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71
71
– 윽… 더 이상 못 보겠어…
– 그만 끝내줘!! 이 정도 했으면 됐잖아!
– 이래서 더 빌런인가… 너무 무자비하잖아…!
4쿼터가 시작되면서 나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열광하던 관객들은 점차 침묵에 빠졌다.
경기가 끝나갈 때쯤에는 오히려 우리가 멈춰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어림없는 소리.’
대학팀은 우리를 망신시켜주겠다는 악의로 오늘 경기에 임했다.
그럼 반대의 상황도 감수했어야지.
‘어…? 이건 나의 속마음인가, 로한의 속마음인가…’
어쨌든 나는 공수 모두에 가담하며 팀원들을 쉴 새 없이 격려(?)했다.
“아니, 벌써 경기 끝났어? 다들 좀 풀어지는 것 같은데…?”
“……!”
“지금 점수가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내가 마지막 힘까지 다 쥐어짜서 경기에 최선을 다했는가. 경기가 끝났을 때 아직도 걸어 다닐 수 있는 놈은 나랑 마무리 훈련하고 퇴소한다. 알겠어?”
“으아아아악!”
“그래, 죽기보다 더하겠냐!!! 가자아아아아!!”
“……??”
‘아니… 나랑 마무리 훈련하는 영광보단 죽음이 낫다는 말이야 뭐야??’
팀원들의 오바(?)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우리는 가비지 타임 없이, 오히려 경기가 끝나갈수록 더 열심히 뛰었다.
“…뭐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드디어 경기 종료.
[고교팀 68 : 대학팀 37]“……”
대학팀은 영혼이라도 빠져나간 사람처럼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이제 슬슬 몸이 좀 풀리려고 하는데… 아쉽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1쿼터부터 뛸 걸 그랬나?”
“……”
사실 어느 정도는 벤클을 감수하고 한 말이지만, 아쉽게도(?) 대학팀은 나와 눈을 마주치려고도 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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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다음 날.
고교 미식축구 협회에서 발표하는 전국 선수 랭킹의 순위에 큰 변동이 있었다.
[디펜시브 엔드(DE)]1. 로한 킴
2. 듀스 본
[쿼터백(QB)]1. 로한 킴
2. 다리우스 크롬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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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대런 로저스
[와이드 리시버(WR)]1. 로한 킴
2. 러셀 베넷
3. 웨이드 존스
[러닝백(RB)]1. 로한 킴
2. 제이린 로빈슨
로한은 친선 경기에서 고작 1쿼터만 출전했지만, 그동안 소화했던 포지션은 캠프 성적과 합산되어 랭킹 1위를 찍었다.
반면 포지션 훈련만 받았던 센터(C), 코너백(CB), 그리고 세이프티(S)도 무려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는 말도 안 되는 업적을 달성했다.
“도대체 로한 킴이 누구야?”
전국의 모든 대학 미식축구 관계자들이 그를 주목하게 된 계기였다.
“일단 한 번 만나봐야겠어.”
그것도 대학 소속만이 아닌… 더 큰 무대의 거물들도 로한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
‘시간 참 빠르네.’
에이펙스 캠프가 끝난 바로 그 다음 주부터 11학년 1학기가 시작됐다.
‘로한’으로 빙의한 지 1년이 꼬박 지났다는 의미.
“아이고! 우리 로한이 왔는가.”
“…아, 네… 교장 선생님.”
작년 처음 뵀을 땐 그렇게 꼬장꼬장하던 레이몬 교장 선생님은 내가 등교하자마자 황급히 뛰쳐나오셨다.
“그래, 방학을 알차게 잘 보낸 것 같더군.”
“나름 재밌게 잘 보냈습니다.”
아마 교장 선생님이 아는 부분은 에이펙스 캠프 정도밖에 없으시겠지만, 그것만으로도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아주 잘했다. 네가 활약해준 덕분에 학교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미식축구 유망주들이 알아서 우리 학교로의 편입과 입학을 원하는 상황이야.”
“다행이네요.”
“내가 말해준 적이 있던가? 재학생들이 오클랜드 고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면서, 작년 졸업률이 거의 15년 만에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아…”
“미식축구를 시작으로 농구까지. 네 활약을 보기 위해 출석률도 높아졌고,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표정도 무척 밝아진 게 느껴지는구나. 이 학교의 교장으로써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미국이 스포츠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내 스스로의 욕심을 채웠을 뿐인데,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도 있구나.’
말로 어떻게 표현하기 힘든 기분이었다. 그동안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벌고, 스포츠 본연의 재미에 빠져보는 등, 빙의를 한 이후 인생의 여러 즐거움을 겪어봤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아마 과거의 나는…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그렇겠지.’
그때 문득 교장 선생님이 물었다.
“아, 그리고 혹시 스포츠 에이전트랑 계약을 하기로 했나?”
