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12)
꿈꾸는 재벌 112화(112/249)
112. 2차전 전에 승부가 나다
회사로 복귀한 이민욱 부회장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이선수와의 협상 내용을 가지고 전략을 세워야 해서였다.
이선수가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 이유 없이 핸드폰에 적용된 특허 기술을 풀어 줬을 리가 없었다.
삼두 전자의 신형 핸드폰 S-ONE를 이길 자신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와 드림 전자에서 이번에 내놓을 신형 핸드폰의 정보를 더 수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 * *
삼두 디스플레이의 특허 강탈 사건.
이환건 회장도 당연히 알았다.
하지만 조용히 이민욱 부회장의 보고를 기다렸다.
이제는 조금씩 이민욱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해서였다.
자신이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10년 정도.
아무리 건강을 챙긴다 해도 노화는 어쩔 수 없었다.
“회장님.”
“왔나.”
이민욱 부회장이 특허 강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 중인지 보고하러 왔다.
“네.”
“보고서는 됐고… 대응은?”
“이선수 회장과 만났습니다.”
이환건 회장도 아는 사실이다.
“이선수 회장과 협상을…….”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그대로 보고했다.
다 들은 이환건 회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선수 회장이 정정당당한 경쟁을 요구하면서 핸드폰에 적용된 특허 기술을 허락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으면… 아예 출시도 못 하는데?”
상대방이 기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조건 이기는 싸움.
그런데 링에 오르게 했다.
이길 자신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왜 그랬다고 생각하느냐?”
“드림 전자에서 이번에 개발한 핸드폰의 성능이 우리 S-ONE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근거는?”
“어렵게 확보한 정보로는 드림 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핸드폰은 DN-1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비슷한데… 크기가 더 큽니다. 하지만 드림 전자에서 내세우는 것은 카메라입니다.”
“카메라?”
이환건 회장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카메라 성능만 가지고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다.
“네. 일반 디지털 카메라 수준의 화소를 보장한다고 합니다. 이제 핸드폰으로 누구나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는 것을 내세울 전략이라고 합니다.”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하느냐?”
이환건 회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음껏 사진 찍는다는 것이 왜 전략이 되는지.
사진을 찍어 봤자 얼마나 찍는다고.
아직 1998년이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환건 회장의 시대와는 너무 멀리 떨어진 생각이었다.
“현재로서는 DN-1이 우리 S-ONE보다 뛰어난 점은 그것뿐입니다.”
“숨기는 기술이 있다면?”
“있어도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부 사양은 S-ONE이 더 좋습니다. 터치 기술도 6개월 안에 개발해 다음 신제품부터는 적용 가능합니다.”
TV 디스플레이는 다른 기술을 사용해도 된다는 결과를 받았다.
지금까지 대륜 산업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사용해 생산한 것만 돈을 주면 된다.
“그렇다면 이선수 회장이 우리 삼두 전자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것 같으냐?”
“…….”
이건 이민욱 부회장도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핸드폰은 삼두 전자가 무조건 이긴다.
그럴 만한 저력이 있어서였다.
특허 기술 이슈만 없었다면 그냥 코웃음치며 넘어갔을 것이다.
“이선수 회장이… 그냥 그런 제안을 했을 리가 없을 것이 분명한데…….”
이환건 회장의 말처럼 이민욱 부회장도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것에서도 드림 전자의 DN-1이 삼두 전자의 S-ONE을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이선수의 행동을 보면 절대 이기지 못할 싸움에 나서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설혹, 이길 수 없는 상황이라 해도 어디선가 그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왔다.
“만약에 우리 삼두 전자가 경쟁에서 진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
평소의 이환건 회장이었다면 만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선수가 상대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만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미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다.
“첫 번째 싸움일 뿐입니다. 이선수 회장이 유리한 싸움터를 만들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삼두 그룹입니다. 다시는 그런 싸움터를 만들지 않게 할 자신이 있습니다.”
이환건 회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래야지.”
한 번 졌다고 해서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민욱 부회장은 앞으로 삼두 그룹을 이끌어 나갈 사람이었다.
“그래도 방심하지 말고 더 알아봐라. 이선수 회장이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알겠습니다. 회장님.”
이환건 회장이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는 중이었다.
이선수를 상대로 조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 *
“국장! 이 기사 정말 써도 되는 거요?”
“내가 말했잖아. 기사에는 아군 적군이 없어! 팩트만 있지.”
전시훈 편집장에게 설득당해 온 김기택 기자는 불안했다.
“그래도 이건 좀…….”
“왜? 최대 투자자가 드림 그룹이라서?”
“그렇지 않아요?”
김기택 기자가 기획하는 기사가 있다.
대기업이 단가 후려치기와 접대를 받으면서 특정 기업의 납품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라이 김 기자가 이런 것도 신경 써?”
