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67)
꿈꾸는 재벌 169화(167/249)
169. 계획은 있다. 될지 모르지만
상하이 자동차 첸훙 사장은 베이징으로부터 안 좋은 소식을 들었다.
지리 자동차의 판매 대리점 승인은 물론, 태평 자동차의 자동차 생산 공장까지 원래대로 돌아갔다는 것.
갑자기 왜 다시 바뀌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돌아온 답변은 미안하다는 말뿐이었다.
더는 관여할 수 없다고.
첸훙 사장은 모든 인맥을 동원해 왜 상황이 변했는지 알아봤다.
간신히 알아낸 이유는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움직였다는 것뿐이었다.
첸훙 사장은 GM의 테일러 이사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 * *
꽝!
테일러 이사는 첸훙 사장에게 연락 받고 상하이로 급하게 날아왔다.
그리고 첸훙 사장 사무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왔다.
그것을 본 첸훙 사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뭐하는 거요!”
“뭐하는 거라니. 그러는 첸훙 사장은 뭐하는 거요.”
첸훙 사장은 화를 참았다.
자신이 진행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였다.
“이번 일은 나도 어쩔 수 없소.”
“자신있다고 할 때는 언제고… 왜! 무엇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됐는지 정확하게 설명해야 할 거요.”
전화로 들었다.
하지만 테일러 이사는 믿을 수 없었다.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움직였다니.
“말했던 것 이상은 없소.”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지리 자동차 따위가 러시아를 움직이다니.”
첸훙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지리 자동차 따위가 러시아를 움직였을 리가.”
지금의 지리 자동차는 규모도 작고 중앙 정부에 끈도 없었다.
테일러 이사는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태평 자동차가 러시아를 움직였다는 거요?”
“정확하게 말하면 드림 그룹이지. 드림 그룹의 이선수 회장이 러시아와 친분이 있는 것 같소.”
테일러 이사는 이를 갈았다.
태평 자동차 인수에 실패한 것은 드림 그룹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이대로 두고 볼 거요?”
첸훙 사장은 책상에서 일어났다.
“솔직하게 지리 자동차 따위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소.”
“지리 자동차가 아니라 태평 자동차 때문에 한 것입니다. 첸훙 사장.”
“알고 있소. 하지만 태평 자동차가 고작 오토바이나 만드는 지리 자동차와 손잡고 뭐를 할 수 있겠소.”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었다.
상하이 자동차와 지리 자동차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있었다.
지리 자동차는 아직 자동차 회사로서의 인지도가 없으니까.
“태평 자동차가 아무리 애를 써도 지리 자동차의 능력으로는 우리 상하이 자동차를 뛰어넘을 수 없소.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오.”
테일러 이사도 그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불안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가 드림 그룹에 뒤통수를 맞았어요. 첸훙 사장.”
첸훙 사장은 비릿하게 웃었다.
“그건 한국이고 여긴 중국이요. 그리고 상하이는 우리 상하이 자동차가 꽉 잡고 있소.”
상하이 인구만 3천만 명이다.
근처 저장성까지 합치면 5천만 명이 넘어간다.
한국 인구보다 더 많았다.
이런 곳에서 지리 자동차는 고작 오토바이를 45만 대도 안 되는 수준으로 팔았다.
그리고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달랐다.
가격부터가 차이가 났다.
오토바이 10대 살 돈이면 자동차 1대를 살 수 있으니까.
물론, 상하이 자동차도 25만 대 수준으로 자동차를 판매했다.
하지만 2001년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230만 대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였다.
“GM만 약속을 지킨다면 지리 자동차 따위가 절대로 우리를 이길 수 없소.”
아직도 부족한 자동차 기술.
GM의 기술이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은 GM의 자동차를 대신 팔아 주고 외장만 바꾼 자동차를 상하이 자동차의 이름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자신이 있는 겁니까?”
테일러 이사도 첸훙 사장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지리 자동차와 태평 자동차가 손 잡는다고 해서 상하이 자동차를 쉽게 뛰어넘을 수 없다.
“자신 있소.”
첸훙 사장을 보며 테일러 이사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발을 빼기에는 이미 늦었다.
이대로 발을 빼면 자신은 GM에서 더 영향력을 잃는다.
최악의 경우 모든 것을 잃고 떠나야 할지도.
“좋아요. 믿어 보죠.”
“잘 생각했소. 정직하게 힘으로 상대해 봅시다.”
지금까지 정직하게 하지 않았으면서 정직을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정직하게 경쟁할 생각도 없었다.
* * *
주한 중국 대사관에서 내게 연락이 왔다.
