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12)
꿈꾸는 재벌 213화(212/249)
213. 무너뜨립시다
태강실업 박연철 회장은 기분이 좋았다.
자신이 설계한 대로 됐기 때문이었다.
물론, 중간에 빅파이 컴퍼니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전화 한 통으로 그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제 다음 단계로 가야 할 차례인가?”
농협이 세종 증권을 인수하면서 비자금 3백억 원이 생겼다.
그리고 그것보다 세종 증권을 이용해 농협 중앙회 정근대 회장과 정심화 정웅광 형제에게 적절하게 뇌물을 준 것이 더 좋았다.
농협 중앙회는 박연철 회장이 인수하려는 회사에 압력을 행할 수 있다.
정심화 정웅광 형제는 대통령 라인이다.
이미 대선 캠프 때부터 자금을 지원해 자신도 어느 정도 영향력은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고교 동창인 정심화와 비교할 수는 없다.
그리고 정심화는 잠깐이었지만, 청와대 국장급으로 일을 했었다.
“휴캄스.”
박연철 회장이 최종적으로 노리는 회사였다.
농협 계열사인 남수화학에서 기업분할한 회사였다.
정밀화학 및 기초화학 제품 전문 기업이다.
그런데 박연철 회장이 왜 화학 회사를 노리느냐?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DNT가 있다.
연질 폴리우레탄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초화학 물질이다.
폴리우레탄은 자동차 내장재나 스판덱스 등의 의류에 사용된다.
그곳에만 사용될까?
운동화에도 사용할 수 있었다.
“거래처도 괜찮고.”
휴캄스가 만드는 제품은 /사용 안 되는(안 쓰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일본 화학 회사와도 장기 계약이 되어 있을 정도였다.
완전 알짜 회사였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휴캄스는 태강실업의 자회사가 될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박연차 회장은 즐거워했다.
* * *
나이키를 흔든다고 태강실업과의 계약이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준비가 필요했다.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요?”
박찬우 실장은 내 질문에 바로 대답했다.
“김성웅 사장님께서 직접 베트남에 가서 공장을 수배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리 자동차가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하는 준비는 태강실업이 생산하는 12%의 나이키 운동화를 대신 생산할 곳이었다.
나이키는 현재 중국에 가장 많은 공장이 있었다.
중국 시장을 크게 보고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중국은 짝퉁의 천국이었다.
나이키 신발 공장에 공급되는 원자재를 그대로 가져와 똑같이 만들어 판매했다.
조금 다른 것은 마감이나 로고 같은 것뿐이었다.
그다음 나이키 공장이 많은 곳은 베트남이었다.
베트남에도 계속 나이키 공장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3개에서 4개 정도의 공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중국의 나이키 공장은 100여 개 정도였다.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3개에서 4개 정도 공장이라면 7% 이상 생산해 낼 수 있었다.
“베트남 공장까지 합치면 태강실업이 나이키에 납품하는 양 정도는 충분하겠네요.”
“그렇습니다. 회장님.”
“그럼 준비가 끝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죠.”
“네. 회장님.”
박찬우 실장은 이선수가 아니면 절대 이런 식으로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직 어떤 계약도 하지 않았는데 생산공장 먼저 만든다.
일반적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짓이다.
* * *
태강실업 박연철 회장은 자신의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었다.
세종 증권 매각에서 얻은 300억 원으로 휴캄스의 주식을 조금씩 매집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보고가 올라왔다.
“베트남에 운동화 생산 공장을 만드는 놈이 있다고?”
“네. 회장님.”
태강실업도 베트남에 공장이 있었다.
생각보다 운동화 업계가 좁으니 소문을 쉽게 접할 수가 있었다.
“그냥 사업하는 놈이야? 아니면 어디 회사야?”
“그것까지는 정확하게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6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였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박연철 회장은 피식 웃었다.
“누가 또 퇴직금에 대출까지 받아서 뛰어들려고 하는 거 아니야?”
박연철 회장의 말처럼 사업하려고 베트남에 가는 사람이 많았다.
낮은 물가와 인건비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빚만 남겨 돌아간다.
“그럴 수도 있기는 합니다만…….”
“뭐가 걸려?”
