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07)
꿈꾸는 재벌 208화(207/249)
208. 선물 같은 일들
드림 핸즈를 만들고 중고차 시장을 장악하는 일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2004년이 되고 그냥 잊고 있었던 일이 일어났다.
대통령 탄핵.
대통령의 업무가 정지됐다.
한국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놀랍고 당황스러운 일이었을 뿐이었다.
바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술자리의 안주처럼 씹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경제계는 이 일로 인해 어떤 여파가 끼칠지 몰라 긴장하고 분석하며 대비해야 했다.
* * *
“저희 분석으로는 탄핵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찬우 실장이었다.
국민의 여론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다들 의식하는 것이겠지.
“다행이네요.”
이런 분석 결과를 대부분 내놓을 것이다.
경제계도 안심하겠지.
안심 안 하는 곳도 있겠지만, 나는 안심했다.
결과를 아니까.
“다음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해상유전에 관한 사항입니다.”
해상유전은 박찬우 실장이 경제수석으로 있을 때부터 관여했던 일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박찬우 실장도 알 수 있도록 해 놨다.
절대로 내가 일을 떠넘긴 것이 아니다.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 보고서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북부 도시 보고서 그리고 한국 드림 그룹 보고서를 보는 것이 힘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해상유전의 매장량은 약 30억 배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상유전 탐사가 어려워서 그런지 꽤 오래 걸렸다.
그리고 원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해상 유전 탐사를 하지 않았다.
수익성이 낮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이정석 선배가 강력하게 돈으로 추진해서 꽤 좋은 성과를 낸 것이었다.
가볍게 20억 달러 정도 날릴 생각으로.
“싱가포르 방문 일정은 언제로 잡을까요?”
해상유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의논할 일이 있었다.
이정석 선배는 싱가포르에 한번 들렀으면 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박찬우 실장에게 일정을 확인해 보라고 했었다.
“그냥 제가 정해도 되나요?”
“회장님께서 일정 정하시면 그것에 맞춰 진행하겠습니다. 정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회장님이 정하시는 일정대로 될 것입니다.”
“그럼 다음 달 초쯤에 가죠. 여름 다 지나서 가는 것이 낫겠죠.”
싱가포르가 깨끗한 나라이기는 하지만 여름에는 덥다.
전용기에 자동차 그리고 에어컨 잘 나오는 호텔이 있을 것이면서 계절 따지냐고 말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날씨와 기분이라는 것이 있다.
어지간하면 잠깐이라도 덥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이 문제 없게 어지간한 일은 처리하고 갈 생각이었다.
“알겠습니다. 일정 잡아 놓겠습니다.”
“그렇게 해요. 그리고 지금쯤 대현 자동차도 눈치챘겠죠?”
“그런 것 같습니다.”
드림 핸즈를 말하는 것이다.
기하 태평 자동차가 아닌 드림 그룹 차원에서 한 이유가 있었다.
대현 자동차가 최대한 늦게 눈치챘으면 해서였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 진행된 지금 누구를 통해서라도 소문이 나기 마련이었다.
중고차 시장 장악은 드림 그룹과 전혀 관계없는 회사가 진행하고 있어서 아직도 모르고 있겠지만.
어째 이번에도 따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 *
“하하. 어이가 없네.”
대현 자동차 그룹은 뒤늦게 드림 그룹에서 드림 핸즈라는 자동차 서비스망 사업을 준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누가 봐도 우리 대현을 노린 거잖아. 아니야?”
“그렇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회장님.”
노조 문제도 해결했다.
악성 재고처럼 남은 자동차도 인터넷 판매 덕분에 다 팔 수 있었다.
대현 자동차는 대현 자동차 그룹으로 재편성하고 정주헌 사장은 회장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회장이라고 불렸다.
“서비스망을 더 넓혀서 고객에게 인지도를 높이려는 수작이지?”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임원은 정주헌 회장에게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
이제 한국 자동차 시장은 기하 태평 자동차와 대현 자동차 두 회사가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자동차 시장에서 드림 그룹이 하는 일은 대현 자동차를 견제하기 위해 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거지?”
“무슨 말씀이신지…….”
“왜 항상 드림 그룹이 먼저 이런 일을 시작하느냐고 묻는 거야!”
“그것이… 저희도 준비 중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뭐? 지금 변명을 하는 거야?”
“아닙니다.”
대현 자동차에서도 전국의 서비스망을 만드는 기획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중국 문제와 재고 차량 판매 그리고 파업 때문에 그것을 실행하지 못했다.
더 중요한 것을 먼저 하는 것이 맞기도 하지만, 자금이 부족해서이기도 했다.