“다른 곳도 아니고… 100억이나 투자한 곳인데.”
“한순간에 직장 또 잃을까 봐?”
“그것도 그렇고… 국장이…….”
이제는 국장이 된 전시훈이 피식 웃었다.
“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다들 잘 들어!”
전시훈 국장이 소리치자 각자 할 일을 하고 있던 기자들이 일제히 그를 바라봤다.
그 숫자는 무려 30명이나 됐다.
“그 어떤 외압도 내가 다 막아 준다. 너희들은 팩트에 기반한 기사만 쓰면 된다. 명심해! 팩트 체크가 가장 중요해. 나중에 잘못된 기사였습니다. 그렇게 사과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돼!”
전시훈 국장의 말을 들은 기자들도 웃었다.
이들 대부분은 사실을 알리려 하다가 좌천되고 해고된 기자였다.
어떻게 보면 말 안 듣는 문제 기자들이다.
그런 기자들만 모았다.
“그런데 국장! 기사는 언제 나가는 거요?”
“곧 나갈 거야. 저기서 당신들 기사 내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안 보여?”
100억 원을 투자받아.
50억 원에 5층짜리 건물을 샀다.
그리고 이곳에는 기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기자만 있다고 언론사가 유지되지 않는다.
회계, 인사, 총무 등 보조해 줄 이들도 필요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이들.
드림 텔레콤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었다.
“우리는 NEVER다.”
우연인지 몰라도 전시훈 국장은 언론사 이름을 NEVER로 지었다.
“절대 언론인으로서의 원칙을 어기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마라. 곧 너희들이 취재한 기사가 대한민국 국민 수백만 명에게 보여질 거다.”
전시훈 국장의 설득에 모인 기자들은 사실 반신반의했다.
전시훈 국장은 믿는다.
선배이자 정직한 언론인이니까.
하지만 기사를 핸드폰으로 본다는 것은 믿기 힘든 사실이었다.
“오 기자가 좋아하는 스포츠 뉴스도…….”
사실 자극적인 뉴스 이외에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야구나 축구라면 어떨까?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뉴스가 항상 기다려질 것이다.
이런 뉴스에 사회나 경제까지 같이 볼 수 있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전시훈 국장이 내린 결론이었다.
“자! 취재나 열심히 해. 광고 많이 들어오게.”
100억 원만 가지고 언론사를 운영할 수는 없다.
광고가 있어야 했다.
물론, 드림 그룹 광고가 우선이다.
어쩔 수 없이 드림 그룹 광고를 먼저 받을 수밖에 없다.
다른 곳에서는 아직 인터넷 언론사라는 것을 모르니까.
그리고 몇 년 뒤에는 언론사가 아닌 거대 포털 사이트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 *
“하하. NEVER이라…….”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 최대 포털 사이트의 명칭을 전시훈 국장이 먼저 가져왔다.
현재 그 어디도 NEVER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
알고 그랬을 리가 없다.
“기분이 좋으신가 봅니다. 회장님.”
“출발이 좋은 것 같아서요.”
“그래도 언론사 하나로 될까요?”
“안 되죠. 그래서 드림 텔레콤에서 여러 가지 기획을 하는 것 아닙니까.”
인더 월드.
나중에는 싸이 월드로 유명해질 인터넷 카페.
드림 텔레콤은 인터넷 카페도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1년이나 빠른 것이다.
“대중 가요는 물론, 친구끼리 선물도 주고 받을 수 있는 그런 인터넷 카페…….”
김성웅 사장은 조금 불안했다.
이선수가 진행시킨 일이지만, 아직 인터넷이라는 것을 제대로 모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DN-1 출시 발표는 삼두 전자와 협의 끝났나요?”
“다음 주 같은 날에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이민욱 부회장과 협상한 대로 받을 돈은 다 받았다.
대륜 산업 인수에 들어간 돈은 물론, 생산비용과 연구비용까지 다 확보할 수 있었다.
공짜로 대륜 산업을 인수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니.
그것보다 더한 이익이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평안함도 얻었으니까.
“지금쯤 삼두 그룹도 알았겠네요.”
“네. 회장님.”
DN-1 핸드폰 출시 발표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핸드폰 스펙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듯 발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드림 텔레콤과 함께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동시에 발표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동안 보안으로 철저하게 숨겨 왔던 것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더 보고할 것은 없죠?”
김성웅 사장은 씨익 웃었다.
“없습니다. 회장님.”
퇴근 시간이 5분 남은 것으로 확인해서였다.
“5분 먼저 퇴근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최근 이선수는 아무리 늦어도 7시까지만 회사에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출장이나 저녁 약속이 아니라면 무조건 양재동 집으로 퇴근했다.
