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00)
꿈꾸는 재벌 100화(100/249)
100. 안경을 벗다
나는 슬쩍 머리를 숙이며 김두일 과장에게 속삭였다.
“과장님, 회의 끝나고 MD 소개해 주세요.”
김두일 과장은 이선수를 먼저 소개하려 했었다.
하지만 이선수의 말을 듣고 그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동조가 약간 늦은 이유도 있었다.
“이거 너무 기다리게 한 것 같습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
아주 넉살 좋게 말하며 들어온 김동조는 자연스럽게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회의실의 중앙의 빈자리.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동조가 앉은 자리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동조가 스윽 살펴볼 때 눈을 마주치지 않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
“새로운 얼굴이 보이네요.”
이런 걸렸나?
“오늘은 시간이 별로 없으니 새로운 분은 나중에 인사하고 일 이야기부터 시작하죠.”
그 누구도 김동조의 말을 반대하거나 기분 나빠 하지 않았다.
마치 왕을 모셔 놓은 것 같은 분위기였다.
평소 어떻게 행동했는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짐작일 뿐 확실하지는 않았다.
확실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인가?
“이번 달 그레이드는 단계별로 있습니다. 최소 3천 회선부터 시작해 5천 회선 1만 회선 이렇게 3단계입니다.”
김동조가 씨익 웃었다.
“물론, 우리는 당연히 1만 회선을 달성할 거고요.”
12개의 법인 대리점이 힘을 합치면 가능한 숫자다.
그리고 모두가 가장 궁금한 말이 나왔다.
“3천 회선 달성 시 회선당 2만 원의 추가 영업비가 나옵니다.”
다들 3천 회선을 달성했을 때 추가 영업비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5천 회선 달성 시 회선당 5만 원입니다.”
이제야 얼굴들이 밝아지네.
“그리고 1만 회선 달성하면…….”
김동조가 양손을 펼쳤다.
“무려 10만 원입니다.”
1회선 가입시키면 10만 원을 더 준다는 것이다.
물론, 1만 가입자를 달성해야 하지만.
1만 가입자에 10만 원이라.
10억 원이다.
“와우.”
“이번에는 좀 높네요.”
“지난번에는 2, 3, 5였는데요.”
2만 원, 3만 원, 5만 원씩 줬다는 것이겠지.
김동조가 자랑스러운 표정을 말했다.
“어렵게 얻어 낸 겁니다. 하지만 다 여러분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이죠.”
김동조는 현재 분당 지사 영업 1위였다.
“많이 받게 됐으니까… 조정도 좀 하겠습니다.”
뭐를?
“지난번에는 반 개만 받았는데…….”
김동조가 손가락 한 개를 폈다.
“이번에는 한 개 받겠습니다.”
그러자 누군가 말했다.
“그건 좀 많지 않나요? 두 배나 올리는 것은?”
김동조는 이런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대답했다.
“3천 회선까지만 달성하면 지난 번과 똑같이 받겠습니다. 하지만 5천 회선 이상 달성하면 한 개입니다.”
나는 슬며시 같이 온 김두일 과장에게 물었다.
“과장님 한 개가 얼마예요?”
김두일 과장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만 원.”
1만 가입자 늘렸을 때 10억 원의 추가 영업비를 받으니까.
김동조는 1억 원을 리베이트로 받는 것이다.
“아! 물론, 중간에 마이너스 이벤트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마이너스 이벤트란 핸드폰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핸드폰을 팔 때마다 제조사나 통신사에서 돈을 주는 것이다.
정책에 마이너스로 표시된다.
대부분 재고폰이긴 했다.
그리고 가끔.
“엘아이 전자 신형 듀플레스 출시 기념으로 1주일 정도 마이너스 이벤트가 있을 겁니다. 이건 비밀입니다.”
신제품 홍보를 위해 제조사가 핸드폰 가격을 깎아준다.
엘아이 전자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삼두 전자다.
삼두 전자 핸드폰과 경쟁하려면 영업비를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마이너스가 얼마나?”
“듀플레스는 5만 원 정도입니다. 다른 기종은 최대 10만 원까지고요.”
모두 얼굴이 더 밝아졌다.
고객에게 최신 기종인 엘아이 전자 듀플레스를 제공하고도 5만 원을 버는 것이다.
더 욕심을 내면 고객에게 5만 원을 받고 팔아도 된다.
한 대 팔 때 평균 10만 원의 이익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꽤 큰돈이 된다.
