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8)
꿈꾸는 재벌 18화(18/249)
18. 다 해 줄 것 같은데
“지금부터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갑작스럽게 수십 명이 삼두 종합건설에 들이닥쳤다.
“책상이나 서류에 손을 대면 증거 은닉 시도로 간주하고 체포하겠습니다. 압수수색 시작합니다.”
중앙지검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이민식 전무와 관련된 모든 것이었다.
이민식 전무가 현재 삼두 종합건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중이다.
그리고 삼두 종합무역에 흡수 합병되기 때문에 각종 중요 서류를 정리 중이었다.
그중에는 외부로 알려져서는 안 되는 것도 있었다.
“이민식 전무 어디 있습니까?”
중앙지검에서 나온 검사가 이민식 전무의 비서에게 물었다.
“전무님 지금 외부 일정 중이십니다.”
“전화기 손대지 마세요. 연락하는 것도 안 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 * *
“아직도 아무런 진전이 없는 거냐? 돈은 있는 대로 가져다 썼으면서.”
무역 이민호 전무의 질타에 건설 이민식 전무는 할 말이 없었다.
“얼마 안 있으면 건설이 무역에 흡수되는 것 잊지 않았지?”
그전까지 무언가 보여 주지 않으면 가만히 안 있겠다는 것처럼 들렸다.
“알고 있습니다. 전무님.”
“알고 있는데도 걱정이 안 되나 보네.”
이민식 전무는 이를 악물었다.
이선수가 귀국한 것은 들었다. 박훈 검사가 영장을 받아 체포하러 갔었다. 원래는 영장이 안 나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힘을 써서 영장이 나오게 했다.
그런데 안기부에서 데려갔다고 한다.
“이선수가 귀국했으니 곧 해결될 겁니다.”
이정석이 싱가포르에서 돌아올 생각을 안 하니 이선수도 타깃으로 삼는 것을 전에 말했다.
이정석의 가족이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도 확인했다.
“귀국했어?”
“네.”
“언제?”
“3일 정도 됐습니다.”
무역 이민호 전무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민식 전무의 성격을 생각해 보면 벌써 좋은 소식이라고 알려 왔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야 말했다.
“너 솔직하게 말해. 문제 있지.”
“없습니다.”
거짓말이었다.
안기부에는 인맥이 없었다. 그래서 어렵게 다른 인맥을 통해 안기부에 접촉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이 연락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이선수가 안기부에 잡혀간 것이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선수에게 안기부에서 빼주는 대가로 가스 사업을 넘기라고 할 생각이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시간을 들여 안기부장 라인을 접촉하려 했다.
“진짜야?”
“진짜입니다.”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알았어. 믿어 보지.”
무역 이민호 전무는 별도로 알아볼 생각이었다.
이민식 전무를 완전히 믿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실행도 하기 전에 일이 터졌다.
“마음대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
비서가 막으려 했지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 수가 많았다.
건설 이민식 전무가 먼저 반응했다.
“뭐야? 뭔데 막무가내로 들어오는 거야!”
하지만 들어온 사람은 대꾸 대신 품 안에서 종이를 꺼냈다.
“압수수색 영장입니다.”
무역 이민호 전무가 깜짝 놀랐다.
“압수수색 영장이라니?”
삼두 그룹과 연관된 사람은 법원과 검찰에도 있었다. 그것도 꽤 고위직에.
삼두 그룹 계열사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무조건 연락이 온다.
그런데 아무런 연락을 못 받았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중앙지검과 국세청 합동 조사입니다.”
무역 이민호 전무의 눈이 더 커졌다.
검찰뿐만 아니라 국세청도 같이 왔다.
이것은 단단히 마음먹고 왔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 회사에 엄청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어지간한 회사는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다.
무역 이민호 전무는 심호흡하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중앙지검이라니? 무슨 이유로 압수수색을 하는 거요?”
“부정 청탁 및 비자금 조성 그리고 탈세입니다.”
“부정 청탁? 그런 것을 할 리가 없어. 우리가 왜?”
삼두 그룹 정도면 청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인다.
그리고 부정 청탁을 했다 해도 걸리지 않게 한다.
걸렸다 해도 이렇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들이닥치지 않기도 했고.
“증거가 다 있습니다. 삼두 종합무역에서 박훈 검사에게 돈이 갔더군요.”
무역 이민호 전무는 이민식 전무를 쳐다봤다.
이민식 전무는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통화 명세와 이민식 전무가 박훈 검사를 만난 사진 증거도 있습니다. 지금 박훈 검사도 대검찰청에서 조사받는 중입니다.”
