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78
78
지오반니 코치님이 오시기 전부터 조지 코치는 신신당부했다.
“헤비급의 전성기로 꼽히던 1970년대 전후로 활동하시던 분이야. 표현이 거칠고 트레이닝 스타일이 구시대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승리 공식은 똑같다.”
나도 그동안 틈틈이 복싱 자료를 찾아봤다.
가장 위대한 트레이너 명단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지오반니 소렐리 코치.
지금보다 복싱의 인기가 훨씬 뜨거웠던 시기에 활동하시던 분이라 쟁쟁한 복서 풀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체급에서 챔피언을 무려 3명이나 양성하신 분이다.
“너의 정신력을 많이 시험하실 거야. 아무리 피지컬이 좋고 재능이 뛰어나도 정신력이 약하면 쓰레기라고 생각하시거든.”
“아… 일 리가 있는 말씀이시네요.”
불과 1년뿐이지만, 미식축구와 농구를 해본 결과 그게 무슨 의민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고교 수준에선 아무리 기록상으로 뛰어난 팀이라도 큰 경기에 긴장하고, 기세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형편없는 팀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이겨내면 언젠가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 스포츠. 그것을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정신력이라고 느꼈다.
“미안하다, 로한.”
조지 코치는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솔직히 나는 능력이 부족하다. 선수의 장점과 단점을 최대한 빨리 파악해서 몸에 잘 맞는 스타일을 찾아주는 게 내 특기였거든.”
“그동안 잘 도와주셨잖아요. 실제로 제 복싱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는데??”
“음… 그건 내가 잘했다기보단, 그냥 네가 뭐든 잘하는 거라고 봐야겠지. 뭘 잘하는지 보려고 이것저것 가르쳤는데, 다 흡수해버려서 당황스럽다고 해야 하나.”
“아…”
“솔직히 나중에는 못 하는 거 하나라도 찾아보려고 실전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기술들도 몰래 공부해서 알려줬었어. 근데 내가 이틀 내내 붙잡고 씨름하던 걸 몇 번 해보고 나보다 잘하는 거보고 깨달았지. 난 여기까지구나.”
나는 머쓱해져서 괜히 뒷머리만 긁었다.
“지금까지 뛰어난 재목을 발견하면 더 가르쳐주고 싶고,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름 대리만족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는데… 지금은 솔직히 무섭다. 나도 모르는 미지의 영역에서 괜히 누구를 이끌다가 이상한 곳에라도 도착하면 어떡하냐.”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그 너머의 영역에는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뜻.
“그걸 같이 알아가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도 볼 수 있겠지만, 만약 역사에 남을 전설이 될 수 있는 복서의 앞날을 내가 가로 막는다면? 그걸 트레이너로써 버텨낼 수 있을까? 아 너무 걱정은 하지 마. 나도 내 나름대로 너를 계속 서포트할 거야. 그러면서 나도 성장하겠지. 다만 지금은 이게 맞아.”
조지 코치는 강렬한 열망을 내비치며 말했다.
“아버지는 살아 있는 전설들과 함께 호흡하신 분이야. 눈앞에서 포먼, 알리, 프레이져를 상대로 한 링에도 서셨고. 아버지라면 네가 어느 정도의 재능을 지녔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시고, 다음 단계로 이끌어주실 거야.”
“……”
심장이 뛰었다.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나도 매일 벽에 부딪히지만, 계속 노력하다보면 어느샌가 그 벽은 허물어지고, 더 튼튼하고 높은 벽이 눈앞에 있다.
지금 당장은 그 벽 하나 하나에 집중을 하지만, 과연 나보다 더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까지 보고 있는 걸까?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의 끝은 어디인가.
나는 진심으로 지오반니 코치를 기다렸고… 과연 그는 명불허전이었다.
*
– 안 쓰러지기 때문에 챔피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쓰러질 때마다 계속 일어나기 때문에 어느새 챔피언이 되어 있는 것이다.
지오반니의 복싱 철학이었다.
어린 시절, 복싱 전설들의 경기를 보면서 깨달았다.
더 빠를 수 있고, 더 강할 수 있고, 외적인 모든 부분에서 상대로 압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승자는 마지막에 일어나 있는 자.
‘그래서 복싱의 기본은 뛰어난 정신력이다.’
복싱의 경기 내내 선수는 끊임없이 자신의 약점을 시험받게 된다.