“네. 규모가 상당합니다. 우리 공장과 비교해도 될 정도로요.”
박연철 회장은 공장 규모 이야기를 듣자 고개를 갸웃했다.
태강실업 베트남 공장 정도의 규모라면 어디 운동화 회사와 계약하지 않고서는 절대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돈이 넘쳐나지 않는 한.
“혹시 모르니까 자세히 좀 알아봐.”
“그렇게 하겠습니다.”
왜인지 모르게 그냥 넘겨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박연철 회장이었다.
* * *
박연철 회장이 지시한 것에 대한 결과는 며칠 만에 나왔다.
“베트남에 공장 설립을 하는 사람은 드림 그룹 김성웅 총괄사장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회장님.”
“누구?”
박연철 회장은 깜짝 놀랐다.
“김성웅 총괄사장입니다.”
드림 그룹이라서 놀란 것이 아니었다.
김성웅 사장 때문이었다.
박연철 회장은 김성웅 사장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그 양반이 갑자기 왜 베트남에…….”
“드림 그룹이 운동화 시장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박연철 회장은 애써 김성웅 사장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지금 김성웅 사장은 일개 회사의 사장일 뿐이다.
“이거 혹시 세종 증권 때문인 건가?”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아니야!”
아니라고 말했지만, 박연철 회장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빅파이 컴퍼니가 드림 그룹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었다.
“골치 아프네.”
그리고 드림 그룹이 지금까지 어떤 행보를 해 왔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모를 수가 없다.
드림 그룹과 맞선 회사는 거의 인수당하거나 매출이 큰 규모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대현 자동차 그룹이 크게 당했다.
재계에서 가장 큰 뉴스였다.
“골치가 아프시다니요?”
“됐어. 몰라도 돼. 베트남에서 김성웅 사장이 공장을 어떻게 만드는지나 더 자세히 알아봐.”
“알겠습니다. 회장님.”
박연철 회장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드림 그룹은 태강실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기업집단이었다.
드림 그룹이 마음먹고 싸우자고 달려들면 태강실업은 큰 피해를 입을 것이 분명했다.
물론, 드림 그룹도 피해를 입을 것이다.
하지만 똑같이 피해를 입어도 그 영향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태강실업은 1천억 원 손해를 보면 휘청이지만.
드림 그룹은 아무렇지 않게 ‘그 정도쯤이야.’ 할 수 있다.
1조 원 손해도 그냥 넘길지 모른다.
“지금 내가 가진 확실한 힘은…….”
드림 그룹보다 더 강한 힘은 돈이 아닌 권력이었다.
현 정권과 친분이 있다.
돈도 여러 곳에 먹여 놨다.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나?”
박연철 회장이 생각하는 사람은 정심화였다.
노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창.
휴캄스 인수 전까지는 만나지 않으려고 했는데.
* * *
“어이쿠. 박 회장님.”
“정 사장님 오셨습니까.”
박연철 회장은 정심화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지난번 일은 잘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자리에 앉으며 은근슬쩍 자신이 힘써 준 것을 말했다.
“감사할 따름이죠.”
“감사는요. 저도 받은 것이 있는데.”
세종 증권 홍옥기 사장이 100억 원을 줬다.
그중에 20억 원이 농협 정근대 회장에게 갔다.
나머지 80억 원은 동생인 정웅광과 나누어 가졌다.
물론, 정심화가 가장 많이 가졌지만.
“자. 식사부터 합시다.”
“그러죠.”
정심화는 박연철 회장이 또 무언가를 부탁하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묻지 않고 식사부터 했다.
목마른 사람은 박연철 회장이니까.
먼저 말을 꺼낼 것이다.
* * *
식사가 거의 다 끝나갈 때쯤 박연철 회장이 본론을 꺼냈다.
“왜 전에 우리 일 훼방 놨던 빅파이 컴퍼니 기억합니까?”
정심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합니다. 왜요? 또 훼방 놓습니까?”
“빅파이 컴퍼니는 아니고… 드림 그룹에서 움직인 것 같습니다.”
움찔.
정심화는 드림 그룹이란 말을 듣자 자신도 모르게 긴장했다.
“드림 그룹이요? 드림 그룹이 왜요?”
