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1)
꿈꾸는 재벌 21화(21/249)
21. 협상 시작. 난 사업가야
이환건 회장은 이삼영 대통령과의 대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통령의 뜻을 알겠다는 식으로 대답하고 의미 없는 대화만 하다가 만남을 끝냈다.
이환건 회장의 가장 큰 관심은 이삼영 대통령이 아닌 이선수이기 때문이었다.
이삼영 대통령과의 만남을 끝내고 돌아온 이환건 회장은 무역 이민호 전무를 호출했다.
* * *
“찾으셨습니까.”
이미호 전무는 불호령이 떨어질 것을 생각하며 몸을 낮췄다.
이환건 회장이 청와대에 다녀온 것을 들었다.
이선수 때문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그의 생각과는 다른 반응이 나왔다.
“그래. 민호 네가 만난 이선수는 어떤 느낌이었더냐.”
담담하게 묻는다.
하지만 이환건 회장이 이선수에게 관심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저번 보고 때에는 이선수를 향해 화를 냈던 이환건 회장이다.
한순간에 바뀐 것이 이상했다.
“그냥 느낀 대로 말해 봐라.”
이민호 전무는 조사실에서 만난 이선수를 떠올렸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말했다.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자신이 정한 길을 절대 벗어나지 않으려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다른 것은?”
“그렇다고 아예 막무가내로 나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적절한 협상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군.”
이환건 회장은 이민호 전무가 이선수를 어느 정도 잘 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선수가 검찰청까지 찾아와 이민호 전무를 만났다는 것 때문이었다.
궁지로 몰았지만, 빠져나갈 수 있게 한다.
궁지로 몰린 삼두 종합무역이 더는 피해를 볼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는 죽기 살기로 싸울 테니까.
“제안도 거절했다고 했던가?”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했습니다.”
“자존심도 강한 놈이군.”
자존심이 강하기보다는 이선수가 삼두 그룹과 엮이기 싫은 것을 몰랐다.
“알았다. 가 봐라.”
“네. 회장님.”
고작 이런 것을 물어보기 위해 자신을 불렀나 싶었다.
하지만 이민호 전무는 이환건 회장의 말에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이민호 전무가 가자 이환건 회장은 전략기획실장을 불렀다.
그리고 이선수에 관해 더 자세히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심지어 삼두 그룹의 모든 인맥을 동원해 이선수가 정부와 어떤 것을 주고받기로 했는지 알아보라고까지 했다.
이선수가 무엇을 가졌는지 알아야 대화하기 쉬우니까.
* * *
B.B industry.
정확하게 [BIG BEAR INDUSTRY]다.
의미는 큰곰 산업.
방위산업체 이름이었다.
러시아 하면 커다란 덩치의 곰을 연상한다.
그래서 큰곰을 가져온 것이다.
자본금 1억의 회사였다.
방위산업체 지정도 신청하자마자 1주일도 되지 않나 승인됐다.
원래대로라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이나 걸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위해서 빠르게 처리했다.
그리고 14억 7천만 달러 차관 환수를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
* * *
러시아와의 협상은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서 했다.
러시아는 다른 협상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주한 러시아 대사 페트로프와 전권 대리인 이선수만 있으면 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30여 명에 달하는 협상단을 구축했다.
그렇다고 30여 명이 다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아니었다.
외무부 장관 이한세와 외무부 국장급 2명.
국방부 차관과 국방과학기술원 직원 1명.
이렇게 5명이었다.
나머지는 러시아에 요구할 조건을 만들고 협상이 결렬됐을 때 다시 조건을 만들 실무진이었다.
“대사님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한세 외무부 장관이 말하자 페트로프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대답했다.
“저 역시 이런 자리를 만들 수 있어 환영입니다. 앉으시죠.”
페트로프 대사는 간단하게 환영 인사를 했을 뿐 더는 말하지 않았다.
자신은 이 협상을 감독하는 위치였다. 실질적인 협상은 이선수가 하기 때문이었다.
협상 테이블에 모두 앉았다.
그러자 이한세 외무부 장관이 서류를 내밀었다.
“우리 한국 정부는 14억 7천만 달러의 차관 환수를 무기와 각종 기술로 받는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한국 정부가 먼저 요청한 것처럼 했다.
러시아의 자존심을 지켜 주기 위해서였다.
