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64)
꿈꾸는 재벌 166화(164/249)
166. 키워 주시겠다는 겁니까?
“프레지던트 김이 나설 줄은 몰랐네요.”
테일러 이사는 진짜 의외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태평 자동차를 빼앗아 간 드림 그룹이다.
그런데 도와주다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테일러 이사 같은 사람은 모르겠지. 자신의 이익만 좇는 사람이니까.”
“그게 잘못된 건가?”
김우정 회장은 테일러 이사의 표정을 보고 그를 이해시킬 생각을 버렸다.
상하이 자동차 첸훙 사장에게 말했다.
“친구. 최선을 다해 줘서 고맙네.”
첸훙 사장은 어색하게 웃었다.
최선을 다한 것은 맞다. 하지만 김우정 회장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아서였다.
테일러 이사가 하는 짓을 막을 수도 없었다.
상하이 자동차에 이익이 먼저니까.
“다음에는 더 노력해 보지. 약속하겠어.”
첸훙 사장이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었다.
김우정 회장은 몸을 돌렸다.
그것을 본 첸훙 사장이 다급하게 말했다.
“친구. 식사라도 같이하고 가는 것은 어떤가!”
김우정 회장은 몸을 돌리지 않고 나가며 말했다.
“내가 장담한 일이 제대로 안 됐으니 빨리 전해주기라도 해야지.”
“…….”
김우정 회장은 이선수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나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 * *
나는 먼저 싱가포르로 갔다.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중국으로 갈 준비를 했다.
외교관 여권이 있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중국 정부에 통보 정도는 해야 했다.
내가 싱가포르에 있을 때 김우정 회장은 상하이에 가서 상하이 자동차 첸훙 사장을 만났다.
그 결과를 알려왔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괜찮다고 해 줬다.
김우정 회장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으니까.
도움이 되면 좋은 것이고.
도움이 되지 않아도 내 계획은 변함없었다.
나는 전용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발했다.
러시아에서 중국에 통보했기 때문이었다.
* * *
전용기가 도착한 곳은 상하이가 아닌 항저우시 샤오산 국제공항이었다.
2000년 12월 28일에 개항했다.
그러니까 개항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다.
샤오산 국제공항이 없었다면 상하이를 거쳐서 왔어야 할지도 몰랐다.
항저우시와 상하이는 180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자동차로도 넉넉하게 2시간이면 갈 수 있었다.
전용기에서 내리자마자 주중 러시아 상하이 총영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중국 땅이 워낙 넓다 보니 수도인 베이징에 대사관이 있고 몇몇 대도시에 총영사관이 있다.
사실상 중국 최대 도시인 상하이에 총영사관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선수 회장님.”
“이렇게 마중까지 나오시다니 감사합니다. 이고르 총영사님.”
“당연히 마중을 나와야지요. 메디프 대사께서 마중을 나오지 못해서 미안하다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멀리 베이징에 있는 메디프 대사께서 여기까지 오실 수는 없죠.”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대충 서로 예의를 차리는 인사는 끝난 것 같았다.
이고르 총영사는 내가 중국에 입국할 수 있게 해 주면 된다.
그는 웃으며 내게 말했다.
“외교관 전용 입국장으로 가시죠.”
그리고 앞장섰다.
나야 이고르 총영사와 함께 외교관 신분으로 입국할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었다.
임강민 대표나 경호원 그리고 직원들은 입국 심사를 따로 받아야 했다.
물론, 이것도 이고르 총영사가 영사관 직원을 보내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 놨다.
비자도 있으니 큰 문제는 없겠지만.
이고르 총영사와 함께 조금 기다리자 임강민 대표와 직원들이 나왔다.
그리고 공항 앞에 기다리는 또 다른 직원들과 합류했다.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 소속 직원들이었다.
태평 자동차나 기하 자동차 직원은 일부러 움직이지 않았다.
GM이나 상하이 자동차의 시선을 끌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나 때문에 고생하게 해서 미안해요. 슈크레.”
“아닙니다. 회장님. 그리고 마이클이라고 불러 주십시오.”
영어 이름이 마이클이었다.
“알았어요. 마이클.”
“감사합니다. 모시겠습니다.”
나는 이고르 총영사에게 말했다.
