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20)
꿈꾸는 재벌 221화(220/249)
221. 떠나가고 오는 것
중국이 들썩거릴 정도로 일을 진행하는 것은 쉬웠다.
그냥 누구나 알 수 있는 방법을 사용했다.
문제는 누구나 알아도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이지.
왜냐.
돈을 뿌려 대는 것이나 다름없었거든.
베이징 곳곳에 광고를 하고.
외곽에는 전단지를 부착하면서 뿌려 댔다.
내용은.
첫 번째, 드림 건설을 사칭하는 사기꾼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준다.
단, 공안에 신고해서 체포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포상금도 무려 5,000위안.
한화로 80만 원 정도 하는 돈이지만, 중국인에게는 엄청 큰돈이었다.
두 번째, 드림 건설 본사가 아니면 가스 난방 공사를 하지 않는다.
기존에 사기꾼에게 피해입은 세대는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드림 건설에서 재시공을 해 준다.
신문, 잡지, 건물 등 할 수 있는 곳에는 모두 했다.
심지어 확성기를 단 자동차를 이용해 돌아다니면서까지 알렸다.
* * *
“하하하하.”
시진펑 상무위원은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선수가 어떻게 대응하나 궁금했었다.
그런데 굳이 알아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드림 건설의 대응이 재미있었다.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야.”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제는 시진펑 상무위원의 라인이 된 왕차이 상무위원도 웃으며 대답했다.
“저쪽 반응은 어떤가?”
“많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시진펑 상무위원이 묻는 것은 상하이방 쪽이었다.
“신고를 받아 주지 말라고 공안에 압력을 넣는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우리는 신고 받아 주라고 하면 되겠어.”
왕차이 상무위원이 또 웃으며 말했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니?”
“왜 증거가 확실한데도 신고를 받아 주지 않느냐고 항의가 심합니다. 한두 명이라면 공안도 무시할 수 있겠지만, 기본이 수십 명이라 어쩔 수 없이 수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진펑 상무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상하이방에서 압력을 넣어도 이런 경우 제대로 수사 안 할 수가 없었다.
부실 수사로 목이 날아갈 수 있으니까.
“이선수 회장은 이런 것까지 계산한 것일까?”
수많은 인민이 항의하면 아무리 상하이방이라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이 일이 정부를 반대하는 일도 아니고.
“그런 계산이 있으니 엄청난 돈을 쓰면서까지 이렇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기는 그렇겠지.”
사기꾼을 신고하는 사람은 매일 늘어날 것이다.
현재까지는 수십 명 정도지만, 최소 수백 명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수천 명이 될 수도.
1,000명만 포상금을 지급해도 5,000,000위안이었다.
한화로 40억 원.
만약, 1만 명이라면 400억 원이나 된다.
그것뿐인가?
광고로 뿌려 대는 돈만 해도 엄청났다.
아무리 인건비가 싼 중국이라 해도 매일 광고를 해 대니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내가 말한 것은 잘 진행하고 있지?”
“네. 지리 자동차가 통신과 방송 사업 허가를 받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겁니다.”
“이선수 회장이 이렇게까지 해 주는데 우리도 하나는 제대로 해 줘야지.”
“물론입니다.”
시진펑 상무위원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이선수 회장은 이번 일에 돈을 얼마나 쓸 것인지 궁금하지 않나?”
왕차이 상무위원도 그것이 궁금하기는 했다.
* * *
“1차 광고비로만 20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재시공 요청에 따른 공사 비용은 약 100억 원입니다.”
박찬우 실장은 현재 베이징에 투입되는 비용을 내게 보고하는 중이다.
“아직 얼마 안 되네요.”
“그렇습니다. 앞으로 광고비는 줄어들겠지만, 다른 비용은 증가할 것입니다. 예상 비용은 574억 원입니다.”
“생각보다 많이 안 들어가네요.”
이번 일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1천억 원.
예비비로 1천억 원을 더 책정했다.
그래서 총 예산은 2천억 원이었다.
누가 들으면 진짜 미친 돈지랄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돈이 나중에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다.
“드림 건설은 반발 안 해요?”
“회장님이 직접 관여하시는 일이라고 하니까 아무도 불만을 가지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박찬우 실장도 이선수처럼 드림 건설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이선수가 직접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반대는커녕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하는 이선수의 투자가 알고 보니 드림 건설의 이익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였다.
“그럼 됐네요.”
“그리고 지리 자동차의 통신 사업자와 방송 사업자 승인이 생각보다 빨리 될 것 같습니다.”
“벌써요?”
“네. 기본 조건만 갖추면 바로 승인해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통신은 드림 텔레콤하고 연계하면 되고… 방송은 지역 방송사 인수하라고 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대로 밀어주니까 돌아오는 것도 빠르네.
