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uble life of an American phy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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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단 말이야.’
나는 고스트 에이전트의 만행을 떠올리며 헛웃음을 지었다.
‘내가 아이디어를 주긴 했지만… 좀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어.’
문득 과거의 일들이 차례대로 떠올랐다.
*
내 데뷔작 「그녀가 사라졌다」은 2022년 10월에 온라인 연재를 시작했다.
정식 종이책 출간은 12월.
그 사이 집필한 「착한 사람」이 미국 최고의 위상을 자랑하는 ‘이 시대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사이먼하퍼]를 통해 2023년 1월에 출간했다.
‘둘이 너무 비슷한 시기에 런칭한 것이 문제였나…’
「그녀가 사라졌다」는 성공적인 인터넷 연재로 힘입어 주 단위로 갱신되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로 차트인.
하지만 비교적 영세한 출판사인 [마법도서관]을 통해서 일을 진행하다보니 종이책이 절판되면 추가 인쇄가 될 때까지 천천히 순위가 하락했다.
그나마 다른 책들에 비해 이북 판매량이 월등히 높아 차트에서 완전히 빠지진 않았고, 2쇄, 3쇄가 풀릴 때마다 다시 1~5위권을 회복하는 기이한 행보를 보였다.
‘반면 착한 사람은 세계 최대의 출판사 사이먼하퍼를 통해 출시되어서 그런지 완전히 양상이 달랐지.’
‘이 시대 문학상’이 발표되는 날과 맞물려서 정식 출간이 되었던 「착한 사람.」
로렐라이는 「그녀가 사라졌다」를 놓친 한을 제대로 풀 작정이었는지… 「착한 사람」 런칭에 영혼을 갈아 넣었다.
치프 에디터로써의 모든 권한을 활용해 최대 규모의 마케팅을 준비.
런칭 주간에만 10만부를 팔면서 단번에 「그녀가 사라졌다」를 밀어내고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감사한 일이지…’
이때부터 두 작품은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순위 경쟁을 했다.
– 2023년 2월 1주차
1위: 「착한 사람」
2위: 「우리는 끝이야」
3위: 「그녀가 사라졌다」
추가 인쇄가 이루어지면 바로 「그녀가 사라졌다」가 다시 1위에 올랐다.
그럼 [사이먼하퍼]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명 북클럽 프로그램이나, 팟캐스트를 통한 홍보에 열을 올렸다.
특히 피셔 감독의 복귀작으로 영화화가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매체가 알아서 기사를 내주니… 아주 쉽게 1위를 탈환했다.
‘제임스도 알고보니 승부욕이 상당한 사람이었어.’
제임스는 바로 반격에 나섰다.
[제임스: 할멈(Granny)이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불태우고 있나보네요. 죄송합니다 작가님! 저희도 총력을 다 기울이겠습니다!!] [마법도서관]의 대표이자 치프 에디터인 제임스는, 온라인 플랫폼의 장점을 이용해 대대적인 이벤트를 감행했다. [오늘은 ‘마법도서관’의 대표작 ‘그녀가 사라졌다’ 데이! 온라인 연재 당시의 열기를 재현하기 위해 오늘만 1부 무료!] [‘그녀가 사라졌다’ 종이책 구매하면 이북 50% 할인! 이북 전용 외전과 ‘그녀가 사라졌다’의 팬 커뮤니티 ‘수색대’ 정회원 가입 특전이 주어진다.]어쨌든 이북을 팔아도 차트에 집계가 되기 때문에, 제임스는 그동안 대폭 늘어난 신규 유저들을 상대로 다양한 홍보를 펼쳤다.
– 2023년 2월 4주차
1위: 「그녀가 사라졌다」
2위: 「착한 사람」
3위: 「우리는 끝이야」
로렐라이는 그런 순위 변동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로렐라이: 꼼수로는 결국 한계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겠네요. 정통 출판사의 저력은 그동안 쌓은 관계와 경험에 있습니다.] [사이먼하퍼]는 오프라인 서점과의 관계가 긴밀하기 때문에 「착한 사람」을 노출이 잘 되는 곳에 대형 플래카드와 함께 비치했고… 대형슈퍼마트, 쇼핑몰, 공항등 빠르게 판매처를 늘렸다.어딜 가도 「착한 사람」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그 결과 2023년 6월이 되자, 두 작품의 누적 판매량이 내 상상을 초월했다.