“아직이요. 요즘 이런저런 사람한테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좀 잠잠해지면 그때 만나보려고요.”
최근 연락이 진짜 미쳤다.
고교 리그 1위를 달성했을 때는 분명 인근 대학교 정도에서 관심을 보이는 정도가 다였는데…
에이펙스 캠프 친선 경기 이후로는 전국 각지의 대학 리쿠르터, 스폰서, 에이전트 등 수많은 관계자에게서 쉴새 없이 연락이 왔다.
“아, 자네랑 연락이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학교측에 문의를 하는군.”
“안 그래도 바쁘실텐데… 비즈니스 이메일이나 새로 번호 하나 팔까요? 그럼 제가 몰아서 연락을 주고받기 편할 테니…”
교장 선생님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학교가 학생의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어야지. 어차피 슬슬 스포츠 에이전트와 계약을 할 것 아닌가. 그때까진 좀 수고스럽더라도 우리가 알아서 처리해주마.”
“음…”
굉장히 근엄하게 말씀하셨지만, 입꼬리가 계속 올라가는 걸 가까스로 참는 눈치.
“후원금이 좀 들어오나보죠?”
“크흠… 솔직히 말하면 후원금이 끊이지를 않는다. 크롬웰 재단이야 말할 것도 없고, 너랑 어떻게든 줄을 대보려고 달려드는 관계자들이 적지 않아.”
“그럼 그렇지… 귀찮은 것 딱 싫어하는 교장 선생님께서 웬일인가 싶었네요.”
“마침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는 순간 긴장했다. 교장 선생님의 성격상 지금처럼 먼가 조심스럽게 내 눈치를 본 적이 없어서 더 그랬다.
“꼭 이번에 졸업해야겠나?”
교장 선생님의 말씀대로, 나는 11학년(=고2)를 마지막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겠다고 신청했다.
이미 고교 졸업 학점은 GED 시험으로 충족시켰고, 대학 입시에 유리한 고난이도의 AP 수업도 충분히 이수했다.
고작 한 시즌이지만, 고교 스포츠계에서도 충분히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알차게 다녔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젠 내 전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평범한 대학 생활을 누려볼 때가 되었다.
‘여, 여자친구도 만들 수 있나??’
한동안은 여전히 미성년자이겠지만, 그래도 대학생이 된다면 많은 부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네가 1학년도 제대로 다니지 못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고등학교 4년 중 겨우 2년을 다닌 아이를 보내려니 영 껄끄럽구나.”
“후원금이 너무 달달한 건 아니고요?”
“크흠…”
“이제 제 이름을 걸고 학교 홍보를 할 만한데… 떠난다니 벌써 아쉬우시겠죠?”
“잘 아는군. 그런 의미에서 4년 꽉 채우는 게 어떻겠나.”
우리는 그냥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
곧 웃음기가 가신 교장 선생님은 나를 보며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내셨다.
“개교 이래 최고의 망나니가… 어느새 전국 최고의 망나니로 거듭나다니. 1년 사이에 많이도 성장했다.”
“……”
“그래, 너를 더 오래 붙들고 있는 것도 나의 욕심이겠지. 그동안 충분히 졸업하고도 남을 성과를 보여주었다. 마침 잘 되었구나.”
“……?”
교장 선생님은 무척 사악한 미소와 함께 말씀하셨다.
“안 그래도 내일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입학사정관이 한 명 방문할 건데, 한번 상담을 받아보려무나.”
“입학사정관이요?”
*
입학사정관.
소속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하는 사람.
적어도 입시에 있어서만큼은 막대한 권력을 지니고 있었다.
‘오늘은 자원봉사의 날인가…’
아리아나 윌리엄스는 작은 한숨과 함께 차를 운전했다.
그녀는 하버드 대학의 선임 입학사정관.
평소 업무는 타겟 스쿨(Target School: 아이비리그 합격자를 많이 배출하는 학교들)의 뛰어난 고교 학생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아무리 랭킹 1위의 하버드라도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해선 일찌감치 발굴하고, 지원하고, 또 성장시키는 과정이 필수.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려면, 물도 주고, 햇볕도 쐬게 해주어야지.’
하지만 그런 노력은 어디까지나 씨앗(학생)이 좋고, 거름의(학교) 영양이 풍부해야 의미 있는 것이다.
‘오클랜드 고교라…’
오늘은 그런 생산적인 업무가 아니라, 사회봉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F급 학교에서의 입시 상담.
F급 학교란 지난 10년 동안 아이비리그에 진학한 학생이 10명이 채 안 된다는 뜻이었다.
‘역시… 어쩔 수 없구나.’
아리아나는 애초에 기대가 없었지만, 오클랜드 고교에서 입시 상담을 진행하면 할수록 점점 흥미를 잃어갔다.
그나마 스스로 자신 있어서, 직접 입시 상담을 신청할 정도로 대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아리아나의 눈높이를 맞추진 못했다.
