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06)
꿈꾸는 재벌 106화(106/249)
106. 법대로 합시다
“여기 앉으시면 됩니다.”
슈퍼 가드 B팀 직원이 의자를 가져왔다.
“의자 하나 더요. 처남도 앉을 거라서요.”
“네. 회장님.”
경호원이 의자를 하나 더 가져왔다.
처남은 자신이 직접 오겠다고 한 것이다.
그동안 자신과 가족을 괴롭혔던 놈들이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어 했다.
“고생했네요.”
“아닙니다. 회장님.”
B팀 경호원이 고개를 숙였다.
지금 이 창고 안에는 슈퍼 가드 경호원이 50명이나 있었다.
그중 B팀이 30명이었다.
임강민 대표 말로는 20명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한 명이라도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면서 다치는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하려고 더 많이 투입했다고 했다.
우리 직원이 다치면 안 된다고 말했더니.
상대방이 다칠까 봐 그런다고 했다.
위급한 상황에는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제압한다나?
잘못하면 죽일 수도.
어쨌든 딱 봐도 어디가 부러지거나 심하게 다친 사람은 없어 보였다.
“누가 매일 대부 사장이죠?”
내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B팀 경호원 한 명이 가장 앞줄에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서 머리를 때렸다.
빠악.
“어억.”
“너 부르시잖아!”
“네! 접니다.”
“성함이?”
“강민도입니다.”
“왜 여기 있는지 아세요?”
“잘…….”
강민도는 억울했다.
외근 보냈던 직원이 납치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인원이 꽤 된다고 했다.
그리고 전화 통화 중에 들켰는지 두들겨 맞는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다행인 것은 일산 창고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협력 조직인 쌍도끼파에 연락해 납치당한 직원을 찾게 했다.
하지만 찾으러 간 쌍도끼파 조직원까지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직원들을 되찾고 싶으면 일산 창고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연락을 받았다고 해서 그냥 가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충분히 알아보고 움직였다.
창고에는 30명 정도 되는 이들이 있다는 것과 이쪽 세계에서 본 적 없는 얼굴들이라는 것.
뭐가 됐든 압도적인 인원으로 밀어버리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쌍도끼파와 함께 60명이나 되는 인원을 동원했다.
그리고 창고를 습격한다는 연락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아 사채 사무실로 남자들이 들어왔다.
남자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직원과 자신을 두들겨 팼다.
뭐 어떻게 저항할 수가 없었다.
압도적인 무력 앞에 그냥 두들겨 맞을 수밖에 없었다.
끝내는 말로 하자고 빌어도 봤다.
하지만 그냥 때릴 뿐이었다.
거의 정신이 없는 상태가 되자 창고로 끌려왔다.
그리고 또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맞았는지 모른다.
무릎 꿇고 앉은 것도 5분이 되지 않았다.
“잘 몰라요?”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자 임강민 대표가 소리쳤다.
“아직도 교육이 덜된 거야?”
“죄송합니다.”
경호원들이 다가오자 강민도가 두 손을 모으고 싹싹 빌며 말했다.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뭐를 잘못했는지 몰라도 더는 맞기 싫었다.
때리는 이들이 전문가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았다.
한 대 맞으면 숨이 턱 막힌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다.
그때 허벅지와 어깨를 때린다.
부러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멀쩡했다.
그리고 갈비뼈 사이를 무언가 뾰족한 것으로 찌르듯 때린다.
그 고통은…….
“뭐를 잘못했는데요?”
“뭐든 다 잘못했습니다.”
아직도 잘 모르네.
“임 대표님 정말 상처 안 나는 그런 것이 있다면서요.”
“준비할까요?”
“네.”
임강민 대표가 말해 준 것이 있었다.
군대에서 철모를 씌워 놓고 소총 개머리판이나 진압봉으로 때리는 것이다.
구타 흔적이 절대 안 남는다나?
하지만 여기는 군대가 아니다. 철모가 없다.
대신 다른 것이 있었다.