중앙지검에서 나온 검사가 설명할 때 뒤에서 누군가 다가왔다.
그리고 검사에게 귓속말했다.
그러자 검사가 이민식 전무를 쳐다봤다.
“혹시 이민식 전무님?”
“…….”
“맞군요. 같이 가 주셔야겠습니다.”
“내가 왜…….”
“박훈 검사에게 부정 청탁 및 불법 뇌물 제공 혐의입니다. 데려가.”
검찰 수사관이 이민식 전무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려 했다.
“이거 놔. 너희 무슨 짓이야. 내가 누군지 몰라? 삼두 그룹 로열패밀리야! 로열패밀리!”
검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로열패밀리는 사람 아닌가요? 저항하시면 공무집행 방해죄가 추가됩니다.”
“이 새끼가! 너 이름이 뭐야!”
“송준수입니다.”
“어디 일개 검사 따위가… 중앙지검장에게 전화해!”
“전화는 중앙지검에 가서 하시죠.”
“놔. 안 놔?”
이민식 전무가 수갑을 차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수사관 3명이 달려드니 어쩔 수 없었다.
그것을 보며 무역 이민호 전무가 말했다.
“어디서 봤나 했더니 송 부장검사님이시군요.”
“잠깐 스쳐 지나갔을 뿐인데 기억하시네요.”
무역 이민호 전무는 송준수 검사의 성향을 떠올렸다.
대쪽 검사.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오죽하면 후배 기수와 함께 부장검사를 하고 있다.
곧 후배 기수가 차장검사가 되면 관례상 그는 퇴직해야 한다.
선배가 부하로 있으면 불편하면서 조직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까.
“송 검사님이 사건을 맡았다면 검사장님도 승인한 것이군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사건이 제게 왔으니 전 제대로 할 뿐입니다.”
송준수 부장검사는 씨익 웃었다.
“곧 이민호 전무님도 참고인 조사 받으시러 오셔야 할 것 같네요.”
무역 이민호 전무는 어디서부터 일이 잘못됐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죠.”
“자. 진행해.”
수사관들이 서류를 모두 쓸어 담기 시작했다.
굳이 전무실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다른 부서를 탈탈 털고 있었다.
무역 이민호 전무는 전화기를 들었다.
“그룹 전략기획실 연결해.”
삼두 그룹 전략기획실이라면 일이 왜 이렇게 됐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 * *
“자. 이 정도면 성의는 보인 것 같은데요.”
김성웅 안기부장이 이선수에게 말했다.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다시 안기부장실에 와 있었다.
이번에는 정중하게 요청해서였다. 강무송 변호사와 임강민 대표도 함께였다.
“결론이 난 것이나 다름없어요. 송준수 검사는 대쪽인 데다가 국익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거는 사람입니다.”
안기부에서 송준수 검사를 선택한 이유였다.
김성웅 안기부장이 직접 송준수 검사를 만나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송준수 검사는 자신이 무조건 이번 일을 맡게 해 달라고 했다.
“박훈 검사는 옷을 벗는 선에서 끝날 겁니다. 언론에는 알려지지 않을 거고요.”
정부와 검찰의 명예에 먹칠하는 일은 없어야 했다.
법무부 장관 그리고 검찰 총장과 합의한 일이었다.
그래서 전격적으로 영장이 발부되고 삼두 그룹이 알 수 없었다.
“박훈 검사는 제 관심사가 아닙니다. 잘 아실 텐데요.”
“알고 있습니다. 건설의 이민식 전무는 집행유예 정도로 합의 보면서 더는 이선수 씨의 일에 관여하지 않게 할 생각입니다.”
답답하네.
이민식 전무 하나 정도로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다니.
“삼두 종합무역도 세무조사까지 들어가니 이선수 씨 일에 신경 쓰지 못할 겁니다.”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안기부장 옆에 조용히 앉아 있던 이한세 외무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이선수 씨. 이제 협상 시작하시죠. 지금 시작해도 몇 개월은 걸립니다.”
이건 이한세 외무부 장관의 생각이다.
그가 생각한 것보다 빠르게 끝날 수 있다.
어지간한 것은 러시아에서 승인할 테니까.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와 기술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확약만 하면 14억 7천만 달러에 대한 이자를 감면해 줄 생각입니다.”
이자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돈을 받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원금이 늘어나지 않는데 돈 빌려 간 곳은 부담을 느끼지 않지.
러시아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돈을 안 받겠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안 받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14년 동안 나누어서 갚으면 됩니다. 14년 후 한꺼번에 갚아도 되고요.”
한숨이 나올 것 같았다.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 포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미래에 한국이 얻었던 것 정도는 얻게 해야지.
