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0
20
고스트 에이전트와 협의한 끝에 「그녀가 사라졌다」 절반 부분까지만 무료 연재를 하기로 했다.
[ghostagent: 어떻게 이런 발상을 다 했지? 통하기만 한다면 이게 베스트지. 신인이라도 잘만 되면 출판사 상대로 갑질할 수 있다고. 단점은 말 안해도 알지?]반대로 연재 성적이 안 좋으면 어떻게 계약까지는 이어지더라도 출판사의 본격적인 투자를 받기 어려워진다.
노출되지 않으면 좋은 책도 묻힐 수밖에 없는 냉혹한 시장. 마케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과는 뻔하다.
[ghostagent: 이미 나쁘지 않은 제안이 있는데도 진검승부를 보겠다는 건 아주 높이 사. 그럼 무료 연재는 딱 1부까지만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c.k.: 내 생각도 그래. 독자들의 원성을 좀 사긴 하겠지만, 그게 실질적인 책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일 높으니까.] [ghostagent: 원성을 좀? 겨우 좀?? 내가 수많은 절단마공을 경험했지만, 「그녀가 사라졌다」 1부의 마무리만큼 극악한 수준은 상상도 못해봤어. 신상 정보 잘 감춰야 할 거야. 진짜 미저리가 괜히 소설로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될 테니까.]‘그렇게까지 절단이 심한가?’
「그녀가 사라졌다」는 총 1, 2부로 나뉘어져 있는 이야기.
고스트 에이전트의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했다.
[제임스: 「그녀가 사라졌다」의 1부까지 연재 해주신다고요? 저희야 너무 감사하죠. 그런데 괜찮으시겠어요? 요즘 독자분들 굉장히 무섭습니다. 적절한 절단은 호기심을 유발해 흥행에 도움을 주지만, 「그녀가 사라졌다」를 1부에서 끝낸다면… 독자들이 폭도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제임스가 어떤 논란이든 결국 ‘마법도서관’의 성장 거름으로 쓰이기 때문에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을 보고 아차 싶었다.
어쨌든 물은 엎질러졌다.
[제임스: 그렇다면 1부를 총 30파트로 쪼개, 한 달 동안 매일 1편씩 연재하겠습니다. 각 편당 최소 2~3개의 일러스트를 삽입할 예정이니 혹시 특별히 원하는 장면이 있으시다면 미리 컨펌해주세요. 무조건 맞추겠습니다.]‘진짜 이번 연재에 사활을 걸었구나.’
전생의 경험을 통해, 영세한 플랫폼에서 이 정도의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얼마나 리스크가 큰지 잘 알았다.
다행인 점은 연재가 무척 순항하고 있다는 점.
‘이거, 생각보다 너무 잘 되는 거 아닌가?’
연재 시작 4일 차가 되자, 「그녀가 사라졌다」는 겨우 다섯 편을 연재한 시점에 마법도서관 랭킹 1위에 올라섰다.
[「She’s gone」 written by c.k.]파트 1 – 빈자리가 느껴진다 / 조회수: 7220
파트 2 – 소포가 도착했다. / 조회수: 7101
파트 3 – 아내가 단서를 남겼다 / 조회수: 6999
파트 4 – 단서가 수상하다 / 조회수: 7070
파트 5 – 아내의 목숨이 위험한가? / 조회수: 7468
마법도서관의 천장이 뚫렸다!
그동안은 연재 후 24시간 조회수 5천대가 고정적인 한계였다.
제임스의 말을 따르자면, 마법도서관이 아무리 다양한 전략을 펼쳐도 지난 1년 동안 성장이 정체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가 사라졌다」가 고작 4일만에 그것을 깨버렸다.
그리고 아직 성장세였다.
아직 「그녀가 사라졌다」의 연재는 24일이 남았다.
[제임스: 기대해도 좋습니다. 물 들어올 때 저희는 바다를 횡단하는 것도 모자라 산 정상까지 노를 저을 생각입니다. 큰 거 옵니다.]“…참 일관성 있다니까.”
벌써 제임스의 화법에 익숙해졌는지, 그냥 그러려니 했다.
대신 나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작품의 조회수 추이를 확인했다.
수백 개씩 달리는 댓글을 일일이 읽었다.
“……”
누군가가 나의 작품을 읽기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는 사실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주인공의 행보에 눈물 흘리고, 열광하고, 경악하고. 독자분들의 반응에 나도 일희일비했다.
이제 자고 일어나면 가장 먼저 마법도서관에 접속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하루 하루였다.
*
그런데 「그녀가 사라졌다」가 유례없는 인기를 얻으며 생긴 단점도 있었다.
위이잉 –
“음?”
사이먼하퍼의 로렐라이 콜린스에게서 직접 전화가 왔다.
‘갑자기 웬일이지?’
내가 계약을 단호하게 거절한 이후, 단 한 번도 연락이 없었기에 의아한 마음과 함께 전화를 받았다.