[2023년 6월 30일 누적 판매량]「그녀가 사라졌다」
81만부(종이책:40만/이북:40만)
「착한 사람」
80만부(종이책:65만/이북:15만)
그리고 대략 이때부터… 내 팬 사이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와, 진짜 순문충들 ‘이 시대 문학상’ 하나 받았다고 바로 지갑 여는 거 보소.
– lol. 요즘 커피숍 가면 맥북 옆에 ‘착한 사람’ 제목 보이게 놓고 다니더라? 보여주기 위한 독서 아주 잘 봤고요…
– 흥미 위주의 펄프 픽션 좋지. 시간 때우기 최고야. 근데 그런 소설만 읽으면서 자기는 교양 있는 지식인이라고 지껄이는 거 꼴받네.
– 나도 ‘그녀가 사라졌다’ 재밌게 잘 읽음. 근데, 솔직히 ‘착한 사람’에 비교할 바는 못 되지. 문장 수준부터가 달라요. 시처럼 함축된 내용도 많고, 몰입력을 잃지 않으면서 사회적인 비판도 하는 perfect한 소설이라고!
아무래도 비슷한 시기에 순위 경쟁을 하는 작품이다보니, 팬들 사이에서도 경쟁 의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ghostagent: 에이전트 생활도 오래 하고 볼 일이지… 이런 건 진짜 들어보지도 못했어. 뭐 알려지지 않은 걸 수도 있겠지만, 같은 작가가 쓴 다른 두 필명의 작품을 놓고 팬들이 싸우다니…]‘그때 그러면 안 됐는데…’
내가 하필이면 그때 고스트 에이전트에게 결정적인 한 마디를 해버렸다.
[c.k.: 생각해보면 좋은 현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선의의 경쟁을 하는 구도로… 서로 응원하는 작품에 더 애정을 가지면서 삽화를 그리거나, 팬픽을 쓰거나.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이끌 수 있을 것 같은데.]보통 칼답을 하는 고스트 에이전트는 어째서인지 한참 동안 답장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연락이 왔다.
[ghostagent: 접수.]*
고스트 에이전트는 마음이 심란했다.
‘두 작품 다 2023년 밀리언셀러가 될 거야.’
흔히 100만부 클럽이라고 불리는 ‘밀리언셀러.’
그 해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의 기준이고, 보통 열 작품을 넘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의 담당 작가… 아니 자신이 담당하고 싶은 작가 로한은 무려 데뷔작과 차기작으로 동시에, 두 작품이나 밀리언셀러로 등극시키려 하고 있다.
너무 대단한 일이고, 진심으로 축하하지만… 한 편으로 판매 현황을 들을 때마다 씁쓸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내 기여도가 없어…’
심지어 최근에 연재를 시작한 코믹스 「The Shadow」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이 모든 사태를 관망해야 하는 건, 능력 있는 에이전트로써 괜히 배가 아프고… 뭐 어쨌든 기분이 좀 그랬다.
[c.k.: 두 작품의 팬들이 경쟁 의식을 느끼는 건 좋은 일이지. 그만큼 내 작품에 애정을 가져주고 있다는 거고, 지금이야 ‘She’s gone’이 더 재미있다… ‘A Good Man’의 작품성이 훨 뛰어나다 싸우지만… 둘다 내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될 때의 쇼크가 그만큼 커지지 않을까?]‘이거다!’
안 그래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 고스트 에이전트는 로한의 메시지를 읽고 영감을 받았다.
바로 자신의 효용가치를 증명할 순간.
고스트 에이전트는 치밀하게 준비해서 자신의 팀을 진두지휘했다.
[@all: 모든 고스트는 각자의 번호에 따라, 홀수는 ‘She’s gone’, 짝수는 ‘A Good Man’으로 나뉜다.] [@all: 너희의 목표는 각 작품의 팬들의 경쟁 의식을 부추기는 것이다.]팬들도 두 작품의 순위 경쟁에 직접 참전을 하게 만드는 게 목적.
대신 너무 과하지 않게.
– 아니 저 작품이 판매수가 더 많은 게 말이 되냐?’ 이게 미국의 현실?
– 야, She’s Gone 게시판 화제글 봤어?? 감히 A Good Man을 까더라?