오토바이 헬멧이었다.
“잡아.”
경호원들이 강민도를 붙잡았다.
그리고 임강민 대표가 그의 머리에 헬멧을 씌웠다.
“가볍게 시작하겠습니다.”
다른 경호원이 알루미늄 배트를 가져왔다.
야구용이다.
“이게 손에 착 달라붙습니다.”
후웅.
임강민 대표가 가볍게 휘두른 것 같았다.
그런데 소리가 살벌했다.
“1루타 갑니다.”
후웅.
깡!
“이런 파울이네요. 다시 도전하겠습니다.”
후웅.
깡!
“1루타입니다. 2루타 갑니다.”
후우웅!
까앙!
이번에는 강민도가 옆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양손으로 헬멧을 잡았다.
어떻게 해서든 벗으려고 애를 썼다.
머리가 너무 울려 미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경호원이 강민도의 양팔을 잡아 앉혔다.
“2루타 가지고 이러면 어떻게 하나. 홈런까지 가야 하는데.”
순간 드는 생각이 있었다.
홈런도 솔로로 시작해 만루까지 있지 않나?
후우우웅.
까아앙!
3루타인 것 같았다.
강민도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임강민 대표가 고개를 갸웃했다.
“뭐가 이렇게 약해? 기절한 거야?”
경호원이 강민도의 머리에서 헬멧을 벗겼다.
거품까지 물고 눈을 뒤집어깠다.
“깨워.”
기절한 강민도를 물을 뿌려 깨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경호원이 강민도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짜악. 짜악.
아주 찰지게 때린다.
저러다 안 일어나는 것 아니야?
그런 걱정이 될 때 강민도가 깨어났다.
“어억. 그만… 그만요.”
“헬멧 다시 씌워.”
임강민 대표의 말에 강민도는 울면서 말했다.
“어엉. 잘모샜습니다.”
발음까지 이상하네.
“뭐를 잘못했는지 모른다면서.”
“압니다. 다 압니다.”
“뭐를 잘못했는데.”
“돈없는 사람들에게 높은 이자를 받고 괴롭혔습니다. 어엉.”
“끝이야?”
“정말 잘못했습니다.”
“아직 정신 못 차렸네. 씌워.”
“잠시만요! 잠시만요! 다 말하겠습니다. 여자는 팔아넘기고 남자는 염전에 팔았습니다. 해외로 보낸…….”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것을 모두 다 말하기 시작했다.
듣다 보니 기가 막혔다.
보험을 들게 해서 사고가 나게 한 것도 있었다.
구걸이라도 하라고 하면서 진짜 다리 병신을 만든 경우도.
그리고 정말 해서는 안 될 짓도 있었다.
모두가 분노할 정도로.
특히나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이 개새끼가! 아이들을…….”
임강민 대표가 헬멧도 쓰지 않은 강민도의 머리를 내리치려 했다.
“임 대표님!”
임강민의 팔이 중간에 멈췄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이런 쓰레기 때문에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겁니다.”
솔직하게 먼저 알았다면 고민했을 것 같았다.
세상에 없어야 하는 진짜 쓰레기들이었으니까.
아직 과학수사니 뭐니 그런 기술들이 없는 시대였다.
한 해에 실종되는 사람도 꽤 많았다.
인터넷도 제대로 안 되는 시대인데.
저들이 사람을 데려다 실종시킨 것처럼 임강민 대표라면 그 누구도 모르게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원 동원해서 아이들 먼저 구하세요.”
빚을 못 갚은 부모 대신 끌려온 아이들.
역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구걸을 시켰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임강민 대표는 무릎 꿇은 이들에게 아이들이 있는 장소를 물었다.
너도 나도 먼저 그 장소를 말하려고 소리쳤다.
어수선한 곳은 놔두고.
나는 강민도에게 집중했다.
“강민도 씨.”
“네. 네.”
“당신이 고통받게 한 사람들 고통을 어느 정도 느껴 보니 어때요?”
