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6)
꿈꾸는 재벌 16화(16/249)
16. 칼자루는 누가?
“Мне любопытно. Скажите.(궁금하군. 말해 봐.)”
푸틴은 이선수가 말한 꿈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황제가 되는 것.
러시아의 대통령이 되는 것.
“Сейчас в России царит полный хаос. Экономически тоже.(지금 러시아는 혼란한 상황이야. 경제적으로도.)”
“Вы опять говорите о том, что знаете?(아는 것을 또 말하는 건가?)”
이미 전에 이선수에게 들었던 말이었다.
“Это еще один реалистичный способ. И еще просьба.(또 다른 현실적인 방법이야. 그리고 부탁이기도 하고.)”
부탁이라는 말에 푸틴은 궁금해졌다.
자신이 아는 이선수는 부탁이라는 것을 쉽게 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Скажи.(말해 봐.)”
“Россия одолжила много денег другим странам. А еще…….(러시아는 다른 나라에 돈을 많이 빌렸어. 그중에…….)”
1990년 냉전 시대의 앙금을 풀고자 구소련과 수교하면서 구소련의 요구에 따라 경제협력 차관 30억 달러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외환보유고의 10%나 되는 금액이었기에 부담이었다. 그래도 외교적 이익을 위해서란 명분이었다.
그리고 1991년 말까지 14억 7천만 달러를 보냈다.
하지만 구소련이 망하면서 나머지는 보내지 않았다.
이것을 러시아가 구소련을 국가 승계하는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 승계받을 수밖에 없었다.
고스란히 14억 7천만 달러의 차관을 한국에 갚아야 했다.
“Я не знал.(난 몰랐어.)”
푸틴은 한국에 줄 돈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어떻게 보면 적은 금액이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Вы просите эти деньги?(그 돈을 달라는 거야?)”
“Похоже.(비슷해.)”
푸틴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선수가 말한 돈은 국가인 러시아가 승계받은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일개 시에서 줘라 마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선수가 말한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Почему предоставление этих денег связано с осуществлением моей мечты?(그 돈을 주는 것이 왜 내 꿈을 이루는 것과 관련 있지?)”
“Нет необходимости давать деньги или ресурсы.(현금이나 자원으로 줄 필요는 없거든.)”
푸틴이 어렵다고 생각한 이유는 정치적인 자신의 위치도 위치이지만, 현재 러시아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서였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으니 당연히 현금으로 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당장 현금이나 마찬가지인 자원으로 줄 수도 없었다.
“Расскажи подробнее.(자세히 말해 봐.)”
“Ладно.(알았어.)”
푸틴이 이 정도로 관심을 보이면 거의 성공이다.
“Вместо денег отдаю оставшееся оружие.(돈 대신에 남아도는 무기로 주는 거야.)”
푸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했다.
“Так и есть.(그렇군.)”
역시 파악이 빠를 줄 알았다.
“Мы можем продавать оружие по национальному признаку.(무기 판매를 국가적으로 하면 되겠어.)”
푸틴의 반응이 조금 이상했다.
어째 규모가 커지는 것 같았다.
“Что хочет друг, так это продать оружие Корее?(친구가 원하는 것은 한국에 무기를 팔아 달라는 것이지?)”
“Это не так. Он сказал, что вернет деньги, которые он взял в Корее, оружием и просит у меня разрешения.(그것이 아니라 한국에 빌린 돈을 무기로 갚겠다고 하고 그 권한을 나에게 달라는 거야.)”
“У меня большие мечты о друге.(친구 꿈을 크게 가져.)”
갑자기 푸틴이 나에게 꿈을 크게 가지라고 한다.
“Не трудно сказать Корее, что я подарю ей оружие вместо денег.(한국에 돈 대신에 무기로 주겠다고 하는 것쯤은 어렵지 않아.)”
그렇겠지.
돈 없다고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면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В этот раз друг также продает оружие.(이번 기회에 친구가 무기도 팔아.)”
“Что?(뭐라고?)”
“Продать оружие тоже.(무기도 팔라고.)”
“Нет. Мне нужно только разрешение продавать в Корее.(아니야. 난 한국에 파는 권한만 있으면 돼.)”
“Если вы откажетесь от моего предложения, вы откажетесь просить друга.(내 제안을 거절하면 친구 부탁도 거절이야.)”
난감하네.
무기상이 되라고 하다니.
이러다가 국제 수배자가 되는 것 아니야?
“Газ и сырая нефть тоже закончены.(가스와 원유도 끝이야.)”
협박치고는 살벌했다.
숨통을 끊어 버리는 것이니까.
어쩔 수 없나?
“Хорошо. Но условия есть.(알았어. 하지만 조건이 있어.)”