정확하게는 편지였다.
그것도 싱밍 대사의 서명이 있는.
“이걸 왜 내게 보낸 건지.”
편지 내용은 길었지만, 핵심은 간단했다.
중국은 드림 그룹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어떤 편의도 제공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지리 자동차의 이야기는 없었지만, 관련이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마이클로부터 중앙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 주겠다는 확답을 받았다는 연락이 왔었다.
“저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됩니다. 회장님.”
김성웅 사장도 이해할 수 없었다.
중국 대사가 이런 편지를 보냈다는 것은 중국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지방 정부가 아닌 중앙 정부가.
“좀 과한 협박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정말 이상했다.
내가 예상한 중국의 반응은 둘 중 하나였다.
지리 자동차의 자동차 판매 대리점 승인과 자동차 생산공장 설립을 그대로 승인해 주는 것.
반대로 감히 중국을 상대로 협박했다면서 더 강하게 압박해 오는 것.
더 강하게 압박하면 진짜 원유와 석탄의 공급을 끊고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게 할 생각이었다.
“반응도 너무 빠르고…….”
마이클이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관계자를 만난 것이 한 달이 되지 않았다.
“누가 개입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누군가가 도왔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좋은 일이죠?”
내 말에 김성웅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일이긴 합니다. 회장님.”
“그럼 이제 지리 자동차만 제대로 해 주면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리푸수 사장도 지금쯤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 * *
리푸수 사장은 이선수의 말대로 됐다는 것에 기뻤다.
진짜로 귀인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선수에게 전화를 해 감사 인사도 했다.
이선수는 지금부터는 지리 자동차의 일이 더 중요하다면서 격려했다.
그것이 얼마나 또 고맙던지.
리푸수 사장은 거칠 것이 없다는 듯이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동안 번 돈을 모두 자동차 판매 대리점 확장에 쏟아부었다.
그것도 모자라 대출까지 받으면서 저장성과 상하이에 판매 대리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장성은 몰라도 상하이는 만만하지 않았다.
* * *
“왜 또! 당신들 지금 일이 장난인 줄 알아?”
리푸수 사장은 직원들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이 직원들은 상하이에 판매 대리점을 확보하는 임무를 맡았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계약하면 갑자기 위약금까지 물어 가며 계약을 파기하는데…….”
상하이는 워낙 대도시이기 때문에 임대료가 비싸다.
그리고 임대할 자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돈을 더 주면서까지 어렵게 구한 판매 대리점 자리가 매번 계약 파기가 됐다.
“그럼 돈을 더 줘. 그러면 될 것 아니야!”
“돈을 더 준다고 해도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젠장!”
상하이 자동차가 개입한 것 같았다.
상하이 자동차 대리점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하이 자동차와 관계 있는 회사가 다시 계약했다.
자금력 싸움에서 상하이 자동차를 이길 수는 없었다.
따르르릉.
리푸수 사장은 수화기를 들었다.
“누구 전화인데 울리게 하는 거야?”
분명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서가 연결하지 않으면 절대 이 전화기는 울리지 않는다.
[한국 이선수 회장님이십니다.]“어? 그래? 연결해. 빨리!”
리푸수 사장은 태도를 바꿨다.
“따렌! 어쩐 일로 전화를 주셨습니까.”
[상하이에 대리점 만드는 일이 어렵다고 들었습니다.]“죄송합니다. 따렌!”
리푸수 사장은 이선수가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묻지 않았다.
[리푸수 사장께서 죄송할 일은 아니죠. 상하이 자동차가 방해하는 것인데.]“따렌께서도 아셨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 능력이 부족해서…….”
[아닙니다. 이 정도 방해는 있을 수도 있죠.]리푸수 사장은 순간 이선수에게 자금을 빌려 달라고 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바꿨다.
이선수가 먼저 말하지도 않았는데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따렌.”
[그냥 열심히 한다고 되나요. 리푸수 사장님 이렇게 해 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어떻게…….”
[상하이에 정말 비싼 곳만 골라서 임대 계약을 하세요.]리푸수 사장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면 몇 곳만 임대할 수 있습니다. 상하이 전체에 판매망을 만들 수 없습니다. 따렌.”
[그러니까요. 우리는 핵심 지역만 판매망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면 됩니다.]무언가 이상했다.
“만드는 것처럼 보이다니요?”
[혹시 위약금 받지 않나요?]“받습니다.”
[그 돈으로 다른 곳에 더 많은 대리점을 만들면 됩니다.]“상하이를 포기하시는 겁니까?”