“우리도 서비스망을 확대해.”
“회장님… 그렇게 하려면 자금이 조금 많이 들어갑니다. 기하 태평 자동차가 이미 꽤 많은 자동차 공업사와 협약을 맺어 놓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못 하겠다는 건가?”
“아닙니다. 말씀 드렸듯이 자금이 많이 들어갑니다. 기하 태평 자동차와 계약한 공업사의 경우는 위약금까지 물어줘야 합니다.”
“물어 주고 뺏어와.”
해외 시장은 몰라도 한국 시장마저 기하 태평 자동차에게 밀리게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지금 밀리면 몇 년 뒤에는 회복할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무조건 대현 자동차 서비스망을 만들어. 고객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서비스망을 말이야.”
정주헌 사장도 드림 그룹처럼 고객이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그런 서비스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니까.
조금씩 또 미래와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뭐 하고 있어. 빨리 진행해!”
“알겠습니다.”
대현 자동차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서비스망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하 태평 자동차와 계약한 자동차 공업사에게 위약금을 물어주는 것은 물론, 꽤 많은 수수료와 혜택을 약속하면서.
* * *
“제가 같이 가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장님.”
박찬우 실장은 나와 함께 전용기에 타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도 봐야죠.”
이정석 선배를 만나러 가는 길에 박찬우 실장을 데려가기로 했다.
김성웅 사장의 후임이 될 사람이다.
드림 컴퍼니에 관해서도 조금씩 알아둬야 했다.
“그래도 대현 자동차가 우리와 계약한 자동차 공업사를 가로채고 있는 상황인데…….”
“김성웅 사장이 잘하고 있을 겁니다.”
“김성웅 사장님이 잘하실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박 실장이 대응 방안 내놨고, 내가 승인했잖아요.”
위약금을 물고 계약 해지를 한 자동차 공업사가 왜 생겼을까?
돈 때문에?
물론, 그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현 자동차라는 이름도 한몫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아직도 길거리에는 기하 태평 자동차보다 대현 자동차가 더 많으니까.
나중에 중고차 시장에서 대현 자동차가 싹 사라지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제가 더 뛰면 들어가는 돈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 실장님.”
“네. 회장님.”
“전략 기획실장이 직접 뛰어서 돈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요? 전체적으로 봐서 미래의 이익을 더 얻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그렇지 못합니다. 회장님.”
“괜찮아요. 드림 그룹 돈 많다는 것 잘 알잖아요.”
박찬우 실장이 내놓은 방안은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박찬우 실장을 더 인정하게 된 일이기도 했다.
대현 자동차가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두 번째 방안도 이미 준비해 놨다.
원래 계획은 그 지역에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자동차 공업사와 계약을 하거나 계약할 자동차 공업사가 없다면 직영 서비스센터를 만드는 것이었다.
직영 서비스센터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규모 있는 자동차 공업사와 계약이 안 된다면 두 가지 방법의 대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작은 자동차 공업사도 다 계약해서 어느 곳이든 기본 서비스 정도는 받을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작은 자동차 공업사에서 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위해 지역마다 대형 서비스센터를 설립한다.
쉽게 이해하자면 1차 병원과 2차 병원으로 생각하면 된다.
동네 의원에서 기본 진료 받았는데 심각하면 종합병원으로 가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추가로 4천억 원의 예산을 승인했다.
너무 많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한국에서 시로 불리는 곳만 75개다.
군과 구는 별도로 생각하고.
시 한 곳에 10억 원씩만 투입해도 750억 원이다.
그런데 10억 원 가지고 대형 서비스센터를 만들 수는 없다.
최소 100억 원은 있어야지.
“지금은 편하게 갑시다. 싱가포르에 도착하면 정신없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박찬우 실장은 이선수가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다.
마치 휴가 가는 분위기 같아서였다.
* * *
싱가포르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부터 바빴다.
“이선수! 얼마만입니까!”
내가 온다고 고척 총리가 또 파티를 열었다.
싱가포르 정계와 경제계 그리고 군 인사까지 모두 참석했다.
“고척 총리님 잘 계셨습니까?”
“섭섭해요.”
“그래서 이렇게 얼굴 보여 드리러 오지 않았습니까. 여기는 저와 함께 일하는 박찬우입니다. 한국 드림 그룹을 앞으로 이끌 사람이죠.”
“오. 그래요? 반갑습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고척 총리님.”
고척 총리는 시작이었다.
각부서의 장관부터 싱가포르 기업 총수 그리고 중앙은행장까지.
나는 슬그머니 박찬우 실장을 밀어넣고 이정석 선배와 한쪽을 빠졌다.