맷집이 강하거나, 자신의 펀치가 조금 더 세면 유리한 싸움이기는 하다.
하지만 뛰어난 복서가 아닌, 진정한 챔피언을 육성하려면 몸이 무너져도 정신이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지오반니가 체력을 가장 먼저 보는 것도, 체력이야말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발전시킬 수 영역이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남과의 복싱 경기에서 이길 수 있겠나?
지오반니표 지옥의 체력 훈련은 각 선수가 한계를 매일 시험하고, 더 이상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바닥을 쳤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근성을 보기 위한 목적이 컸다.
‘자주 무너져야, 일어나는 법을 가르칠 수 있다.’
당연히 이번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지오반니는 로한을 끝없이 몰아붙여서 그의 밑바닥을 보려고 했다.
‘자신의 재능을 과신한 나머지 잠재력을 온전히 발전시키지 못하는 그러고 그렇고 그런 아이가 될지. 아니면 진정한 복서가 될 수 있을지 한 번 보자고.’
“……”
일단 체력 테스트에서는 로한의 밑바닥을 보지 못했다.
“아, 이게 운동하는 재미지!”
한계에 부딪힐수록 로한은 낙담하는 대신 웃었다. 고통스러울수록 즐거워했고, 더, 더, 더. 지켜보는 사람이 그의 안위를 걱정할 정도로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저러다 부러지지…’
그것도 좋은 경험이라서 내버려 뒀더니, 멀쩡하게 회복해서 다음날 체육관을 찾았다.
“……”
겨우 2주 만에 복싱 경기를 온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기른 로한.
더 이상 진행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체력이 빠르게 늘어나는 경우가 있었나?’
적어도 지오반니는 본 적이 없었다.
‘그래. 쓸만한 장기가 하나 정도는 있나보군.’
어쨌든 체력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점은 가산점을 받을만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놔둘 수는 없는 법.
지오반니는 로한의 정신력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회심의 수를 꺼냈다.
“이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기본적인 체력을 갖췄으니… 오늘부터 본격적인 스파링으로 훈련을 대체하겠다.”
스탠스, 풋워크, 각종 펀치 및 방어 훈련을 차근차근하는 밟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독수리처럼 절벽에 떨어뜨리고 본다.
프로들을 섭외해서 로한을 무력한 상황에 빠뜨린다면, 스스로가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니면 그냥 무너지던가.’
지오반니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풋워크가 특히 좋다고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2주는 로버트가 수고해줄 거다.”
– 로버트?? 로버트 ‘문워크’ 로빈슨이잖아!!!
– 아니, 첫 스파링부터 미들급 챔피언 출신을 데려오는 건 너무 한 거 아냐??
– 와, 몸 봐. 은퇴한 지 몇 년 됐는데도 군살이 하나 없네.
로버트 로빈슨.
전설의 슈퍼 미들급 챔피언 출신으로, 현란한 풋워크의 아웃복서였다.
눈이 굉장히 좋아서 잘 맞지도 않았고, 끊임없는 풋워크로 거리를 벌리고 좁히는데 능숙해 상대를 미치게 만든다.
– 드디어 로한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게 되겠군.
– 그래 지금까지 너무 편하게 복싱 배웠지. 원래 우리가 신고식을 제대로 해줬어야 하는데…
– 왜? 그때 니가 본때를 보여준다며 스파링했었잖아. 왜 그냥 얻어맞고 내려왔어?
– 크흠…
로빈슨과 로한이 링 위에 올라가자, 모두가 하던 훈련을 건성으로 임하며 슬쩍슬쩍 그 쪽만 봤다.
“새끼들. 그냥 구경하고 싶으면 남자답게 확 오던가. 눈치만 보고 말이야.”
조지 코치가 총대를 메자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모여들었다.
지오반니는 못마땅한 얼굴이었지만 제지하지는 않았다.
“스파링은 실전처럼. 다만 심한 부상은 서로 피하도록.”
“옙.”
둘은 실제로 헤드기어를 착용하지 않았다.
항상 눈웃음을 짓고 있는 로빈슨이 사람 좋게 다가왔다.
“우리 꼬맹이는 헤드기어를 하지 그래? 체급 차이가 난다고 해도, 계속 얻어맞으면 정신 못차릴 텐데?”
‘로한’은 말없이 그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누가 누구보고 꼬맹이라는 거지?”
