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35)
꿈꾸는 재벌 135화(135/249)
135. 예상밖의 입찰 결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지금 김우정 회장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새로 임명된 박찬우 경제수석이 만나자고 해서 만나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태평 중공업을 매각하는데 우선 협상 대상자로 빅파이 컴퍼니를 선정하라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너무 당당한 박찬우 경제수석의 요구에 어이가 없었다.
“태평 중공업을 억지로 매각해야 하는 것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데… 인수 대상까지 선정해 준다? 하하.”
“태평 그룹에도 나쁜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이것 보세요. 박 경제수석! 나쁘고 좋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부가 너무 태평 그룹에 감 놔라 대추 놔라 간섭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까?”
김우정 회장이 화를 내도 박찬우 경제수석은 담담하게 반응했다.
“그럼 간섭하지 않도록 경영하시지 그러셨습니까.”
김우정 회장의 얼굴이 붉어졌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태평 그룹은 방만한 경영으로 재무 구조가 좋지 않습니다.”
“그건 보는 시선에 따라 다른 거요. 지금은 공격적으로 확장해야 하는 것이 맞아요. 더 몸을 사리면 힘들어집니다.”
“공격적으로 확장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확장해야죠. 재정 안정성이 떨어질 정도로 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건 곧 나아질 거요.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해서 이익을 높일 수 있소.”
김우정 회장이 정부에 몇 번이나 주장한 것이었다.
IMF를 빨리 벗어나려면 더 공격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고.
수출을 많이 해서 달러를 많이 공급하는 것이다.
“정부에서 조금만 도움을 주면 IMF를 조기 종식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오. 박 경제수석.”
“김 회장님… 미안합니다. 정부의 생각은 다릅니다.”
“정부가 아닌 일부 경제 관료들의 생각이지 않소.”
“그렇다 해도 이미 정책은 결정됐습니다. 따르지 않겠다면 정부도 어쩔 수 없습니다.”
김우정 회장은 입술을 깨물었다.
정부가 마음먹고 태평 그룹을 털기 시작하면 문제가 더 커진다.
사업을 늘리기 위해 계열사 간 채무 보증을 하면서 돈을 많이 끌어다 쓴 것은 사실이니까.
그렇다고 정부 뜻대로 모든 것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알았소. 태평 중공업을 매각하겠소.”
“잘 생각하셨습니다.”
“하지만 우선 협상 대상자로 빅파이 컴퍼니를 선정하지는 않을 거요.”
박찬우 경제수석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말입니까?”
“말 그대로 태평 중공업을 매각하지만, 빅파이 컴퍼니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지 않겠다는 거요.”
“지금 태평 중공업을 매각하라고 했다고 해서 이렇게 나오시는 겁니까?”
김우정 회장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것도 있소. 하지만 대현 그룹에서 먼저 인수하겠다고 했으니 빅파이 컴퍼니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할 수는 없소.”
박찬우 경제수석은 대현 그룹이 김우정 회장과 만난 것을 몰랐다.
“대현 그룹에서 태평 중공업을 인수하겠다고 한 것이 사실입니까?”
“내가 거짓말이라도 한다고 생각하는 거요?”
“그건 아니지만…….”
박찬우 경제수석은 난감했다.
또 이선수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될 것 같아서였다.
“그래도 대현 그룹보다는 빅파이 컴퍼니가 더 나은 선택일 겁니다.”
김우정 회장은 피식 웃었다.
“그건 박 경제수석 당신이나 정부가 판단할 일이 아니오. 대현 그룹이 인수한다 해도 지금은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소.”
김우정 회장의 말대로였다.
정부는 태평 중공업을 매각하라고 압박할 수는 있어도 누구에게 매각하라고 결정할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선수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정부 정책대로 태평 중공업은 매각하겠소. 하지만 경쟁 입찰로 할 거요. 빅파이 컴퍼니가 인수하든 대현 그룹이 인수하든 그건 더 좋은 입찰 가격을 제시한 곳이 되겠지.”
이왕 이렇게 된 것 김우정 회장은 좋은 가격에 태평 중공업을 매각하고 싶었다.
빅파이 컴퍼니와 대현 그룹이 탐내하면서 경쟁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었다.
“그럼 일어나리다.”
김우정 회장은 더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일어나 나갔다.
* * *
박찬우 경제수석으로부터 또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태평 그룹 김우정 회장을 만난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박찬우 경제수석을 만나지 않았다.
결과만 알면 되니까.
결국, 김성웅 사장이 전화 통화로 결과를 들었다.
“박찬우 경제수석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회장님.”
“뭐, 솔직하게 큰 기대는 안 했어요.”
내가 기대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정부가 주도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대현 그룹과 삼두 그룹이 손을 잡고 빅딜을 한다고 세상에 알렸다.
정부 정책의 가이드라인을 교묘하게 지키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태평 그룹은 태평 중공업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하나요?”
태평 그룹도 기본적인 정부 정책을 따라야 하니 아닐 것 같지만, 확실하게 확인해야 했다.
“매각은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선 협상자 방식이 아닌 공개 경쟁 입찰입니다. 태평 김우정 회장과 대현 그룹이 접촉한 것 같습니다.”