“죽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죽을 것 같지만… 죽지는 않았잖아요. 당신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는데.”
강민도는 두려웠다.
“혹시… 저를 죽이실… 생각이신지.”
“죽이려고 생각했다면 이렇게 안 했을 겁니다.”
“그럼. 왜?”
“조금이라도 고통을 느껴 봐야 할 것 같아서요.”
강민도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죽지만 않으면 된다.
그동안 번 돈으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살면 된다.
지금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모른다.
하지만 죽이지 않는다면 경찰에 넘길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모르니 확인하고 싶었다.
“저기… 법대로 하실 건가요?”
나는 웃음이 나왔다.
사람을 사람 취급 안 하는 놈이 법을 들먹인다.
빠져나갈 자신이 있다는 것이지.
“당연히 법대로 해야죠.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인데요.”
“네. 당연히 그러셔야죠. 법치주의 국가인데요.”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건데.
사채 이자를 과도하게 설정한 것은 불법이 아니고.
지금 실토한 것도 폭력적인 상황에 어쩔 수 없이 말한 것이고 밑의 직원이 다 주도했다고 하면 빠져나가겠지.
그것을 봐주는 경찰이나.
돈으로 매수한 검찰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럼 일단 법대로 합시다. 대륜 산업 이기자 님 대출 서류부터 확인하죠.”
“대륜 산업이요?”
“몰라요?”
“제가 직접 관리를 안 해서…….”
“그럼 직접 찾아요.”
내 말이 끝나자 경호원이 매일 대부 사무실에서 가져온 서류를 강민도에 앞에 쏟았다.
와르르르.
“안 찾아요?”
“찾습니다. 찾아요.”
강민도가 허겁지겁 서류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진 서류를 찾아냈다.
그 서류를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관심 대상을 표시한 것이어서였다.
관심 대상은 더 압박해서 돈을 뜯어낼 수 있는 서류다.
돈은 물론, 가족까지.
특히나 여자가 있다는 표시였다.
“원금이 얼마죠?”
“5억입니다.”
“지금까지 이자까지 해서 얼마를 받아야 하나요? 강민도 씨.”
강민도는 고민했다.
이자까지 말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분명 이 서류 때문에 온 것이다.
그래도 습관처럼 생긴 욕심 때문에 입 밖으로 내뱉었다.
“18억입니다.”
“와우. 5억을 빌렸는데 1년도 지나지 않아서 18억이요? 얼마간은 이자도 잘 냈잖아요. 최근에는 1억도 가져갔을 텐데?”
아! 1억을 준 사람이 눈앞에 있는 사람이구나.
“애들이 여기 표시 안 한 것 같습니다. 그럼 17억입니다.”
나는 손을 들며 말했다.
“가져와요.”
차에서 경호원이 가방을 여러 개 가져왔다.
꽤 큰 여행가방이었다.
“2개 주세요.”
텅. 텅.
강민도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에게 말했다.
“가방 하나에 10억씩 들었어요. 2개니까. 20억.”
강민도의 눈이 커졌다.
“서류 주시죠.”
강민도가 공손하게 내밀었다.
나는 서류를 받아 옆에서 놀란 표정으로 있는 이정우에게 줬다.
“처남. 직접 찢어요.”
“아… 네.”
솔직하게 말해서 이런 상황일 줄은 몰랐다.
아니.
생각했던 것보다 심했다고 해야 하나?
나도 놀랐는데 이정우라고 안 놀랐겠는가.
“법대로 이자하고 원금까지 다 줬어요. 맞죠?”
“맞습니다.”
강민도는 씨익 웃었다.
돈을 받아서였다.
이선수가 그냥 분풀이하려고 이런 짓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
어쨌든 돈은 받았다.
“그럼 지금부터 법대로 하겠습니다.”
“네?”
“대부업 신고 안 했죠.”
“…….”
했겠냐.
세금 내야 하는데.
“개인 간의 거래라고 주장해도 소용없어요. 장부에다가 대출 서류가 너무 많아요.”
