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64
164
NBA에서 가장 구단 가치가 높은 팀 Top 3에서 빠지지 않는, 전통 깊은 LA.
“……”
구단의 분위기가 심각했다.
긴급 소집령이 떨어져 프런트의 중역들은 물론, 구단주도 직접 자리했다.
한 선수의 요청 때문이었다.
분명 NBA의 역사상 프런트의 권한이 절대적이었던 시기가 있고, 지금도 적지 않지만… 프렌차이즈 스타의 영향력이 커지며 선수 개인이 프런트를 좌지우지할 만한 권력을 가지는 시대이기도 했다.
“케빈.”
LA는 물론, 현재 NBA를 대표하는 슈퍼 스타 케빈 브라이언이 바로 그랬다.
최근에는 에이징커브와 부상 때문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LA가 지난 20년간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주역은 바로 그였다.
최근 10년에 들어서서는 팀의 모든 트레이드에 관여를 하고, 심지어 선수 디벨롭 프로그램에도 입김을 발휘하는 등.
일개 선수 한 명이 아닌, 어떻게 보면 지금의 LA에 최소 2~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오너에 가까운 절대 권력의 소유자.
실제로 단장직은 그의 오랜 친구가 꿰찼고, 구단주인 마크 보웬 역시 케빈 브라이언은 동등한 파트너로 존중해주었다.
“긴히 할 말이 있다고?”
케빈은 언제나 그렇듯 여유롭게 웃으면서, 본론만 꺼냈다.
“로한, 트레이드 하시죠.”
그것도 아주 충격적인.
모두가 주목하는 신인이다보니, 프런트 쪽에서 적잖은 소란이 일었다.
단장은 이미 귀띔을 받았는지 내색하진 않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많은 눈치였다.
주변 반응을 천천히 살핀 마크 보웬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물었다.
“왜지?”
“따로 이유가 필요합니까?”
내가 원하면,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다소 도발적인 반문에 마크 보웬은 그냥 케빈을 말없이 마주봤다.
그래도 구단주는 무시할 수 없었는지, 케빈이 먼저 입을 뗐다.
“나랑 합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 팀의 조화를 깨는 것 같기도 하고. 농구에 대한 집중도도 떨어지다 보니, 다른 동료들의 사기를 많이 떨어뜨립니다.”
“연습 게임의 결과와 아무런 연관이 의견인가?”
케빈의 눈매가 얇아졌다.
“아주 상관 있습니다. 훌륭한 인재이고, 앞으로가 촉망받는 것 맞아요. 맞는데… 연습 경기에서부터 팀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개인이 돋보이려고 용 쓰는 모습. 주전팀으로 뛸 때는 팀 컬러와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동료들을 쥐락펴락하는 모습. 전부 용납하기 힘들죠.”
“…그러니까 이런저런 부연설명은 많았으나 요약하자면, 자네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것 같다. 이거군?”
케빈은 자기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팀을 원한다.
팀원이 하나의 부속품이 되어 자기가 그리는 그림 안에서 놀아야 하는 것.
강압적이라는 단점이 있으나, 구심점만 확실하다면 수준 높은 전술 이행도, 팀이 하나로 움직이는 조직력 등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따랐고, 그 결과 지금의 LA팀이 존재할 수 있었다.
“뭐,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한 배에 두 명의 선장이 있을 순 없으니, 아쉽지만 보내주는 게 낫겠습니다.”
케빈은 거의 지시사항이라는 듯 단언했으나, 마크 보웬은 침묵했다.
대신 코치진과 프런트에게 물었다.
“이견이 있나?”
일전에 반대 의견을 냈던 공격 코치가 기다렸다는 듯 발언권을 얻었다.
“어차피 로한은 한동안 케빈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세컨드 유닛을 이끄는 역할로 기용할 예정이었습니다. 당분간은 서로 오버랩 되지 않는 수준에서, 아예 다른 두 팀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시험해보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케빈은 그 의견을 단칼에 잘랐다.
“스타팅멤버든, 세컨드 유닛이든, 벤치 자원이든 우린 다 한 팀입니다. 정규 시즌 흐름상 서로 섞여서 뛸 수밖에 없고, 리더쉽이 나뉘면 중요한 순간 방향성을 잃고 단합력이 깨질 것입니다.”
“흠…”
다른 선수의 말이었다면 가볍게 묵살 되었을 것이다.
다만 케빈 브라이언이기에, 마크 보웬은 잠자코 들었다.
그의 선택을 돕기 위해 케빈은 최후통첩을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이 못 뛰겠습니다. 이번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트레이드 하십시오. 성적으로 증명할게요~.”
마크 보웬은 케빈의 호언장담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보기 드문 미소에, 케빈도 기분 좋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적으로 만나, 깨부숴주겠다.’
그리고 케빈의 바램은 머지않아서 이루어졌다.