– (인증) She’s Gone 잔뜩 사서 학교 친구들한테 돌림. ‘A Good Man’이 대형 출판사의 돈을 발라서 억지로 1위가 된 것 가지고 순문충들이 엄청 우쭐해하더라고. 그거 꼴사나워서 내 몫을 함.
고스트들은 각 커뮤니티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며 [She’s Gone vs A Good Man]의 대결 구도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관련 주제로 다양한 밈을 만들어서 퍼다 날랐고, 쇼츠 영상도 만들어서 다양한 팬들에게 노출시켰다.
– 속보! 우리의 노력이 통했다. 미국 소설의 희망 ‘A Good Man’ 1위 탈환!!
– 정의는 승리한다! 역시 재밌는 소설이 최고지… ‘She’s Gone’ 이북 판매에 힘입어 다시 1위에 오르다.
이미 불길이 붙어 있었기 때문에, 고스트 에이전트는 거기에 기름을 끼얹었을 뿐이었고… 그 정말 많은 팬들이 이번 경쟁 구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출간된 지 6개월을 넘어서서 점점 판매량이 하락하던 두 작품은, 다시 반등을 하다 못헤 이전보다 판매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네임드를 등판시키면 완벽한 마무리.’
이미 충분히 만족할만했지만, 자신의 상대는 다름 아닌 로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 언제 또 뒤통수(?)를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고스트 에이전트는 ‘기필코 이번에는 정식 계약을!’하겠다는 각오로, 큰 거 한 방을 준비했다.
“…어? 잠깐만…”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다.
고스트 에이전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 시작은 좋았다.
제임스를 통해 이삭 윈드그레이브에게 연락을 넣었다.
– 현재 소설판에 이렇게 재밌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니, 작가님께서 한 마디 곁들여주면 더욱 큰 축제가 될 것 같다.
이삭 윈드그레이브는 현존하는 장르 소설 작가 중에서 가장 성공하고 영향력도 상당한 사람.
예전에 온라인 연재를 할 당시 제임스의 부탁으로 「She’s Gone」을 읽고 직접 트윗을 해준 인연이 있었다.
역시 대표적인 관종 작가이자, 스타성이 출중하신 이안 윈드그레이브는 이번에도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었다.
@IsaacWindgrave
올해 최고의 작품은 당연히 「She’s Gone」! 살벌한 온라인 연재 시장을 뚫고 흥행성을 증명한 대단한 소설이다. c.k. 작가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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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 이 정도면 그분께서도 나서주시겠지.’
그냥 부탁드리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상대.
하지만 판이 깔리면 선수가 등판할 수밖에 없다.
@PeterOwen
2023년 ‘이 시대 문학상’의 「A Good Man」은 세월이 흐르고 나서도 클래식으로 남을 뛰어난 작품.10.8M views / 1.4K replies
고스트 에이전트가 연락을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피터 오웬는 선뜻 등판해주었다.
누적 소설 판매량은 이삭 윈드그레이브가 많다지만, 피터 오웬은 무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이 시대의 대표 작가.
둘의 한 마디에 이번 [She’s Gone vs A Good Man] 판매 경쟁은 훨씬 스케일이 커졌다.
단순히 두 작품의 팬이 아닌, 소설을 사랑하는 대중에게까지 번지며 딱 고스트 에이전트가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었는데…
“…이게 아닌데?? 두 분이… 왜 그러시지???”
고스트 에이전트의 눈이 갈 곳을 잃었다.
불과 며칠 만에 분위기가 너무 과열되었다.
@IsaacWindgrave
틀딱(old man)이라서 너무 시류를 못 읽으신다. 고리타분한 공모전은 겨우 취향 비슷한 몇 명의 입맛만 맞추면 충분하지만… 인터넷 연재는 불특정다수, 그것도 수십만 명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어떤 작품이 더 우월한지 딱 구도만 봐도 알겠지?
@PeterOwen
더 많이 읽히는 글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다만 쉽게 써야 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기 어렵다. 결국 오랜 세월 꾸준히 사랑을 받으려면 단순히 흥미 위주가 아닌, 단어 하나하나 고민해 생각할 거리를 주고, 주제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겠나. 뭐, 지능이 떨어지면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IsaacWindgrave
뭐??? 지능이 떨어져??? 노인네가 벌써 치매가 왔나!
@PeterOwen
아니면 이미 죽어서 지옥에 온 것일 수도 있겠군. 자네 같이 편협한 사고와 하찮은 인성으로 베스트셀러를 쓴다는 게 정말 악마의 설계가 아니고 뭐겠나.
