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52)
꿈꾸는 재벌 152화(152/249)
152. 어떻게 할까?
금영 그룹 박구삼 회장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박구삼 회장의 큰 목소리에 박구찬 부회장은 담담하게 말했다.
“누군가 개입한 거지. 가격을 높여서 사들이잖아.”
“그러니까. 누가 미쳤다고 3만 원보다 높게 사들이냐고.”
주식 매집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었다.
적절하게 팔았다가 샀다가 하면서 최대한 평균 단가를 맞추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작전이다.
그런데 이런 작전은 약점이 있었다.
가격 상관하지 않고 주식을 사들이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자신들이 원하는 평균 단가를 맞출 수 없었다.
만약, 주식 차익 실현을 하고 떠나는 것이 목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긴 했다.
하지만 금영 그룹은 차익 실현이 목적이 아니었다.
“벌써 얼마나 빼앗긴 거야?”
“2백만 주 정도?”
평균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는 아무리 비싸게 사도 주당 35,000원을 넘겨서는 안 됐다.
“거래 실수까지 하면 안 되지!”
대한 통운의 주식 가격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내놓은 50만 주를 낚아채 갔다.
그리고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어.”
누가 끼어들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불가항력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참았다.
박구찬 부회장은 불만이 쌓이고 있었다.
대한 통운의 인수를 처음부터 반대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확보한 주식이 250만 주뿐이야?”
“그렇지.”
박구삼 회장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대한 통운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1천만 주는 필요했다.
그런데 고작 4분의 1인 250만 주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지금 호가가 34,000원인가?”
“지금은 그렇지만, 저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더 오를 수도 있었다.
“40,000원까지 다 매입해.”
“그렇게하면 주식 매입이 더 힘들어. 알잖아.”
대한 통운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이 더 많은 이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내놓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지금 주식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한 통운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모 회사인 동산 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계열 분리를 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방법이 있어? 주가 떨어뜨리려고 대량으로 주식 내놓으면 또 가로채서 가져갈 것이 확실하잖아!”
박구찬 부회장은 살짝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40,000원이면 3천억 원 가지고는 부족할지도 몰라.”
“부족하면 더 투입하면 돼.”
박구찬 부회장은 박구삼 회장이 제정신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을 하지 않고 다른 말을 했다.
“그룹 자금을 더 빼겠다는 거야? 그렇게 하면 문제가 심각해져.”
“그건 나중에 해결하면 돼.”
금영 그룹이 주식을 매집하고 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여러 회사에 자금을 분산했다.
그 과정이 쉬울 리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맞대응하면 누가 개입했는지 알게 될 거야. 누군지만 알게 되면 감히 금영 그룹을 건드린 대가를 치르게 해 주지.”
박구삼 회장은 주먹을 쥐었다.
그가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자신하는 이유가 있었다.
대현 그룹, 삼두 그룹은 각자의 이유로 대한 통운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드림 그룹 역시 최근까지 인수한 회사가 있으니 또 회사를 인수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어중간한 기업만 남는다.
“그러니까 너는 주식 매입에만 신경 써.”
“그렇게 하지.”
박구찬 부회장은 형과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 * *
“가격에 상관없이 대한 통운 주식을 매집했더니 회장님 생각대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그동안 대한 통운 주식을 560만 주나 매입했다.
평균 단가는 37,000원이었다.
들어간 자금은 2,070억 원 정도였다.
“그동안 대한 통운 주식을 매입한 회사의 뒤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급했는지 금영 그룹 자회사와 거래하는 회사 몇 곳이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했습니다.”
“재미있네요. 금영 그룹이라.”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 노릇 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대현 그룹과 삼두 그룹 그리고 우리 드림 그룹이 치열하게 경쟁하니 끼어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았다.
더군다나 엘아이 그룹이나 선견 그룹은 아예 관심이 없고.
“상대가 누구라는 것을 알려 줘야겠죠?”
“어차피 1% 이상 보유하고 있으니 신고해야 합니다.”
주식 1% 이상 보유하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도록 신고해야 했다.
그래서 편법으로 1%가 안 되게 분산해서 보유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중에 합치거나 위임장을 써서 권리를 행사하면 되니까.
“금영 그룹은 얼마나 매집했을까요?”
“분석한 바에 의하면 6백만 주 이상입니다. 오차가 조금 있지만,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겁니다.”
“얼마 차이 안 나네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주식 계속 매입할까요? 상대가 누군지 알았으니…….”