“Хорошо. Расскажи что угодно.(좋아. 뭐든지 말해.)”
“Авианосцы тоже должны быть возможны.(항공모함도 가능해야 해.)”
푸틴이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Не имеет значения, что старое?(낡은 것도 상관없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퇴역하는 항공모함을 받았었다.
“И прекратить поддержку оружия Северной Корее.(그리고 북한에 무기 지원을 끊어.)”
가장 큰 조건이었다.
지금이 아닌 1995년에 러시아는 이 조건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수많은 협상 끝에 이루어낸 것이다.
솔직하게 무기로 차관 상환하는 것보다 북한에 무기 지원을 끊게 하는 것이 한국 정부에 장기적으로 이익이었다.
“Я так и сделаю.(그렇게 하지.)”
푸틴이 생각할 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구소련이 해체되어 러시아가 됐다.
어려운 상황에 다른 나라에 무기 지원 같은 것을 할 수는 없었다.
“Конец?(끝인가?)”
왜인지 푸틴에게 말려든 것 같지만, 더 바라는 것은 없었다.
“Официально дай мне власть.(공식적으로 내게 권한을 줘.)”
“Хорошо. И…….(알았어. 그리고…….)”
뭐지?
푸틴이 준비한 듯한 서류를 꺼냈다.
펼쳐서 보라는 듯 쳐다봤다.
서류를 펼쳤다.
“Это.(이건.)”
“Это подарок.(선물이야.)”
정말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이었다.
가스프롬과 새로운 계약이었다. 4천만 CBM을 추가로 팔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기존과 똑같은 가격으로.
“Потому что это компания, контракт которой закончился.(계약이 끝난 회사가 있어서.)”
푸틴은 이선수를 더 밀어줄 생각이었다.
이선수가 바로 송금해 준 2천만 달러 덕분이었다.
그중 5백만 달러를 가스프롬과 관계자에게 사용했다.
덕분에 4천만 CBM 짜리 계약을 가져올 수 있었다.
“Его можно продать существующей компании. Его можно продать другой компании.(기존 회사에 팔아도 돼. 다른 회사에 팔아도 되고.)”
기존 회사는 프랑스 국적이었다.
단가는 18.57달러.
푸틴이 말한 의도를 알 것 같았다.
“Вы зарабатываете больше денег.(더 많은 돈을 벌라는 것이군.)”
“Верно.(맞아.)”
잘하면 기존 거래처인 독일 가스 회사 Ruhrgas에 더 받고 넘길 수 있을 것 같았다.
“Я живу здесь комфортно, работаю и отдыхаю. То, что я попросил, займет некоторое время.(이곳에서 편하게 지내면서 일하고 쉬어. 부탁한 것은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당연히 시간이 걸릴 것이다.
푸틴 혼자서 결정할 일이 아니다.
영향력 있는 정치인을 여러 명 움직여야 할 것이다.
“Ладно.(알았어.)”
“Не забудьте, кроме друга Кореи.(친구. 한국 이외에는 잊지 마.)”
푸틴이 무엇을 잊지 말라고 하는지 안다.
확실하게 말해야 했다.
“Половина принадлежит другу.(절반은 친구 것이야.)”
무기 거래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얼마가 될지 모른다.
그리고 절반씩 하는 것이 깔끔했다.
원유로 돈을 더 벌면 되니까.
그런데 푸틴의 반응이.
“Как и ожидалось, Классно. Половина. Нет ли такой жадности?(역시 대단해. 절반이라니. 욕심이 그렇게 없나?)”
간단하게 계산적으로 대답하면.
“Он друг. Как мужчина. (친구잖아. 남자답게.)”
푸틴이 크게 웃었다.
다가와 어깨를 쳤다.
“Да. Мы друзья.(그래. 우린 친구지!)”
푸틴은 이선수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소련으로부터 승계받은 러시아의 부채를 당장 쓸모도 없는 무기로 해결한다.
러시아 국민과 여러 정치인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었다.
푸틴은 이선수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떠났다.
바쁘게 돌아다녀야 했다.
이선수 역시 이정석에게 새로운 계약서를 보내야 했다.
* * *
이선수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문 지 한 달이 지났다.
러시아 정부로부터 한국 정부에 이상한 통보가 왔다.
가장 먼저 그것을 받아 본 사람은 외무부 장관 이한세였다.
1998년에 외교통상부로 바뀌기 전까지 외무부였다.
이한세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온 외교 문서를 보며 중얼거렸다.
“이선수가 누구야. 누군데 차관에 관한 모든 권한을 부여했다는 거야!”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것도 한국 국민이라고 명시까지 되어 있었다.
“이거 황당하네.”
