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84)
꿈꾸는 재벌 185화(184/249)
185. 기분은 다시 나빠졌다
이민욱 부회장의 선전포고 이후 삼두 그룹의 움직임은 너무 눈에 띄었다.
“지역 케이블을 인수하고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다고 합니다. 회장님.”
“원래 자체 인터넷망을 구성한 이유가 테스트였나 보네요.”
삼두 그룹은 자체 인터넷망을 구성했다.
엄청난 돈을 들여 삼두 그룹 계열사와 공장 등에 망을 깔았다.
임대해도 되는데.
그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나 보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지역 케이블이 삼두 그룹의 결정을 반기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회장님.”
김성웅 사장이나 우리 드림 텔레콤 계열사인 드림 인터넷의 입장에서 보면 오합지졸인 지역 케이블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적이 등장하는 것이다.
“삼두 그룹이 지역 케이블 인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원래 지역 케이블 일부는 제1이동통신 사업자를 인수한 선견 그룹이 했어야 했다.
하지만 내가 인수했으니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가입자를 모았으니까.
“그냥 두세요.”
김성웅 사장은 이선수의 결정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두면 삼두 그룹은 인터넷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할 것입니다. 회장님.”
“그러니까 그냥 두라는 겁니다.”
지금 인터넷 시장은 드림 인터넷과 한국 인터넷 그리고 엘아이 인터넷 이렇게 3사가 경쟁 중이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3사가 나누어먹기 하는 중이다.
서로 만나서 어느 정도 정책을 맞추며 고객을 적당하게 나누어 갖는다.
고인물이 된 것이다.
이런 것까지 내가 일일이 신경 쓸 수는 없었다.
왜냐.
드림 인터넷도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 중이다.
수익성을 내려고 하는 것이다.
“회장님… 한국 인터넷 시장이 아직 성장 중이라고는 하지만, 곧 포화상태가 될 것입니다.”
맞는 말이다.
한국은 생각보다 땅이 작다.
산이 많아 사람이 모여 살 만한 곳이 적다는 것도.
인구도 아직 5천만 명이 되지 못했다.
더 줄어들지도.
“파이가 고정되어 있는데 나누어 먹는 회사가 하나 더 늘어나면 수익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회장님.”
“그건 어쩔 수 없죠.”
“막을 수 있다면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김성웅 사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막을 수 있을까요? 삼두 그룹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데요. 지역 케이블의 가격만 더 올려놓는 꼴이 될 겁니다. 이런 것으로 우리 드림 그룹도 삼두 그룹도 더 많은 손실을 보기는 싫네요.”
“그래도…….”
아직 김성웅 사장을 이해시키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삼두 그룹이 인터넷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환영합니다.”
“네? 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으니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하던 기존 3사가 긴장할 것 아닙니까. 고객 유치에도 더 많은 신경을 쓸 것이고요.”
김성웅 사장은 이선수가 어떤 생각을 지녔는지 알았다.
“경쟁은 좋은 것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면 안 좋지 않습니까.”
“김성웅 사장님.”
“네. 회장님.”
“그동안 많이 벌지 않았나요?”
드림 인터넷 수익성은 꽤 좋았다.
“망투자 비용을 거의 회수한 정도입니다.”
“그럼 앞으로 계속 이익이겠네요. 다른 헛짓만 안 하면요.”
헛짓이란 인터넷 사업이 아닌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건 내가 철저하게 못하게 하고 있었다.
인터넷 회사가 금융 투자 같은 것을 하면 안 된다.
“아마도 그럴 것이긴 합니다만…….”
김성웅 사장은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이 아쉬웠다.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줄 수 있게 마케팅 전략이나 세우라고 하세요. 이제 한국 인터넷이나 엘아이 인터넷과의 동행은 끝났습니다.”
이선수의 지시이니 김성웅 사장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김성웅 사장이 밖으로 나가자 나는 생각했다.
‘고작 이 정도를 가지고 선전포고까지 했을까?’
무언가 다른 것이 있을 것 같았다.
* * *
내 예상은 맞았다.
삼두 전자의 핸드폰 공장 출시 가격 인하.
그리고 새로운 모델의 기습 출시.
목적이 확실했다.
드림 전자와 엘아이 전자의 핸드폰을 노리는 것.
당연히 드림 전자와 엘아이 전자의 핸드폰 매출은 떨어졌다.
삼두 전자는 그동안 꾸준히 핸드폰 개발에 힘을 써 왔다.
드림 전자나 엘아이 전자도 핸드폰 개발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토로라 이후 몇 개의 핸드폰만 성공했을 뿐 삼두 전자의 핸드폰에 따라잡혔다.
역시 저력이 달랐다.
삼두 전자는 원래 역사대로 세계적인 핸드폰 제작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사과폰과 함께.