“나중에 뭐라 하지 마세요.”
“절대 안 합니다. 보기 좋으십니다.”
이기자와 이정은 그리고 이정우가 같이 살게 되면서 이선수가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알 수 없는 아슬아슬한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던 이선수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행복을 찾은 것 같았다.
“그런데 회장님.”
이선수는 옷을 챙겨 입다가 김성웅을 쳐다봤다.
“네.”
“살이 좀 찌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재킷이 꽉 끼는 것 같았다.
힘을 주면 터질지도.
“하하. 저녁을 너무 잘 먹어서 그런 것 같네요.”
거의 하루 한 끼 아니면 두 끼만 먹었다.
그것도 배만 채우면 된다는 느낌으로.
하지만 이제는 출근 전에 꼭 밥을 먹고 점심은 어쩔 수 없이 먹는다.
저녁은 진수성찬이고.
“보기 좋으십니다.”
“살찐 것이요?”
“하하. 그것도 그렇습니다. 옷 새로 맞추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살 빼야겠네.
일단 밥부터 먹고.
* * *
“이거였나?”
이민욱 부회장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드림 전자에서 내놓은 DN-1은 솔직하게 카메라 빼놓고는 삼두 전자의 S-ONE보다 나은 것이 없었다.
크기도 그렇고 터치 반응하는 앱 속도도 그랬다.
오히려 앱의 반응 속도는 삼두 전자의 S-ONE이 뛰어났다.
“3G!”
3G 인터넷으로 가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금일 줄은 몰랐다.
아무리 빨라도 1999년 초중반이어야 했다.
그렇게 보고 받았고 다들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하하. 그냥 한 방이 아니었어.”
삼두 전자의 S-ONE은 CDMA방식이다.
그러니까 2G다.
물론, 2G라고 해서 문자나 사진 전송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속도와 용량 문제다.
“인더 월드…….”
이건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시대를 앞서나가는 그런 기획이라고.
3G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으니 가능한 것이기는 했다.
“왜 이런 것을…….”
정말 감쪽같이 모르고 있었다.
뭐 통신 회사를 다 팔아 버렸으니 그쪽에는 신경도 안 썼지만.
드림 텔레콤 가입자라면 누구나 개설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
일정한 요금만 지불하면 음원을 내려받아 카페 배경 음악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카페 덕분에 DN-1의 카메라 기능이 돋보이게 됐다.
DN-1으로 찍은 사진을 카페에 올릴 수 있다.
요금을 더 내면 용량도 커진다.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이런 것이…….”
이민욱 부회장은 부러웠다.
드림 텔레콤에 유능한 직원이 많은 것 같았다.
사실은 이선수가 아이디어를 주고 개발한 것인데.
또…….
졌다.
그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액정 터치 핸드폰이긴 하지만, 누가 2G 핸드폰을 살까.
드림 텔레콤과 서비스를 연계할 수 없는데.
그렇다고 지금 와서 드림 텔레콤처럼 개발할 수도 없었다.
“하하하하.”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 뒤 신형 핸드폰 출시다.
해 봤자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는 빤히 보였다.
“후우.”
이민욱 부회장은 이렇게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승부에서 진 것은 진 것이다.
이번 일로 손해 본 돈만 해도 엄청났다.
2천억 원 가까이 된다.
출시와 동시에 판매하려고 만든 S-ONE 역시 판매하지 못하니까.
이민욱 부회장은 핸드폰을 들었다.
딴. 따다단. 따다단. 단. 딴딴.
클래식 음악 소리가 들렸다.
“벌써 적용한 것인가?”
의도하지 않게 음악 감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네. 이선수입니다.]“나. 이민욱이오.”
[어쩐 일로?]다 알면서.
이민욱 부회장은 시계를 봤다.
딱, 6시였다.
어지간한 그룹 회장치고 6시 정각에 퇴근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신형 핸드폰 출시를 일주일 남겨 둔 시점이다.
“오늘 저녁이나 같이합시다. 패배를 인정하지요.”
무조건 이선수를 만나야 했다.
[아! 이거 미안한데… 퇴근해서 저녁 먹으러 가는 중이라서요.]“…….”
대부분 패배 인정한다고 하면 있던 약속도 취소하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패배 인정한다고 한 것인데.
“퇴근이 참 빠르십니다. 이선수 회장.”
[하하. 네. 어쩔 수 없습니다. 저녁 약속은 당분간 어렵고… 점심은 어떤지?]왜인지 누군가에게 진 것 같은 기분이 든 이민욱 부회장이었다.
그래도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야지.
“내일 점심에 봅시다.”
[그러죠. 그 호텔에서 볼까요?]“준비하겠소.”
호텔부터 식사까지 다 준비하라는 말처럼 들렸다.
[내일 봅시다. 이민욱 부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