“대현 그룹 입장이라면 그렇게 해야겠죠.”
이왕 하는 것 경쟁 상대가 없는 것이 낫다.
빅파이 컴퍼니가 기반 시설 없이 경쟁자가 되려면 최소 1년은 걸릴 것이다.
조금 더 길어질지도 모르고.
“나름대로 준비해야겠네요.”
결국은 남에게 기대지 않고 직접 해야 한다.
정부가 약속했다 해도.
“알겠습니다. 태평 그룹과 접촉해 태평 중공업 매각 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세요.”
승자는 대현 그룹이 아닌 내가 될 것이다.
왜 그렇게 자신하느냐.
계획이 다 있다.
* * *
“왜 끼어들어서는 일을 어렵게 만드는 거야!”
대현 그룹 정주헌 사장은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박찬우 경제수석이 김우정 회장을 만나는 바람에 태평 중공업 인수가 어려워졌다.
그냥 뒀으면 싸게 가져올 수 있었는데.
“빅파이 컴퍼니는 무조건 입찰할 테고…….”
다른 그룹이 태평 중공업을 인수하려 할 리는 없었다.
이익이 안 되니까.
“문제는 입찰 가격인데.”
빅파이 컴퍼니가 29조 원이나 되는 자금을 보유한 것을 모를 수 없었다.
경쟁 상대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니까.
“그냥 포기하는 것이 나을까?”
어차피 돈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태평 중공업을 3천억 원 이상 되는 돈을 주고 인수할 수도 없었다.
태평 중공업이 갚아야 할 채무가 7천억 원 이상 되기 때문이었다.
이자에 이자가 붙어서 채무가 늘어난 상황이었다.
“그냥 포기할 수는 없지.”
정주헌 사장은 비릿한 표정으로 웃었다.
빅파이 컴퍼니가 최대한 많은 돈을 사용하게 할 생각이었다.
* * *
태평 중공업 매각일이 결정됐다.
그리고 매각 조건도.
매각 조건은 여러 가지 평가를 합친 점수가 가장 높은 곳에 한다는 것이었다.
입찰 가격이 50점.
경영 전략이 30점.
태평 그룹 경영진 평가 20점.
합쳐서 100점이었다.
빅파이 컴퍼니도 대현 그룹도 입찰 서류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 * *
“믿을 만한 정보입니다. 회장님.”
김성웅 사장이 대현 그룹의 입찰 가격을 알아냈다.
“7천억이면 간당간당하네요.”
“그렇습니다.”
태평 중공업을 평가했을 때 최대 투자 금액은 7천억 원이었다.
적정 투자 금액은 3천억 원.
4천억 원 정도는 기존 시설을 새로 만드는 것과 비슷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시간까지 계산한 금액이었다.
“대현 그룹은 우리가 필요한 것을 파악한 것 같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대현 그룹이다 싶었다.
정확하게 분석했다.
“아무래도 안전하게 입찰하려면 5백억 정도는 더 써야 하지 않을까요?”
7천 5백억.
“대현 그룹이 이것 역시 예상하고 있다면요?”
“…….”
김성웅 사장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할 말이 있기는 했어도 자신이 결정할 일이 아니어서였다.
“대현 그룹이 아예 생각하지도 못한 금액을 쓰면 될까요?”
김성웅 사장이 하고 싶은 말이었다.
“얼마나…….”
“1조 원을 쓰면 어떨까요?”
“무조건 이길 수 있습니다.”
태평 중공업의 가치가 2조 원 가까이 되어 버린다.
현재 실질적인 가치는 3천억 원 정도인데.
“대현 그룹이 무리한다 해도 8천억 이상은 쓸 수 없을 겁니다.”
“그렇겠죠.”
“네. 회장님.”
“좋아요. 입찰 서류에 금액은 제가 직접 써서 내는 것으로 하죠.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는 없으니까요.”
김성웅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것이 낫겠습니다. 아무래도 보안은 철저할수록 좋으니까요.”
“그럼 입찰은 제게 맡기시고 싱가포르에 좀 다녀오세요.”
“싱가포르에요?”
“네. 드림 건설 고정민 사장과 해외사업부 강만호 이사와 같이요.”
“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건설 때문이군요.”
“그것도 있고요. 이정석 선배도 좀 살펴봐 줬으면 해서요.”
전화 통화는 거의 매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화 통화만으로 이정석 선배가 괜찮은지 다 알 수가 없다.
직접 만나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김성웅 사장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이정석 선배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 알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이정석 대표 잘 살펴보겠습니다.”
“부탁 좀 할게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서 좀 바쁠 겁니다.
* * *
태평 중공업 입찰일이 됐다.
태평 그룹 본사 대회의실에서 한다.
입찰 신청은 예상대로 빅파이 컴퍼니와 대현 그룹만 했다.
그리고 빅파이 컴퍼니의 첫 번째 빅딜이어서 그런지 엘아이 그룹 고한평 회장과 선견 그룹 최현종 회장도 참석했다.
“이 회장, 무조건 이기겠지?”
최현종 회장의 말에 고한평 회장이 무심한 것처럼 한마디 툭 던졌다.