100대만 팔아도 1천만 원이니까.
하지만 영업하기 나름이다. 더 벌 수도 있었다.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한 개 정도는 받아도 되겠죠?”
회의에 참석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이너스 이벤트를 잘만 이용하면 김동조에게 주는 리베이트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어서였다.
“그럼요.”
“이렇게 신경 써 주시는데 그렇게 해야죠.”
저들의 이런 모습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엉뚱하게 새는 돈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도 맞다.
영업비란 매출을 올리라고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 해 먹어도 가입자가 늘어나고 매출이 늘어난다면 그냥 모른 척해야 하나?
“어떻게 다음번에는 더 좋은 정책 좀 만들어 주시죠.”
한 법인 대리점 사람의 말에 김동조가 물었다.
“어떤 정책이요?”
“매월 그레이드 정책만 있는 것보다 분기나 연간 그레이드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다 맞출 수 있는데요.”
“으음. 그것도 괜찮겠네요. 어차피 정해진 그레이드는 맞추니까. 보너스 개념으로 분기나 연말에 더 받자는 거니까요.”
이것도 다른 시선으로 보면 좋은 제안이다.
열심히 일했으니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아깝지 않다.
내년에도 열심히 일할 테니까.
하지만.
“없던 보너스가 생기는 것이니까. 이건 반반하죠.”
눈살이 찌푸려진다.
김동조가 이렇게 욕심이 많은 줄 몰랐다.
“그건 분기나 연간 그레이드 정책이 정해진 다음 결정하시는 것이 어때요?”
조금이라도 더 챙기겠다는 법인 대리점의 욕심도 보였다.
이것 역시 자신들의 회사를 생각하면 과하지 않은 것이다.
더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이 회사의 목적이니까.
그렇지만, 그 이익이 이상한 의도로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정은과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된 사실을 김동조도 알고 있을까 궁금했다.
더는 지켜볼 생각이 없었다.
“김동조 과장님…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다들 나를 쳐다봤다.
김두일 과장은 내 옆구리를 툭 치면서 말했다.
“이 대리 왜 끼어들어.”
내가 끼어들어 말할 주제가 안 된다는 것이겠지.
“김두일 과장님 괜찮습니다. 새로온 직원이신 것 같은데…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봐야죠.”
나를 똑바로 보면서도 아직 내가 누군지 모르네.
뭐, 얼굴 본 지도 오래된 데다가 스타일이 다르니 그럴 수도 있다.
결혼식장에도 안 갔는데.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그래. 뭐가 궁금해요.”
“이렇게 가입시킨 고객 이탈율이 높지 않나요? 잔존 고객이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요.”
“그럴 수도 있죠. 그게 문제가 되나요?”
“93일만 지나면 책임을 벗어날 수 있어서 이렇게 하는 건가요?”
그 누구도 이 말을 공식적으로 하면 안 된다.
그 순간 빠져나갈 수 없다.
“하하. 그럴 리가요.”
“그럼 데이터로 보여 주실 수 있나요? 최근 1년 동안 93일만 회선을 유지하고 이탈한 고객이 얼마인지를요?”
김동조의 표정이 굳어졌다.
옆에 있던 김두일 과장이 소리쳤다.
“이 대리… 지금 뭐하는 거야!”
“뭐하기는.”
“뭐하기는? 지금 반말한 거야?”
“그렇다면?”
“너 회사 잘리고 싶어?”
아주 오래간만에 듣는 말이었다.
“이런 식으로 일하는 회사는 다니라고 해도 안 다녀.”
“너 미쳤구나!”
김동조를 비롯한 다른 법인 대리점 사람들이 나와 김두일 과장을 쳐다봤다.
김두일 과장은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다.
김동조 눈밖에 나면 다음부터는 담합에서 빠질 수도 있다.
이선수가 꼼짝 못 할 약점이 생각났다.
“이 주임도 회사 잘리는 거야.”
이정은을 인질로 삼다니.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욱하고 올라왔다.
“마음대로 해. 이 일을 공론화할 테니까.”
김두일 과장은 일이 더 커지는 것 같았다.
“공론화? 해 봐. 너 업무 방해에 업무상 비밀 누설로 고소할 테니까. 대기업 다녔다면서 이런 것도 모르나? 법정 싸움으로 가면 누가 더 손해일 것 같아?”
매끄럽게 말하는 것을 봐서는 이런 일을 해 본 것 같았다.