“박 실장 잘하는데?”
“당연히 잘하겠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는데.”
“그러고 보면 선수 너도 참 인복이 많다.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한 사람이 뭐가 아쉽다고 드림 그룹에 와서 실장으로 일하냐.”
“당연하지. 내가 인복이 좀 많아.”
“그건 인정한다. 그러니 나도 같이 일하지. 하하.”
“그런데 이런 파티는 안 하면 안 돼?”
“안 돼. 그나마 1년에 한 번이라도 네가 오니까 다행이지. 아니면 내가 죽는다.”
“파티 때문에 나 부른 거야?”
“당연하지.”
말은 그렇게 해도 표정은 아니었다.
“이곳에서 다 말할 것은 아니고 오늘은 파티를 즐기고 내일 제대로 이야기하자.”
“알았어.”
나와 이정석 선배는 파티를 진짜 즐겼다.
박찬우 실장이 빠져나와서 우리에게 오면 또 다른 무리에게 보냈다.
* * *
파티 다음 날.
나와 박찬우 실장은 쉬지도 않고 드림 컴퍼니로 갔다.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회장님.”
얼굴은 하나도 안 괜찮아 보였다.
하룻밤 사이에 5년은 늙어 보인다고 할까?
“자. 드림 컴퍼니 사옥입니다.”
박찬우 실장은 사옥을 보고 깜짝 놀랐다.
두 개의 빌딩이 별도로 지어진 듯하지만 위에는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들어가죠.”
50층짜리 빌딩 두 개를 드림 컴퍼니가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임대도 했다.
하지만 25층 이상은 드림 컴퍼니와 관계된 회사만 이용할 수 있었다.
드림 컴퍼니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47층으로 올라갔다.
이정석 선배가 엘리베이터 앞까지 마중 나와 있었다.
“박 실장님 괜찮아요?”
“아! 괜찮습니다.”
지난밤 파티에서 이정석 지닌 싱가포르의 사회적 위치를 실감했다.
그래서인지 박찬우 실장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얼굴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정말 괜찮습니다.”
“그래요? 그럼 드림 컴퍼니 구경 좀 시켜 드리죠. 수잔!”
이정석 선배 뒤에 있던 비서가 앞으로 나섰다.
“네. 대표님.”
유창한 한국어였다.
“여기 박찬우 실장님 드림 컴퍼니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 상세하게 알려 줘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박찬우 실장은 나를 쳐다봤다.
“가서 들어보세요.”
“네. 회장님.”
박찬우 실장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수잔을 따라갔다.
나는 이정석 선배와 다른 방향으로 걸었다.
이정석 선배가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며 내게 말했다.
“박 실장 너무 괴롭히는 거 아니야?”
“업무의 연장이야.”
드림 컴퍼니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 상세하게 알려 준다는 것은 그냥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거의 사업 보고를 받는 형식이 될 것이다.
각 팀의 팀장과 사업부서장 그리고 계열사 임원까지 박찬우 실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내가 지시한 일이다.
“하기는 선수 네 사람이라면 알아야 할 것은 알아야겠지.”
이정석 선배의 사무실에 들어왔다.
“자. 이제 왜 오라고 했는지 말씀 좀 해 보시죠.”
“해상유전 말인데…….”
말을 흐리며 표정이 안 좋아진다.
“채산성 괜찮다며.”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얼마 안 남잖아.”
“실패 안 한 것이 어디야. 누구는 10개 중에 1개만 성공해도 성공이라고 하는데.”
원유가 있다고 해서 다 시추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하나 더 하려고.”
“뭐?”
갑자기 이정석 선배가 웃는다.
“다른 지역에서 가스가 터졌다. 하하.”
대부분 원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스층이 위에 있기도 했다.
“잘만 하면 중국에 필요한 가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생산해도 되겠어.”
“정말?”
“그래.”
일이 되려고 하니까 더 잘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하나 더 있지.”
“기대되는데? 나 모르게 또 무슨 사고 쳤어?”
“사고는 아니고. 너 희토류 알지.”
드디어 찾았구나.
일부러 찾지 않고 기다렸는데.
“희토류 광산 찾은 거야?”
“별로 안 놀라네.”
“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희토류 광산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재수없는 자식.”
“그리고 그것보다…….”
나는 핸드폰을 꺼냈다.
해상유전이고 희토류 광산이고.
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한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회사야? 병원? 왜? 어느 병원?”
두근. 두근.
분명 예전에 꿈에서 이정석 선배의 말을 끝까지 못 들은 것이 있었다.
희토류 광산 발견됐다고 하면서 아내 정은이가 임신했을지도 모른다는.
“진짜야?”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