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57)
꿈꾸는 재벌 157화(157/249)
157. 하나씩 망가지는 금영
김원희 의원은 몇몇 의원과 함께 중소기업 특별법을 만들고 있었다.
오래간만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금영 그룹 박구삼 회장과 만났다.
우연히 만난 것처럼 보였지만, 아니란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저녁 식사 자리에서 박구삼 회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에 뛰어드는 것은 경제를 망치는 일처럼 말했다.
웃기는 일이었다.
금영 그룹은 대기업이 아니란 말인가?
하지만 박구삼 회장의 의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 드림 대한 통운의 유통 시장 진입에 관한 기사가 매일 나오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박구삼 회장이 대한 통운 때문에 드림 그룹에 물 먹은 것도.
기회라고 생각했다.
인지도도 없는 그저 그런 국회의원에서 단번에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박구삼 회장의 의견에 맞장구치지 않았다.
법을 만드는 것은 혼자서 되는 일이 아니라고.
힘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박구삼 회장도 이해하는 듯 반응했다.
더 많은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일만 잘되면 다음번 선거자금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일약 스타가 된 김원희 의원을 지원하는 것은 박구삼 회장 자신도 좋은 일이 될 것처럼 말했다.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벌컥.
“여어. 김 의원.”
김원희 의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양 의원님께서 어쩐 일로?”
“내가 못 올 곳 왔나?”
양동성 국회의원.
현재 김원희 의원이 소속된 민정 정의당의 원내대표였다.
민정 정의당은 여당이었다.
“아닙니다. 온다고 말씀이라도 하시고 오시죠.”
“그냥 지나가다가 들른 거야.”
김원희 의원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늙은 너구리 같은 양반이 그냥 들렀다고?
속에 몇 가지 생각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
더군다나 원내 비주류에 가까운 자신을 보러?
“바빠?”
“아닙니다. 앉으시죠. 여기 커피 좀!”
양동성 의원이 소파에 앉자 기다렸다는 듯이 비서관이 커피를 들고 들어왔다.
“역시 박 비서관 눈치가 빨라.”
양동성 의원은 칭찬하며 커피잔을 받았다.
그사이 김원희 의원도 소파에 앉았다.
그의 앞에도 커피가 놓여졌다.
후룩.
“김 의원실 커피 맛이 좋다고 소문 났더니… 진짜구먼.”
“에티오피아 원두 커피입니다.”
“그래? 나도 좀 사 놔야겠어.”
“한 봉지 보내 드릴까요?”
“에이. 됐어. 커피 정도는 내가 사서 먹을 수 있지. 그런데 김 의원은 이런 비싼 커피를 선물로 자주 받나 봐?”
“무슨 말씀이신지?”
최고급 에티오피아 원두는 금영 그룹에서 필요할 때마다 보내주고 있었다.
그것을 아는 의원은 다 알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새 법안 만들고 있다면서.”
“어떻게 아셨습니까?”
“김 의원… 내가 누구야.”
양동성 의원은 눈을 가늘게 떴다.
“같은 당 소속의 국회의원이 어떤 법안을 만드는지 모른다면 원내대표를 해서는 안 되지.”
솔직하게 법안을 만드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비밀로 할 정도로 세상이 발칵 뒤집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법안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몇몇 의원과 함께하려고 했으니 알려지는 것은 당연했다.
김원희 의원이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은 것은 다른 의미였다.
왜 양동성 의원이 관심을 갖는지.
그 의문이 쉽게 풀렸다.
“그 법안 포기해.”
“포기하라니요?”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을 거야.”
후룩.
이번에는 인상을 쓰며 커피잔을 내려놨다.
“처음에는 맛있는 줄 알았는데… 뒷맛이 영 아니군. 에티오피아 커피보다는 달달한 봉지 커피가 더 맛있어.”
커피로 경고하는 것이다.
그것을 알았다.
“김 의원도 에티오피아 커피 말고 봉지 커피를 마셔 보는 것이 어떻겠나. 한국 제품이 최고지.”
금영 그룹과 관계를 끊어라.
“제가 단 것을 싫어해서요. 에티오피아 커피가 제 입맛에 맞습니다.”
양동성 의원은 돌려 말해서는 김원희 의원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을 것 같았다.
“꼭 금영이라는 이름을 꺼내야 하겠나?”
“왜 여기서 금영이 나옵니까?”
“금영과는 상관없다는 건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법안은 제가 생각하고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법안을 만드는 것은 국회의원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권한이라는 말로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다.
“쯧. 좋게 이야기하려고 했더니. 이 법안이 김 의원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중요합니다. 대기업의 횡포를 막아야 하니까요.”
“특정 대기업이 아니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꼭 그 특정 대기업과 양 의원님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들립니다.”
