능했다.
두 시간이 지나니까, 따로 가르쳐주지 않은, 보여주기만 한 자신의 스텝이나, 상대의 리듬을 깨부수는 페이크, 그리고 릴리즈 동작까지 어깨너머로 따라하기 시작했다.
“……”
자율 훈련이 끝나갈 때가 되자 로한은 자신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더 높이 뛰어서 슈팅 타점을 높였으며, 슛의 정확도까지 7~80%에 육박했다.
물론 실전이 아닌 연습 환경이니 아직 검증이 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전반적인 기술력에서는 흠을 잡을 곳이 없었다.
‘이게 아닌데?’
케빈 브라이언은 가만히 로한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했다.
그런 자신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로한은 웃으면서 다가왔다.
“이거이거… 선수보다 코치를 더 잘하는 거 아닙니까?”
“……”
케빈 브라이언은 그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미국 피지컬 천재 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