“알아서 할 것을 왜 묻고 그러시오.”
“그러는 고 회장은 여기 왜 온 거요. 이 회장이 알아서 하게 놔두지.”
이러다가 싸우겠네.
“두 분 그냥 보고 계실 생각이 아니시면 가 주세요. 방해됩니다.”
“…….”
“…….”
고한평 회장과 최현종 회장이 서로 쳐다보며 입을 다물었다.
그때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지금부터 태평 중공업 입찰을 시작하겠습니다. 입찰 서류를 준비해 주십시오.]태평 그룹 김우정 회장과 임원진이 들어와 심사위원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대현 그룹 정주헌 사장과 직원들이 들어왔다.
마치 주인공처럼 마지막에 들어온 건가?
[입찰 회사 참석 여부를 확인하겠습니다. 빅파이 컴퍼니 왔습니까?]내가 손을 들었다.
[확인했습니다. 대현 그룹 왔습니까?]정주헌 사장이 손을 들었다.
[확인했습니다. 1차 서류 제출을 시작하겠습니다.]1차는 입찰 가격이 적힌 서류다.
[빅파이 컴퍼니부터 제출하십시오.]봉인된 서류 봉투를 들고 일어나 심사위원단에 앉은 김우정 회장에게 직접 줬다.
김우정 회장은 살짝 고개만 끄덕이며 아는 척을 했다.
대현 그룹도 직원이 아닌 정주헌 사장이 직접 서류를 김우정 회장에게 줬다.
[1차 서류를 확인하겠습니다.]김우정 회장이 봉인된 서류 봉투를 열었다.
대현 그룹 것이 먼저였다.
그리고 김우정 회장이 놀란 눈으로 정주헌 사장을 봤다.
하지만 곧 평정심을 되찾은 듯한 표정으로 내가 제출한 서류의 봉인을 뜯었다.
“응?”
깜짝 놀랐겠지.
그러니 저렇게 소리까지 내며 반응한 것이다.
김우정 회장이 나를 보며 눈빛으로 묻는다.
‘진짜 이 금액이 맞느냐고.’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여 줬다.
아쉬운 표정을 짓는 김우정 회장이었다.
[1차 서류 확인이 끝났습니다. 2차 서류 제출해 주십시오. 서류 제출 후 경영 전략 발표가 있겠습니다.]30점이 달린 경영 전략은 직접 발표하게 되어 있었다.
내가 일어나지 않자 정주헌 사장이 먼저 서류를 제출했다.
[빅파이 컴퍼니 2차 서류 제출해 주십시오.]진행자의 닦달에 일어나 서류를 제출했다.
또 김우정 회장이 먼저 서류를 확인했다.
서류를 확인한 김우정 회장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진행자를 불렀다.
진행자가 다가오자 김우정 회장은 귓속말로 무언가를 말한 다음 종이를 하나 줬다.
종이를 받은 진행자는 다시 자리로 가서 마이크를 잡았다.
[험험. 먼저 1차 서류 결과를 말하겠습니다.]원래는 2차 경영 전략까지 다 들은 다음 시간을 가지고 결정하기로 했다.
나 때문에 바뀐 것이다.
[대현 그룹 점수는 50점입니다.]“뭐?”
정주헌 사장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대현 그룹이 50점일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진행자가 다시 말했다.
[대현 그룹 점수는 50점입니다.]정주헌 사장이 소리쳤다.
“그럼 빅파이 컴퍼니는 몇 점이야!”
진행자는 인상 쓰며 말했다.
[빅파이 컴퍼니는 25점입니다.]“말도 안 돼! 빅파이 컴퍼니가 얼마를 썼길래!”
정주헌 사장의 말에 진행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2천 5백억 원입니다.]“…….”
정주헌 사장의 얼굴이 볼 만했다.
넋이 나간 것 같았다.
[대현 그룹은 6천억 원을 썼습니다.]큭.
정주헌 사장은 내가 최소 7천억 원을 썼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았다.
미쳤냐?
비싸게 주고 사게?
[그리고 빅파이 컴퍼니는 2차 서류를 백지로 제출했습니다.]정주헌 사장은 물론, 모두가 나를 쳐다봤다.
내 옆에 있는 고한평 회장과 최현종 회장은 더 심하게 봤다.
묻고 싶은 말이 많겠지.
[태평 중공업은 대현 그룹이 인수하게 됐음을 말씀드립니다.]진행자의 말에 정주헌 사장은 소리쳤다.
“아니야. 이건 사기야!”
나는 일어나서 정주헌 사장에게 말했다.
“축하합니다. 6천억 원이나 주고 태평 중공업을 인수하시게 됐네요.”
“…….”
인수 포기 같은 것은 하지 못할 것이다.
체면도 있지만, 정부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
“그럼 나중에 다시 보죠.”
나는 입찰장을 나섰다.
“이 회장!”
“최 회장, 다른 곳에서 물어보자고.”
최현종 회장과 고한평 회장이 급하게 따라나왔다.
입찰에 같이 참석한 빅파이 컴퍼니 직원과 드림 그룹 직원들도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따라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