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50)
꿈꾸는 재벌 150화(150/249)
150. 역시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다
“생각보다 오래 걸린 것 같네요.”
내가 이민욱 부회장을 만나자마자 한 말이었다.
“쉽게 쌍웅 자동차를 넘길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온갖 기업에게 쌍웅 자동차 인수를 타진한 겁니까?”
이건 알려질 수밖에 없다.
유력한 기업 한두 곳이 아닌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을 만한 기업이라면 모두 연락했으니까.
이런 것을 보면 쌍웅 자동차를 얼마나 내게 넘기고 싶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결론은 같았다.
이민욱 부회장은 지금 내 앞에 있으니까.
“아니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민욱 부회장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마치 모든 것을 통달한 스님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쌍웅 자동차 매각은 결정한 건가요?”
“그러니까 만나자고 한 것이겠지요.”
진짜 스님 만나는 것 같네.
“하지만 이선수 회장께서 제안하신 1백억 원에는 매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제안은 변하지 않습니다.”
강하게 나갔다.
반응이 어떻게 나오려나.
“이선수 회장께서는 쌍웅 자동차의 가치가 1백억 원밖에 안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다.
현재 가치는 1천억 원이 넘어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돈 주고 쌍웅 자동차를 인수할 생각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쌍웅 자동차의 가치는 떨어질 테니까.
“곧 1백억 원도 안 할 때가 오겠죠.”
“그렇겠죠. 하지만 안 파는 한이 있더라도 1백억 원에 쌍웅 자동차를 매각할 수는 없습니다.”
이민욱 부회장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었다.
쌍웅 자동차 매각이 끝나면 삼두 전자 사장으로 좌천된다.
그것만으로 후계자 자리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쌍웅 자동차 매각을 생각지도 못한 금액으로 한다면 그 평가가 조금은 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라면 왜 만나자고 한 겁니까?”
“쌍웅 자동차를 매각할 생각은 있으니까요.”
말장난하는 건가?
“분명 1백억 원에 인수할 의향이라고 말했습니다만?”
“이선수 회장의 생각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수 금액은 달라도 1백억 원보다 더 이익이 되는 조건이 있다면 어떨까요?”
무슨 말인가 싶었다.
1백억 원이 아닌 더 비싸게 인수하는 대신 이익이 되는 조건이 뭘까?
“먼저 쌍웅 자동차의 매각 금액은 1조 원입니다.”
이민욱 부회장이 미쳤나 싶었다.
현재 가치의 10배나 되는 금액을 부르다니.
“대신 드림 전자에 TV와 모니터 외주 생산을 드리겠습니다. 드림 전자가 자체 생산 가능한 제품도 가능합니다. 물량도 충분하게 배정하고요. 적어도 5년 안에 1조 원은 회수할 수 있을 겁니다.”
정말 놀랐다.
드림 전자에 TV와 모니터 제품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인지도나 품질에서 삼두 전자 그리고 엘아이 전자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품질 경영을 내세우는 삼두 전자에서 외주 생산을 주겠다는 것은.
“TV와 모니터 기술을 이전해 주겠다는 건가요?”
“설마요. 기술 이전은 쉽게 해 줄 수 없습니다. 다만 외주 생산하는 TV와 모니터의 품질이 삼두 전자의 제품과 똑같을 정도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건 기술 이전을 해 준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눈감고 아웅이다.
대외적으로는 삼두 전자가 드림 전자에 기술 이전을 해 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술 이전이나 다름없었다.
“말로만 하는 약속을 어떻게 믿죠?”
구미가 당기는 것은 사실이었다.
삼두 전자의 TV와 모니터 기술을 드림 전자가 얻는다면 드림 전자의 성장은 더 빨라질 것이다.
이것은 돈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쉽게 되는 것이 아니었다.
기술이란 시간과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할 수 있다.
1조 원의 가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저 이민욱입니다. 안 하면 안 했지. 약속한 것은 지킵니다.”
“이민욱 부회장인 것은 압니다. 하지만 말로 한 약속은 상황이 변하면 깨지는 경우가 많죠.”
이민욱 부회장은 이선수가 관심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 테니까.
“문서로 남기는 것은 어렵습니다. 약속은 반드시 지킵니다. 믿어 주시죠.”
“그 믿음은 문서가 가장 확실합니다.”
이민욱 부회장이 나를 빤히 쳐다봤다.
조금은 아쉬운 눈빛이었다. 이러다가는 시간만 더 끌 것 같았다.
