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27)
꿈꾸는 재벌 127화(127/249)
127.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제프 베조니와의 자선 파티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자선 파티에서 인맥을 더 쌓을 수도 있었다.
제프 베조니가 그런 의도로 나를 자선 파티에 초대한 것쯤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인맥보다 이정석 선배가 더 중요했다.
이정석 선배와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위성 전화기나 국제 전화로만 통화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로 가느냐.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가느냐.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 * *
“회장님, 남아공은 준비를 철저히 하고 가야 합니다.”
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임강민 대표가 반대했다.
“아직도 이정석 선배와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요.”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에 이정석 선배가 연락하면 나에게 전화하라고 지시해 놨다.
하지만 전화가 오지 않았다.
“원래 남아공은 연락이 쉽지 않습니다. 이삼 일에 한 번씩 연락 왔다고 하지 않습니까.”
드림 컴퍼니 담당 직원이 그렇게 말했다.
오늘쯤 연락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꿈이 맞다면 이정석 선배는 연락할 수가 없다.
“하루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동안 제가 남아공에 준비해 놓겠습니다.”
“뭐를요?”
임강민 대표는 내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남아공은 아직도 정치나 사회가 혼란스러운 나라입니다. 인종차별도 있습니다. 특히나 아시아계는 더 위험합니다.”
“그러니까요. 그 위험한 곳을 선배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다.
하지만 굳이 다이아몬드 광산이 아니더라도 돈은 충분히 벌고 있었다.
“제대로 아는 직원도 없으니…….”
드림 컴퍼니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 다이아몬드 광산에 관해 제대로 아는 직원은 없었다.
선배가 다이아몬드 광산 프로젝트를 진행한 직원과 함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갔기 때문이었다.
“회장님께서 이정석 대표를 걱정하시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회장님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하루만 기다려 주십시오.”
임강민 대표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릴 수는 없었다.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이정석 선배에게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며 하루를 초조하게 보냈다.
* * *
결국 이정석 선배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가장 빠르게 가는 방법을 준비했다.
돈은 얼마가 들든 상관없었다.
역시 미국이었다.
전용기도 2배를 준다고 하니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대여할 수 있었다.
대여한 전용기를 타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수도 케이프타운으로 날아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수도가 3개이다.
내가 가는 곳인 케이프타운은 대부분 들어봤을 것이다.
이곳은 입법 수도다.
그리고 행정 수도 프리토리아와 사법 수도 볼룸폴테인이 있다.
케이프타운에 도착하자 나와 임강민 대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 * *
“충성!”
한국어로 나를 향해 경례하는 이들.
그리고 뒤에서 이 모습을 웃기다는 듯 지켜보는 백인 남자들까지.
“이 사람들 누구죠?”
내 질문에 임강민 대표가 말했다.
“슈퍼 가드 해외 파견 요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용병이고요.”
슈퍼 가드에서 민간군사 기업에 직원도 파견하는 것을 알고 있기는 했다.
“강 팀장.”
“네. 대표님.”
경례를 했던 남자 중 한 명이 다가왔다.
“실력은 최고입니다. 인사드려.”
“강민호입니다. 콜 사인은 네버 원입니다.”
“아. 네. 이선수입니다.”
네버 원은 무슨 의미일까?
그런 생각을 할 때 임강민 대표가 말했다.
“어떤 임무든 죽지 않고 완수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입니다. 강 팀장 팀이 꽤 유명합니다.”
강민호를 비롯해 5명이 더 있었다.
그리고 백인 용병이 10명 정도 있었다.
“운이 좋게도 강 팀장이 아프리카에 있었습니다.”
든든하네.
“숙소로 모시겠습니다.”
세단 같은 것은 없었다.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고 어느 지형이든 갈 수 있는 지프가 있었다.
강민호 팀장의 안내에 따라 차를 타고 움직였다.
* * *
숙소는 호텔이 아니었다.
마당이 있는 주택이었다.
주택 문은 철문이었다. 철문 앞에 흑인이 총을 들고 경비를 서고 있었다.
철문을 지나 진짜 주택 앞에 지프가 섰다.
그리고 주택 안으로 들어가자 왜 호텔이 아닌 이곳에 숙소를 잡았는지 알 것 같았다.
군용 장비와 무기가 여기저기 보였다.
그리고 공항에 마중 온 이들이 전부가 아니었다.
흑인과 백인이 더 있었다.
나는 임강민 대표에게 말했다.
“이걸 하루 만에 다 준비했어요?”
“회장님에게 배운 대로 한 것뿐입니다.”
“내게서요?”