드림 전자에서 생산한 핸드폰도 중국 시장에서 더 잘 팔 수 있는 기반이 생기게 됐다.
저가폰 위주겠지만.
* * *
중국 베이징에서 한 일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중국에서 이슈가 될 것으로 생각하기는 했다.
그런데 중국 전역에서 드림 건설에 가스, 온돌, 난방 시스템 업무 협약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온 것이었다.
베이징에서 드림 건설이 한 일은 어떻게 보면 중국인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사기꾼을 신고해서 잡게 하면 어마어마한 포상금을 준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사기꾼 때문에 입은 피해를 아무런 조건 없이 보상해 준다.
신고해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시간만 질질 끌고.
피해 보상은 알아서 받으라는 식의 일만 당했다.
그런데 드림 건설은 아니었다.
정부도 아닌 민간 회사가 책임져 줬다.
드림 건설의 이름은 곧 신뢰라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 * *
“역시 회장님이십니다.”
드림 건설 고정민 사장이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대놓고 내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솔직하게 회장님이시니까 말도 안 되는 일에 2천억 원이라는 예산을 책정해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는 했나 보네.
“그런데 중국 전역에서 우리 드림 건설과 업무 협약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빗발칩니다. 대응팀을 따로 만들어야 할 정도입니다. 하하.”
대응팀을 만들어도 모든 제안을 다 받아 줄 수 없었다.
여러 가지 조건을 확인하고 계약해야 해서였다.
하지만 몇몇은 중국에서도 알아주는 건설회사도 있었다.
“이대로만 하면 내년 수익은 쓴돈을 훨씬 넘어설 수 있습니다. 하하.”
나는 마이크를 켰다.
“고 사장님?”
“네! 회장님.”
“보고 끝나셨으면 인제 그만하시죠.”
“험험. 너무 좋아서…….”
고정민 사장이 머쓱해하면서 마이크를 껐다.
“이제야 내가 말 좀 하겠네요. 고 사장님이 너무 말이 많으셔서.”
내 장난에 모두 웃기 시작했다.
안 웃겨도 웃어야겠지만.
“드림 전자. 지리 자동차와 협력 잘 진행 중인가요?”
“네. 회장님. 일단 지리 자동차와 태평 자동차 그리고 상하이 자동차 매장에 핸드폰 매장을 입점시키기로 했습니다.”
가장 쉽게 핸드폰 매장을 늘리는 방법이었다.
“또한, 대도시마다 드림 전자 센터를 만들어 각종 가전 제품까지 판매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뭐 드림 전자는 알아서 잘하니까.
드림 통신도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지리 자동차는 협력 자회사만 만들었을 뿐이다.
실무적인 일은 드림 통신이 하고 있었다.
“비비 인더스트리 페트로프 대표님.”
“네. 회장님.”
페트로프 대표도 꽤 많이 늙었다.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통신 위성 자체 발사는 언제쯤 가능하죠?”
“기술은 이미 확보됐습니다. 하지만 발사기지 건설이 문제입니다.”
이미 한국은 통신위성을 쏘아 올렸다.
원래는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다른 나라의 발사기지에서 쏘아 올렸어야 했다.
하지만 러시아 기술자를 내가 데려옴으로서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고 통신위성 제작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발사기지가 아직 없는 한국이라 어쩔 수 없이 다른 나라에서 발사해야 했다.
사장단 회의에서 말할 수 없어서 그렇지만.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술이 곧 인공위성 자체 발사 기술이나 다름없었다.
“그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죠.”
아무래도 한국에서 인공위성 발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오래 걸릴 것 같았다.
여러 가지 눈치를 봐야 하니까.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을 계획이었다.
“그럼 오늘 회의는 여기서 끝내죠.”
오후 회의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 * *
삼두 그룹 이민욱 부회장은 오래간만에 드림 그룹의 행보가 눈에 거슬렸다.
그동안 대현 자동차 그룹을 손봐 준 것은 괜찮았다.
잘난 척하는 정주헌 회장의 콧대를 납작하게 눌러 준 것은 물론, 재계의 경쟁자가 될 대현 자동차 그룹을 추락하게 만들었으니까.
“전자가 성장하는 것은 마음에 안 든단 말이지.”
그동안 삼두 그룹은 드림 그룹과 경쟁하면서 주력 사업 분야에서 우세했다.
핸드폰와 반도체는 절대 드림 전자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확장했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에 드림 전자가 꽤 크게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었다.
“더 확실하게 밟아 줄 필요가 있겠어.”
가전 제품도 드림 전자는 현재 3위였다.
1위와 2위는 삼두 전자와 엘아이 전자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서로 번갈아 가며 하고 있었다.