“법정 싸움 많이 해 본 것같이 말하네?”
“당연하지. 가끔 너같이 의로운 척하는 돌아이 새끼들이 있거든. 그놈들 모두 나중에는 죄송하다며 싹싹 빌었어. 새꺄.”
이제는 이름도 말하지 않았다.
다들 황당한 표정을 짓네.
김동조는 아직도 나를 몰라 보고.
“김동조 과장.”
김동조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김두일 과장은.
“야! 너! 진짜 미쳤어?”
나는 도수 없는 안경을 벗었다.
김동조가 고개를 갸웃했다.
“야! 이 미친 새끼야!”
김두일 과장이 내 팔을 잡았다. 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김동조에게 말했다.
“지수는 잘 있나?”
사촌동생 지수의 안부를 물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김동조의 눈이 왕도마뱀처럼 커졌다.
“어억.”
꽈당.
김동조가 놀라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졌다.
사람들이 깜짝 놀라 그를 향해 가서 괜찮으냐고 물었다.
하지만 김동조는 아픈 것도 몰랐다.
벌떡 일어났다.
“회장님이 여기는 어떻게…….”
김동조의 말에 사람들이 나를 쳐다봤다.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김동조 과장.”
“네! 회장님.”
그는 군기가 바짝 든 군인처럼 자세를 바로하며 대답했다.
“다시 말하지. 최근 1년 동안 93일만 회선을 유지하다가 이탈한 고객이 얼마나 되는지 지금 당장 자료 가져와.”
“알겠습니다.”
김동조가 나가려고 했다.
“전화해서 가져오라고 하면 되잖아.”
멈칫.
김동조는 울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부하 직원에게 전화했다.
그사이 김두일 과장은 나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회장님이라니?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니었어?”
“왜 반말이실까. 나는 조금 전에 영웅 시스템이라는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아는데.”
“…….”
회의실 안에 있던 이들 중 몇몇이 슬그머니 나가려고 하는 것이 보였다.
눈치빠르네.
“어차피 김동조 과장에게 들으면 어느 법인 대리점인지 아니까. 가만히 있는 것이 좋을 겁니다.”
나가려던 사람들이 울상을 지었다.
전화를 끊은 김동조 과장이 말했다.
“회장님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습니다.”
“기다리지.”
더 울상이 되는 김동조 과장.
아예 울게 해 줄게.
“이성준 사장에게 전화해서 이곳으로 오라고 해.”
“사… 사장님이요?”
“그럼 김성웅 그룹 사장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하든지.”
김동조는 난감했다.
“제가 이성준 사장님 전화번호를 몰라서…….”
“모르면 끝이야?”
“그게…….”
“분당 지사장에게 전화해서 이성준 사장 전화번호 알아내면 되잖아.”
“그걸 어떻게…….”
김동조는 속으로 ‘회장인 당신이 직접 하면 되잖아.’ 이렇게 소리쳤다.
하지만 그것을 내색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 비빌 언덕은 단 한 가지뿐이라고 생각했다.
털썩.
무릎 꿇고.
“처형! 제발 용서해 주세요.”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묶어서 어떻게 해서든 이 위기를 벗어나려고?
더 화나게 만드네.
가족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지.
“용서받을 짓을 왜 하시나.”
나는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김성웅 사장에게 전화했다.
“네. 접니다. 드림 텔레콤 이성준 사장과 분당 지사장까지 내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해 주세요. 위치는 임 대표가 알 겁니다. 네.”
전화를 끊었다.
김성웅 사장이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을 봐서는 아마도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 같았다.
* * *
김동조가 진짜 울었다.
눈물 콧물 질질 짜며 무릎 꿇고 빌었다.
하지만 나는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법인 대리점 대표들은 이런 불편한 상황과 자신들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임강민 대표와 경호원들이 먼저 들어와서 내 곁을 지켰다.
물론, 아무도 못 나가게 입구도.
조금 시간이 지나자 가장 가까이 있는 분당 지사장이 먼저 도착했다.
회의실에 들어온 그는 나를 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회장님!”
“누구시죠?”
“분당 지사장 허공두입니다.”
“아! 허 지사장님.”
“네. 회장님.”
“여기 왜 온 것인지는 아나요?”
“…….”
대답은 안 했다. 하지만 표정을 보니 아는 것 같았다.
“왜 불렀는지도 모르면서 온 건가요?”
