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64
64
[ghostagent: 프리프로덕션 들어간 거 축하해. 소감이 어때, 첫 영화 작업이잖아. 어려운 건 없고?] [c.k.: 좀 긴장을 했는데, 다들 너무 좋으셔. 편안하게 작업하고 있어.] [ghostagent: 그래?? 이상하다.. 영화 업계가 원래 텃세가 심하기로 유명하잖아. 특히 피셔 감독 팀은 위계질서가 철저한 편이라 적응기가 필요할 줄 알았거든] [ghostagent: 특별 자문 위원이란 포지션이 여기저기 관여하긴 좋아도, 외부인이라는 느낌이 강하잖아.] [c.k.: 그런가? 처음에 분위기가 좀 낯설기는 했는데, 스토리보드 팀에 굉장히 유능한 아티스트가 계셔서 쉽게 적응했어. 아주 고마운 분이야.]*
– 뭐야 저놈. 가장 먼저 들이받을 줄 알았는데, 앞잡이가 따로 없어.
– 관상은 과학이라니까… 에휴.
루는 동료들의 따가운 눈총은 안중에도 업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은 자문 위원의 오른팔이 되어 있었다.
그게… 뒤섞은 초고 작전이 실패한 이후로도, 팀원들의 노력은 계속됐다.
“음?”
그럴 때마다 자문 위원은 모든 걸 한눈에 꿰뚫어 보는 듯했고, 그가 직접 나서기 전에 또다시 루가 상황을 무마시킬 수밖에 없었다.
자문 위원의 무능을 드러내려다가, 오히려 팀원의 자질을 의심할만한 건덕지를 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루라고 하셨죠?”
그러다 보니 역효과가 났다. 자문 위원은 루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신뢰의 눈빛을 보내왔다.
“굉장히 능력이 출중하시네요. 덕분에 일 처리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감사드려요.”
“아, 아닙니다. 제가 한 게 뭐가 있다고… 다 자문 위원의 효율적인 감독 덕분입니다.”
귀가 엄청 간지러웠지만, 루는 아직 계획이 있었다.
며칠간 자문 위원과 함께 일을 해보니까 그에게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거… 잘만 만들면 한 방에 보낼 수 있겠는데?’
현재 스토리보드 작업은 두 명씩 한 팀을 이루어 분담하는 형태였다.
「A Good Man」의 시나리오를 각자 몇 페이지씩 나눠서 스토리보드로 변환하고 있는 것이다.
팀원들은 하루에 맡은 분량을 모두 마치면 자문 위원에게 검토를 맡았다.
원래 워크플로우(Workflow: 작업절차)는 팀장의 1차 리뷰.
보통 초고를 받으면 최소 30분에서 1시간 꼼꼼하게 검토한 후 수정사항을 자세하게 표기해서 돌려준다.
자문 위원은 스윽 한 번 훑어보곤 그냥 그 자리에서 바로 전달했다.
“여기 한 번 확인해주세요.”
그는 시나리오 원본 내용부터 가리켰다.
[회사 사무실] [주인공은 컴퓨터 앞에서 앉아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상사는 자신의 자리에서 주인공의 뒷통수를 보며 비웃는다.] [상사: 흐흐, 자기 마누라가 뭘 하고 다니는 줄도 모르면서 일은 소처럼 묵묵히 하네.]그다음 팀원이 작업해온 스토리보드를 짚었다.
“상사와 주인공의 구도를 다양하게 그려오셨네요?”
시나리오는 최소한의 지문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등장인물의 구도를 일일이 정해놓지 않는다.
다만 이 장면을 시각화하는 입장에서는, 상사의 자리가 주인공의 바로 뒤에 있는지, 혹은 대각선상에 있는지… 아니면 아예 사무실의 끝과 끝일 수도 있는지 고민해봐야 했다.
그러다보니 전후 장면과의 유기성이 중요했고, 앞에 나왔던 장면에서 이미 사무실의 풍경이 묘사되어 있었는지 찾아볼 필요성도 있었다.
팀원은 그런 어려움이 있는 구도를 미리 세 가지 그려서 왔다.
“이런 경우 피셔 감독님은 최소 세 개의 다른 구도를 미리 준비해오기를 선호하십니다. 이 중에서 하나가 채택될 수도 있고, 아니면 영감을 얻어 아예 다른 장면을 구상하시기도 합니다.”
미리 누군가가 구도를 고민해주면 피셔 감독의 일이 훨씬 수월해지는 것.