물론, 내 이익도 얻고.
“그런 방식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한세 장관이 눈살을 찌푸렸다.
최대한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럼 기간을 더 늘릴까요?”
“아니요. 14억 7천만 달러를 어떻게 해서든 빠르게 받아내야죠.”
이한세 장관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선수 씨는 러시아의 대리인 아닌가요?”
“러시아 편이냐고 묻는 것이라면 아닙니다. 전 사업가입니다.”
“사업가라니요?”
“서로 최대의 이익을 얻게 한다는 것이죠. 14억 7천만 달러를 왜 공짜로 줍니까. 러시아에서 받아낼 것은 받아내야죠.”
“그럼 이선수 씨 생각은 무엇입니까? 러시아는 현재 돈을 갚을 능력이 없어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 1천억 달러 정도의 차관이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답답하네요. 이선수 씨 생각을 말해 주시죠.”
“꼭 돈으로 받아야 하나요?”
“그럼 뭐로 받습니까? 혹시 자원으로 가능한 겁니까?”
이선수가 가스를 유럽에 파는 것을 생각해 말했다.
“아닙니다.”
“그럼 뭡니까?”
“무기요.”
무기란 말에 이한세 장관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구소련의 재래식 무기 말인가요? 무기 호환이 안 된다는 것 모르시나요?”
대부분의 무기가 호환 안 되는 것은 맞다.
소총만 해도 그랬다.
한국은 미국과 같이 5.56mm 탄을 사용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7.62mm 탄을 사용한다.
“재래식 무기 중에는 호환이 안 돼도 한국에 필요한 것이 있죠.”
“그런 것이 어디 있습니까.”
“항공모함이요.”
“…….”
이한세 장관은 깜짝 놀라, 말을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김성웅 안기부장이 소리치듯 말했다.
“항공모함이요?”
“네. 항공모함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항공순양함이지만요. 전투기가 있으니 항공모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잘만 하면 퇴역하는 항공순양함 하나 정도는 가져올 수 있을 겁니다.”
“잠… 잠깐만요.”
이한세 장관은 머리를 흔들었다.
“진짜 가능한 겁니까?”
“조건이 붙기는 하겠지만, 가능합니다.”
“어떤 조건이…….”
“기본적으로 가져온 항공순양함과 항공순양함에서 얻은 기술을 다른 나라에 팔거나 제공할 때는 러시아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겁니다.”
그냥 다른 나라에 제공하거나 팔지 말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동의할 리가 없다.
“이거 우리만 이야기할 것이 아닌 것 같네요. 국방부 장관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한세 장관의 말에 김성웅 안기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령 각하에게도 보고해야 할 것 같네요.”
저기요.
당신들만 좋으라고 한 말은 아닙니다.
“잠시 흥분 가라앉히시고요. 저는 분명 사업가라고 했습니다.”
알아들을까?
“대가가 필요하다는 것이군요.”
외교를 주로 하는 외무부 장관이라 그런지 제대로 알아들었네.
“그렇습니다.”
“어떤 대가를 원합니까?”
“좀 많습니다.”
“일단 들어보죠.”
“첫 번째로 방위산업체 승인 좀 내주시죠.”
“방위산업체요?”
“네. 러시아에서 가져오는 무기를 제 방위산업체에서 주도적으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이건 목줄을 채우는 것이다.
다른 생각 못 하게.
“으음. 논의해 보죠. 두 번째는요?”
“여기 강무송 변호사가 진행하는 소송에 다른 압력이 없도록 해 주시고. 빠르게 진행해 줬음 합니다.”
강무송 변호사가 깜짝 놀랐다.
“사장님 제 소송이요?”
“네. 온전히 증거로 재판이 진행될 수 있게 하면 좋지 않나요?”
“그건 그렇지만…….”
강무송 변호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때 김성웅 안기부장이 말했다.
“그건 가능합니다. 증거도 추가해 줄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한세 장관이 말했다.
“더는 없나요?”
“마지막으로 삼두 종합무역의 책임자를 만나 대화하고 싶네요.”
“대화만 할 생각입니까?”
“대화만 할 겁니다.”
좋은 대화는 아닐 것이다.
“아니군요. 대화를 가장한 협박을 하겠군요.”
이한세 장관 눈치가 빠르네.
“아마도요?”
이한세 장관이 김성웅 안기부장을 쳐다봤다.
“부장님 가능하시죠?”
“가능하게 만들어야죠. 항공순양함이라니…….”
“그럼 세 가지 조건이 다 충족되면 제대로 협상 시작하겠습니다.”
다 해 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