“……”
실제로 로빈슨의 키는 6ft(=183cm). 로한과 13cm이상 차이 났고, 체중은 50lbs(=23kg) 더 나갔기 때문에 과장을 보태 어른과 중학생의 경기처럼 보였다.
“관장님이 일단 프로 레벨의 스파링을 보여달라고 지시하시더라고. 고통스러운만큼 배우는 것도 많을테니, 너무 원망하지 말아줘.”
“음… 작아서 그런가? 목소리도 앵앵거리네. 까치발을 들던가, 좀 더 크게 말해줄래?”
“……”
– 오, 로빈슨 웃음기를 잃지 않기로 유명한데, 벌써 표정 굳음. 자, 5불 내놔. 내가 경기 전에 이미 1빡침 한다고 했지?
– …제길. 로한을 의심하면 안 되는데… 주먹보다 입이 더 매운 놈이라고.
– 진짜 앞뒤 없다니까? 드디어 참교육 시켜줄 사람이 나타났으니 다행이지…
– 로빈슨 힘내줘! 우리의 한을 풀어줘야 해!
“그럼 터치 글러브하고 시작하세요.”
스파링임에도 불구하고 링 위에는 조지 코치가 심판을 봤다.
체급 차이도 나고, 로빈슨에게 마음껏 두드려주라는 지시가 내려진만큼 선수 보호차원에서였다.
“간다.”
“……!”
슥 – 펑!
로빈슨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슬쩍 몸을 숙이더니 바로 로한의 가드를 때렸다.
‘빠르다.’
무려 3체급이 차이가 난다는 건, 그만큼 속도와 민첩성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
은퇴한 상대라도 무려 ‘문워크’ 로빈슨이다.
뒤로 미끄러지듯 빠지는 움직임은 로한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이런 게 정상급 풋워크?’
숙련이 잘 되어, 정말 호흡하듯 자연스러운 풋워크. 영상으로만 봤지, 직접 겪어보니 상당한 위력을 지녔다.
부웅 –
로한의 가공할 주먹은 허공만을 갈랐다.
같은 체급에서도 하드 펀쳐로 통하기 때문에 한 대만 제대로 맞으면 로빈슨이라도 발이 느려질 거란 계산이 있었다.
부웅 –
그러나 로빈슨은 절대 거리를 주지 않았다.
퍼펑 !
로빈슨의 키가 작은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아주 잠깐이지만 로한의 사각을 파고들어 콤비네이션을 넣고 순식간에 빠져나간다. 그는 몸을 살짝만 웅크려도 손쉽게 로한의 펀치를 피했다.
‘심지어 펀치력이 약한 것도 아니야.’
로빈슨은 정밀한 핀포인트 타격의 대가라 맞으면 충격도 적지 않았다. 가드를 하지 않으면 금방 데미지가 누적됐다.
로한의 몸이 더 느려진다는 의미.
그런 틈을 로빈슨은 절대 놓치지 않았다.
퍽 ! 퍽 ! 퍽 !
좌측으로 바디 블로우를 두 번이나 허용했고, 막으려고 가드하면 어느새 우측으로 빠져 훅을 날렸다.
“……”
몇 대 맞는 걸 감수하고 달려드니, 이미 로빈슨은 몇 발자국이나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연계 동작의 완성도가 상상을 초월했다.
로한은 철저하게 농락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허용하는 펀치는 많아지고, 몸은 둔해지며, 발까지 묶이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재밌군. 아주 재밌어.’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로한은 진심으로 즐겁다는 얼굴로 웃었다.
*
1라운드, 2라운드. 비슷한 양상으로 로빈슨은 계속해서 로한을 요리했다.
이쯤 되니 로빈슨도 그를 다시 볼 수밖에 없었다.
‘체력과 근성 하나는 진짜군.’
이쯤이면 할만큼 했다고 생각했지만, 지오반니가 스파링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뭔가 더 혹독하게 당하기를 바라는 눈치.
‘하긴 아직 다운 한 번 안 당했지.’
로빈슨도 자존심이 상하기 시작했다.
스파링이라지만 아마추어를 상대로 2라운드나 뛰었다. 그런데 로한은 여전히 날카로운 눈을 빛내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퍼퍼퍼퍽!
3라운드, 4라운드는 페이스를 올렸다.
– 아니… 저게 사람의 풋워크야? 최소 두 수를 먼저 읽고 움직이는 것 같다.
