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06)
꿈꾸는 재벌 207화(206/249)
207. 도둑맞은 방식
심인섭 사장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렸다.
“중고차 시장을요?”
“네.”
“회장님 그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심인섭 사장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었다.
“기하 태평 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진입은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 난관이었다.
대기업의 중소 기업 시장 진출은 정부가 정책으로 막고 있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심인섭 사장님의 임무 아닌가요?”
“그렇지만…….”
박찬우 실장이 끼어들었다.
“정부를 설득하려면 꽤 시간이 걸립니다. 회장님.”
김성웅 사장은 두 사람과 다른 말을 했다.
“회장님 중고차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알고 싶습니다. 회장님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아야 심인섭 사장이나 박찬우 실장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지시만 하면 상사의 의도를 파악하고 알아서 움직이는 것이 최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선수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김성웅 사장은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두 가지 의도가 있어요.”
두 가지나?
그런 생각으로 세 사람은 이선수에게 집중했다.
“세 분은 중고차 매장에 가서 중고차를 사 본 적 있나요?”
아무도 없었다.
자동차는 회사에서 나온다. 그것도 수행 기사까지 딸려서.
그리고 자동차를 산다고 해도 신차를 사지 중고차를 사 본 적이 없었다.
“가끔 뉴스를 보셨을 겁니다. 중고차 매장에서 고객에게 사기를 친다는 것을요.”
항상 뉴스를 보는 이들이니 이선수의 말대로 본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대출 사기도 친다고 하네요.”
이선수의 말에 김성웅 사장이 말했다.
“회장님의 의도는 중고차 시장의 정화인 것입니까?”
“정화라기보다는 제대로 돌아가게 하자는 것이죠. 중고차를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차는 필요한데 신차를 사기 힘든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사기를 칩니다.”
김성웅 사장과 심인섭 사장은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박찬우 실장은 아니었다.
“어려운 사람들을 더 어렵게 만들겠군요. 그리고 법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시간도 돈도 드니 포기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고요. 회장님께서는 그런 이들을 도울 생각이시군요.”
박찬우 실장의 눈이 반짝였다.
자신이 왜 드림 그룹에 와서 기획 조정실을 맡으려고 했던가.
나라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드림 그룹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중고차 시장 장악도 어떻게 보면 정부에서 나서서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것을 지금 이선수가 하려고 한다.
한우리 전 총리와 했던 약속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다.
“그 목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목적이 더 큽니다.”
박찬우 실장은 더 눈을 반짝였다.
“두 번째 목적이 무엇입니까? 회장님.”
“한국 자동차 시장의 장악이죠.”
중고차 시장을 장악하면 한국 자동차 시장을 어떻게 장악하는 것인지 궁금한 표정들이었다.
“이건 드림 핸즈와도 연관된 일입니다. 중고차를 사러 온 고객이 기하 태평 자동차를 선택하면 드림 핸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그 고객은 편리하고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았다고 생각하면 신차로 기하 태평 자동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죠.”
괜찮은 생각 같아 보였다.
“기하 태평 자동차 중고차를 팔고 다시 기하 태평 자동차 중고차를 살 때는 더 많은 할인을 주기도 할 겁니다.”
일명 대차 판매라고 한다.
중고차와 중고차를 바꾸는 것이다.
기존 소유 차량을 가져가니 고객이 편해진다.
심인섭 사장이 슬그머니 물었다.
“회장님… 그러면 대현 자동차나 외제 차량은 그냥 판매하는 것입니까?”
나는 심인섭 사장을 보며 씨익 웃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 주셨네요. 외제 차량은 몇 대 안 되니 예외로 두고… 대현 자동차의 중고차는 대부분 해외 수출로 나갈 겁니다. 그것을 위해 동남아와 중동 지역에 수출할 판로를 뚫어야겠죠.”
심인섭 사장은 무언가 생각났다.
이선수의 진짜 의도가 여기 있다는 것이.
“한국에서 대현 자동차의 씨를 말리시려는 것이십니까?”
“네. 맞습니다.”