김성웅 사장은 대한 통운의 주식을 너무 비싸게 산다고 생각했다.
드림 그룹과 금영 그룹의 경쟁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밖에.
“계속 매입하시죠. 금영 그룹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매입할수록 부담이 될 겁니다.”
“만약에 금영 그룹이 주식 매입을 멈추면 어떻게 할까요?”
주식을 매입할 자금이 떨어졌다는 것이겠지.
“그때는 더 매입해야죠. 상대방이 싸울 의지를 잃도록요.”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내가 인수하려는 회사를 탐내면 안 되지.
“아. 그리고 대량으로 물량이 나오면 그때는 멈춥니다.”
김성웅 사장이 씨익 웃었다.
“금영 그룹이 손해를 좀 보겠군요.”
차익 실현 같은 것을 하게 해 주면 안 되지.
* * *
대한 통운 주식 매집은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계열 분리가 확정돼도 대한 통운의 주식 적정 가격은 2만 원 정도였다.
어쩌면 15,000원까지 떨어질지도.
그런데 현재 호가가 4만 원이 넘어갔다.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다.
당연히 현재 대한 통운 경영진도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금영 그룹은 몰라도 드림 그룹이 주식을 매입한다는 것은 알았다.
* * *
“드림 그룹이 왜?”
현재 대한 통운의 계열 분리를 진행 중인 이한우 사장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대한 통운을 인수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강진수 전무였다.
이한우 사장과 함께 대한 통운의 계열 분리를 적극 추진했다.
강진수 전무가 지지하지 않았다면 계열 분리는 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니까 드림 그룹이 왜 관심을 가지냐는 것이지. 드림 그룹은 물류 관련 계열사가 없잖아.”
“대형 계열사는 없어도 조그마한 계열사는 있습니다.”
드림 그룹에도 제조 계열사가 있다.
드림 전자였다. 드림 전자는 핸드폰 부분에서 삼두 그룹을 뛰어넘을지 모른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었다.
그리고 한국 내에서 드림 전자의 핸드폰은 엄청나게 팔렸다.
전국으로 핸드폰을 보내야 하니 물류 회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보관할 창고도 있어야 하니까.
“더 확장할 생각인 건가?”
“그렇게 볼 수밖에 없겠죠.”
“으음.”
계열 분리까지 감행한 이유는 대한 통운 혼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한 통운은 적자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순이익이었다.
하지만 모 기업인 동산 그룹이 문제였다.
“드림 그룹이 확보한 주식이 얼마라고?”
“6백만 주 정도입니다.”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긴 한데…….”
“그보다 문제는 드러나지 않은 주식 매입 세력입니다.”
주식 가격이 올라간 이유니 알 수밖에 없었다.
“드러나지 않는 세력과 드림 그룹이 서로 경쟁하는 중이라는 거네.”
“맞습니다.”
이한우 사장은 눈을 번뜩였다.
“이 기회에 계열 분리하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
계열 분리를 하더라도 불안한 것이 있었다.
동산 건설에 지급 보증해 준 것이었다.
지급 보증을 이행하라고 한다면 일부라도 갚으면서 연장할 계획이었다.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 투자를 받을 생각이었다.
아무리 순이익을 내는 대한 통운이라고 해도 한꺼번에 지급 보증한 돈을 갚을 수는 없었다.
“드림 그룹이나 드러나지 않은 세력에 너무 많은 주식이 넘어가면 경영권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단 경영에 간섭하려면 1천만 주 정도만 있어도 됩니다.”
“간섭만 할 수 있는 거잖아. 결정권은 없고.”
대표이사와 임원진을 교체할 수 있을 정도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결정권도 없다.
“4만 원에 1천만 주 정도를 드림 그룹과 드러나지 않는 세력이 가져간다면 우리는 4천억 원 정도 확보할 수 있어.”
4천억 원이면 동산 건설 지급 보증한 것을 연장할 수 있었다.
“위험하지 않을까요?”
이한우 사장과 강진수 전무가 움직일 수 있는 대한 통운 주식은 3천만 주 정도였다.
동산 그룹 주영도 회장과 가족 등에게서 계열 분리하면서 받기로 한 것과 이한우 사장과 강진수 전무가 대한 통운 자금으로 싸게 확보한 주식이었다.
“1천만 주만이야. 우호 지분까지 생각하면 1천만 주 정도는 없어도 돼.”