1위와 2위의 격차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3위와의 격차는 생각보다 컸다.
그런 드림 전자가 격차를 줄이면 안 된다.
이민욱 부회장은 전화기를 들었다.
“전자 임원 회의 소집해.”
조금 더 확실하게 드림 전자와 격차를 벌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드림 전자에게 타격을 줄 방법도 찾을 것이고.
* * *
벌써 겨울.
어느새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
쌍둥이도 2살이 되었으니.
2006년이 끝나고 2007년이 시작된다.
하지만 끝나는 것은 2006년뿐만이 아니었다.
“마음 같아서는 은퇴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김성웅 사장님.”
김성웅 사장은 내게 찾아와 2006년까지만 일하겠다고 했었다.
“이제는 저 같은 늙은이가 필요하지 않으십니다. 회장님.”
정말 그럴까?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
김성웅 사장이 없었더라면 하지 못했을 일이 많았다.
드림 그룹을 안정화하는 것은 물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이정석 선배가 납치 감금을 당했을 때도 구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다. 한우리 전 총리님처럼 고문으로 계시죠. 월급은 더 많이 드리겠습니다.”
한우리 고문은 내게 말한 대로 은퇴했다.
밥은 아직 안 먹었다.
서로 시간이 안 맞았다.
“그렇지 않아도 한우리 고문께서 저 은퇴하는 것과 맞춰서 회장님에게 밥을 얻어먹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하하.”
“밥이야 얼마든지 사겠습니다. 그러니까 고문 자리를 승낙해 주시죠.”
내 말에 김성웅 사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찬우 실장이 끼어들었다.
“회장님 뜻대로 하시죠. 그래야 회장님 마음도 편하십니다. 저도 어려운 일이 닥치면 사장님에게 조언을 구할 것 아닙니까.”
김성웅 사장 후임으로 박찬우 실장이 결정됐다.
이제는 계열사 사장 중 그 누구도 박찬우 실장이 그룹 사장이 되는 것을 반대하지 못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박찬우 실장은 훌륭하게 김성웅 사장의 일을 해냈다.
“허허.”
김성웅 사장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고문으로 남겠습니다. 하지만 일은 안 할 겁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일하라고 안 할 겁니다. 여기 박찬우 후임 그룹 사장이면 몰라도요.”
“그런가요?”
아쉽지만, 김성웅 사장을 이렇게 떠나보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만 떠나는 것이 아니었다.
기하 태평 자동차의 심인섭 사장도 곧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나이도 벌써 60대 중반을 넘어섰으니.
“그럼. 은퇴식 때 뵙겠습니다.”
김성웅 사장은 약 한 달 정도 주변 정리를 위해 휴가를 떠날 계획이었다.
나는 그것을 허락했고.
많이 섭섭하네.
* * *
김성웅 사장의 은퇴식은 최대한 화려하게 진행했다.
드림 건설 연수원에 전 계열사 임원과 부장급 이상이 모여 그의 은퇴를 축하해 줬다.
은퇴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바로 들어가지 않고 정원을 걸었다.
“춥네.”
겨울이라 추운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이건 날씨 때문이 아니었다.
내 옆에 있던 누군가가 떠나갔다는 것 때문에 춥다고 느낀 것이다.
“항상 이런 것이 어렵다니까.”
돈보다도 가끔은 사람이 떠나는 것이 더 아쉬웠다.
“추운데 밖에서 뭐하고 안 들어와요!”
아내였다.
“왜 나왔어? 애들은?”
“아주머니가 돌봐주죠. 그렇게 섭섭해요?”
“응. 섭섭해.”
아내가 내 손을 잡았다.
“나는 안 떠나니까 걱정하지 마요.”
“내가 안 떠나보내.”
“피이.”
그래.
이렇게 내 곁에 있는 또 다른 이들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우리 애기들 봐야지.”
“이따가 봐요. 오래간만에 둘이서 걸어요.”
“그럴까?”
아내는 육아에 전념하겠다고 하면서 회사 일에서 손을 뗐다.
대신 처남이 아내의 뒤를 이었다.
김성웅 사장이 떠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아내와 함께 걸으며 떨쳐 낼 수 있었다.
* * *
“어흐. 춥다.”
이런.
오래간만에 꾸는 꿈이다.
어떻게 아느냐.
내가 아주 허름한 옷을 입고 추워서 벌벌 떨고 있었으니까.
“어이. 이 씨.”
내가 뒤돌아본다.
“미안해.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아! 기억났다.
“우리도 이런 일이 일어날지 몰랐지.”
내가 다니던 공장에서 잘린 날이다.
그리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기억났다.
젠장.
곧 세계 금융 위기가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