드림 전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나마 결합상품과 통신망 서비스 덕분에 한국에서 점유율이 높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드림 텔레콤에서 삼두 전자 신형 핸드폰을 판매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고객이 원하니까.
아이러니하게도 드림 텔레콤이 삼두 전자 신형 핸드폰의 최대 매출처가 되게 생겼다.
가입자가 가장 많으니까.
한국 핸드폰 점유율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 * *
통신 시장만 공격했느냐.
아니었다.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드림 건설의 건설 수주 실적이 떨어진 것을 알았다.
“죄송합니다. 삼두 무역에서 건설 부문을 크게 성장시킬 생각이 없다고 예상했습니다만…….”
예상이 틀렸다.
드림 건설 고정민 사장은 고개를 숙였다.
“국내 재개발 아파트는 물론, 신규 아파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도 모자라… 해외 건설도…….”
이건 드림 건설의 실수가 맞다.
삼두 무역에서 건설 부문을 만들었을 때 신경 쓰지 않았다.
해외 건설도 아주 작은 것들만 수주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인도네시아 고층 빌딩 수주를 빼앗겼다.
드림 건설이 국내 건설사와 경쟁해 수주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었다.
삼두 무역 건설 부문을 경계하지 못한 것.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 해외 건설이나 국내 건설은 우리 드림 건설이 더 많이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드림 건설 고정민 사장의 말에 그룹 사장인 김성웅 사장이 질타했다.
“고 사장.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솔직하게 해외 건설 수주의 대부분은 회장님께서 가져오신 것 아닙니까.”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재개발은 물론, 싱가포르의 건설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북부 도시와 재건 사업을 말하는 것이었다.
“국내 사업도 그래요. 어떻게 신규 사업이 줄어듭니까?”
한국 건설 경기 때문이라고 항변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말은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국내 실적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니까.
“지금 삼두 그룹은 우리 드림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김성웅 사장의 말이 맞다.
그리고 기업의 경쟁은 사실 전쟁이나 다름없다.
“해외 건설과 국내 건설이 아직 삼두 무역 건설 부문보다 실적이 많다고 해서 안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고정민 사장은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회의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짝!
나는 손뼉을 쳤다.
모두 나를 쳐다봤다.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난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1위 드림 건설이 위협을 느껴야 계속 1위 자리를 지킬 테니까요.”
누가 뭐라고 해도 건설 실적은 드림 건설이 한국 1위였다.
사장단 회의는 끝났다.
하지만 드림 전자의 매출은 계속 떨어지기만 했다.
* * *
삼두 그룹의 공격에만 신경 쓸 수 없었다.
왜냐.
모스크바로 가야 해서였다.
드디어 푸틴 총리가 대통령이 된다.
옐친 대통령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진하고 푸틴이 대통령이 됐다.
취임식에 초대 받았다.
이정석 선배도 같이 가야 했다.
선배도 상트페테르부르크시를 발전시킨 일등 공신 중 한 명이어서였다.
푸틴은 이정석 선배도 잊지 않았다.
이정석 선배와 함께 모스크바로 향했다.
* * *
2002년도의 가장 큰 일을 뽑으라면 두 가지다.
생각지도 않은 삼두 카드 인수와 푸틴의 대통령 취임.
또 저택에 머물며 푸틴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파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너무 사람이 많은 데다가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였다.
그렇다고 푸틴 대통령만 졸졸 따라다닐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푸틴은 축하 파티에 잠깐 참석해 방문한 귀빈들에게 인사만 한 후 저택으로 왔다.
“지금 파티장에 있어야 하지 않아?”
푸틴은 보드카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깟 파티보다 친구와 마시는 술이 더 중요해.”
“귀빈들이 섭섭해할 텐데?”
내가 알기로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려고 각국 대사들이 줄을 서 있었다.
“섭섭해하라고 해. 그깟 놈들이 섭섭해 봤자지. 나는 오늘을 있게 한 친구가 더 중요해.”
푸틴 대통령은 진짜 그렇게 생각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선수를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아! 그리고 이 한 병만 있는 것은 아니야. 저택에 좀 많이 준비해 뒀어.”
“그럴 줄 알았어.”
푸틴 대통령이 환하게 웃었다.
“그럼 마셔 보자고!”
다른 귀빈들보다 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기는 했다.
이정석 선배는 모스크바 관광을 나가 있었다.
취임식에 참석해 축하 인사는 했으니 됐겠지.
* * *
벌써 4병째다.
최근 운동을 안 해서 그런지 빠르게 취하는 것 같았다.
“친구. 술이 줄은 것 같아.”
“나도 옛날 같지가 않아.”
푸틴 대통령이 웃었다.
“그렇긴 하지. 나 역시 옛날 같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친구는 이제 엄청난 사업가가 되어 있기도 하고.”
갑자기 사업가 이야기는 왜?
“난 반반이었어.”
뭐가?
