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08)
꿈꾸는 재벌 209화(208/249)
209. 미소가 지어진다
이정석 선배가 무슨 일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손을 내저으며 전화에 집중했다.
“아! 정기검진.”
생각해 보니 희토류 광산이 발견됐다는 것은 뉴스로 나왔었다.
발견됐다고 해서 바로 뉴스로 나오지 않는다.
조금 시간이 지나야 나오지.
그렇다면 정은이가 아직 임신 전일 수도 있었다.
“그래. 아냐. 그냥 전화한 거야. 검진 잘 받고… 끝나면 전화해.”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이정석 선배가 물었다.
“왜? 제수씨 어디 아파?”
“아니, 아픈 건 아니고 정기검진이래.”
“그럼 다행이고.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희토류 광산.”
“아! 맞다.”
이정석 선배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희토류 매장량이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는데… 아마 추측하기로는 세계 최대일 것 같아.”
“잘됐네.”
“이선수 회장님아. 너 너무 감흥이 없는 것 같다?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최대라니까?”
솔직히 말해서 희토류보다는 한국의 아내에게 더 신경이 쓰였다.
오늘 정기검진에서 임신 사실이 밝혀질지도 모른다.
“광산 개발하고 하면 한 1년 걸리려나?”
“대충 그럴 거야. 그런데 안 기쁘냐?”
“어차피 발견될 것 알고 있었다니까.”
“재수없는 자식.”
“자꾸 재수없다고 하지 마.”
이정석은 이선수가 이상한 곳에서 반응하는 것 같았다.
“야. 이런 농담 하는 것 하루 이틀도 아니고 오늘 좀 이상하다?”
“미안.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이 있어서.”
“알았다. 얼굴 보는 김에 놀라게 해 주려고 했더니…….”
“알았어. 희토류보다 가스는 언제부터 가능해?”
이미 드림 건설에서 베이징에 지사를 내고 시범 사업 형식으로 온돌 난방 시스템을 준비 중이었다.
“가스도 한 1년 걸리지. 이제 막 발견했으니까. 시추선 설치하고 제대로 생산하려면…….”
“대충 맞겠네.”
갑자기 엄청난 양의 난방용 가스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온돌 난방 시스템을 한꺼번에 몇백만 세대씩 설치하지 않으니까.
단계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었다.
그동안 러시아나 다른 나라에서 가스를 가져와도 충분했다.
“형이 많이 고생하네.”
“그걸 이제 알았냐?”
“형수나 애는 어때?”
“뭐… 네 형수는 요즘 애 학업에 집중하느라 바쁘지.”
“학업?”
“그래. 서준이가 벌써 15살이다.”
“벌써 그렇게 됐어?”
“애 생각보다 빨리 자란다. 네 형수는 벌써부터 애 공부시키느라 정신이 없다.”
“어릴 때부터 싱가포르에 있어서 영어는 잘하잖아.”
“영어만 잘하냐? 피아노도 잘하고…….”
이정석 선배는 아들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사업 이야기를 할 때와는 표정이 달랐다.
무언가 설레어 하는 듯하면서도 자랑스럽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왜인지 모르게 부럽네.
“네 형수가 절대로 사업은 안 시키겠다고 하면서 공부 쪽으로 하란다. 뭐 성적도 좋아서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사업을 왜 안 시켜? 아버지 뒤를 이어서 기업 경영하면 좋잖아.”
“나도 그러고 싶지. 그런데 네 형수가 반대야. 너무 바쁘게 사는 것은 나로 족하다나?”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정석 선배를 바쁘게 살게 한 범인이 나인 것 같아서였다.
“최근에 휴가 안 갔지.”
“휴가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너는 휴가 갔냐?”
생각해 보니 나도 휴가를 간 적이 없다.
신혼여행이 마지막 휴가였다.
“뭐 휴가는 둘째치고 이제 슬슬 우리도 후계를 키워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형은 둘째 안 가져?”
