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89)
꿈꾸는 재벌 190화(189/249)
190. 궁금합니다
“저기요. 갑자기 이러시면…….”
벌컥.
박우상 차관은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가뜩이나 기분이 안 좋은데.
“뭐야?”
“박우상 차관님?”
차관실에 쳐들어오면서 이름을 묻는다?
이상했다.
“검찰입니다. 당신을 뇌물 수수 및 배임 그리고 국가 반역죄로 체포하겠습니다.”
박우상 차관은 당황했다.
“지금 뭐라고 했나? 국가 반역죄?”
다른 것은 몰라도 국가 반역죄라니.
“영장입니다. 체포해.”
검찰 수사관이 박우상 차관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며 말했다.
“당신은 묵비권을…….”
박우상 차관은 수사관이 무슨 말을 하든 상관하지 않고 소리쳤다.
“지금 실수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검사는 코웃음을 쳤다.
“알아. 나라를 팔아먹으려고 한 놈.”
“너 누구야! 어디서 나왔어? 검찰총장에게 전화해.”
“나? 이철중 검사. 검찰총장님을 왜 찾아? 죄지은 놈이 뒷배경 있다고 자랑하는 거야? 데려가.”
“이거 풀어. 증거 없이 이러면 당신 무사하지 못할 거야!”
박우상 차관은 증거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동안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며 다녔다.
박우상 차관을 체포한 이철중 검사는 혀를 차며 말했다.
“쯧. 증거 없는데 영장이 나오냐? 어떻게 차관이 된 거야. 다음은…….”
아직 체포하러 갈 사람이 많았다.
* * *
전민준은 다급하게 짐을 싸고 있었다.
조금 전 전화가 왔다.
구속 영장이 떨어졌다는 소식이었다.
무슨 이유로 구속 영장이 나왔는지 물었지만, 더는 알려 줄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일단 피해야 했다.
그런 다음 어르신의 인맥으로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고 빠져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짐을 대충 싸고 집을 나서 차에 올라타려는 순간.
끼이익.
여러 대의 차량이 나타나 그의 차 앞을 가로막았다.
가로막은 차에서 한 사람이 내렸다.
그리고 다가와 운전석 창문을 두드렸다.
“전민준 씨? 당신을 외환관리법 위반과 살인 교사로 체포합니다.”
전민준은 운전석 창문을 조금 내렸다.
“살인 교사? 내가?”
“내리시죠. 안 내리시면 강제집행하겠습니다.”
뒤에서 검찰 수사관이 삼단봉을 꺼내는 것이 보였다.
그대로 운전석 창문을 깰 것 같았다.
그렇다고 도망갈 수도 없었다.
앞과 좌우를 막은 차량 때문이었다.
* * *
“거기 서!”
“헉헉…….”
박철진은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었다.
빅스타에서 전민준이 투자한 돈을 바로 못 돌려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계약서가 있어서 돌려줄 수밖에 없기는 했다.
하지만 일정 부분 손실 수수료를 물어 줘야 했다.
“너 잡히면 죽는다!”
전민준에게 살벌한 경고를 들은 박철진은 일단 한국을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출국 금지가 걸려 있어 그럴 수 없었다.
박철진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중국으로 밀항이었다.
밀항 루트는 지난번에 알아 뒀다.
한국만 벗어나면 목숨을 위협받지 않는다.
그래서 인천에 숨어 있었다.
“그만 따라와! 그런다고 돈 안 준다고 전해!”
박철진은 간신히 소리치며 계속 달렸다.
어떻게 저들이 자신이 숨어 있는 곳을 알고 왔을까?
호텔도 아닌 허름한 여인숙에 숨어 있었는데.
혹시나 싶어 주변을 계속 살폈길래 망정이지.
“박철진이!”
터덕.
앞쪽에서 험상궂은 남자들이 나타났다.
박철진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앞뒤로 다 막혔다.
절망스러운 순간이었다.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하자 박철진은 몸에서 힘이 빠졌다.
털썩.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제는 될 대로 되라.
그런 심정이었다.
험상궂은 남자들이 다가오더니 말했다.
“박철진 씨 당신을 외환관리법 위반과 살인 및 살인 교사 혐의로 체포합니다.”
응?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전민준이가 보낸 사람들 아닙니까?”
“경찰입니다.”
가끔은 외모만 보면 경찰인지 조직폭력배인지 구분이 안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 씨! 진작 말하지.”
형사들은 황당했다.
말하기 전에 도망친 놈이 누구인데.
“나 미국인이야. 대사관에 보호를 요청합니다.”
잘됐다 싶었다.
한국 경찰에게 체포되어 미국으로 이송되면 더 편해진다.
미국에는 자신을 도울 사람들이 많으니까.