“아닙니다. 영업 관리팀에서 자료 준비하는 것을 듣고 추궁했더니…….”
김동조는 리베이트를 혼자 다 먹지 않았다.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골고루 나눠 줬다.
물론, 자신이 가장 많이 가져갔지만.
허공두 지사장의 강한 질책에 그 사실을 김동조의 부하 직원이 실토했다.
하지만 그것을 이곳에서 말할 수는 없었다.
외부인들도 있었으니.
“추궁했더니요?”
“…….”
“창피한가요?”
“죄송합니다.”
“나도 창피합니다. 하지만 창피하다고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네요. 자료는 언제 옵니까?”
“자료가 좀 많아서…….”
한숨이 나왔다.
“제대로 관리 안 하나요? 몇 명이 가입했고 93일부터 100일 정도 사이에 이탈한 고객이 몇 명인지 금방 안 나와요?”
정리만 제대로 했어도 빠르게 알 수 있는 자료였다.
“죄송합니다.”
허공두 지사장이 고개 숙일 때 회의실 문이 열렸다.
김성웅 사장과 이성준 드림 텔레콤 사장 그리고 몇 명이 더 들어왔다.
“회장님.”
김성웅 사장은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그리고 이성준 사장은 거의 똥 씹은 표정이었고.
“…….”
아무런 말도 못 하는 것을 보니 어떤 상황인지 아는 것 같았다.
같이 들어온 직원의 손에 두꺼운 서류 봉투가 몇 개 들려 있었다.
“자료인가요?”
“네? 네!”
내가 손을 내밀자 직원이 서류 봉투를 건넸다.
그것을 꺼냈다.
꽤 두꺼웠다.
“하하.”
그냥 헛웃음이 나온다.
누가 명단 가져오라고 했나?
이러니 시간이 걸리지.
수백 장이나 되는 명단을 출력하는 시간이 더 걸렸을 것 같았다.
“이름이?”
“김세준 대리입니다.”
“이거 나보고 다 읽으라는 건가?”
“아닙니다.”
“그럼?”
“마지막 장에 총합이 나와 있습니다.”
내가 찾으리?
그런 눈빛으로 보자 김세준 대리가 움직였다.
마지막 장을 찾아서 나에게 줬다.
“1년 동안 153,452명이 가입했고…….”
분당 지역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전국에서 분당 법인 대리점들 이름으로 개통한 고객이었다.
“85,321명이 93일 후에 바로 해지했네?”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김세준 대리가 아주 꼼꼼하게 100일 후와 180일 후 그리고 365일 후 해지한 고객까지 정리해 놨다.
180일 후는 그렇다 해도 100일 후까지 합치면 10만 명이 넘어갔다.
“이성준 사장님.”
“네. 회장님.”
“해지 고객이 많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이성준 사장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증가 추세라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분당 법인 대리점들처럼 일부러 가입시켰다가 해지하고, 다른 통신사로 옮겼다가 다시 가져오는 것보다 늘어나는 가입자가 더 많았다.
만약, 가입자가 늘어나지 않았다면, 이성준 사장도 심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나도 그냥 데이터만 봤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성준 사장님.”
“네. 회장님.”
“지금 여기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나요?”
“대략적인 것은 김성웅 사장님에게 들었습니다.”
예상대로 김성웅 사장이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뭐, 임강민 대표가 항상 붙어 있고.
내가 영웅 시스템에 직원으로 들어간 것을 알고 조사했겠지.
“이성준 사장님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내 질문에 이성준 사장의 시선이 김동조를 향했다.
그는 눈물과 콧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아직도 무릎 꿇고 있었다.
이성준 사장이 왜 그를 쳐다보는 지 알 것 같았다.
모를 리가 없겠지.
“공과 사는 확실하게 구분하시죠.”
이성준 사장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부 감사 및 외부 감사를 시작하고… 관련자 중에 범법 행위가 있었다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봐주는 것 없이요.”
“흑! 처형!”
또 운다.
정말 보기 싫었다.
“임 대표님.”
“네. 회장님.”
“저 인간 지사에 데려다 놓으세요. 꼴도 보기 싫네요.”
“알겠습니다.”
임강민 대표가 경호원 중 몇 명을 부르더니 김동조를 데리고 나가게 했다.
자, 이제 내부는 알아서 해결하면 되고.
외부를 해결할 차례다.
영업 열심히 하라고 영업비를 줬더니 끼리끼리 모여서 나누어 먹을 생각이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