“도와 줘서 감사합니다. 출국할 때 또 도움 좀 받겠습니다.”
“얼마든지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다른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 주십시오. 본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도우라는 지시도 내려왔습니다.”
푸티 총리의 지시겠지.
“감사합니다.”
나는 마이클에게 몸을 돌렸다.
“갑시다.”
“네. 회장님.”
마이클은 먼저 항저우에 와서 호텔과 차량을 준비했다.
마이클이 준비한 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 * *
지리 자동차 사장인 리푸수는 고민이 많았다.
그는 냉장고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냉장고 생산을 지정업체만 할 수 있게 하자 냉장고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오토바이 사업을 시작했다.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점점 더 사업을 확장해 나가 1999년에는 43만 대의 스쿠터를 팔아 15억 위안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그는 오토바이 사업만 할 생각이 없었다.
1997년 트럭 공장을 인수 지리 자동차를 설립했다.
그런데 자동차를 생산할 수가 없었다.
자동차 생산 역시 정부가 허가해야만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오토바이 생산공장이라고 위장 신고하고 자동차를 생산했다.
“너무 부족해.”
허가받지 않은 자동차를 생산해 팔았지만, 인지도와 기술력 부족으로 제대로 판매되지 않았다.
또한, 불법 생산으로 적발되어 벌금까지 냈다.
“왜 나를 만나자고 했을까.”
갑자기 한국의 태평 자동차에서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이상한 것은 태평 자동차 직원이 아닌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란 회사의 직원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마이클이란 드림 컴퍼니 직원은 지리 자동차에 도움이 될 만남이라고 장담했다.
리푸수는 진짜 태평 자동차와의 만남이라면 지리 자동차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과 기다림을 같이하는 중이었다.
* * *
호텔에서 나와 지리 자동차로 가는 중이었다.
옆에 앉은 마이클이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회장님. 왜 굳이 지리 자동차를 선택하신 겁니까? 베이징 자동차도 충분히 선택 가능합니다.”
김성웅 사장이 내게 물었던 것과 똑같은 물음이었다.
“회장님께서 지시만 내리시면 베이징 자동차와 협력도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쌓아 온 인맥은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은 자신 있었다.
마이클이 담당하는 것은 중국과 원유 거래였다.
수없이 많이 중국을 다녀가며 접대도 받고, 접대도 했다.
김우정 회장이 말한 꽌시를 주고 받은 것이다.
중국은 기업 대부분이 국영이다.
더군다나 원유 같은 에너지 분야는 더욱더.
중국의 정치인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베이징 자동차와 협력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베이징 자동차가 우리 의도대로 움직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
베이징 자동차 역시 자동차 기술을 탐낼 것이 분명했다.
아직 중국은 자동차 기술이 부족하니까.
“지리 자동차가 회장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리 자동차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원하는 것이 더 많으니까요.”
태평 자동차 판매망에 문제가 생기고 중국 자동차 업계 현황 보고서를 보다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지리 자동차가 목록에 없어서였다.
알아보니 지리 자동차는 아직 자동차를 제대로 생산 못 하고 있었다.
오토바이 생산 회사였다.
내가 아는 지리 자동차는 볼보의 기술을 가져와 판매하는 인지도 있는 회사였는데.
2001년에는 자동차 생산 면허도 없는 그저 그런 회사였다.
“회장님 뜻이 그러시다면 따르겠습니다만… 베이징 자동차도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웅 사장이 있었으면 마이클에게 한마디 했을지도 모른다.
주제넘게 나선다고.
하지만 나는 그냥 웃었다.
마이클이 최선을 다해 나를 도우려는 것을 알아서였다.
그리고 마이클에게 시시콜콜 다 말해 줄 수도 없지 않는가.
상하이와 항저우는 고작 12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상하이와 항저우의 판매 영역이 겹치는 것은 당연했다.
지리 자동차가 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상하이 자동차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즉, GM도 타격을 입는 것이다.
“생각해 두죠.”
“감사합니다. 회장님.”
마이클은 이선수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싶었다.
드림 컴퍼니의 실질적인 주인이 이선수인 것을 알아서였다.
이선수의 눈에 든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더 빠른 승진과 명예 그리고 돈까지.
이런 욕심이 없었다면 감히 이선수에게 제안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 정부에 로비는 충분히 가능하죠?”