[네. 굳이 상하이만 고집할 필요가 있나요? 상하이 인구는 고작 3천만입니다. 중국 전체는 12억이고요.]리푸수 사장은 입을 살짝 벌렸다.
“아…….”
[무슨 의미인지 알겠죠?]리푸수 사장은 웃었다.
“알겠습니다. 따렌.”
위약금으로 받은 상하이 자동차 돈으로 다른 지역에 판매 대리점을 만든다.
“제대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따렌!”
상하이 자동차가 눈치채지 못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 *
리푸수 사장과 통화를 끝낸 나는 미소 지었다.
“더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할 것 같네요.”
“리푸수 사장은 거의 맨몸으로 지리 자동차를 만든 사람입니다. 회장님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능력 있는 사람인 것은 분명합니다.”
김성웅 사장의 평가대로라고 생각했다.
“마이클에게 제대로 살펴보라고 하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회장님.”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마이클에게 중국에서 머물며 지리 자동차 상황을 지켜보라고 했다.
“마이클에게 연락해서 리푸수 사장과 연계해서 다른 지역에 대리점 내는 것 도우라고 해 줘요.”
마이클이 나서면 다른 지역에 허가 내는 것이 쉬워질 것이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태평 자동차와 기하 자동차 준비는요?”
“언제든지 서해를 건너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판매만 되면 한 달 안에 중국으로 가져갈 수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내 예상대로.
* * *
상하이 자동차 첸훙 사장은 생각보다 많은 지출에 짜증이 났다.
“미친놈들…….”
지리 자동차가 포기하지 않고 상하이에 계속 대리점 임대 계약을 해서였다.
최근에는 가장 비싼 임대료를 내야 하는 지역까지.
일부러 위약금을 받아내기 위한 수작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 의심을 떨쳤다.
지리 자동차가 상하이를 포기할 리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사실상 중국 최대의 도시이며 소비가 가장 잘 활성화된 곳이다.
“마지막 발악인가?”
그래도 지리 자동차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리 자동차는 상하이에 집중하는 것 같이만 보였다.
“위약금만 1억 위안이라니.”
좀 많은 돈이긴 했다. 하지만 충분히 감당 가능했다.
지리 자동차가 제대로 판매망을 만들지 못하면 태평 자동차의 판매도 제대로 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되면 상하이 자동차의 판매가 늘어난다.
결국, 이익이다.
“먼저 시작할 계획이니까.”
판매망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태평 자동차보다 GM의 자동차를 먼저 판매할 계획이었다.
선수 필승.
확실하게 이겼다고 생각했다.
* * *
리푸수 사장은 웃고 있었다.
상하이를 포기하는 대신 저장성에 더 많은 판매 대리점을 만들었다.
또한, 생각지도 못한 곳인 베이징까지.
중심지는 아니지만, 외곽 지역에 대리점을 낼 수 있었다.
“3일 뒤 시작한다.”
상하이 자동차도 모르게 베이징에서 태평 자동차 대리점이 문을 연다.
비밀을 지키느라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만 이용했다.
그리고 어렵게 준비를 끝냈다.
“모두 고생했다. 이 고생 끝에 보답이 있을 것이다. 따렌께서 보살펴 주신 것을 잊지 마라.”
베이징에 대리점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이선수 덕분이었다.
마이클이 도와줬으니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상하이 자동차에 한 방 먹여 주자.”
리푸수 사장의 말에 직원들은 주먹을 쥐었다.
* * *
[GM 준중형 세단 중국 본격 상륙] [GM 상하이 자동차와 손잡고 준준형 세단부터 중형 세단까지 판매한다.]지리 자동차가 시작도 하기 전에 상하이 자동차가 먼저 시작했다.
TV와 신문 등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경품도 걸었다.
상하이와 저장성 인민들은 세단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세단은 부자만 타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GM 세단의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했다. 조금만 무리하면 세단이라는 것을 타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GM의 세단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 * *
“이런 상하이 자동차가 약간 빨랐네요.”
“이틀 차이입니다. 회장님.”
이건 아쉬웠다.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회장님.”
“그렇겠죠. 타겟층이 다르니까요.”
GM과 상하이 자동차는 주요 고객층을 잘못 생각했다.
상하이라서 어느 정도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겠지.
하지만 중국은 아직도 평균 소득이 낮은 나라였다.
“이제 진짜로 시작하네요.”
GM의 방해로 판매망을 다시 만드느라 고생했다.
GM은 세단 판매 실적이 저조하게 될 것이다.
비교 대상인 태평 자동차의 스타그와 기하 자동차의 비토가 팔리게 될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