– 막기 전에 때리고, 반격하기 전에 피하고, 거리를 좁히기 전에 멀어진다. 완전 악몽 그 자체인데?
유효타도 훨씬 많이 적중시켰다. 로한의 온몸이 울긋불긋했고, 움직임은 현저히 느려졌다.
“……”
그런데 로빈슨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의 지난 경험이 자신을 경고했다.
‘미안하지만 코치님은 K.O를 원하시는 것 같다.’
로빈슨은 턱이나 리버샷(Liver shot: 간장치기)와 같은 끝내기 펀치들을 날리기 시작했다.
‘어쭈?’
로한은 다른 곳은 다 내주어도, 급소만큼은 철저하게 막았다.
그럼 로빈슨은 그곳을 신나게 때렸다. 가드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대로 조금만 더 느슨해져도, 위험한 타격이 들어갈 틈이 나온다.
로빈슨은 마지막 체력까지 쥐어짜며 폭풍처럼 그를 몰아붙였다.
“……!”
6라운드쯤이 되니, 로빈슨은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관찰하고 있어?’
놀랍게도 로한이 자신의 풋워크를 읽기 시작했다.
실제로 반격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스탠스가 바뀌거나 아슬아슬한 순간 몸을 틀면서 자신의 주먹을 비껴내는 횟수가 늘었다.
‘정말 의도한 거라고?’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로빈슨이 주먹을 4~5번 휘두르면 1번은 비껴내고, 1번은 정확하게 가드했다.
턱을 비롯한 위험한 급소는 절대 내주지 않았다.
7라운드.
“……”
로한의 얼굴과 몸 곳곳이 부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 있다.
체력이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다.
‘위험하다.’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으나, 주먹을 훨씬 많이 휘두르고, 바쁘게 풋워크를 한 로빈슨은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실제로도 주먹에 실리는 힘이 예전 같지 않고, 발이 여전히 빨라도 찌르고 빠지는 깊이가 얕아졌다.
‘끝낸다.’
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지금까지 계속 그랬던 것처럼 직진으로 돌진해 정신을 못 차리게 하려 했다.
펑 ! 펑 ! 펑!
이번에도 스파링의 양상은 비슷했다.
로한이 언뜻언뜻 반응을 하긴 해도, 로빈슨의 일방적인 공세가 계속됐다.
‘어?’
순간 로빈슨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방금은 뭔가…?’
로한에게 완벽하게 움직임이 읽혔다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반격에 나서진 않았으나, 그의 체중 이동, 스탠스 변화가 수상했다. 주먹만 뻗지 않았다 뿐이지…
‘설마?’
로빈슨은 그 감각을 무시하고 풋워크에 더 집중했다.
상대의 공격권에서는 최대한 빨리 치고 빠지고, 멀어져서는 좌우로 크게 움직여 언제든 회피하거나 펀치를 날릴 수 있도록 준비한다.
‘허점!’
순간 로한의 가드가 미세하게 벌어지는 것을 놓치지 않고, 벌처럼 날렵하게 달려들었다.
그게 로빈슨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콰앙 !
어느새 풀파워로 마중 나온 로한의 스트레이트에 얼굴을 정통으로 얻어맞고 발이 붕 떠버렸다.
로빈슨이 링이 울릴 정도로 크게 뒤로 팍 엎어진 것이다.
타이밍과 위치가 완벽했던 카운터.
“……”
“……”
지오반니와 조지 코치는 말없이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 주, 죽은 거 아니지?
– 얼른 심폐 소생술이라도 해!!
*
스파링 2일차.
‘이게 무슨 망신이야!’
원래 하루에 2~3번씩 스파링을 해주기로 계약이 되어 있었는데, 로한도 아니고 로빈슨의 컨디션을 생각해 1일차는 한 번의 스파링으로 훈련이 마감됐다.
‘그래, 내가 너무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임했어.’
헤비급 사이에서도 한 번의 럭키 펀치로 승부가 나곤 하는데, 자신의 발을 너무 맹신했다.
로빈슨은 어제의 치욕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오늘은 실제 경기에 임하듯, 몸과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은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봐주지 않을 예정이거든.”
“음… 그럼 그 모기처럼 귀찮게 하는 전법은 드디어 버리는 건가?”
“……”
로빈슨은 이를 바드득 갈며 터치 글러브를 했다.
스파링 시작.
‘설마…??’
그런데 로한의 풋워크가 이상했다.
미국 피지컬 천재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