*
[프리 시즌 개막 하루 전. 케빈 브라이언 LA를 떠나다!] [케빈 브라이언, 20년간 소속되어 있던 LA를 떠나며, “언론의 추측성 가짜 뉴스와는 달리, 내가 원해서 트레이드되는 것.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은 결과다. 톰 브래디가 그랬던 것처럼, 타 팀에서도 플옵 우승을 해 나 자신을 증명하고 은퇴하겠다.”] [역시 더 빌런!! 그가 가는 곳은 모두 파괴되어 버린다. 과연 트레이닝 캠프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함구령을 내린 LA 구단.]프리 시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충격적인 뉴스가 퍼졌다.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대부분의 LA 선수들은 충격에 빠졌다.
서로 짠 것도 아닌데, 동시에 한 선수를 멍하니 쳐다봤다.
“날 왜?”
바로 나.
사실 어젯밤, 지미를 통해서 대략적으로 이야기를 전해듣기는 했지만, 어제 처음 들었을 때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내가 무서워서 도망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그런 스타일은 모든 걸 통제해야 성에 차는데, 절대 권력에 미세한 균열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특히 커리어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인데, 말년에 나에게 조금이라도 나눠준다고 생각하니 견디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 관계자들의 의견은 그래. 케빈 브라이언 굉장히 비즈니스 센스가 좋단 말이야. 항상 조던, 르브론이랑 비교가 될 뿐이지, 그들을 앞선다는 평가를 못 들어서 은연중에 열등감 있다는 건 다들 알아. 뭔가 큰 거 한 방을 하고 은퇴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 거기에 네가 딱 굴러 떨어진 거지. 구단 측에서야 파워볼이지, 케빈 브라이언 입장에서는 아무리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봐야 네 덕분이라는 비평을 피할 길이 없어. 연습 경기가 끝나고 나서 딱 계산이 나오니까, 어떻게든 널 트레이드 시키려고 생 떼를 썼나봐.
케빈 브라이언이라면 충분히 나를 트레이드 시킬 영향력이 있는 선수.
하지만 그걸 막은 게 구단주, 마크 보웬이었다.
– 케빈 브라이언이 결국 자기 아니면 너.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최후통첩을 했고, 결론은 이렇게 되었지.
나도 사실 의외였다.
난 나름대로 그동안 트레이닝을 받으며 케빈 브라이언과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의 반응은 내가 정면으로 들이받은… 그러니까 쿠데타라도 일으킨 것 같다고 여기더라?
정작 케빈 브라이언이 나를 쫓아내려고 했다는 소식에 살짝 상처 받았지만, 뭐, LA팀에 따로 미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다른 곳에 적응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년이나 LA를 지킨 케빈 브라이언을 포기하다니.’
정확하게는 나를 트레이드 할 수 없으니, 그냥 받아들이라고… 보통 다른 선수라면 탐탁치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직접 나가기로 한 건 확실히 케빈 브라이언의 선택이었다.
– 새로 그림 짠 거지. 미식축구의 전설 톰 브래디처럼… 말년에 타팀으로 옮겨서 정상을 찍고 퇴장하겠다. 나중에 은퇴 번복하는 것만 빼고.
‘진짜 명예에 대한 집착이 상당하군. 뭐, 그게 다시 원동력이 되어서 재기하는 발판이 되었겠지만.’
상황이 참 재밌었다.
이런 전개는 진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 LA도 케빈을 꽤 붙잡긴 했지만, 의지가 너무 확고해서 포기하고 팀을 리빌딩하기로 결정했어. 샐러리캡이 널널해졌으나, 급하게 트레이드를 추진해보려고 단장이랑 구단주가 정신없는 모양이야.
케빈 브라이언은 겨우 선수 한 명이지만, 올해 샐러리가 무려 $60 Million(=780억)에 달한다.
한 팀에게 주어진 샐러리 캡이 $170 Million인 걸 고려하면 혼자서 35%의 지분을 차지하는 셈.
물론 그만큼 팀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긴 했다.
– 너도 당장 트레이드가 가능한 선수들 목록 중에서 괜찮은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둬. 구단에서 너를 차세대 케빈 브라이언으로 낙점한 이상, 네 선택을 최대한 존중할 거야. 지금은 더더욱.
나는 착하고 마음이 여려서 권력을 휘두르거나, 그것이 지나쳐 갑질을 하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성격이었으나… 팀의 구성원은 확실히 중요하다.
‘케빈을 위해 맞춰진 팀. 수준이 좋기는 하지만, 케빈이 있을 때 가장 효율성이 높다. 몸값도 전체적으로 높고.’
이제 $60 Million이 풀렸으니, 주전 선수급으론 2~3명… 아직 성장을 좀 해야되는 유망주들은 아예 새로 한 팀을 꾸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거금이다.
“음, 그럼 대충 명단을 뽑아볼까?”
– 네가… 대충하는 일도 있었어?
지미는 이제 나를 알아도 너무 잘 알았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나는 바로 엘리에게 연락을 넣었고, 지미까지 직접 소환했다.
밤사이에 명단을 추리고, 그것을 프런트에 넘겨야… 본격적으로 일이 추진될 수 있다.