–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 그동안 ‘그녀가 사라졌다,’가 너무 눈에 밟혀서 좀처럼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제목도 이미 알고 계시네요?”
– 그럼요. 인기 연재작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팀이 따로 있으니까요. ‘그녀가 사라졌다,’는 이미 모든 빅5가 주목하고 있을 거에요.
“좋은 소식이네요.”
– 더 좋은 소식도 있어요. 작가님 성향을 아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직접 찾아뵈어서 제안하고 싶었는데, 마음이 급해서요.
“……?”
– 계약금 10만불(한화 1억 3천만 가량), 선인세 10만불. 인세는 10퍼 보장. 뉴욕타임즈지 기준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면 추가 협상 진행하겠어요. 지금까지 우리가 신인 작가에겐 단 한 번도 제시해보지 않은 A급 계약이에요.
‘이게 된다고?’
나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적잖게 놀랐다. 일이 정말 잘 풀리면 빅5에게서 받을 수 있는 최대치가 이 정도라고 미리 언질을 받았다.
그걸 불과 연재 4일 차에 제안하다니. 로렐라이 콜린스의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 대신 연재는 여기서 마무리해주셔야 합니다. 원고의 절반이나 공개를 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인터넷에 그렇게까지 무료로 푼다면 책 판매에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연재되지 않은 나머지 내용을 읽기 위해서 책을 찾지 않을까요?”
– 저희는 회의적입니다. 다른 메이저 출판사도 입장이 다르지 않을 거에요. 너무 오래 연재를 하면, 독자들이 연재 자체에 익숙해질 거에요. 차라리 유료 연재나 이북 판매로 노선을 트는 게 작가님 개인적인 수익 측면에선 도움이 되겠죠. 책은 그냥 팬서비스 소장 차원으로 전락합니다.
“……”
– 그런 취급을 받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를 감행할 출판사는 없을 거에요. 그래서 연재를 최대한 빨리 내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로렐라이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나는 금방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많이 배웠습니다. 그런 리스크가 있는지는 잘 몰랐네요.”
– 신인 작가분이니 당연히 모르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경력이 충분한 에디터가 중요합니다. 일단 연재를 내리시고, 제가 내일 바로 찾아뵐 테니 계약을 진행하는…
“아, 죄송하지만 그래도 계약은 보류하겠습니다. 일단 독자분들과 약속을 한 이상 연재는 끝까지 해보려고요.”
– …이해할 수가 없네요. 스스로의 가치를 왜 깎아 먹으시는지. 연재를 다 하고 나면 제가 처음 제안해드렸던 신인 작가 계약서보다 더 형편 없는 조건을 받게 될 거에요!
로렐라이는 자기 할 말만 쏘아붙이고 그대로 전화를 뚝 끊었다.
충분히 이해할만한 일이었다.
‘나에게 두 번이나 거절당했으니… 이번에는 조건도 진짜 좋았고.’
나는 혹시나 해서 고스트 에이전트에게 의견을 물었다.
[ghostagent: 음, 사이먼하퍼의 계약을 받아들였으면 좋았을텐데.] [c.k.: 그 정도로 조건이 좋았어?] [ghostagent: 뭐, 그런 것도 있지만… 그러면 독자들은 1부에서 연재가 끊기는 절단마공에 안 당해도 되잖아. 으윽, 내가 그런 짓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작가 넘버원 안티팬이 되었을 거야.]“……”
*
연재 5일차 아침이었다.
나는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마법도서관에 접속했다.
– 죄송합니다. 긴급 서버 점검 중이오니, 조금만 기다려…
‘접속이 안 돼??’
확인을 하니 이미 제임스에게서 연락이 와 있었다.
[제임스: 작가님, 죄송합니다. 안 그래도 서버 증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트래픽이 폭주할 줄 몰랐습니다. 저희를 믿고 연재해주셨는데… 누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꼭 보상하겠습니다.] [c.k.: 이런 일도 생기는 거죠. 근데, 갑자기 왜 이렇게 트래픽이 늘어난 건가요?] [제임스: 아… 아직 확인을 못하셨나보군요. 어제 이삭 윈드그레이브 작가님께서 「그녀가 사라졌다」를 살짝 언급하셨습니다.]“……?!”
‘이삭 윈드그레이브??’
그는 현존하는 장르 소설 작가 중에서 가장 성공하고 영향력도 상당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나도 전생에서부터 그의 모든 작품을 최소 3회차독 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가였다.
‘거침없는 시원시원한 스타일이라서 좋아했지. 그런데도 서사가 담겨 있고, 생각할 거리를 주어서 작품성이 뛰어났어.’
그런 이삭 윈드그레이브는 스타성까지도 겸비한 진정한 셀렙이라 SNS상에서의 입지도 세계적이었다.
‘…무려 5백만명의 팔로워에게 트윗했다고?’
심지어 내 작품으로 이어지는 링크까지 손수 다셨다.