이건 어느 정도 이선수와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그 요청 러시아 정부는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페트로프 대사가 서류를 이선수에게 넘기며 말했다.
이제 자신의 역할을 끝났다.
이선수는 서류를 보지 않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민스크 항공순양함을 얼마에 사 가실 생각이십니까?”
러시아가 보유한 항공모함은 대부분 아는 미국의 항공모함과는 달랐다.
미국은 항공모함을 운용하기 위해 항모 전단을 구성한다.
미국의 항공모함은 거의 전투기만을 싣고 다니기 때문에 방어에 취약했다.
그래서 항공모함을 보호하기 위해 순양함과 구축함, 잠수함 등 호위함을 배치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민스크 항공순양함은 자체적으로 공격과 방어가 가능한 무기 시스템을 탑재했다.
대함 미사일, 대잠 미사일, 대공 미사일 그리고 핵미사일도 탑재 가능했다.
이한세 외무부 장관이 대답했다.
“현재 민스크 항공순양함은 퇴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철이라는 것이죠.”
맞다. 1993년 6월 퇴역했다.
4개월 전이다.
싸게 사고 싶은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싸게 팔면 안 된다.
러시아에서 협상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었다.
“고철도 고철 나름입니다. 러시아의 레이다 기술과 무기 체계가 그대로 살아 있는 고철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협상 테이블에 앉은 사람 중 한 명이 종이에 무언가를 적더니 이한세 장관에게 전달했다.
국방과학기술원에서 나왔다고 한 것 같은데.
이한세 장관이 헛기침했다.
“흠흠. 진짜 레이다 기술과 무기 체계가 그대로 살아 있는 상태로 매각할 겁니까?”
“그렇게 해야 돈이 되지 않을까요?”
“잠… 잠시만요. 잠깐 회의를 했으면 합니다.”
협상을 시작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이한세 장관은 협상을 중단했다.
가치가 얼마나 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러시죠.”
한국 정부 협상단이 일어나 한쪽 구석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안 들리게 서로 이야기한다.
그냥 방을 하나 줄 걸 그랬나?
뭐 의미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협상 장소는 러시아 대사관이다.
다른 방에서 의논한다 해도 도청 장치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국방과학기술원에서 나온 사람이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열변을 토하는 것 같았다.
목소리는 작지만.
국방부 차관이라는 사람도 흥분했다.
차분하게 진정시키는 것은 이한세 장관이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싶을 때 다시 협상 테이블로 왔다.
“민스크 순양항모를 한국이 제대로 운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수직이착륙 전투기가 없으니까요.”
이것이 문제였다.
민스크 순양항모는 활주로가 없어도 이착륙이 가능한 수직 이착륙 전투기를 운용했다.
다시 말해 일반 전투기 배치를 할 수 없었다.
“장관님, 우리 적당한 욕심만 부렸으면 합니다. 수직 이착륙기까지 달라고 할 생각은 아니시겠죠?”
움찔.
저 모습을 보니 그럴 생각이었네.
“지금은 민스크 순양항모만 생각하시죠. 한국 정부는 얼마까지 생각하고 계신지.”
“5억 달러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번 협상의 목표는 14억 7천만 달러어치의 차관을 다 상환하는 것이다.
어차피 러시아는 끝까지 안 갚는다.
경제 상황이 나아져도 안 갚는다.
5억 달러면 괜찮을 것 같았다.
다른 비슷한 항공순양함을 2004년쯤인가 인도가 15억 달러에 샀다.
10년의 물가 상승률을 생각해도 5억 달러면 사실, 엄청 저렴한 가격에 가져가는 것이다.
“다른 고철까지 합쳐서 10억 달러면 어떨까요?”
“다른 고철이요?”
“조금 전 이야기하신 수직 이착륙기 14대요.”
이한세 장관이 깜짝 놀랐다.
더 놀란 것은 옆에 있는 국방부 차관과 국방과학기술원 직원이었다.
“장관님 무조건 해야 합니다.”
“김 차관.”
“수직 이착륙기 14대면 민스크 항공순양함을 그대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좀… 조용히 하세요.”
협상 대상을 앞에 두고 저런 말을 하니 이한세 장관은 답답했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일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좀 흥분했습니다.”
이한세 장관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10억 달러에 민스크 항공순양함 그리고 14대의 고철 수직 이착륙기 좋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4억 7천만 달러인가?