“친구가 언제쯤 나를 배신할까? 끝까지 배신하지 않을까?”
이건 푸틴 대통령의 본능이었다.
언제나 상대방을 의심한다.
“돈은 사람을 배신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거든. 그런데 친구는 돈 때문에 배신하지 않았지.”
이건 처음부터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내 돈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푸틴 대통령에게 갈 돈을 줄였을 것이다.
어느 정도는 알더라도 어쩔 수 없게.
계속 거래하는 것이 더 이익이니까.
하지만 그런 생각조차 안 했다.
“그건 당연한 것 아니야?”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야. 친구. 자랑해도 될 정도야.”
“이런 것을 자랑하기는 싫어.”
“하하. 그래서 내가 친구를 좋아해.”
푸틴 대통령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말인데…….”
왜 말을 흐리고 그래.
사람 긴장하게.
“러시아 경제에 도움을 줬으면 해.”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생각보다 잘 성장했다.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시를 제외하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내가 도울 수 있다면 돕지.”
약간 여지를 두는 것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역시 친구야. 바로 돕겠다고 승낙하니.”
도울 수 없는 것은 못 돕는다고!
“뭐를 도와줄까?”
“러시아 통신시장에 도움을 줬으면 해.”
이건 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네.
러시아 통신시장에 무슨 도움을?
“통신망 구축에 투자가 필요한 거야?”
“통신망 구축도 그렇지만, 핸드폰을 팔아 줬으면 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경제에 도움을 달라고 해 놓고 핸드폰을 팔아 달라니.
“핸드폰을 싸게 팔아 달라는 거야?”
“원가에 팔라는 것은 아니야. 적당하게 이익을 남겨야지. 드림 전자의 핸드폰은 앞으로 러시아의 대표 핸드폰이 될 거야.”
순간 드는 생각이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금 도와 달라고 하면서 도움을 주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물었다.
“친구… 혹시 드림 전자의 상황을 알고 말하는 거야? 맞지?”
푸틴 대통령은 고개를 저었다.
“무슨 상황? 드림 전자가 어려워?”
푸틴 대통령은 모르는 척했지만, 알고 있었다.
이선수를 보호하며 감시하는 중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일 이후에는 그 수준을 더 높였다.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와 한국 드림 그룹 전담팀이 있을 정도였다.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바로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가 된다.
없다 해도 1주일에 한 번씩 정기 보고를 받는다.
삼두 그룹이 인터넷 시장에 진출한 것도, 새로운 핸드폰 출시와 가격 인하한 것도 다 알고 있었다.
그 목적이 드림 그룹… 그러니까 이선수였으니까.
“우리 러시아도 한국처럼 가격이 싸면서 좋은 서비스를 받았으면 해. 드림 텔레콤의 통신 사업과 드림 전자의 핸드폰이면 가능하잖아.”
아닌가?
하지만 아무래도 수상했다.
“친구. 그냥 솔직하게 말하지. 나 도와주려고 그런 거지?”
푸틴 대통령은 웃으며 말했다.
“도와주는 것도 있지만, 러시아의 경제를 위한 것도 진심이야.”
그렇지 않아도 드림 전자의 매출이 계속 하락 중이라 걱정이 되기는 했다.
삼두 전자의 기술력을 뛰어넘지 못하는 이상 회복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드림 전자 일에만 매달릴 수도 없다.
“드림 텔레콤의 인터넷 사업 진출과 드림 전자의 핸드폰을 판매해 달라?”
“그래.”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이익인 것 같은데?”
푸틴 대통령은 보드카를 따랐다.
“서로 이익이지. 우리 러시아와 드림 그룹이 더 단단하게 맺어지는 것이지.”
러시아에도 인터넷 회사가 있다.
하지만 대도시만 인터넷이 좀 될 뿐 제대로 서비스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러시아 와서 인터넷 사용하려면 속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
“알았어. 그렇게 할게.”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이제 마시자고.”
이 말이 다르게 들렸다.
마시고 죽자고.
* * *
이민욱 부회장은 기분이 좋았다.
인터넷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었다.
이선수가 방해하면 대응할 준비까지 해 놨다.
하지만 이선수의 방해는 없었다.
그리고 조용하게 진행하던 삼두 무역 건설 부문의 약진까지.
어차피 두 영역은 바로 드림 그룹을 넘어설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한 가지.
“역시 드림 전자는 우리 삼두 전자를 뛰어넘을 수 없어. 하하.”
드림 전자의 매출이 계속 하락 중인 것을 보고 받았다.
이대로 가면 드림 전자는 핸드폰 사업을 몇 년 이내에 접어야 할지도 몰랐다.
돈이 안 되는 사업을 계속할 수는 없으니까.
“제대로 한 방 먹여 준 건가?”
붙기만 하면 이선수에게 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기대하라고.”
앞에 없는 이선수에게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민욱 부회장의 기분은 다시 나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