이미 그들이 바쁘게 선수를 영입하려고 발품을 팔고 있으니, 너무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어쨌든 안 하는 거보단 낫겠지.
“난 또 갑자기 찾길래, 시즌 전에 짜릿한 추억이라도 만들자는 건 줄.”
엘리는 웃으면서 간단하게 목을 풀었고, 중간에 낀 지미는 “커플 사이에서 써드 윌은 최악인데…”라며 시종일관 투덜거렸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선수 분석에 들어가자 모두 고도의 집중력을 보였다.
나와 엘리는 대학 농구 전국 토너먼트를 준비할 때 이미 해봤던 작업. 두 번째는 훨씬 합이 잘 맞아 더 빠르게 선수들을 분석할 수 있었다.
“…너희 뭐야. 우리 에이전시 전문 분석가들보다 훨씬 노련하잖아? 아예 스카웃으로 나서지 그래…?”
지미는 우리가 체계적으로 선수들을 분류하고, 분석하고… 영상을 보면서 채점을 하는 방식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금방 우리의 리듬을 따라오고, 자기만의 의견을 곁들이는 게, 어째서 그가 업계 최고의 에이전트 중 한 명인지를 증명해주었다.
결국 3~4시간만에 모든 선수 분석이 끝났다.
애초에 5000명이나 되는 디비젼 1 대학 농구 선수와 달리, NBA는 모든 팀을 통틀어 500명 정도의 선수밖에 없고… 그중에서 트레이드 가능한 상태인 선수는 더 적었다.
그런 상황에서 엘리와 지미가 도우니 일이 생각보다 금방 끝났다.
이제 가장 중요한 건 실제로 우리 팀으로 데려와야하는 선수를 선택하는 것.
나는 우리가 분석된 데이터를 토대로 심상 세계에서 느낌이 오는 선수들, 특히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 나와 가장 시너지가 있는 선수들만 선택했다.
최종 선택하는 부분은 엘리와 지미가 전적으로 나에게 맡겼기 때문에, 나는 신중하게 골랐고, 곧 자신 있게 6명이 담긴 선수 목록을 완성했다.
나는 무척 뿌듯했으나…
“……”
“……”
잔뜩 기대한 얼굴로 목록을 살피던 둘.
농구를 잘 모르는 엘리도, 농구를 너무 잘 아는 지미도 목록을 보며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게 맞아?”“데이터를 역순으로 본 거 아니야? 순위가 대부분 하위권 위주인 것 같은데??”
물론 몇몇은 겉으로 드러난 신체 조건, 스탯, 나이 등 여러 우려할 만한 부분들이 있는 건 맞았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훑으면 훑을수록 확신이 생겼다.
안전한 선택만 하던 건 전생이면 충분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숨겨진 인재들을 찾는 것이야말로 가성비도 있고, 함께 발전하는 보람도 있는 말 그대로 일석이조의 방식이었다.
‘재밌을 것 같다. 이번 시즌.’
얼른 함께 뛰어보고 싶어서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
다음날 일찍 내 추천 명단을 건네받은 프런트는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특히 어차피 곧 잘릴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단장은 대놓고 나를 비웃었다.
“케빈을 쫓아내서 대부분의 헤비 팬들이 당신을 욕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모든 사람들이 등지게 하려고 작정한 건가?”
내가 추천한 선수 중 그나마(?) 멀쩡한(??) 둘은 몰라도, 나머지 넷은 어림도 없다고 비아냥 거렸다.
“하긴 선수 개인의 기량이랑… 다른 선수의 포텐을 보는 안목이랑 완전히 다른 문제이긴 하지. 그래서 케빈이 대단한 거였는데…”
단장은 삼류 악당과 같은 대사를 하면서 나에게 축객령을 내렸는데, 이후 단장을 만나는 일은 없었다.
그가 이미 짐작하고 있던 대로, 금세 새로운 인물로 대체 되어버렸다.
그리고 구단이 추진한 트레이드 몇 건과 함께, 내가 원하던 선수도 모두 LA에 합류했다.
– 프런트가 너의 안목과 천재성에 감복해서 영입했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주고 싶은데… 사실은 구단에서 원했던 대부분의 A급 선수는 케빈이 떠나고 우리 팀이 망했다고 생각해서 거절했다더라. 그런데 일단 케빈을 트레이드하기로 한 이상,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받아오긴 해야 하잖아? 샐러리 캡 채우기용으로 어쩔 수 없이 데려왔대. 네가 원하기도 했고.
“……”
뭐, 오해받는 건 익숙해서 큰 타격은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결과는 이루어졌으니까.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 언제나 그렇듯.
그리고 그 첫 무대는 바로 프리 시즌이 5경기였다.
*
[로한을 중심으로 새롭게 리빌딩한 LA!! 대망의 프리 시즌을 맞이하다! NBA 전문가들이 모두 입을 모아서 말하는 최악의 LA, 과연 성적표는?] [농구는 팀 게임. 로한은 1라운드 1픽의 가치를 증명했으나… 5경기 전패!]미국 피지컬 천재 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