지금 러시아와 14억 7천만 달러 상환에 관해 협상 중이었다.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러시아는 돈이 없다며 못 갚겠다는 식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상황이 나아지면 갚겠다는 문서라도 작성하자고 했다.
그것도 거절했다.
상황이 언제 좋아질지 모른다는 것이 이유였다.
완전히 배 째라는 식이었다.
구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가 됐다 해도 러시아는 강대국이었다.
한국이 진짜 배를 째겠다고 할 수는 없었다.
힘이 없으니까.
“이선수가 누구인지 신원 조회하고. 안기부에 협조 요청해.”
이한세 장관의 앞에 서 있던 비서관이 대답했다.
“바로 하겠습니다.”
비서관이 나가자 이한세 장관 책상의 전화기가 울렸다.
“네.”
[장관님 러시아 대사께서 면담 요청하십니다.]그렇지 않아도 러시아 대사를 만나 보고 싶었다.
“언제 시간 되시냐고 물어봐요.”
조금 기다리자 수화기에서 말이 들렸다.
[시간을 정해 주시면 장소가 어디든 오시겠다고 합니다.]“온다고?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네.]대부분 러시아 대사관에 가서 만났다.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만나는 것 이외에는.
“아니, 내가 간다고 해.”
이한세 장관은 시계를 봤다. 회의가 있긴 했다.
하지만 러시아 대사가 이렇게까지 나오는 이유가 궁금했다.
“1시간 안에 대사관으로 간다고 해.”
[알겠습니다. 장관님.]* * *
한 달 반 만에 돌아오는 것인가?
“사장님 그래도 한국이 좋은 것 같습니다.”
임강민 대표의 말이었다.
“음식이 좀 그렇죠?”
“어우. 김치가 그립습니다.”
한 달 반 정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으면서 한국 음식이 그리울 수밖에 없었다.
다 느끼하고 과하게 태운 음식이 대부분이었으니까.
토마토도 겉은 아주 새까맣게 태운다. 태운 부분을 벗겨 알맹이만 먹긴 하지만, 탄 냄새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식사가 고기였다.
“다음에 갈 때는 김치하고 라면 좀 가져가죠.”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저기 있네요.”
슈퍼 가드의 경호원들이 마중 나왔다.
그런데 몇몇 남자들이 경호원들보다 먼저 다가왔다.
“이선수 씨?”
“그런데요?”
“박훈 검사입니다.”
“검사요?”
“네. 당신을 산업 기밀 유출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
박훈 검사가 영장을 내밀었다.
“혐의 입증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억지로 받은 영장인가요?”
박훈 검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 짐작이 맞는 것 같았다.
“그건 알 필요 없습니다. 가시죠. 수갑 채워!”
임강민 대표가 소리쳤다.
“불법 연행이다. 막아!”
경호원이 달려들었다.
그러자 박훈 검사가 소리쳤다.
“공무집행 방해로 체포합니다! 물러서요!”
하지만 경호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사장님 잠시 피하시죠. 강 변호사 부르겠습니다.”
“그냥 연행될게요.”
“사장님.”
검찰에 연행돼도 상관없었다.
증거가 미비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증거가 있다 해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모두 멈춰!”
경찰 특공대와 양복 입은 남자들이 나타났다.
경찰 특공대가 둘러싸니 어쩔 수 없었다.
“잘 왔어요. 이놈들 다 체포해.”
박훈 검사가 소리쳤다.
그러자 새로 나타난 양복 입은 남자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박훈 검사. 그 영장 취소됐으니 빠져.”
“뭐?”
“아니면 안기부까지 같이 가든가.”
양복 입은 남자가 신분증을 꺼내 박훈 검사에게 던졌다.
“안기부 2차장?”
박훈 검사는 눈이 커졌다.
자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지닌 곳의 2인자였다.
“이대로 끌려가서 불법으로 영장 받은 것 실토하고 징계받을래?”
박훈 검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양손으로 신분증을 돌려줬다.
그러자 그는 이선수에게 다가갔다.
“안기부에서 나왔습니다. 같이 가시죠.”
“사장님…….”
임강민 대표의 표정이 굳어졌다.
다른 곳도 아니고 안기부라니.
“제가 강 변호사에게 알리고 인맥 최대한 동원해 보겠습니다.”
임강민 대표의 말에 안기부 2차장이 말했다.
“인맥 동원해도 소용없을 겁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입니다.”
얼레.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일이 쉽게 풀릴 리가 없지.
뭐 그래도 상관없었다.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거든.
“그런가요? 가시죠.”
안기부 2차장은 이선수가 당당하게 나오자 당황스러웠다.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혐의다.
간첩 혐의와 똑같다.
한 번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다.
“그러죠. 조심해서 모셔.”
안기부 요원들이 이선수의 팔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