“빅파이 컴퍼니의 실질적인 주인은 드림 그룹 아닙니까.”
정심화는 지난번 손을 쓸 때 청와대 관계자에게 들은 말이 있었다.
드림 그룹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자신들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그래서 일단 빅파이 컴퍼니에 경고하고 금감원에 손을 쓴 다음 지켜봤다.
드림 그룹이 움직인다면 더는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드림 그룹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 지난번 일로 앙심을 품고 우리 태강실업을 타깃으로 삼은 것 같습니다.”
“그래요?”
“네. 베트남에…….”
박연철 회장은 약간 부풀려서 드림 그룹이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는 것도 모자라 거래처까지 손을 쓴다는 식으로 말했다.
거짓말한 것이 진짜인지도 모르고.
“이런… 그건 횡포죠. 돈이 많다고 횡포를 부리면 되나요. 박 회장께서 고심이 많으시겠습니다.”
“알아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드림 그룹에 경고해 달라는 말만 하지 않았으면 했다.
하지만 정심화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드림 그룹에 적절하게 말 좀 해 줬으면 합니다.”
누가 말을 해 줬으면 하는지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권력의 중심 청와대였다.
정심화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 회장께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세종 증권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드림 그룹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 사장님에게 부탁하는 것 아닙니까. 방법이 없습니까? 방법이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정심화는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돈이 좀 많이 들어도요?”
“괜찮습니다.”
드림 그룹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싸게 먹힐 것으로 생각했다.
드림 그룹과 경쟁하는 순간 몇천억 원은 그냥 사라질 수 있으니까.
“사실 영부인께서 자식 유학 비용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더라고요.”
“영부인께서요?”
“네. 아시지 않습니까. 대통령께서는 정말 청렴하게 생활하신 것을요.”
“알지요. 그러니 집안 살림은 누가 꾸렸겠습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얼마나?”
정심화는 바로 금액을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통령님 형님 아시죠?”
“알고 있습니다.”
“그 아들… 그러니까 조카가 사업을 하는데 투자가 조금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양쪽에 다 힘을 실어 주면 괜찮지 않을까요?”
박연철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군요. 얼마가 됐든 지원하겠습니다.”
“알았습니다. 제가 얼마가 필요한지 알아보죠.”
“하하. 이거 역시 정 사장님을 만나니 일이 술술 풀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신가요? 저 역시 박 회장님을 만나서 일이 잘되는 것 같습니다. 걱정거리가 줄어드니까요.”
두 사람은 이선수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일을 만드는 중이었다.
* * *
“태강실업 박연철 회장과 정심화가 만난 사진입니다.”
드림 그룹 정보망에 딱 걸렸다.
“그 후 정심화는 청와대로 들어갔습니다. 내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영부인을 만났다고 합니다.”
박찬우 실장의 인맥으로 청와대 내부 상황도 파악한 것이었다.
“그리고 VIP의 형을 만났습니다. 아들인 노찬우도 함께였습니다.”
“정심화… 이 양반이 이 사람들을 만났는지 파악됐나요?”
“영부인을 만난 것은 확실하지 않지만, VIP 자제의 유학비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형과 그 아들은요?”
“이 만남은 투자를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호텔 커피숍이어서 내용 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아.
무슨 일을 꾸미는지 알 것 같았다.
“유학비와 투자금을 박연철 회장이 준다는 것인가요?”
“그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거 뇌물로 걸리죠?”
“무조건 걸립니다. 그리고…….”
박찬우 실장은 화가 났는지 주먹을 꽉 쥐었다.
“VIP께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회장님. 그냥 VIP께 알리겠습니다.”
“어떻게요?”
“한우리 고문을 통하면 됩니다.”
아직도 한우리 고문은 집권 여당에 영향력이 있었다.
노 대통령과도 만날 수 있다.
“일단 투서를 보내죠.”
이건 내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유학비와 투자를 해결해 줘도 그건 뇌물처럼 보일 것이다.
대가 없이 줬다고 해도 안 믿을 것이 분명했다.
“만약, 투서를 보냈는데도 반응이 없다면 그때는 한우리 고문께 부탁하는 것으로 합시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적당히 하려고 했는데.
“태강 실업 무너뜨립시다.”
적당히가 안 되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