김원희 의원은 양동성 의원이 발끈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연결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지. 지난번 법안이 그냥 만들어지지는 않았거든.”
불법추심에 관한 법.
다른 의원이 만들어 상정하기는 했다. 하지만 양동성 의원이 뒤에서 적극 지원했다.
양동성 의원이 만든 법안을 다른 의원이 대신 상정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지금 드림 그룹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실토하시는 겁니까?”
양동성 의원의 눈이 다시 가늘어졌다.
“자네, 지금 실수한 거야.”
김원희 의원은 아차 싶었다.
양동성 의원을 재벌 그룹과 붙어먹는 것처럼 말해서였다.
하지만 양동성 의원은 다른 의미로 말한 것이었다.
“드림 그룹의 이름을 내뱉었다는 것은 목적이 드림 그룹이라는 것이겠지.”
양동성 의원이 일어났다.
“열심히 해 봐.”
열심히 해도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고 느꼈다.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 진짜 드림 그룹하고 뭐라도 있으십니까?”
“있다면?”
“양 의원님… 잘 생각해 보십시오. 이번 법안은 국민에게 당의 이름을 더 높이는 일이 될 겁니다.”
“흣. 자네를 높이는 것은 아니고?”
“겸사겸사죠.”
“한 가지 장담하겠는데 자네가 높아질 일은 없을 거야. 다음 공천도.”
“…….”
김원희 의원은 멍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 때문에 공천까지 받을 수 없다니.
양동성 의원이 사무실 밖으로 나갈 때까지 멍하니 있었다.
밖으로 나간 양동성 의원은 핸드폰을 꺼내 한우리 고문에게 전화했다.
“형님. 잘 말해 놨으니 걱정 안 해도 됩니다. 화 좀 풀리셨소? 아직 치기 어린 애들이요. 그리고 이선수 회장이 우리 생각과 다른 길로 간다면 이런 법은 언제든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요.”
양동성 의원이 핸드폰을 귀에서 뗐다.
한우리 고문이 소리쳐서였다.
“알았소. 믿으면 될 것 아니요. 그럼 다음에 식사나 같이합시다.”
양동성 의원은 전화를 끊었다.
더 통화했다가는 좋은 소리 못 들을 것을 알아서였다.
* * *
“이것 봐요. 김 의원… 법안을 포기하겠다니… 무슨 말이요?”
[말 그대로입니다. 당내에서 반대가 심하네요.]“반대가 심하다니.”
[그래도 알려는 줘야 할 것 같아서 전화는 하는 겁니다. 그럼 이만.]“김 의원! 김 의원!”
아무리 불러봐도 끊어진 전화에서 김동성 의원의 목소리가 들릴 리가 없었다.
박구삼 회장은 어이가 없었다.
핸드폰을 쳐다보며 말했다.
“끈기도 없는 새끼.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지.”
박구삼 회장은 다른 국회의원에게 전화했다.
김원희 의원이 아니면 다른 의원이 법안을 만들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바로 전화를 받던 국회의원들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돈을 받았던 국회의원들이 전화를 안 받는 이유는 한 가지뿐이다.
그 돈보다 더 큰 이익이 있거나.
불이익이 있거나.
“혹시 이선수 회장이 알게 된 것 아니야?”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자신도 모르게 조금 겁을 먹은 것이다.
* * *
“법안을 누가 뒤에서 조정했는지 알아냈습니다. 회장님.”
“누구죠?”
“금영 그룹의 박구삼 회장입니다.”
나는 그냥 웃었다.
“아직 제정신 못 차렸나 보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위대 그냥 시위하라고 두세요.”
김성웅 사장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경찰이 알아서 해산시키는데 왜?”
한우리 고문이 다녀간 후 경찰에서 불법 시위라며 시위대를 해체시켰다.
하지만 시위대는 매일 다시 왔다.
경찰은 신고도 안 했는데 와서 또 해체했다.
이제는 관할 경찰서에서 전경 중대를 드림 그룹 본사 앞으로 파견하겠다는 연락까지 왔다.
드림 그룹에서 신고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알아서 움직였다.
한우리 고문이 손을 쓴 것이 분명했다.
“시위대가 시위를 계속해야 박 회장이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할 것 아닙니까.”
김성웅 사장은 씨익 웃었다.
“방심하게 만드시려는 것이군요.”
“네. 언론에도 손을 쓰는 것 같더군요.”
CN 뉴스 기자에게 익명의 제보가 들어왔다.
악의적인 내용만 있었다.
CN 뉴스는 사실 확인을 하기 전에는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 신문사는 그 악의적인 내용을 그대로 기사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시위 현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증거로.