중요한 것 중 하나였다.
마이클을 먼저 보낸 이유다.
“가능합니다.”
가능하지 않아도 가능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것도 자신 있었다.
상하이 자동차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해도 드림 컴퍼니를 등에 업고 하는 로비도 엄청난 영향력이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회장님.”
지리 자동차에 도착했다.
* * *
지리 자동차 리푸수 사장과 나 그리고 마이클만 있었다.
다행이도 리푸수 사장은 어느 정도 영어가 가능했다.
“태평 자동차 관계자가 맞는 겁니까?”
리푸수 사장은 계속 의문이었다.
마이클이 나 대신 말했다.
“태평 자동차의 모회사인 드림 그룹의 이선수 회장님이십니다.”
리푸수의 눈이 커졌다.
태평 자동차가 기하 자동차에 인수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기하 자동차는 드림 그룹의 계열사인 것도.
리푸수의 입장에서 드림 그룹은 지리 자동차와 감히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기업이었다.
“이선수 회장님이 왜?”
어떻게 말해 줄까.
처음에는 기분 좋게 말해 주는 것이 낫겠지.
“리푸수 사장님의 꿈을 함께 이루고 싶어서입니다.”
리푸수 사장은 이선수의 말을 믿지 않았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함께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한다면 대부분 사기라고 생각했다.
달콤한 말로 유혹해서 결국, 모든 것을 빼앗아 가 버리는.
“태평 자동차가 요즘 어렵다고 하더니 지리 자동차를 이용하려는 속셈이군요.”
표정을 보니 기분 좋은 말이 통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다면 현실을 깨닫게 해야지.
“지리 자동차를 이용하려는 것이 맞습니다.”
리푸수 사장은 어이가 없었다.
이선수가 바로 수긍할 줄은 몰라서였다.
“하지만 지리 자동차도 태평 자동차를 이용하면 되지 않습니까.”
“지리 자동차가요?”
“네. 지금 지리 자동차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요?”
많아도 너무 많았다.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리푸수 사장이 말을 하지 않자 이선수가 먼저 말했다.
“태평 자동차의 자동차를 팔면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어떤가요?”
“자동차 기술을 이전해 주겠다는 건가요?”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그럴 생각입니다.”
“조건부라면…….”
“태평 자동차와 기하 자동차의 자동차를 제대로 팔아 주겠다는 계약이죠.”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오토바이 대리점에서 자동차를 팔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지리 자동차의 오토바이 대리점은 꽤 많은 데다가 인지도도 있었다.
“그것만 지키면 기술을 이전해 주는 건가요?”
리푸수 사장은 정부에서 자동차 생산을 허락하지 않는 이유가 제대로 된 기술이 없어서라고 생각했다.
“판매를 제대로 해 주면 지리 자동차와 합작으로 자동차 생산 공장을 설립할 겁니다.”
리푸수 사장은 눈을 반짝일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확실한 자동차 기술 이전 방법이었다.
“진짜로 그렇게 할 겁니까?”
당연하지.
지리 자동차가 제대로 성장할 것을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내가 그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작은 도움이 큰 도움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렇게 할 겁니다.”
리푸수 사장은 침을 삼켰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물었다.
“합작 회사의 지분 구조는 어떻게 됩니까?”
이렇게 물어볼 때는 간단하게 대답하면 된다.
“지리 자동차가 10억 달러를 투자하면 절반을 드리죠.”
“…….”
현재 환율로 10억 달러면 82억 위안 정도였다.
지리 자동차의 모든 현금과 자산을 동원해도 82억 위안을 만들 수 없었다.
기껏해야 40억 위안이 최대였다.
그리고 현실을 알게 되자 깨닫는 것이 있었다.
지리 자동차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규모의 그룹의 회장이 눈앞에 있다는 것.
이선수가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지만,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는 것을.
10억 달러면…….
82억 위안이면…….
지리 자동차가 아닌 다른 회사를 찾아가도 되는 일이었다.
“아니면 지리 자동차에 10억 달러를 투자하죠. 지분을 얼마나 줄 수 있나요?”
리푸수 사장은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선수가 한 제안의 의미를 깨달아서였다.
“지리 자동차를 키워 주시겠다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