“하아.”
갑자기 한숨은 왜?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있냐? 네 형수 엄청 바쁘다니까. 시간이 안 맞아. 별을 봐야 별을 따지.”
어째 형수가 할 말을 선배가 하는 것 같았다.
“안 해?”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안 맞는다고.”
“전쟁통에도 다 한다고 하는 말이 있던데?”
“미친놈. 그러는 너는 하냐?”
“당연히 하지.”
거의 칼퇴근인데.
“그래? 그게 가능해? 너 바쁘잖아.”
“일단 저녁에는 무조건 퇴근해. 그리고 같이 밥을 먹어.”
“아직도?”
“어.”
“그리고 추가로 일할 것이 있으면 서재에서 일하고 아니면 같이 자는 거지.”
“좋을 때다. 한 5년만 더 지나 봐라.”
“형수에게 물어본다.”
이정석 선배가 눈을 흘겼다.
“부부싸움을 일으켜라. 일으켜.”
이정석 선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나도 어지간하면 저녁 시간 맞춰서 퇴근해야겠다.”
“그렇게 해. 일은 직원에게 맡겨도 되잖아.”
이정석 선배가 웃었다.
“너는 그게 되냐? 직원에게 맡길 일이 있고 너나 내가 결정해야 할 일이 있잖아. 신경도 써야 하고.”
솔직히 안 되지.
그래서 낮에 엄청나게 바쁘다.
외부 미팅도 거의 하지 않고 누군가 찾아오겠다고 해도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유일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회장단 점심 식사 정도였다.
부우웅.
내 핸드폰이 진동했다.
“잠시만.”
정은이였다.
진료 끝나고 전화 달라고 했더니.
“어. 진료 끝났어? 아무 문제 없지? 어… 어?”
나는 벌떡 일어났다.
“진짜야?”
휴대폰을 내던지고 만세를 부르고 싶었다.
“얼마나 됐대? 3주?”
내가 듣고 싶었던 소식이었다.
“아들이래? 딸이래?”
내 말에 옆에 있던 이정석 선배가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3주면 성별 안 나온다.”
나는 이정석 선배를 보며 웃었다.
“그래. 뭐 먹고 싶은 것 없어?”
이정석 선배가 또 말했다.
“너 지금 싱가포르에 있다.”
“말만 해. 뭐든 구해다 줄게. 아니야. 일이 먼저기는…….”
“일이 먼저잖아.”
“그래. 어. 잠깐만 지금 병원에 혼자 간 거야? 아! 맞다. 경호원.”
아내에게도 비서 겸 경호원이 붙어 있다.
“운전하지 말고.”
“당연히 안 하겠지. 경호원 있다며.”
“어? 옆에 정석 형. 축하한다고 하는 말이야.”
나는 이정석 선배를 쳐다봤다.
“고맙대.”
“제수씨. 정말 축하해요. 선수 지금 입꼬리가 눈까지 올라갔어요.”
“그런 말을 왜 해!”
나는 다시 전화 통화에 집중했다.
“하고 싶은 것은? 아… 알았어. 그래. 끊을게.”
한소리 들었다.
너무 호들갑 떤다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형. 자세한 내용은 메일로 볼게. 그리고 전화 통화해.”
이정석은 이선수가 나가려고 하자 다급하게 불렀다.
“야. 어디 가려고!”
“당연히 한국이지.”
전용기 있다는 것이 이럴 때는 정말 좋았다.
“3일 일정이잖아. 너 만나려는 사람들은 어쩌고!”
이정석 선배가 따라 나오며 말했다.
“다음으로 미뤄야지. 형이 잘 말해 줘.”
“그건 그렇다고 치고… 박 실장 데려가야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박 실장은 3일 동안 그대로 해 줘.”
박찬우 실장은 3일 동안 드림 컴퍼니에 관해 보고 형식으로 공부하게 될 것이다.