“그럼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금영 그룹을 말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기는요. 걸어 온 싸움을 그냥 웃으며 용서해 줄 생각은 없습니다. 박구삼 회장이 가장 아끼는 것을 빼앗아 와야죠.”
김성웅 사장은 바로 알아들었다.
“아시아 항공을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네. 드림 그룹은 아니고… 빅파이에서 진행하죠.”
“하기는 아시아 항공까지 드림 그룹에서 가져오면 말들이 많을 겁니다.”
“그것보다 명분이죠. 빅파이 컴퍼니는 빅딜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니까요.”
김성웅 사장은 씨익 웃었다.
“아시아 항공에 틈이 있을 것으로 보시는군요.”
“네. 대한 통운 주식 자금이 어디서 왔을까요?”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었다.
금영 건설도 한국 건설업계 불황을 피해 가지 못했다.
불황도 불황이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 상승과 각종 대출 이자가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남은 곳은 한 곳뿐이었다.
아시아 항공.
석유화학 부문은 박구찬 부회장이 꽉 쥐고 있다가 분리해서 나갔으니.
“이번에는 정석대로 가죠.”
“정석이라면?”
“확실한 돈의 싸움입니다.”
다른 때는 여러 상황이 겹쳐서 이런저런 것을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 * *
아시아 항공의 주식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었다.
누군가 아시아 항공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다는 증거였다.
“누군지 아직 못 알아냈어?”
“지금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곧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직원은 땀을 뻘뻘 흘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박구삼 회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주식 현황을 점검하면서 화를 내기 때문이었다.
“자금은?”
다른 임원에게 물었다.
“현재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1,200억 원 정도입니다.”
“왜 그것밖에 안 돼!”
답을 말할 수는 없었다.
대한 통운 주식 손해와 석유화학 부문의 분리 때문이었다.
계열사 간 지분 정리까지 하다 보니 자금이 부족할 수밖에.
“죄송합니다.”
“저쪽이 얼마나 확보하면 문제가 되지?”
“5.7%입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시아 항공의 주식을 단 5,7% 보유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된다는 것은 금영 그룹이 보유한 주식이 얼마 안 된다는 것과 같았다.
“지금 있는 자금이라도 투입해서 주식 더 끌어올려!”
아시아 항공의 주식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였다.
1,200억 원 가지고 얼마나 더 확보할 수 있을지는 몰랐다.
* * *
“어디라고?”
“빅파이 컴퍼니입니다.”
아시아 항공 주식을 공개 매수로 변경했다.
덕분에 따로 알아보지 않아도 빅파이 컴퍼니가 아시아 항공의 주식을 매집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아시아 항공의 주가는 더 올랐다.
빅파이 컴퍼니가 공개적으로 아시아 항공을 적대적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니까.
“빅파이 컴퍼니면… 드림 그룹?”
“그렇습니다. 회장님.”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마음은 헛된 꿈이었다.
“드림 그룹이 왜?”
박구삼 회장은 자신이 한 짓을 생각하지 않았다.
“얼마나 매집했어!”
“지금 밝혀진 바에 의하면 10.78%입니다.”
“우리는!”
“새로 확보한 주식까지 합치면 9.25%입니다.”
“고작 2%밖에 확보 못 했어?”
1,200억 원 가지고 2%밖에 확보 못 했느냐고 질타하지만.
7.25% 가지고 아시아 항공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었다.
“이건 적대적 인수야.”
박구삼 회장은 생각이 있었다.
“정부에서 승인하지 않으면 절대 아시아 항공을 가져갈 수 없어.”
항공 운송은 다른 사업과 다르게 정부의 승인이 필요했다.
정확하게는 국토부였다.
“언론에 불필요한 적대적 인수라고 뿌리고… 국토부 장관 면담 신청해!”
“알겠습니다.”
박구삼 회장은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 * *
“예상대로 움직이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금영 그룹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빅파이 컴퍼니의 적대적 인수는 안 된다는 식으로 기사를 뿌렸다.
거기에 국토부 장관까지 만났다.
국토부에서 난감한 상황이라는 의사를 전해 왔다.
이번에는 그 누구도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다.
솔직하게 한우리 고문이 조금은 나서 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럼 우리도 계획대로 가야죠.”
금영 그룹이 내세우는 주장을 깨는 것이다.
잘 운영되는 아시아 항공이다.
빅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빅파이 컴퍼니는 대기업의 집합체다.
결국, 문어발식 확장이다.
이것만 들으면 맞는 말처럼 들린다.
“외부 감사 시작하세요.”
“네. 회장님.”
주식을 조금 더 매집해서 11%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지금도 계속 확보 중이다.
11%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외부 회계 감사를 요구할 수 있다.
짜맞추기식인 회계가 아닌 진짜 회계 감사를 하면 많은 것이 드러날 것이다.
아시아 항공의 부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