“음, 잘 알겠습니다. 이런 다양한 옵션을 떠올리느라 변환 작업이 더 오래 걸리겠네요?”
“그렇죠. 최대한 피셔 감독님의 비전에 맞춰서 준비하려다보니…”
자문 위원은 잠깐 고민을 하다가 바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지 말고, 작업의 효율성을 위해서 이런 부분이 있을 때마다 미리 저에게 확인을 하신 후 스토리보드 작업을 진행해주세요.”
“네? 일일이 다요?”
“네.”
그것도 현재 스토리보드를 진행하고 있는 네 팀 모두.
“굳이 한 장면을 3개의 다른 구도로 그리지 말고, 제가 미리 구도를 잡아드릴테니까 그대로 완성해주세요.”
그 말을 엿들은 클레이튼 팀장이 황급히 다가왔다.
“하지만… 피셔 감독님이 못마땅해하실 겁니다. 저희가 지난 두 영화 동안 진행해온 방식이 있는데… 갑자기 바꿔버리면…”
텃세고 뭐고, 이건 팀장도 감당하기 힘든 사고인 것 같아 말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문 위원은 이상하리만치 무서울 게 없어보였다.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저에게 전권을 위임하셨기 때문에, 괜찮을 겁니다. 시간을 절약한다면 알아주시겠죠.”
“……”
팀장이 몇 번이나 더 설득을 해봤지만, 자문 위원은 단호했다.
“이대로 진행할게요. 피셔 감독님이 다시 방식을 바꿔달라고 요청하면 그때 고민하는 걸로 하죠.”
자문 위원은 무척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
스토리보드 팀은 어쩔 수 없이 따르긴 따랐지만, 누가봐도 억지로 하는 태도. 진도가 좀처럼 나가질 못했다.
특히 해석이 애매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자문 위원은 아무런 고민 없이 자기가 구상하고 있는 이미지를 그때그때 알려주었다.
‘아니, 자기가 감독이라도 돼? 이렇게 확신을 가지고 지시를 한다고?’
작업을 하면 할수록 팀원들의 근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자문 위원은 역시 그런 분위기를 바로 읽어냈다.
“일이 줄어들었는데 진척은 생각보다 없네요. 다들 절 불신해서겠죠?”
자문 위원은 그가 가장 신뢰하는 루에게 솔직한 의견을 물었다.
‘이거… 자문 위원을 한 번에 날려 보낼 수 있겠어.’
모든 사태를 지켜보던 루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문 위원을 격려했다.
“원래 갑작스런 변화는 당연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람의 태생 아니겠습니까. 조금만 시간을 주면 금방 자문 위원님의 큰 뜻을 이해하고 따라올 겁니다.”
“음, 그러면 다행인데…”
“그래도 제가 팀원들을 잘 아니까 가서 설득해보겠습니다. 다들 잘해보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서 걱정하는 거니까요.”
“그래주면 감사하죠. 제가 꼭 보답하겠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 뭘.”
루는 실제로 자문 위원이 지켜보기에 무척 바쁘게 돌아다니며 열정적으로 팀원들을 설득했다.
물론 실제 상황은 조금 달랐다.
– 야, 이건 괜히 토 달지 말고 무조건 100% 자문 위원의 뜻을 따라.
– 뭐라고 이 박쥐 자식아?
– 생각 좀 해라. 이거 자문 위원 독단의 행동이잖아. 일이 잘못되면 누가 책임지겠어?
피셔 감독은 이미 스토리보드 팀의 작업 방식을 잘 알고 있다. 그게 하루아침에 바뀌면 누구의 지시인 줄도 눈치챌 것이고… 그 이후는 안 봐도 뻔하다.
루는 같은 방식으로 모든 팀을 설득했고, 여전히 탐탁지 않아 하는 몇몇이 있었지만… 작업은 점점 탄력을 받았다.
맞든 틀리든, 일단 자문 위원이 장면을 잡아주니, 평소보다 3~4배 이상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
“우와, 진짜 루는 동료들에게 신뢰를 받는 팀원이군요? 제가 열 번 말하는 것보다, 루가 한 번 설득한 게 훨씬 효과가 있습니다.”
“자문 위원님의 뜻을 잘 설명했을 뿐입니다.”
루의 입가에 미소가 가실 줄을 몰랐다.
‘우리 시한폭탄 자문 위원님, 자~알 가라. 멀리 안 나간다.’
*
피셔 감독과 프로덕션 매니저 데이비드는 프리포로덕션 진척도를 확인하기 위해 하루에 한 번씩 회의를 가졌다.