“네. 돈이면 어지간한 것은 다 되더군요.”
임강민 대표는 슈퍼 가드에서 운영할 수 있는 돈을 최대한 사용했다.
이선수가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곳이 슈퍼 가드다.
전권을 임강민 대표와 김성웅 사장이 행사할 수 있었다.
“회장님,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브리핑을 하겠습니다.”
강민호 팀장이었다.
“상황이요?”
“네. 임 대표님 지시로 베이스 기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이정석 대표에 관해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그래요? 알았어요.”
강민호 팀장이 앞장섰다.
거실을 지나 큰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벽면에 여러 장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 중입니다. 현재 확보한 정보를 브리핑하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석 대표는 칼 조네프라는 중개인에게 사기를 당한 것 같습니다.”
강민호 팀장이 가리킨 사진의 남자는 백인이었다.
“사기요?”
“네. 칼 조네프는 다이아몬드 광산의 채굴권을 중개해 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해 돈을 갈취하는 수법으로 몇 번의 사기를 실행했습니다.”
머리가 아프네.
선배 왜 사기에 걸려서.
“최근 외국계 동양인으로 보이는 남자들과 칼 조네프가 자주 어울렸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현재 칼 조네프를 수배 중입니다.”
나는 칼 조네프 사진 옆의 다른 사진을 가리켰다.
“옆에 있는 남자는요?”
“예리 보디라. 남아공의 광산 채굴권을 결정하는 국장급 인물입니다. 예리 보디라는 서류를 교묘하게 위조해 중개인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직접 서류를 위조하는 것이다.
“다른 사진들은요?”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사기 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조사 중입니다.”
“그래서 이정석 선배는 어디 있는지 알아냈나요?”
“아직입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시면 이정석 대표가 어디 있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단지…….”
강민호 팀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불안한데.
“단지 뭐요? 말해요.”
“가끔 투자자를 현지 광산으로 유인해 사고사로 위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이정석 선배가 죽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했다.
꿈에서 인질이라고 했으니까.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락해 주시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습니다.”
허락이 필요한 수단과 방법이라.
아무래도 불법적인 일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이정석 선배가 인질로 잡히기 전에 만나야 했다.
“그렇게 해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임강민 대표가 내 옆으로 왔다.
“회장님, 이제 쉬시면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알았어요.”
나는 강민호 팀장이 안내하는 방으로 갔다.
임강민 대표도 함께.
* * *
임강민 대표와 둘만 남았다.
“임 대표님.”
“네. 회장님.”
“지금까지는 슈퍼 가드에 관해 아무런 것도 묻지 않았는데요.”
임강민 대표가 미소 지었다.
“뭐든지 물어보시면 됩니다. 회장님.”
“강민호 팀장 같은 직원이 많나요?”
“생각보다 많습니다. 강민호 팀장은 안기부 해외 파트 출신입니다.”
슈퍼 가드가 안기부와 군 출신들을 직원으로 뽑았다는 것이 기억났다.
김성웅 사장이 안기부를 나오면서 더 확장한 것도.
“우리 팀이야 그렇다 해도 용병 고용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죠?”
“긴급 건에다가 실력 있는 이들로 고용해야 해서 한 명당 10만 달러씩 주기로 했습니다.”
비싸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목숨까지 걸어야 했다.
“그렇군요. 그럼 돈만 있으면 용병을 얼마든지 더 구할 수 있나요?”
임강민 대표는 고개를 갸웃했다.
“가능합니다만… 지금도 충분합니다. 강 팀장 팀 이외에도 2개 팀과 1개 지원팀이 있습니다. 정규군 2개 중대 이상의 능력입니다.”
“그래도요.”
“바로 구할 수는 없습니다. 임무가 없는 용병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근처에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다른 지역에서 공수해 와야 합니다. 돈이 조금 더 듭니다.”
“그럼 바로 고용 가능한 용병 팀을 더 알아봐 줘요.”
“왜 그러시는지.”
나는 누가 이정석 선배를 납치했든 간에 압도적인 무력을 그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만약의 경우 이정석 선배를 구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용병이 더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 해서요. 잘못된 선택을 하면 선배를 납치한 이들도 무사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요.”
임강민 대표는 이선수가 어떤 생각인지 이해했다.
“알겠습니다. 용병 팀을 더 수배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지 군벌도 고용하겠습니다.”
“현지 군벌이요?”
“네. 아직 남아공은 지역 부족 색이 강합니다. 부족이 모여 군벌처럼 행동하는 곳도 있습니다.”솔직하게 내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다는 것.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것.