@IsaacWindgrave
악마의 재능이다. (링크)
6.8M views / 1.1K replies
– ???? 지금 이삭이 누굴 칭찬한 거야? 비꼬는 게 아니라?
└ 그럴 리가 없음. 이중으로 비꼰 걸 칭찬으로 둔갑한 거야.
└ This!
– 악마의 재능이라고? 악마 중의 악마 이삭이 그렇게 말할 정도면 진짜 악마를 뜻하는 거 아니냐? 링크 따라가면 사탄 소환법이나, 인류 파멸 지침서 같은 게 적혀 있을 듯.
└ 소설인데? 그녀가 사라졌다? 사람 사라지게 하는 범죄 방법인 듯.
– 야, 이거… 믿기진 않지만 이삭이 말 그대로 소설을 추천한 것 같은데? 지금까지 이삭이 남의 소설을 추천한 적이 있나?? 작가 면전에서 저능아라고 욕한 적은 있어도 칭찬한 적은 한 번도 없잖아.
└ 맞는 듯. 나 다 읽었는데, 진짜 악마의 재능이 맞아. 너무 재밌다. 다들 당장 읽어라. 이삭이 헛소리하는 거 봤냐.
“……!”
믿을 수가 없었다.
이삭 윈드그레이브가 겨우 내 작품을 언급하다니?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온라인에서 연재한지 이제 5일차가 되어가는 작품이었다.
‘근데 이삭 윈드그레이브의 트윗 한 줄을 680만 명이나 봤다고?’
그의 파급력이 새삼 실감이 났다. 그중에서 5%만 링크를 클릭했다면 마법도서관의 서버가 터지는 게 당연했다.
그것으로 모자라, 이삭 윈드그레이브의 트윗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이거 본 레디터 있음? 현 시각 트윗을 불타게 하는 떡밥임.]처음에는 소설 관련 커뮤니티 사이로 불길이 번졌으나, 만 하루가 지나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 메이저 언론 매체들까지 앞다투어 나섰다.
[제임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서버를 10배 증설하고 오픈하자마자 다시 터졌습니다. 급한대로 클라우드 서버를 대폭 늘려 최대한 빨리 운용 가능 상태를 만들겠습니다.]결국 마법도서관 재오픈까지 3일이 꼬박 걸렸다.
나는 바로 제임스에게 부탁했다.
[c.k.: 그동안 못 올렸던 「그녀가 사라졌다」 3일치 연재분을 한꺼번에 올려주세요.] [제임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정말 면목없습니다.] [c.k.: 기다려주신 독자분들이 많아요. 매일 한 파트씩 연재하기로 했으니,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임스: 꼭 보답하겠습니다.]나도 작가이기에 앞서 독자이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심정일지 상상이 갔다.
오랜 기다림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고 여겼다.
‘이걸로 독자분들이 조금은 마음이 풀리셨기를…’
딱 그 정도를 바랬다.
그런데 그 결과는 두 눈으로 보고도 쉽게 믿기지 않았다.
[「She’s gone」 written by c.k.]파트 1 – 빈자리가 느껴진다 / 조회수: 101482
파트 2 – 소포가 도착했다. / 조회수: 100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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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7 – 단서는… 아내가 남겨놓은 게 맞나? / 조회수: 111262
파트 8 – 그래도 멈출 수 없다. / 조회수: 141129
“……!”
마법도서관이 다시 열리고 나서 겨우 반나절만에 조회수가 미친 듯이 뛰었다.
‘10만 명이 본다고? 내 작품을??’
이 정도면 마법도서관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에서 연재 되고 있는 작품 중에서도 정상급이다.
불과 연재 시작 10일 안에 일어난 일이다.
나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내 작품이 통한다.’
심상 세계도 미친 듯이 날뛰었다. 「그녀가 사라졌다」를 시작으로, 내 머릿속에 살아 숨 쉬는 수많은 이야기가 한꺼번에 펼쳐졌다.
나 혼자 알고 있던 인물들,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들도 좋아해 준다. 얼른 자신들도 꺼내달라고 아우성치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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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획된 30일의 연재를 마쳤을 때.
「그녀가 사라졌다」는 겨우 30편만에 평균 조회수 30만, 전체 조회수 1000만이라는 위업을 쌓았다.
“……?”
내가 받은 수많은 축하 문자 사이에 유독 눈에 띄는 연락이 있었다.
[로렐라이 콜린스: 역시 작가님,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다시 한번 진지하게 미래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주신다면… ]*
오클랜드 고교 미식축구부 감독 회의의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뭐라고??”
헤드 코치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거절했다고?? 그 어떤 포지션이든 원하면 바로 주전 자리를 약속했어?”
“넵. 오펜스든 디펜스든 상관없다고 두 번 세 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당장 잡아와. 로한 킴, 잡아오라고!”
“네?”
“아니다. 내가 직접 가지. 지금 어디 있다고?”
미국 피지컬 천재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