괜히 로비스트가 아니다.
“그건 알아서 하시고. 갑시다.”
박철진은 웃으며 일어났다.
외환관리법 위반?
자신이 돈을 송금하지 않았다. 중개만 해 줬을 뿐이다.
살인?
무슨 살인?
증거가 없을 텐데.
이건 조금 이상했지만, 살았다는 생각에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몰랐다.
* * *
“이욱종 국장님?”
“누구시죠?”
“검찰입니다.”
“검찰이 왜?”
덜컹.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죄지은 사람은 절대 편하게 살 수 없다고 하더니.
“아실 텐데요. 업무상 배임, 뇌물 수수 그리고 국가 반역죄로 체포합니다.”
“국가 반역죄요?”
자신이 나라를 팔아먹은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을 하며 물은 것이다.
“검찰에 가서 자세히 들으세요.”
이욱종 국장은 출근길에 수갑을 찼다.
* * *
“박우상 차관과 이욱종 국장 둘은 업무상 아는 사이이고 다른 사람은 모른다고 잡아떼고 있습니다. 검사님.”
“그러겠죠.”
부우웅. 부우웅.
검찰 수사관은 이철중 검사의 손에 든 핸드폰을 보며 말했다.
“전화 안 받으세요?”
“받으면 귀만 더러워집니다.”
벌써 10통째였다.
어디 국회의원만 5명에 대검찰청까지.
“대질심문 들어갑시다.”
“알겠습니다. 검사님.”
모두를 한자리에 모아 놓고 물어볼 생각이었다.
* * *
박우상 차관과 이욱종 국장은 박철진과 전민준을 모르는 척 앉아 있었다.
박철진과 전민준도 아예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끝까지 잡아뗄 겁니까?”
이철중 검사의 말에 박우상 차관이 말했다.
“이 검사,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지 않나. 자네 실수하는 거야.”
“그래요?”
이철중 검사가 녹음된 파일을 틀었다.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박우상 차관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욱종 국장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 아닙니까?”
하지만 박철진과 전민준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박철진이 말했다.
“목소리만으로 누구인지 정확하게 밝혀 낼 수 없지 않나요?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목소리도 위조할 수 있다는데.”
“그렇기는 하죠.”
“그러니까 우리 풀어줘요. 이건 불법입니다.”
“불법 아닙니다. 영장에 따라 정당하게 집행했으니까요.”
전민준은 도대체 영장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했다.
확실한 증거 따위는 없을 텐데.
그래서 강하게 나갔다.
“이것 보세요. 검사님. 이딴 것이 증거라면 당신 실수하는 거야. 다른 증거 없으면 옷 벗을 각오해.”
이철중 검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전민준 씨, 당신 빽이 대단하다는 것은 잘 알겠더라고요. 어떻게 알았는지 전화 엄청나게 오더군요.”
“그럼 알아서 기어야지.”
너무 당당한 모습과 표정.
이철중은 고개를 흔들며 손을 들었다.
그러자 곧 취조실 문이 열리며 수사관과 함께 누군가 들어왔다.
“어?”
“김치수 차장?”
박우상 차관과 이욱종 국장이 놀라 반응했다.
박철진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모르는 척해야지.
“다들 아시죠? 중국 공해상에서 죽여 버리려고 했던 김치수 외국환 은행 차장.”
“…….”
“…….”
“모릅니다.”
“누군데요?”
박우상 차관과 이욱종 국장은 침묵했고.
박철진과 전민준은 부인했다.
“당신들 대화 녹음한 것도 김치수 차장이야. 그리고 중국 조직폭력배도 다 불었어. 10억 받고 김치수 차장 바다에 수장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박우상 차관은 다급하게 말했다.
“나는 그런 적 없어요.”
이욱종 국장도.
“나도요.”
두 사람에게 이철중 검사가 말했다.
“알아요. 그러니까 두 사람 죄목에는 살인 교사가 빠진 겁니다. 조금만 더 말했으면 방조 정도는 넣을 수 있었는데.”
“…….”
“…….”
“증거와 증인까지 있는데 그래도 발뺌하실 겁니까? 사실대로 다 말하면 정상참작됩니다.”
이철중 검사의 말에 박우상 차관이 먼저 반응했다.
“사실 나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의 부탁을…….”
전민준이 소리쳤다.
“입 닥쳐! 감히…….”
“너나 입 닥쳐! 매국노 새끼야!”
이철중 검사의 목소리가 더 컸다.
“매… 매국노?”
“왜 아니야? 너 이중국적자잖아.”
전민준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김 계장님, 지금부터 개별 심문에 들어가겠습니다.”
이철중 검사는 씨익 웃었다.