인구의 5% 정도뿐인 백인이 지도층으로 자리 잡고 있으면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는 것.
1994년에 그 유명한 넬슨 만델라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다는 것 정도다.
지금도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고.
“현지 군벌이 남아공 정부군보다 낫나요?”
“아무래도 정부군이 더 낫기는 합니다. 무장 상태가 다르니까요. 하지만 정부군은 말 그대로 정부군입니다. 정부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허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떨어지게 하면 된다.
하지만 명분이 필요하겠지.
“정부군은 내가 한번 알아보죠.”
“회장님께서요?”
“네.”
“한국 대사관을 통해서 알아보실 생각이십니까?”
임강민 대표의 표정이 안 좋았다.
왜 저런지 알 것 같았다.
“아니요. 가장 우호적인 곳에 도움을 청해야죠.”
이제 곧 총리가 되는 푸틴에게.
“싱가포르인가요?”
이 양반이 은근 둔하네.
“러시아요.”
“아! 러시아라면 남아공 정부도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푸틴에게 연락해 봐야겠네요.”
“알겠습니다.”
임강민 대표가 위성 전화기를 가지러 갔다.
* * *
생각보다 많이 피곤했다.
긴장해서 그런 것 같았다.
침대에 걸터앉으니 눕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누웠다.
그리고.
* * *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다이아몬드는 물론, 희토류까지 매장되어 있는…….]TV 뉴스인가?
다큐인가?
“아! 정말 아까워. 사기만 안 당했어도 저 광산 우리 건데.”
이정석 선배다.
“아깝기는 뭐가 아까워요. 죽을 뻔한 것 생각 안 해요?”
“사실 그게 나 때문인가? 사기꾼 새끼들 때문에 그런 거지.”
“앞으로는 그런 브로커 끼고 일하지 마요.”
“알았어. 그놈도 속았다고 했잖아.”
“그러니까요.”
“그때 나 납치한 벤다족은 잘 있으려나?”
“선배는 그놈들 걱정해요?”
“줄루족도 사기 당해서 그런 거잖아. 임금도 못 받고…….”
“그 임금 내가 줬잖아요. 사기 당한 돈도 못 찾고.”
이정석 선배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미안하다. 미안해. 그래도 50억 달러는 되찾았잖아.”
“5억 달러 날린 것은요?”
“아! 희토류 광산… 저거 확보하면 드림 반도체에 도움 되지 않아?”
말 돌리는 것 같았다.
“당연히 되죠.”
“그러니까 아깝다고… 그냥 포기하지 말고 개발권 받을 것을 그랬나 봐.”
“그때는 다이아몬드만 생각해서 그랬잖아요. 미련은 끊는 것이 낫습니다.”
“그래야겠지. 그래도 아깝다.”
아깝지.
아까우니까 다르게 협상해야 할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아기는 언제…….”
아기?
조금만 더 보여 줘.
잠이 깨려는 것 같았다.
젠장.
* * *
“아기가 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러자 문이 벌컥 열리며 임강민 대표와 강민호 팀장이 들어왔다.
두 사람 모두 권총을 손에 들고 있었다.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네. 꿈을 꿨나 봐요.”
꿈을 꿨다는 내 말에 임강민 대표와 강민호 팀장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꿈 때문은 아닌 것 같기도 했다.
“회장님… 조금 전에 강 팀장이 알아낸 사실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민호 팀장이 같이 있었던 것 같았다.
“뭔가요?”
강민호 팀장이 말했다.
“이정석 대표가 어느 지역으로 갔는지 알아냈습니다.”
“어느 지역인데요?”
“벤다족이 있는 지역입니다.”
꿈에서 이정석 선배가 말했던 부족이다.
“그리고 그쪽 다이아몬드 광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문제인데요?”
“칼 조네프가 이정석 대표에게만 사기 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다이아몬드 광산을 팔았습니다.”
아직 이정석 선배가 인질로 잡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순간 갈등했다.
이정석 선배가 인질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흠칫.
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당장 벤다족 지역에 팀 보내서 이정석 선배 데려와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강민호 팀장이 뛰어나갔다.
* * *
벤다족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북부에 있는 소수민족이다.
차로 움직여도 최소 5시간 이상 걸린다나?
헬기를 구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강민호 팀장 팀이 자동차로 움직였다.
그래도 헬기는 계속 구했다.
헬기가 준비되면 다른 팀이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쓸만한 헬기는 없었다.
그리고 7시간 뒤 강민호 팀장에게 위성 전화로 연락이 왔다.
이정석 선배와 드림 컴퍼니 직원들이 감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