“학점이 준수한 편이지만, SAT 점수도 그렇고… 비교과활동이 현저히 모자라. 학생이 목표하는 버클리 대학은 물론, UCLA도 어려울 거야. 차라리 여기 오클랜드 대학교를 준비하는 게 어떨까?”
“…참나, 동부에서 온 입학사정관이라서 그런가… 여기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시네. 저 정도면 UCLA는 안전빵이고, 버클리는 대기순번을 받을 거에요.”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학생은 그렇게 성질을 내곤 나가버렸다.
‘우물 안에 있다보니… 자의식이 과잉될 수밖에.’
졸업률 자체가 30%밖에 안 되다보니, 출석을 하고 과제만 내도 A를 받는 학교다.
이런 환경에서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더 분별력이 있는 SAT 점수나, 비교과활동 내용이 받쳐주지 않는 한 순위권의 대학은 꿈도 꾸지 못한다.
“어?”
그런데 오늘 7번째로 맞이한 학생은 좀 달랐다.
[아이비 데이비스]Sophomore(10학년)
학점: 4.0/4.0
비교과활동:
– 자원봉사: 200시간
– 코딩 3년: C++, 자바, 파이썬 등
– 모의유엔대회 장려상
– 캘리포니아 주 데카슬론 팀 부문 1위
아리아나는 서류와 아이비를 몇 번이나 번갈아봤다.
‘오클랜드 고교에 이런 보물이 숨어 있었어? 데카슬론 팀 1위라니…’
물론 다른 타켓 스쿨의 후보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지역 데카슬론 1위는 하버드 입시에도 유리한 수상 내역.
거기에 아이비는 이제 겨우 10학년에 접어든 학생이라는 걸 고려하면 앞으로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다.
무엇보다…
‘F급 학교 출신이라는 가산점을 무시할 수 없지.’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다양성과 평등함을 충족시켜주는 아주 훌륭한 후보.
“아이비? 혹시 번호랑 이메일을 알려줄래? 내 명함도 받아둬. 앞으로 나와 함께 준비를 한다면 무조건 하버드에 합격할 수 있을 거야.”
“정말요! 네, 알겠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아이비는 눈물을 글썽이며 마지막까지 감사 인사를 하고 나갔다.
‘내가 이런 아이들을 찾아내려고 입학사정관 일을 하게 된 거지.’
아리아나는 잠깐 흐뭇한 얼굴로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문득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잠깐. 데카슬론 팀 부문 1위라면… 학교에서 함께 출전한 학생들이 있었단 말이잖아?’
최소 세 명이 함께 출전했을 테니, 아이비만큼의 원석이 둘은 더 있다는 뜻이다.
‘나중에 아이비를 통해서라도 무조건 안면을 트고 가야겠어.’
아리아나는 이후 더욱 기꺼운 마음으로 봉사에 임했다.
이후 5명은 별 소득이 없었지만, 아이비 한 명을 발굴해낸 것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시간 낭비였다.
“……?”
거의 마지막 순서가 되었을까?
전혀 예상치 못한 외양의 소유자가 상담실 안으로 들어왔다.
“어… 혹시 운동 선수?”
“네, 맞습니다.”
아리아나가 바로 맞혔지만, 이건 안목이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그냥 누가 봐도 상대는 완벽한 운동선수의 체격을 지녔다.
무덤덤하게 마주 앉은 것만으로도 아리아나는 숨이 턱 막혔다.
“종목은 아무래도 미식축구겠지?”
“예. 작년에 미식축구, 농구 둘 다 뛰었습니다. 올해도 주전으로 계속할 거고요.”
[로한 킴]Junior(11학년)
‘작년이면 10학년이었을텐데, 두 종목 다 주전으로 뛰었다는 거지?’
오클랜드 고교가 그나마 순위권 대학에 학생들을 진학시킬 수 있었던 건 스포츠 프로그램이 준수해서였다.
‘그래봤자 아이비리그는 성적을 조금이나마 보기 때문에 어렵겠지만…’
그녀는 일단 로한의 서류를 끝까지 검토했다.
“……???”
[로한 킴]학점: 4.0/4.0
– AP 수업 6과목 포함.
– GED 만점
비교과활동:
– 미식축구 주전. 작년 기준, 리그 1위, 시즌 MVP
– 농구 주전. 작년 기준, 리그 1위, 시즌 MVP
– 에이펙스 미식축구 캠프 초청
– 현 고교 미식축구, 6개 포지션 1위.
– 캘리포니아 주 데카슬론 개인 부문 1위, 팀 부문 1위
– 복싱 이벤트 매치 승리. (총 매출 $35M. 2022년 최고의 매출을 올린 복싱 경기)
– 새로운 테이크아웃 레스토랑 메뉴 개발 및 창업. (3개월간 매출 $1M)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미국 피지컬 천재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