“영화 예산 확정됐어.”
“오, 벌써? 요즘 경기가 안 좋다고 영감님들이 지갑을 통 안 연다며. 한동안 실랑이할 것 같더니?”
“150M(=2000억).”
“……”
데이비드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까지 피셔 감독은 $7~80M 선에서 영화를 찍어왔다.
주 장기가 비교적 예산이 덜 드는 드라마/스릴러 장르라서, 그 정도로도 블록버스터 취급을 받았다.
이번 영화의 목표도 상한선이 $100M 수준.
「A Good Man」도 전형적인 드라마/스릴러 장르의 작품이라 애초에 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고, 제작사에서도 피셔 감독의 이름값을 쳐줘서 $100M 선을 고려해주는 거지… 일반 감독이었으면 $4~50M도 과분했다.
“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그 구두쇠 고블린 영감이… 설마 차기작이라도 걸었어?”
“아니. 박스오피스가 예전 같지 않다고, 시작부터 엄살을 부리더라. 눈치가 예산을 좀 깎으려고 드는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보여줬을 뿐이야.”
“아… 그런 방법이 있었지.”
원래 시나리오 수정 작업에만 최소 두 달을 매달리는 피셔 감독이 시나리오 오리지널 그대로 오케이를 했다.
제작사 측이라고 해서 안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들은 작품성보다 흥행성 위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지만, 정말 뛰어난 작품성은 흥행 성적이 따라오기 마련.
「A Good Man」의 진가를 알아본 최종보스 고블린 영감은 시원하게 보물창고를 털어놓았다.
“150M 정도면 거의 모든 주조연을 A급 배우들로 채울 수 있겠는데?”
“아니. 이번에도 오디션만 본다.”
“…어차피 기대도 안 했어. 무려 피셔 감독님의 영화인데… 어련하시겠어. 그럼 그 많은 예산은 어디에 투자하려고?”
“촬영.”
“……”
단답형 대답이었지만, 더 들을 필요도 없었다.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재촬영하시겠다?”
일단 연출팀을 꾸려서 촬영에 나가면 하루하루 수십억 단위로 깨진다.
아무리 수정을 좋아하는 피셔 감독도 예산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
성에 안 차도 어쩔 수 없이 넘어가는 장면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150M의 예산을 받음으로써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산의 절반 이상을 프로덕션(촬영) 기간에 태울 수 있기에, 피셔 감독은 비로소 지난 20년의 한을 제대로 풀 것처럼 보였다.
“아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도대체 얼마나 시달릴 거야…”
촬영 현장의 모든 걸 조율해야 하는 데이비드는 벌써부터 눈앞이 깜깜했다.
‘그나마 프리프로덕션 기간이 확 줄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
어쨌든 시나리오가 확정됐으니, 두 달은 벌은 셈.
예산까지 나왔으니 이제 캐스팅에 집중하면 됐다.
“아, 스토리보드 작업은 잘 되어가고 있어?”
“아직 몰라. 첫 리뷰 기한을 오늘까지 일주일 드렸어.”
“하긴. 작가… 아니 자문 위원님은 각색 실력이 뛰어나시지만, 팀을 이끄는 건 생소하실 테니 친해질 시간이 좀 필요하시겠지.”
“그래서 처음은 진척도가 느릴 수도 있지만, 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으시면 우리가 힘을 실어드리면 되고.”
똑똑 –
바로 그때. 비서가 들어왔다.
“그, 스토리보드 팀의 루가… 리뷰를 위해서 특별 자문위원님이 오늘 언제 찾아오면 좋은지 묻네요.”
“그런데 그걸 그 친구가 왜 묻지?”
“아, 자문 위원님이 워낙 바쁘셔서 대신 일정 조율을 해준다고 했습니다.”
“…그래? 지금부터 언제든 편할 때 오시라고 전해줘.”
“알겠습니다.”
비서가 나가고 형제는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생각보다 팀에 적응을 잘 하셨나본데?”
“루, 그 친구… 좀 열정이 지나친 친구 아닌가?”
“우리 감독님께서 반항심 있다는 말을 너무 돌려서 말하시네. 그렇다고 들었어. 능력이 뛰어나지만 않았어도 팀에서 진즉에 쫓겨날 거였다고.”
“팀장도 컨트롤이 안 되는 친구를… 어떻게 다루신 거지?”
“…설마?”
둘은 동시에 같은 생각을 떠올렸는지,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다.
*
‘내가 이 좋은 구경을 코앞에서 하게 되다니.’