“다시 말하지만 제대로 증언하면 정상참작에 들어갑니다.”
거짓말이었다.
아니, 반쯤은 맞는 말이기도 했다.
정상적으로 최대 구형할 테니까.
* * *
[외국환 은행 게이트 터지다.] [전모 대통령의 비자금이 외국 사모펀드로 흘러 들어간 정황 포착.] [돈이 뭐길래 살인까지 의뢰.] [검찰,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고 발표.]이번에는 기사를 막을 수 없었다.
자극적인 제목에다가 인터넷은 물론, 드림 텔레콤 가입자에게 보내는 뉴스에 실었으니까.
아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우리가 개입한 것은 모르죠?”
“모를 겁니다. 김치수 차장도 우연히 수상한 배를 봤다는 신고에 출동한 해양 경찰이 발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치수 차장이 위험한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를 이용하기로 했다.
박철진이나 전민준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나올까?
모든 것을 실토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녹음 파일을 따로 가지고 있었을 줄은 몰랐네요.”
“능구렁이 같은 놈입니다. 회장님.”
우리 쪽에서 굳이 검찰에 도청 파일을 제공할 필요가 없었다.
김치수 차장은 모일 때마다 몰래 대화를 녹음했다.
그리고 그 파일을 3개나 복사해 여러 곳에 감춰뒀다.
아마도 돈이 필요하면 하나씩 주면서 요구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익명의 제보를 안 해도 되니 좋긴 하네요.”
모든 증거를 따로 모아놨다.
“계좌 추적도 검찰에서 하니까요.”
빅스타에 흘러 들어간 전민준의 돈을 검찰이 추적하는 중이다.
“홍콩 HSB 은행도 외국환 은행 인수 참여를 철회했습니다.”
이건 지금 알았다.
어차피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그럼 우리만… 아니, 남아프리카 공화국 중앙은행만 남게 된 거네요.”
“네. 회장님.”
약간 아쉬운 것도 있긴 했다.
홍콩 HSB 은행이 빅스타와 함께 끝까지 외국환 은행 인수를 하려고 했다면 보여 줄 한 수가 남아 있었다.
아직 대주주로 신고하지 않은 외국환 은행 3분의 1의 주식.
박철진 일당 덕분에 외국환 은행 주가가 떨어져 좀 싸게 샀다.
지금은 다시 올랐지만.
“판결까지 오래 걸리겠죠?”
“아마도 그럴 것 같습니다. 항소까지 갈 놈들이니까요.”
몇 년은 걸릴 것이다.
“하지만 박철진과 전민준은 빠져나갈 수 없을 겁니다. 살인 교사 증거가 너무 확실합니다.”
밀항을 주선하며 10억 원을 건네준 사람도 잡혔다.
그 사람도 박철진이 시켜서 했다고 증언했다.
“박우상 차관이나 이욱종 국장도 커리어는 끝난 것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해임은 물론, 연금까지 다 날아가게 생겼습니다.”
공무원 연금이다.
그리고 퇴직금도 못 받을 것이다.
노후는 없다고 봐야겠지.
감옥은 몇 년 안 가겠지만.
“이제 마지막 일만 해결하면 되겠네요.”
아직 해결할 일이 하나 남았다.
* * *
“박찬우 씨라고 불러야 하나요? 아니면 전 경제수석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해결해야 할 일은 박찬우 전 경제수석이었다.
어쨌든 그는 대가를 원했었다.
“편하신 대로 부르셔도 됩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박찬우 전략실장으로 불러 주셨으면 합니다.”
응?
벌써 어디 취직했나?
“그렇군요. 박찬우 전략실장님. 어느 그룹에 가셨나요?”
“드림 그룹입니다.”
“…….”
뻔뻔하기가.
김성웅 사장 직속이자 내 직속인 부서가 하나 있다.
전략 기획실.
하지만 전략 기획실장은 아직 없었다.
기획실장 대리로 부장급이 있었다.
김성웅 사장 눈에 차는 사람이 없어서 아직 기획실장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이다.
“왜 마음에 안 드십니까?”
박찬우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동안 박찬우와 부딪쳤던 일을 생각해 봤다.
그는 자신의 일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드림 그룹의 핵심 부서라고 할 수 있는 전략 기획실장 자리를 줘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굳이 드림 그룹에 오려고 하는 겁니까? 경제수석이었으면 더 좋은 자리에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유명했다.
“사실 공천해 줄 테니 선거에 나가 보라는 말을 듣기는 했습니다.”
국회의원?
“지금 국회의원 공천권 포기하고 드림 그룹에 온다는 말처럼 들리네요. 그래서 더 드림 그룹에 오겠다고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유야 한 가지죠.”
뜸 들이지 말고 말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