이자율에 제한이 없다고 하지만, 진짜 개인 간의 거래가 아닌 이상 대부업 신고는 해야 했다.
“국세청에서 너무 좋아할 것 같네요. 탈세범 신고하면 상 주려나?”
국세청 조사가 무서운 점은 알고 있듯이 소급 적용이다.
수년에 걸친 탈세에 대한 과징금을 한꺼번에 때린다.
“그리고 직원이 30명이 넘는 것 같네요.”
강민도는 불안했다.
이선수가 또 어떤 것을 걸고넘어질지 몰라서였다.
“그 뭐냐… 폭력 조직 결성인가?”
털컥.
강민도는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조직폭력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 그렇게 강하다면서요.”
이선수의 말대로였다.
“동일 전과도 있으면 더 처벌이 강하다던데.”
강민도는 무릎 꿇은 그대로 이선수를 향해 빌었다.
“사장님 왜 이러십니까.”
“법대로 하라고 그래서 법대로 하려는 겁니다. 저기 뒤에 쌍도끼인지 쌍놈의 도끼인지하고 같이 일한다면서요. 빼도 박도 못하겠네요.”
이선수의 말대로 된다면 자신은 모든 것을 잃고 감옥에 갈 것이 분명했다.
강민도는 이선수에게 그럴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 돈 써서 무마할 생각 안 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신문과 뉴스에 나갈 테니까요. 당신이 지은 죄에 대해서.”
강민도의 표정이 죽을 것처럼 변했다.
“맞다. 추징금 맞으면 돈도 없을 텐데. 변호사는 국선 써야 하나?”
어쭈. 그래도 살 길은 있는 것처럼 보이네.
눈빛이 아직 안 죽었어.
“누가 산에다가 금괴를 묻어 놨더라고.”
“어억!”
강민도가 자신 앞에 놓인 가방을 쳐다봤다.
“금괴 판 돈 아니야. 그건 경찰에 신고했지.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세금 떼고 신고한 사람 것이 된다던데? 왜? 주인이야?”
주인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주장하는 순간 탈세 금액이 늘어난다.
추징금도 늘어나고 형량도 늘어나고.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데!”
강민도가 버럭 소리쳤다.
그런 그에게 나도 소리쳤다.
“그러는 너는 왜! 사람들에게 그렇게 했는데!”
“…….”
내가 더 크게 소리치자 강민도는 황당한 눈으로 입을 다물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게 소중한 사람은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솔직하게 내가 가장 분노한 이유다.
다른 것은 겸사겸사.
“내가 정말 나쁜 놈이 아닌 것을 감사하게 여겨라. 러시아로 보내서 시베리아 탄광에 처넣었을 테니까.”
가능했다.
컨테이너 선에 태워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만 보내도 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안 가도 러시아 땅이면 된다.
“생각해 보니 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믿지 않는 눈치네.
진짜 보내 버릴까?
법을 더 어길 수는 없지.
“임 대표님.”
“네. 회장님.”
“조치했나요?”
“네. 강서 경찰서와 인천 경찰서에서 바로 움직이게 조치했습니다. 서장이 직접 지휘하기로 했습니다.”
“잘하셨네요.”
이들의 범법 행위는 법무법인 무송에서 고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미 다 준비해 놨다.
“경찰에게 인계 잘하도록 해 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는 옆에 앉은 이정우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처남. 법대로 할 일이 하나 더 있는데 같이 갈까?”
“아니요!”
이정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좋은 경험이 될 거야.”
“이 경험만 해도 충분합니다. 매형!”
진짜 좋은 경험일 텐데.
“뭐. 싫다면 어쩔 수 없지. 임 대표님. 처남 집에 데려다 주세요.”
“알겠습니다.”
임강민 대표는 다른 경호원을 불러 이정우를 차에 태워 양재동 집으로 보냈다.
나는 임강민 대표와 함께 그룹 본사로 향했다.
삼두 그룹과 법대로 해야 할 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