“하아. 알았다. 데려다줄게.”
이정석 선배도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여기저기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전용기가 바로 한국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었다.
* * *
전용기를 타고 바로 한국으로 날아왔다.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가 왜 이렇게 멀리 느껴지는지.
저녁쯤 도착했다.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길도 길게 느껴졌다.
“정은아!”
집에 도착하자마자 소리치며 찾았다.
“얘는 왜 소리치고 그래! 조용히 해라.”
어머니가 먼저 반응했다.
“하하. 네. 들으셨어요?”
“들었다. 축하한다. 아들.”
“네. 정은이 어디 있어요?”
안쪽에서 정은이가 나왔다.
“오빠. 싱가포르에 있지 않았어요?”
“전화 받자마자 바로 날아왔지.”
이정은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그냥 오면 어떻게 해요. 거기 일정도 있었을 거잖아요.”
이정은이 알기에 싱가포르 일정은 3일이었다.
“안 해도 돼. 그리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 아니라 당신과 당신 배 속에 있는 애기야.”
나는 이정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배를 만졌다.
“우리 애기.”
“어머니 보시잖아요.”
“나는 괜찮다. 선수도 오래 기다렸잖니.”
“네. 어머니.”
“내일부터 회사는 그만 나가.”
이정은이 인상을 썼다.
“왜요?”
“왜기는… 임신 초기에는 안정이 최고라잖아. 함부로 움직여서도 안 되고.”
“잘못된 상식이네요. 안정은 맞지만, 적당하게 운동하고 일도 하면서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해요.”
“그래? 그래도…….”
“지금 당장 회사 안 나갈 수는 없고요. 한 달… 늦어도 두 달 정도는 나갈게요. 인수인계해야 할 것도 있으니까요.”
마음 같아서는 그것도 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알았어.”
“고마워요.”
“아니야. 내가 고마워. 먹고 싶은 것은?”
“지금은 없어요.”
“언제든지 말해.”
“그럴게요.”
정말 기분이 이상했다.
사업으로 성과를 이룰 때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
“저녁은요?”
“먹어야지.”
“알았어요.”
이정은이 직접 저녁을 준비하러 갔다.
나는 핸드폰을 들었다.
“심인섭 사장님? 늦게 미안합니다. 아!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 부탁 좀 하려고요.”
개인적으로 자동차 한 대 주문 제작할 생각이었다.
에어백이 사방에서 터지며 탑승한 사람을 안전하게 하는 것은 물론, 프레임 자체도 통짜 강철로 해서 충격에 강하게.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으니까. 최대한 빨리요. 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할게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항상 뒤에 서 있는 임강민 대표에게 말했다.
“임 대표님 24시간 풀로 아내 경호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주세요. 인원과 비용은 상관하지 말고요.”
임강민 대표는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3교대 3팀과 비상 대기조 3팀까지 만들겠습니다.”
임강민 대표는 이정은의 배 속의 아기가 드림 그룹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말했다.
무조건 안전하게 보호해야 했다.
“다음은…….”
김성웅 사장에게 전화했다.
“김 사장님? 네. 한국입니다. 제 아내가 임신했어요. 감사해요. 3주라고 합니다. 네. 병원 하나 인수할까 하는데요. 이왕이면 아내가 다니는 산부인과가 있는 병원이요.”
옆에서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가지가지한다. 애 생겼다고 병원까지 인수하는 놈은 너뿐일 거다.”
나는 웃으며 계속 말했다.
“대학병원이어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의료 사업도 할 계획이었으니까요. 조금 앞당겨진 것뿐입니다. 예산은 신경 쓰지 마세요.”
김성웅 사장은 나에게 다른 방식을 제안했다.
대학병원 인수는 시간이 걸리니까.
“그래요? 그게 가능해요? 그럼 일단 그렇게 하죠.”
실력 있는 산부인과 의사를 스카우트 해서 병원을 하나 설립하는 것이다.