“대현 자동차의 중고차 가격이 상승하는 반작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차 가격 방어가 잘되면 대현 자동차의 판매가 늘어날 수도 있고요.”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드림 핸즈 서비스와 대차 서비스, 가격 경쟁력 등이 제대로 된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일부 대현 자동차의 충성 고객만 끝까지 가겠죠.”
아무리 충성 고객이라고 해도 가격 앞에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편리한 서비스까지 있다면?
“하지만 대현 자동차도 우리와 같은 서비스를 시작하면 그 효과는 반감될 것입니다.”
“그렇겠죠.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기하 태평 자동차도 긴장을 풀지 않고 경쟁할 테니까요.”
심인섭 사장은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세 사람에게 말했다.
“자. 목표는 정해 줬습니다. 나머지는 세 분이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것까지 제가 해결해 줄 수는 없지 않을까요?”
쉽게 말해.
이것까지 내가 해결하면 세 사람은 필요없다는 것이다.
다 알아들은 것 같았다.
박찬우 실장이 먼저 말했다.
“정부와 협상은 제가 맡겠습니다.”
심인섭 사장도.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것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현재 기하 태평 자동차는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이선수가 가져온 일이 많아서였다.
지리 자동차에서 대현 자동차와 GM 기술도 이전 받아야 했다.
계속 늘어나는 중국에서의 판매량 때문에 생산도 신경 써야 했다.
그리고 매연 저감 장치 교체를 위한 사업자와 그 준비도 해야 했다.
거기에 한국에서 인터넷 판매까지.
김성웅 사장이 말했다.
“기하 태평 자동차에 본사 직원을 파견 형식으로 지원해 주겠습니다.”
심인섭 사장은 마치 구원의 밧줄을 내려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프로젝트 팀을 만들 인원이 한정되어 있었으니까.
“감사합니다. 김 사장님.”
나는 세 사람에게 말했다.
“그럼 진행해 주세요.”
조금씩 대현 자동차를 옥죄는 계획이 준비되고 있었다.
* * *
대현 자동차.
“거봐. 하면 되잖아!”
대현 자동차 노조는 결국, 파업 농성을 풀고 현장에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을 보고 정주헌 사장이 한 말이었다.
“노조 지도부는?”
“모두 고소했습니다. 민사소송까지 걸었으니 다시는 일어서기 힘들 겁니다.”
파업을 주도했던 노조 지도부는 완전히 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업무 방해 혐의에 폭력 주도 혐의.
그리고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민사소송으로 배상하라는 것까지.
파업을 풀지 않으면 파업에 참여한 모두에게 민사소송을 걸겠다고 협박하자 하나둘씩 포기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업부 복귀 기한을 뒀다.
그 기한 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까지 한다고 경고했다.
해고 사유야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는 행위를 했다고 적으면 되니까.
“재고는?”
2만 대의 자동차를 말하는 것이었다.
“임직원에게 3천 대는 팔았습니다. 6개월 동안 조금씩 8천 대를 전국의 중고차 매장에 풀 예정입니다.”
벌써 2천 대는 중고차 시장에 팔았다.
렌트카 회사를 통해서였다.
“좋아.”
원래는 더 빠르게 정리하기를 원했었다.
하지만 노조 문제까지 해결되니 어느 정도 숨 쉴 틈이 생겼다.
“그리고 중국에 남아 있는 5천 대는 어떻게 할까요?”
기분 좋았던 정주헌 사장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것을 내게 물으면 어떻게 해! 당신들이 방법을 찾아야지!”
면박을 당하자 해외 판매 담당 이사가 입을 열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판매는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사장님.”
“그래서?”
“중앙 아시아 쪽에 할인해서 판매하는 방법이 가장 낫다고 생각합니다.”
지리 자동차가 상하이 자동차를 인수한 것도 그렇고 중국 시장에서 대현 자동차의 판매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
“알겠습니다.”
계속 재고로 가지고 있으니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팔아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더 나았다.
“그리고 기하 태평 자동차 기사 봤나?”
기하 태평 자동차가 한국에서도 인터넷으로 자동차를 판매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떴다.
모를 리가 없다.
경쟁사의 기사다. 이런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있는다면 임원이 될 자격이 없었다.
“기하 태평 자동차만 인터넷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라는 법은 없지 않나?”
정주헌 사장의 말에 임원들의 눈이 커졌다.