“……”
처음에는 점잖게 의견을 주고받던 두 거장은, 어느새 욕설이 난무하고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 작가에 그 팬이라고… 그들의 영향을 받아 독자끼리의 싸움도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오웬 작가의 말이 맞지. 쉽게 읽히고 재밌을 수 있지만… 결국 읽고 나면 잊어버려. 곱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작품이야말로 시간이 흘러도 클래식으로 인정받지.
– 아오, 진짜 순문충의 부심 존나 역겹다니까. ‘She’s Gone’처럼 손에 땀이 쥘 정도로 흥미진진한 작품은 그것 자체로 예술이라니까? 다음 페이지를 읽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고, 반전까지 확실하잖아.
– 오, 그래서 영화화는 언제함? 우린 무려 피셔 감독이 대작을 만들고 계시다고.
“……”
뒷마당에서 작은 모닥불을 피울 생각이었는데, 그것이 번져 캘리포니아의 산불이 되었다.
이젠 도저히 걷잡을 수 없을 지경.
고스트 에이전트는 로한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ghostagent: 미안. 아마 당분간은 c.k.와 Hyde가 동일 인물인 걸 밝히면 안 될 것 같네. 하..하…]그나마 위안이 있다면, 최고의 구경은 바로 싸움 구경이라고… 이번 사태를 통해 두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이 많아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것.
분명 이전에는 두 작품의 판매세가 꺾여 연말까지 100만부를 살짝 넘길 걸로 예측했다.
하지만 양 팬들 사이에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깊은 골을 만든 대가는… 달콤했다.
[2023년 12월 31일 누적 판매량]「She’s Gone」
202만부(종이책:121만/이북:81만)
「A Good Man」
201만부(종이책:166만/이북:35만)
두 작품은 나란히, 2023년 판매량 1위(오차범위 고려)를 기록했다.
아직 영화 개봉은 물론 작품의 해외 배급조차 되지 않은 상태.
‘어쩌면… 내년에 더 많이 팔릴 수 있지 않을까?’
*
「착한 사람」의 촬영 현장.
로한의 활약으로 프리 프로덕션이 완벽하게 끝나고, 철저한 준비 끝에 크랭크인에 들어갔다.
“……”
피셔 감독과 프로덕션 매니저 데이비드는 심각한 얼굴이었다.
최고의 각본과 스토리보드로 촬영은 순조로웠지만, 딱 한 가지가 문제였다.
‘저 배우를 어쩌지?’
촬영 현장이 스위스제 시계처럼, 내장 부품들이 정교하게 맞물려 최고의 무브먼트를 보여주어야하는데… 딱 배우 한 명이 튀었다.
피셔 감독의 성격상 조금 기회를 주고, 진전이 없다 싶으면 계약을 마치고 촬영 중이라도 갈아치웠다. 필요하다면 각본 수정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고민을 하는 이유가 있다.
‘아… 작가님이 강력하게 추천한 유일한 배우를… 어떻게 해야 하나.’
여러번 기회를 주고, 직접 연기 지도를 해도 큰 진전이 없었다.
더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지만, 피셔 감독은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마침 작가님 뵈러 가니까… 그때 의견을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좋겠군.”
둘은 로한에게서 연락을 받고, [차머스 vs 로한]의 복싱 경기를 직관할 기회가 생겼다.
Hyde 작가로서의 익명성을 잠깐 걱정했지만…
“어차피 차머스의 경기라서 그런지 다른 셀렙도 많이 왔네.”
“그리고… 지금 링 위에서 싸우는 저분의 모습을 보고… ‘착한 사람’의 저자라고 감히 유추라도 할 수 있을까?”
“일 리가 있군.”
둘은 마음 편하게 복싱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가 끝나면 기회를 봐서 따로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
하지만 충격적인 경기가 끝나고, 바닥에 죽은 듯 쓰러진 차머스를 보자 둘의 고민이 싹 사라졌다.
“음, 일단 그 배우의 처리는… 작가님에 오실 때까지는 보류하자. 우리가 못 보는 그림이 있을 수도.”
“형도 그렇게 생각했어? 나도. 분명 의도가 있으실 거야. 곧 현장 방문하시니까, 그때 여쭤보면 될 듯.”
“……”
“……”
미국 피지컬 천재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