이정은 전담 의사 1명과 일반 진료를 보는 1명.
이정은 전담 의사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무조건 대기한다.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 안에 산부인과를 설립하면 된다.
집이 양재니까 병원은 강남이다.
“대학병원과 협진도 가능하다는 거죠? 알았어요. 부탁 좀 할게요.”
전화를 끊으니 뒤통수가 조금 따가웠다.
느낌이 온다.
슬며시 뒤를 돌아봤다.
이정은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하하. 이건 내 플랙스야. 내가 언제 이렇게 돈 쓰는 것 봤어? 나도 돈 좀 써 보자.”
“하아. 그래도 너무 과하잖아요. 남들이 뭐라고 할 것 같아요.”
“미친놈 돈지랄한다고 하겠지.”
“알면서 그래요?”
“어. 나는 지금 미친놈 소리 들어도 좋거든. 하하.”
이런 것으로 미친놈이라고 욕하면 내 귀에는 그 말이 칭찬처럼 들릴 것이다.
내 가족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돈을 쓸 수 있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한 100억 달러 정도 배당이나 하라고 할까?
일단 통장에 있는 돈부터 쓰고 생각해 보자.
“밥이나 먹어요.”
저렇게 나오는 것을 보면 승낙한 것이다.
허락보다 용서가 빠르다는 말이 생각나네.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것이 맞네.
“알았어.”
나는 기분 좋게 식당으로 갔다.
* * *
일이 손에 안 잡히지만, 그래도 일할 때는 해야지.
아침에 아내를 바래다 주고 드림 그룹 본사로 출근했다.
저녁에는 아내를 데리러 가고.
유난 떤다 생각할지 몰라도 난 그것이 좋았다.
외롭게 추운 골방에서 혼자 죽어갈 때를 생각하면 이건 축복이니까.
그리고 박찬우 실장이 돌아왔다.
* * *
“회장님 다녀왔습니다.”
“고생했어요.”
“아닙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박 실장도 알았어요?”
박찬우 실장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벌써 드림 그룹에 소문이 다 났다.
이선수가 보는 사람마다 자랑해서였다.
“네.”
“고마워요.”
“아닙니다. 그리고 정말 놀랐습니다.”
“뭐가 놀라요. 아내가 임신 못 할 줄 알았어요?”
박찬우 실장은 또 웃었다.
“그것 때문이 아닙니다. 드림 컴퍼니의 실체를 알게 되니 더 놀랍더군요.”
“아! 그거요.”
박찬우 실장은 3일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보고받았다.
드림 컴퍼니의 자산 규모부터 사업 현황까지.
솔직히 3일 정도로도 모자랐다.
그냥 수박 겉핡기라고나 할까?
“앞으로도 신경 좀 써야 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더 자신이 있어졌습니다.”
“무슨 말인가요?”
“싱가포르 10대 기업 중 하나이며 원자재 회사로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기업일 줄은 몰랐습니다.”
“굳이 알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자동차 서비스망 사업이나 중고차 시장 장악 같은 것은 정말 작은 일이더군요.”
“규모만 그런 겁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생각입니다. 이런 일은 드림 그룹이 진짜로 하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좋은 현상인가?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믿음 꼭 보답하겠습니다.”
박찬우 실장은 이선수가 자신을 일부러 싱가포르에 데려가서 드림 컴퍼니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 줬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곧 자신을 믿기 때문이다.
“좋네요.”
박찬우 실장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
무언가를 깨고 나온 사람처럼.
“네. 회장님. 올해 안에 자동차 부분은 마무리 짓기로 하겠습니다.”
저 말은 올해 안에 대현 자동차를 밟아 버리겠다는 것이다.
“기대하죠.”
박찬우 실장이 알아서 일을 해 주면 내가 편해진다.
아내와 아기에게 더 신경을 많이 쓸 수 있다.
그냥 미소가 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