“사장님 그럼 우리 대현 자동차도 인터넷에서…….”
“할 수 있다면 해야지. 미국도 아니고 한국이잖아. 인터넷 강국이야. 그리고 아직 대현의 이름은 죽지 않았어.”
정주헌 사장은 눈을 반짝였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7천 대를 임직원 가격으로 인터넷으로 풀어. 대대적으로 광고까지 하고.”
임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재고 차량을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기하 태평 자동차의 방식으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자고.”
“정말 괜찮은 생각이십니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냥 무너질 대현 자동차가 아니었다.
* * *
[거대 자동차 회사의 인터넷 경쟁.] [기하 태평 자동차에 맞서는 대현 자동차.]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대현 자동차의 할인.]기하 태평 자동차와 대현 자동차의 인터넷 자동차 판매는 연일 화제가 됐다.
더군다나 대현 자동차는 국내에서는 할인을 안 해 주기로 유명했다.
그런 대현 자동차가 일시적이긴 하지만, 무려 차종에 따라 30%나 할인해 준다.
사람들의 관심이 더 쏠리기 시작했다.
* * *
“죄송합니다. 회장님.”
나는 심인섭 사장을 쳐다봤다.
“심 사장님이 죄송할 일은 아니죠.”
“아닙니다. 대현 자동차가 이렇게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대응책을 준비했어야 했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대응책을 찾았어도 안 됐을 겁니다. 대현 자동차는 재고 자동차를 30%나 할인해서 판매하니까요. 우리는 그럴 수 없잖아요.”
인터넷 자동차 판매는 대현 자동차의 승리가 되어 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현 자동차의 판매가 늘어나는 중이었다.
기하 태평 자동차의 자동차 가격보다 15% 이상 싸니까.
기하 태평 자동차가 내세웠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것이다.
“출혈 경쟁까지는 하고 싶지 않네요.”
기하 태평 자동차도 가격을 더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팔면 팔수록 마이너스다.
“우리가 인터넷 판매에서 못 판다고 해서 회사가 어려워지는 것도 아니고요.”
한국 시장 점유율은 더 낮아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는 더 많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1차전은 우리 패배라고 생각하죠.”
역시 대현 자동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서 자신의 이익으로 만든다.
“아직 모릅니다. 결승전까지 가려면 멀었거든요.”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드림 그룹 차원에서 하는 드림 핸즈 프로젝트.
기하 태평 자동차가 준비하는 중고차 시장 장악 프로젝트.
아직 이 두 가지가 남았다.
“그래도 고객에게 약속한 것이 있으니 인터넷 판매는 중단하지 말고 계속해 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해외 중고차 수출은요?”
“지금 조용히 알아보는 중입니다. 중남미 지역으로도 확대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것도 좋네요.”
항상 이길 수는 없지 않은가.
이번에는 작은 전투일 뿐이다.
솔직히 이건 자기 위로다.
조금 분하네.
더 확실하게 준비해서 다음 전투에서는 이길 것이다.
* * *
“죄송합니다. 회장님.”
다음 전투도 어려운가?
박찬우 실장이 고개를 숙였다.
“정부 반대가 심한가 보네요.”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전 경제수석 출신인 박찬우 실장이 직접 정부와 중고차 시장 문제를 협상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완강하게 반대했다.
“노 대통령께까지 기획이 올라가기는 했습니다만…….”
“대통령에게까지요?”
“네. 대통령께서 원칙대로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시장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맞는다고 하셨다고…….”
생각해 보니 현재 대통령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사방에 적이 많았다.
대통령이 저렇게 나왔다면 답이 없다.
그렇다고 답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네요. 박 실장님이 싫어하는 방식으로 할 수밖에요.”
박찬우 실장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인 다음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드림 그룹과 관계 없는 회사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싱가포르나 남아공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드림 그룹이 아닌 다른 회사가 중고차 시장을 장악하면 된다.
그것도 한 개 회사가 아닌 여러 개의 회사가.
별도의 회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의 회사나 다름없다.
나중에는 연합회를 만들어 그 회원사로 묶을 거니까.
“자금 준비하라고 하죠.”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러고 보니 남아프리카 공화국 해상유전은 어디까지 진행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