대한 통운의 주식을 보유한 기관과 채권단이 동의했기 때문에 계열 분리가 가능한 것이었다.
“그럼 상황을 봐 가면서 조금씩 풀어 보겠습니다.”
“알았어. 그렇게 해 봐.”
이한우 사장은 강진수 전무를 믿었다.
자신은 조금 과감하게 일을 진행한다면 강진수 전무는 조심스럽게 일을 진행했다.
빈틈을 채워 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네. 사장님.”
* * *
대한 통운에서 드림 그룹이 주식을 매입한다는 것을 알았듯이 금영 그룹도 알았다.
“왜?”
그것을 알게 된 박구삼 회장의 첫마디였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박구삼 회장에게 박구찬 부회장이 말했다.
“왜기는 드림 그룹에서 대한 통운을 인수하려고 하는 것이겠지.”
“그러니까 왜냐고… 드림 그룹이 대한 통운을 인수할 이유가 없잖아!”
“그걸 형이 어떻게 알아. 이선수 회장에게 다른 생각이 있나 보지.”
박구찬 부회장의 생각이 정확했다.
하지만 박구삼 회장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자신이 생각한 항공과 내륙 그리고 해상 운송까지의 결합.
그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드림 그룹이라고 해도 이번에는 안 될 거야.”
박구찬 부회장은 한숨이 나왔다.
“형. 드림 그룹이야. 드림 그룹! 이선수 회장!”
“그래서? 뭐?”
“삼두 그룹도 계속 물 먹고 대현 그룹도 깨진 드림 그룹이라고!”
“그러니까 우리도 깨질 거다?”
“당연히 그렇게 될 거란 생각이 안 들어? 드림 그룹 자금력은 한국 최고야. 거기다가 빅파이 컴퍼니는 또 어떻고… 말만 회사지 그룹이나 마찬가지야.”
빅파이 컴퍼니도 회사를 여러 개 인수하면서 그룹처럼 변해 가고 있었다.
“두 그룹의 실질적인 주인이 이선수 회장이라고! 이선수 회장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박구삼 회장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싸워 봐야 알지.”
박구찬 부회장은 형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7백만 주를 확보했어. 그러니까 3백만 주만… 아니, 무조건 1천만 주 이상 확보하면 돼. 그러면 드림 그룹과 싸울 수 있어.”
박구삼 회장의 말에 박구찬 부회장은 그냥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뭐라고 말해 봐야 통하지 않은 테니까.
“좋아. 그렇다면 얼마까지 확보할 거야?”
“되는 대로. 대한 통운이 계열 분리가 끝나는 순간까지.”
“하아. 모자란 돈은?”
“내가 알아서 준비해.”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 4천억 원이 넘어갔다.
거기서 더 들어가면 금영 그룹이 휘청할지도 몰랐다.
“형 말대로 하지.”
하지만 박구찬 부회장은 그냥 따를 생각이 없었다.
“만약에 대한 통운 경영권 확보에 실패하고 손실을 본다면 그때는 형이 책임져야 할 거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말 그대로야. 손실이 나면 형이 책임지라고.”
“너는 빠지겠다?”
“나야 처음부터 반대했으니까.”
“…….”
두 형제는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
한참을 멍하니 박구찬 부회장을 보던 박구삼 회장은 이내 결정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빠져. 내가 직접 하지.”
박구찬 부회장은 어깨를 으슥하며 말했다.
“나야 좋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은 괴롭거든.”
그리고 몸을 돌려 회장실을 나갔다.
그것을 보며 박구삼 회장은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대한 통운 인수만 끝나면 너도 끝이야.”
잠시 화가 나서 이런 말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형제 사이가 더 틀어진 것은 확실했다.
* * *
“하하. 이거 이상한 상황이 됐네요.”
“죄송합니다. 회장님.”
“아니에요. 김 사장님은 제 지시대로 한 것뿐인데요.”
어디서 갑자기 대량으로 대한 통운 주식이 풀렸다.
그것을 금영 그룹에서 낚아챘다.
금영 그룹에서 손을 떼려고 대한 통운 주식을 풀었다고 판단해서 김성웅 사장은 매입하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해 중간에 개입했지만… 확보한 것은 1백만 주 정도입니다. 금영은 9백만 주 정도를 더 확보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금영 그룹이 대한 통운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떻게 할까?
정말 쉬운 방법으로 갈까?
아니면 조금 어렵게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