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191)
꿈꾸는 재벌 192화(191/249)
192. 이제는 달라질 때
박찬우는 전략 기획실장에 이상 없이 취임했다.
그리고 갑자기 굴러들어온 돌이 생겨 난감하다는 듯한 분위기가 생겼다.
이건 어쩔 수 없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질투와 시기는 있으니까.
그동안 드림 그룹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는데 드림 그룹 출신도 아니고 로열패밀리도 아닌 사람이 상전으로 왔으니.
또 문제점도 있었다.
박찬우 실장의 은연중에 나타나는 버릇이었다.
공직 생활 역시 어떻게 보면 직장 생활과 비슷하긴 했다.
하지만 권력을 쥔 자리에서 하달식 지시가 더 많았다.
계열사 간 불협화음이 생겼다.
그것도 김성웅 사장이 적절하게 조절하며 조금씩 고쳐지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건 시간이 필요한 데다가 박찬우 실장이 깨달아야 할 부분이었다.
그저 지켜보며 기다릴 뿐.
그러다가 진짜 아니다 싶을 때는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드림 그룹이 어수선하기는 했다.
* * *
“후우.”
대현 그룹.
아니, 이제는 대현 자동차 그룹의 사장인 정주헌은 답답했다.
정영 회장의 죽음과 함께 시작된 왕자의 난은 끝났다.
꽤 오래 걸렸다.
대현 그룹은 이제 예전의 대현 그룹이 아니었다.
정주헌 사장은 대현 자동차를 지켜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대현 자동차 대신 다른 것들은 포기했다.
건설과 중공업, 유통, 백화점 등등.
형제들이 각자 자기 몫을 주장하며 가져갔다.
어떻게 보면 대현 자동차를 온전히 지킨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호랑이 없는 집에 여우가 왕이 되다니.”
기하 태평 자동차를 말하는 것이었다.
쌍웅 자동차는 기하 자동차 계열 브랜드처럼 바뀌었다.
아무래도 왕자의 난 때문에 대현 자동차가 주춤하는 사이 기하 태평 자동차는 한국 점유율을 계속 올렸다.
벌써 30% 이상 됐다.
그래도 대현 자동차의 점유율을 넘길 수는 없었다.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높은 것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시한 자동차의 라인업이 탄탄한 것도 있었다.
“호랑이가 귀환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 줄 필요가 있겠어.”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기하 태평 자동차에 큰 위협을 느껴서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점유율을 점점 빼앗기며 대현 자동차는 몰락할 것 같았다.
정주헌 사장은 전화기를 들었다.
“임원 회의 준비해. 모두 참석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사장님.]이제 전력을 다해 기하 태평 자동차를 상대할 생각이었다.
* * *
[연비 걱정하지 마세요. 주차 왜 걱정해요?]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대현 자동차.] [대현 자동차 기존 고객 할인.] [대현 자동차 꿈의 연비 하이브리드 모델 전 차종 적용.]갑자기 대현 자동차가 TV와 신문은 물론, 인터넷에까지 대대적인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 한국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 하면 대현 자동차였다.
지나다니는 트럭의 절반 이상이 대현 자동차 모델이었다.
택시는 또 어떤가?
아무 택시나 잡으면 대현 자동차 모델이 대부분일 것이다.
대현 자동차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면서 기하 태평 자동차의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 * *
“광고를 보면 우리 기하 태평 자동차의 주력 모델을 대상으로 경쟁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연비 걱정하지 말라면서 경차를 광고했다.
모델명은 에스퍼.
디자인도 꽤 괜찮았다.
거기에 우리 기하 태평 자동차의 할부 프로그램과 동일했다.
가격도 얼마 차이 안 난다.
“문제는 편의사항입니다. 경차에 필요없다고 생각한 편의사항을 다 집어넣어 놨습니다. 그럼에도 가격은 비슷합니다. 회장님.”
기하 태평 자동차 사장 심인섭이 사장단 회의에서 보고하는 중이었다.
“저기 그럼 우리도 똑같이 편의사항을 넣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박찬우 실장이었다.
심인섭 사장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선수에게 보고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분명 이선수에게 말했다. 그런데 전략 기획실장 따위가 중간에 말을 가로챘다.
심인섭 사장은 참으며 다시 말했다.