아니면 쌍웅 자동차 인수가 틀어질 수도.
그렇게 되면 드림 전자의 기술 이전도 없어진다.
“후우. 그럼 다음에 다시…….”
이대로 끝낼 수는 없지.
“비밀 보장 계약서로 하죠. 비밀을 누설하면 1조 원을 배상하는 것으로 하고요.”
이민욱 부회장은 놀랐다.
비밀 보장 계약서 때문이 아니었다.
“1조 원을 배상해요?”
배상 금액이 너무 컸다.
“그 정도는 돼야 서로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것 아닙니까. 이민욱 부회장도 1조 원은 부담이 될 테니까요.”
이민욱 부회장도 비밀을 누설하면 1조 원을 배상해야 한다.
너만 안 할 줄 알았냐?
그리고 미안하지만, 나는 상황에 따라서 비밀을 누설할 수도 있기는 했다.
더 큰 이익을 위해서라면 1조 원 정도는 아무렇지 않거든.
“으음.”
이민욱 부회장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승낙할 것을 알고 있었다.
바로 거절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눈이 흔들리고 있거든.
“잠시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몇 분이면 됩니다.”
이민욱 부회장도 이 자리에서 결정하고 싶었다.
“그러시죠.”
이민욱 부회장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진심을 생각하면 이선수의 제안을 승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삼두 그룹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누군가는 재벌가에서 태어나 그룹 후계자가 될 기회를 쉽게 얻었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룹 후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이선수 때문에 그룹 후계자 자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인정하고 안주하며 머물 수 없다.
그룹 후계자 자리를 다시 굳건하게 다지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다.
“좋습니다. 비밀 계약서를 작성하시죠.”
“잘 선택했습니다.”
“대신 쌍웅 자동차는 1조 원에 인수하는 겁니다.”
“물론입니다.”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면 얼마든지.
여유가 없다면 몰라도 여유가 있는데 이런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정식으로 발표하겠습니다. 이선수 회장님.”
“그렇게 하시죠.”
이민욱 부회장은 쌍웅 자동차를 1조 원에 매각하게 됐다고 자랑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쌍웅 자동차까지 인수해 한국 자동차 업계는 2강 체제가 되는 것이다.
대현 그룹 왕자의 난이 끝나고 대현 자동차가 다시 힘을 내기 전에 자리를 잡을 생각이었다.
* * *
[삼두 그룹 쌍웅 자동차 1조 원에 기하 자동차에 매각한다고 발표.] [이번 일을 주도한 이민욱 부회장 쌍웅 자동차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발언.] [기하 자동차가 쌍웅 자동차를 1조 원에 인수하는 것은 무리. 이민욱 부회장의 협상 능력 때문이다.]뉴스 대부분이 이민욱 부회장의 능력 덕분에 쌍웅 자동차를 1조 원에 매각할 수 있게 된 것처럼 표현했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다.
이면에 어떤 조건이 있든 쌍웅 자동차를 1조 원에 인수하는 것은 사실이니까.
대대적인 발표 후에 이민욱 부회장은 기하 자동차 심인섭 대표와 인수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나와 별도로 만나 삼두 전자의 TV, 모니터 기술 이전 및 향후 5년 동안 외주 생산을 주겠다는 계약도 했다.
5년 동안 1조 원 이상의 물량을 보장하는 것도.
물론, 둘 중 누구든지 이 계약을 외부에 발설하거나 발설하게 되는 이유를 제공하면 1조 원을 배상하는 조건도 넣었다.
* * *
쌍웅 자동차 매각 계약이 끝나고 이민욱 부회장은 이환건 회장을 만났다.
“생각보다 잘 매각했더구나. 고생했다.”
“감사합니다.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데 이선수 회장이 1조 원에 인수하는 것을 쉽게 승낙한 것 같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민욱 부회장은 이환건 회장을 속일 생각이 없었다.
“삼두 전자에 드림 전자가 TV와 모니터를 5년 동안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보장 금액은 1조 원입니다.”
이환권 회장은 눈을 가늘게 떴다.
“결국, 인수 금액을 되돌려 주는 것이 아니냐. 그보다… 품질을 맞추려면…….”
이환건 회장은 이민욱 부회장이 말하지 않아도 기술 이전이 될 것을 알았다.
“맞습니다. 기술 이전이 필수입니다.”
“그건 더 손해 아니냐.”