루는 자문 위원이 리뷰하는 자리에 함께 가겠느냐고 먼저 제안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루가 아니었으면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을 거에요. 제가 감독님에게 꼭 어필하겠습니다.”
“아, 아니요!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한 일은 진짜 너무 하찮고, 모든 영광은 반드시 자문 위원님에게 온전히 돌아가야 합니다.”
‘죽을 거면 혼자 죽어!’
자신의 속마음을 전혀 모르는지, 그는 감탄을 늘어놓았다.
“능력도 뛰어나고 겸손하시기까지… 제가 정말 많이 배웁니다.”
그렇게 둘은 준비된 초고를 들고 감독실로 향했다.
루의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똑똑 –
“오셨습니까?”
도착하니 감독이 직접 문을 열어주었다.
루가 처음으로 위화감을 느낀 시점이었다.
‘아니… 감독 말투가 좀… 따뜻하지 않아?’
평소 포커페이스에 무감정한 말투로 유명한 사람이다.
“일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습니까?”
심지어 자문 위원의 안부까지 물었다. 거기에 이런저런 근황을 물어보는 모습은 너무 생소해서 꿈이 아닌지 의심하게 됐다.
“어?”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 말고 처음으로 피셔 감독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렇지! 이거지!’
그의 시선은 초고에 머물러 있었다.
“이게 작업하신 스토리보드입니까?”
“네. 맞아요.”
“분량이… 상당히 많네요.”
루는 웃음을 참느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미친 분량이지. 평소에 3주는 걸릴 양을 무슨 일주일 만에 해치웠으니까…’
시나리오의 25%에 해당하는 스토리보드를 벌써 완성했다.
장면 해석이 필요한 모든 주관적인 부분을 바로바로 잡아주니, 스토리보드 팀은 그냥 콘티를 그리는데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팀원분들의 능력이 출중하더라고요. 특히 여기 루가 아니었으면, 절대 이렇게 빨리, 이 정도의 결과물을 완성할 수 없었을 겁니다. 진짜 대단하세요.”
“오, 기억하겠습니다.”
루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망했다. 기어코 나까지 걸고 넘어져?? …이대로 짐을 싸 들고 떠나야 하는 건가… 이제야 좀 필모가 쌓이고 있는데…’
그의 머릿속이 복잡한 와중에 피셔 감독은 스토리보드를 한 장 한 장 넘겨보고 있었다.
루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처분을 조용히 기다렸다.
‘뭐야… 아직도 보고 있어?’
당장이라도 자신의 얼굴에 스토리보드를 집어던질 것 같았는데, 피셔 감독의 몰입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이 함께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듯,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그가 고개를 든 건 무려 30분이 지난 후.
피셔 감독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완벽합니다. 제가 구상했던 내용 그 이상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혹시 수정하거나 보완하길 바라시는 부분은…?”
“없습니다. 이대로 진행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
루는 지금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수정사항이 없다고?? 분명 저번 영화에선 심하면 한 장면을 붙잡고 30번 이상 바꿨는데…’
더 말도 안 되는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혹시 제가 지원해드릴 건 없습니까?”
“특별한 건 없고… 아! 제가 여기 루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혹시 보상할 방법이 없을까요?”
“음… 자문 위원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저도 꼭 감사를 표현하고 싶네요. 비서?”
곧바로 비서가 들어왔다.
“여기 이 분의 특별 보너스를 준비해주세요. 20K(=2600만원) 수표로.”
“……!”
루가 경악했다.
그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가로 받기로 한 금액이 바로 20K.
이 자리에서 갑자기 이렇게 손쉽게 100% 보너가 결정된 것이다.
“앞으로도 자문 위원님을 잘 서포트해주시길 바랍니다.”
루는 눈물을 흘리며 피셔 감독과, 자문 위원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여, 역시. 자문 위원님 따르기를 잘했다!’
*
‘루도 참 귀엽다니까.’
어쨌든 기존 두 달로 계획했던 스토리보드 작업은 불과 3주 만에 완성됐다.
기존 현장 작가 계약의 의무는 여기서 끝이다.
시나리오 완성 + 스토리보드 작업.
나중에 실제 촬영이 시작되면, 현장 상황에 맞춰서 대본을 수정해주는 작업 정도가 남아 있다.
곧 LA를 떠날 채비를 하는데, 데이비드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저, 자문 위원님… 혹시 괜찮으시면, 추가로 도움을 청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새로 계약 협상 하시죠.”
미국 피지컬 천재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