“준중형과 중형 모델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했습니다. 가격이 7백만 원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기름값이 계속 오르는 현재 소비자는 하이브리드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회장님.”
박찬우 실장이 또 끼어들려고 하자 심인섭 사장은 계속 말했다.
“그것도 국민 모델이라고 불리는 가반떼와 다이저는 물론, SUV 탄산페까지 적용하고 있습니다.”
나는 심인섭 사장의 보고를 들으며 살짝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심 사장님, 그래서 어려운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건가요?”
“그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상황이니 국내 매출과 점유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했네.
심인섭 사장은 원래 기하 자동차 그룹의 회장이었다.
내가 인수하면서 그가 계속 기하 자동차를 경영할 수 있게 했다.
박찬우 실장이 살짝 손을 들었다.
“회장님 죄송합니다. 잠시 말을 해도 되겠습니까?”
조금 전에는 자신이 끼어든 것이 무례했다는 것을 알아서 이선수에게 허락을 구한 것이었다.
“해 봐요.”
“네. 회장님.”
내 허락에 심인섭 사장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박찬우 실장은 거침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기하 태평 자동차는 그동안 어떤 계획을 가지고 일을 했나요? 미래에 대한 계획은 있나요?”
심인섭 사장은 어이가 없었다.
“어떤 계획이라니요?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박찬우 실장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맞습니다. 제가 본 기하 태평 자동차는 아무런 계획 없이… 노력 없이 일했습니다.”
꽝!
심인섭 사장이 회의 테이블을 치며 말했다.
“이것 봐요! 드림 그룹에 온 지 얼마 안 된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런 말을 합니까?”
박찬우 실장은 대답 대신 다른 말을 했다.
“회장님 앞입니다. 주먹으로 회의 테이블을 가격하는 행위는 도를 넘었다고 생각 안 합니까?”
“…….”
심인섭 사장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그에게 박찬우 실장이 계속 말했다.
“왜 아무런 계획 없이 노력 없이 일했다고 생각하냐면! 그동안의 자료가 그것을 말해 주기 때문입니다. 태평 자동차 인수 전 기하 자동차는 군납을 어떻게 따냈습니까?”
“…….”
“대현 자동차에 계속 밀릴 때 할부 프로그램 등 판매 전략은 누구에게서 나온 거죠?”
“…….”
“태평 자동차 인수 후 중국 판매망을 다시 만들고 경차를 판매할 수 있게 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
심인섭 사장은 점점 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선수 회장님 아니십니까?”
“…….”
“그런데 지금 심인섭 사장께서는 대현 자동차의 맹공세에 어쩔 수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마치 이선수 회장님에게 답을 내려 달라는 듯이요. 왜 심인섭 사장님과 기하 태평 자동차 직원들은 고민하지 않나요?”
박찬우 실장은 다른 계열사 사장들을 주욱 둘러봤다.
대부분 그와 눈을 맞추치지 못했다.
드림 텔레콤과 드림 건설 사장 그리고 비비 인더스트리 사장만 제외하고.
“대현 자동차가 이렇게 공세적으로 나오면 하소연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마련해서 가져와 보고하는 것이 맞는 일 아닙니까?”
이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긴 했다.
“제가 심인섭 사장님의 회사 관리는 인정합니다.”
이건 나도 인정.
기하 태평 자동차에 아직도 노조가 없는 것은 심인섭 사장이 잘 관리해서라고 본다.
“하지만 관리만 할 것 같았으면 사장을 하시지 마셨어야죠.”
때렸다가 약 발라 주고 또 때리네.
“그룹 사장단 회의는 회장님에게 하소연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생겼으면 그 문제의 해결책을 가져와 보고하는 자리입니다.”
내가 앞에 놓인 마이크를 손가락을 쳤다.
툭툭.
박찬우 실장이 말을 멈췄다.
“박 실장, 그쯤 하면 된 것 같아요.”
“네. 회장님.”
내 말에 심인섭 사장이 나를 쳐다봤다.
당연하겠지.
나는 지금 박찬우 실장의 편을 들어준 것이니까.
“심 사장님.”
“네. 회장님.”
“심 사장님이 기하 자동차 회장으로 있을 때 임원 회의에서 누군가 경쟁사가 막강한 전력으로 공격하니 어쩔 수 없이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 것 같습니까?”