“지금은 손해이지만, 크게 손해는 아닙니다. 신기술이 적용되는 제품은 드림 전자에서 생산할 수 없을 겁니다.”
TV나 모니터도 기술 수준에 따라 상품이 다르다.
쉽게 LCD와 LED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어차피 외주 생산할 수밖에 없는 기존 제품을 이선수 회장에게 주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이선수 회장의 입장에서는 장난친 것처럼 생각될 텐데.”
“드림 전자는 현재 기존 제품 기술도 필요한 입장입니다. 기술 개발 시간이 단축될 테니까요.”
이환건 회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거기까지 계산한 것이라면 좋구나.”
하지만 이것 때문에 미소 지은 것이 아니었다.
“쌍웅 자동차를 1조 원에 매각하면서 너의 능력을 보여 주려 한 것이냐?”
이민욱 부회장은 이환건 회장이 자신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을 알았다.
“그렇습니다. 전자 사장으로 내려간다 해도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잘했다.”
이민욱 부회장은 이환건 회장의 반응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칭찬한다.
그런 이민욱 부회장의 귀에 믿을 수 없는 말이 들렸다.
“부회장 자리를 유지해도 될 정도로 충분하게 보여 준 것 같구나.”
“무슨 말씀이신지.”
“말한 그대로다. 내가 변호해 줄 정도로 잘했으니 부회장 자리는 그대로 있어도 될 것 같다.”
이민욱 부회장은 너무 기뻤다.
이런 결과까지 원한 것은 아니었다.
전자 사장으로 강등돼도 후계자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여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환건 회장까지 이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아니다. 네가 지킨 자리다. 최대한 손해를 줄이면서 이익을 얻는 것… 그리고 그것을 극대화해서 보여 주는 것도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이다.”
이민욱 부회장은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앞으로도 잘하리라 믿는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환건 회장은 그룹 후계 계승을 시작할 결심을 했다.
이민욱 부회장으로.
* * *
“다들 쌍웅 자동차를 너무 비싸게 샀다고 말이 많습니다.”
김성웅 사장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이면 계약을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하겠죠.”
“그러니까요. 회장님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더군다나 NAVER에 올라온 경제 뉴스는…….”
좀 신랄하게 비판했지.
쌍웅 자동차의 가치는 아무리 많이 생각해도 1천억 원을 넘지 않는다고 하면서.
경제 기자가 정확하게 분석하긴 했다.
“처음부터 기사에 관여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니 뭐라 하지 마세요.”
“그럴 겁니다. 아예 CN 뉴스로 분리하게 돼서 관여도 못 합니다.”
NAVER는 드림 텔레콤에서 완전히 인수하는 것으로 했다.
종합 포털 사이트로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전시훈 대표는 더 전문적인 뉴스 채널이 되기 위해 승낙했다.
인수 금액만 1천억 원이었으니까.
새로 태어난 CN 뉴스는 인터넷 전문 뉴스 채널을 만들었다.
24시간 뉴스를 내보낸다.
아침 8시와 오후 1시, 저녁 6시 그리고 9시에는 실시간 뉴스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중요 뉴스를 편집해 재방송처럼 내보내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 보급은 어때요?”
“보급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드림 인터넷과 엘아이 인터넷 그리고 선견 인터넷이 서로 가입자 경쟁을 하는 중입니다.”
이동통신 계열사를 보유한 기업은 모두 인터넷 자회사를 설립했다.
웃기는 것은 인터넷망 대부분을 드림 인터넷에서 임대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체적으로 망을 깔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먼저 시작한 드림 인터넷을 따라잡으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잘하는 중이네요.”
“잘하다니요. 가입자 유치하겠다고 사은품을 너무 많이 줍니다. 이러다가는 서로 손해만 보고 끝날 것 같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손해 안 봅니다. 그렇게 경쟁하면서 발전할 겁니다.”
“그래도…….”
김성웅 사장은 고객에게 너무 과하게 가입 사은품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홈쇼핑 시장은 어때요?”
“홈쇼핑 시장이야 지금도 잘나가는 중입니다만… 혹시 홈쇼핑 시장에도 진출하실 생각이십니까?”
홈쇼핑도 좋기는 하지만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다.
지금은 누구도 하지 않는 것을 먼저 하는 것이 낫다.
그것을 위해 준비할 것이 있었다.
“아니요. 쇼핑의 목줄을 잡을 생각입니다.”
“목줄이요?”
“네. 택배요.”
다음은 이상하게 매물로 나올 대한 통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