서류를 하나 꺼내 내밀었다.
“이것이 뭡니까?”
“무기 목록입니다.”
이한세 장관은 스윽 보더니 옆에 있는 국방부 차관에게 넘겼다. 국방부 차관은 다시 국방과학기술원 직원에게 넘겼다.
목록을 살펴본 국방과학기술원 직원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관님, 이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방과학기술원 직원이 이렇게 말한 이유가 있었다.
한국 정부가 요구한 무기 목록보다 더 낫기 때문이었다.
T-80U 전차와 보병 전투차량인 BMP-3, 대전차미사일 발사기, 휴대용 대공미사일 발사기, 공기부양정, 헬기 등이었다.
한국 국방과학을 한 단계…….
아니, 몇 단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전차의 경우 K2 흑표 전차에 기술이 적용됐다.
보병 전투차량 같은 경우도 한국형 보병 전투차량 기획 및 생산에 영향을 끼쳤다.
헬기 또한 우수한 물자 수송 능력과 악천후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산림청을 비롯한 군과 여러 정부 기관이 사용했다.
하지만 이한세 장관은 한숨이 나왔다.
“이것들 보세요. 당신들은 앞으로 협상 같은 것을 하지 마세요.”
협상장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안 된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선수가 제안한 것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것을 뛰어넘어서였다.
수십 페이지로 작성한 협상안에 구구절절 이유를 달아 놨다.
그런 것보다 2장에 불과한 목록이 더 나았다.
“장관님, 나머지 4억 7천만 달러어치 무기로 적당한 것 같은데요. 아닌가요?”
이한세 장관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좋습니다. 그럼 다시 확인하죠.”
이한세 장관은 민스크 항공순양함과 탑재기로 수직 이착륙 전투기 14대.
그리고 이선수가 준 무기 목록을 확인했다.
“그럼 이대로 협상하는 것으로 하고 세부 내용을 작성한 뒤 양국 정부가 서명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선수 씨.”
“알겠습니다.”
세부 내용이라고 해 봤자 몇 가지 안 된다.
러시아가 판매한 무기로부터 얻은 기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무기도 같은 조건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에 무기와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다.
“이건 실무자들에게 맡겨 진행하는 것으로 하고요.”
빨라도 며칠은 걸리지 않을까 싶었다.
길면 몇 주가 될지도.
“한국 정부가 승낙한다면 한 가지 더 판매할 것이 있습니다만.”
‘뭐가 또 있지?’
이한세 장관은 그런 생각을 했다.
“이거 조금 두렵습니다. 이선수 씨.”
“두렵다면 안 하셔도 됩니다.”
들으면 절대 안 할 리가 없다.
“일단 들어나 보죠.”
“가격부터 말하겠습니다. 최소 1억 달러입니다.”
“1억 달러요?”
이한세 장관은 무슨 제안을 들어도 안 할 생각을 했다.
14억 7천만 달러를 무기로 받는 상황이다.
1억 달러나 주고 뭐를 더 살 것이 있나 싶었다.
“네. 최소입니다.”
“하하. 네. 말씀하시죠. 가능성은 희박할 테지만요.”
최소 1억 달러라고 했으니 더 그런 생각을 했다.
“인공위성 기술입니다.”
“아, 그렇군요. 인공… 네?”
이한세 장관은 깜짝 놀랐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공위성 기술을 지닌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였다.
절대로 쉽게 다른 나라에 제공할 기술이 아니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국방부 차관이 끼어들었다.
“그 말 사실입니까? 진짜로 인공위성 기술을 준다는 것입니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주는 것은 아니고 기술자를 파견해서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 말이 그 말이다.
인공위성 기술을 아는 과학자가 와서 한국에서 기술 개발에 참여한다.
기술을 주는 것이다.
“그것을 러시아 정부가 승인했다는 겁니까? 진짜로?”
“그래서 최소 1억 달러라고 한 겁니다.”
인공위성 기술은 인공위성을 만드는 것만 있지 않았다.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려놓는 기술도 있다.
즉, 다르게 말하면 탄도 미사일 기술이다.
미사일을 우주까지 쏘아 올려서 목표물에 떨어뜨리는 것이 탄도 미사일이다.
“아! 이건 B.B Intustry의 첫 사업입니다.”
방긋 웃어 줬다.
다시 말하자면 난 사업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