심인섭 사장은 화가 가라앉았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어떻게 반응하셨을 건지 물었습니다.”
심인섭 사장은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대가로 이 자리에서 이 정도 창피는 당해도 싸다는 것도.
“매출을 올릴 방법을 찾아오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아니… 매출 하락 걱정하지 말고 매출 올릴 방법이나 연구하라고 호통쳤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셨겠죠. 그런데 왜 지금은 다르죠?”
왜 달라졌을까?
심인섭 사장도 그것이 궁금했다.
자신이 달라진 이유.
그것을 이선수가 말하기 시작했다.
“안주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고인물이라고 하죠. 안정적인 것을 벗어날 생각이 없어 더는 발전하지 않는… 아실 겁니다. 고인물은…….”
내가 다 말하기도 전에 심인섭 사장이 말했다.
“썩어 버립니다. 제가 썩어 버렸군요.”
심인섭 사장은 씁쓸하게 웃었다.
자신과 직원들이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점점 매출은 상승했다.
태평 자동차와 쌍웅 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바쁜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선수가 만들어 주는 매출은 꽤 괜찮았다.
그리고 대현 그룹 왕자의 난 덕분에 경쟁 상대도 조용히 있었고.
“그럼 어떻게 하실 겁니까?”
심인섭 사장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대현 자동차를 상대로 전략을 짜서 매출을 다시 회복시키고 증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원하는 대답이었다.
드림 그룹도 여기저기에서 고인물이 되어 가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삼두 그룹에서 공격했을 때 나는 오히려 더 좋았다.
물이 고일 수가 없게 하니까.
삼두 그룹의 공격에 회사가 무너진다면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삼두 그룹이 아니더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회사였을 테니까.
“고인물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기 있는 모두에게 하는 말입니다. 매년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을 점검할 것입니다.”
그동안 얼마가 성장하든 점검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하도 이것저것 해서 그것을 따라오는 데도 힘들었다.
회사 인수는 또 얼마나 했는지.
“당연히 전년 대비 매출이 떨어지면 그에 따른 징계도 있을 겁니다.”
이제 이런 것이 필요한 때가 왔다.
“기하 태평 자동차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 낼지 기대하겠습니다.”
회의실에 있는 모두는 이번 일의 결과에 따라서 심인섭 사장의 거취가 결정된다는 것으로 들렸다.
회의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심인섭 사장의 일이 자신의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
* * *
“국내 점유율만으로 기하 태평 자동차에 큰 타격을 줄 수 없어.”
여러 번의 회의와 보고서를 통해 낸 결론이었다.
대현 자동차 정주헌 사장은 기하 태평 자동차가 쉽게 일어서지 못할 타격을 주고 싶었다.
“해외 매출이라…….”
군납은 제외하고 기하 태평 자동차의 가장 큰 매출처는 해외였다.
중국과 싱가포르 그리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인구가 최소 1억 가까이 됐다.
중국이야 12억이 넘으니.
가장 효자인 나라는 누가 뭐라고 해도 지리 자동차가 판매망을 만든 중국이었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이 있지.”
정주헌 사장은 떠오르는 회사들이 있었다.
현재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회사는 상하이 자동차였다.
그리고 상하이 자동차와 손을 잡은 GM.
“태평 자동차 공장 완공은 내년이고.”
이것도 빠른 편이긴 했다.
햇수로 3년 안에 자동차 공장 하나를 만드는 것이다.
태평 자동차 생산 공장이 완공되기 전에 중국 시장에서 더는 기하 태평 자동차의 점유율이 높아지게 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떨어지게 해야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상하이 자동차와 먼저 손을 잡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GM까지 끌어들인다.
3개 회사가 손을 잡고 중국에서 기하 태평 자동차를 상대한다면 쉽게 몰아낼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정주헌 사장은 전화기를 들었다.
중국 상하이 지사장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서였다.
“김 지사장. 지금 당장 상하이 자동차 사장과 미팅 일정 잡아 봐. 내용은 나중에 알려주지. 내가 직접 만나고 싶다고만 해. 그래. 일정 잡히는 대로 보고해.”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상하이 지사장은 자신의 지시대로만 하면 되니까.
그리고 상하이 자동차 첸훙 사장과의 미팅은 생각보다 빨리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