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22)
꿈꾸는 재벌 223화(222/249)
223. IMF와 다를 건 없다
박찬우 사장도 가끔 이선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마치 모든 것을 아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말할 때는 무언가 있었다.
“회장님께서는 이번 미국의 일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최악의 경우는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어떻게 말해야 할까?
내가 아는 것을 다 말할 수는 없다.
솔직하게 중간 단계는 잘 모른다.
세계 금융 위기가 온다는 결과만 알 뿐.
그리고 굳이 내가 말해 줘야 할 필요가 있을까?
“박찬우 사장님.”
“네. 회장님.”
박찬우 사장은 이선수의 표정을 보고 긴장했다.
“그런 것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예측해야 하는 분이 박찬우 사장님 아닌가요?”
너무 냉정하게 말했나?
박찬우 사장이 바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저도 모르게…….”
자신과 드림 그룹이 조사하고 분석한 것보다 이선수의 의견이 더 정확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이선수에게 물어본 것이었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그 여파가 그룹에 끼칠 영향까지 분석해서 대응 방안까지 준비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회장님.”
박찬우 사장은 고개를 숙이고는 바쁘게 나갔다.
* * *
박찬우 사장은 이선수의 말대로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여러 자료를 확보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관해서 더 공부했다.
그리고 전략기획실에 별도의 팀을 2개나 만들었다.
서로 다른 결론을 가지고 상대팀의 허점을 찾게 하기 위해서였다.
무려 한 달에 걸친 분석 결과는.
“회장님 말씀이 맞았어.”
2개 팀 중에 상대팀의 허점을 더 많이 찾아낸 팀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팀이었다.
“IMF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을 세계적인 금융 공황이 올지도 몰라.”
최종 분석 보고서는 박찬우 사장 혼자만 작성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할 정도로 경제분야에는 전문가였다.
그런 그가 혼자 자료를 취합해 결론을 낼 수 있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면… 드림 그룹은…….”
박찬우 사장은 최종 분석 보고서를 바탕으로 드림 그룹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기획서를 만들기 시작했다.
* * *
한 달 정도 지난 후 박찬우 사장은 내게 보고서를 가져왔다.
“정말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요?”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합니다. 회장님.”
박찬우 사장은 미국에서 시작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전 세계 금융 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가지고 너무 많은 파생 상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전 세계 금융권은 미국이라는 이름 때문에 안심하고 사들였습니다.”
미국이 망하면 세계가 망한다는 생각 때문이겠지.
“하지만 미국 정부가 개입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물을 가둬 둔 둑에서 물을 조금씩 빼내면 상관없다.
하지만 둑이 무너져 물이 한꺼번에 빠져나온다면 절대 막을 수 없다.
“그래서 결론은…….”
“해외 수출 대금 및 해외 공사 대금을 더 빨리 받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자금 집행을 줄어야 합니다.”
내가 생각한 것과 비슷했다.
결론은 돈을 쓰지 않고 모아 놔야 한다.
“몇몇 국가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할지도 모릅니다.”
모라토리엄.
다 알고 있듯이 국가 부도를 말하는 것이다.
박찬우 사장이 너무 확대 해석했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해외 자금이 더 문제라고 보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알았어요. 그런데 삼두 전자의 대응은 어떻게 할 건가요?”
박찬우 사장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지금은 웅크리고 기다릴 때라고 생각한 겁니까?”
“그렇습니다. 회장님.”
나는 박찬우 사장을 보며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그런 나를 보며 박찬우 사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회장님 생각은 다르십니까?”
“우리 조금 다르게 생각해 봅시다.”
“어떻게 말씀이십니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합니다만…….”
“이번 위기가 삼두 전자를 넘어설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박찬우 사장은 이선수의 말에 수긍하기는 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 방법이 문제였다.
“드림 전자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서 키우실 생각이십니까?”
“으음. 비슷하기는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삼두 전자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어렵다고 봅니다.”
“일단 상황을 좀 보죠. 그룹 전략은 박 사장님의 생각한 대로 긴축 재정으로 가고요.”
“알겠습니다.”
지금은 이선수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긴축 재정으로 가는 것은 맞다고 생각했다.
“고생 좀 해요.”
“네. 회장님.”
박찬우 사장이 나갔다.
나는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
드림 전자와 삼두 전자의 차이는 반도체와 기술력.
한국 안에서 그것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그건 확실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IMF가 아니라… 전 세계 IMF가 일어나는 거잖아.”
한국 안에서 안 된다면 세계에서 해결하면 된다.
세계 금융 위기 때문에 매물로 나오거나 경영이 어려워진 회사가 있을 테니까.
IMF 때는 한국 기업을 인수했다면 이번 금융 위기 때는 다른 나라의 기업을 인수하는 것뿐이다.
규모가 조금 더 커졌을 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전에 피해는 줄여야겠지?”
나는 박찬우 사장이 작성한 보고서를 싱가포르 이정석 선배에게도 보냈다.
* * *
보고서를 이정석 선배에게 보낸 지 한 시간도 안 돼 전화가 왔다.
“안 바빠?”
[바빠도 이것 보면 전화 안 할 수가 없지. 이 보고서 진짜냐?]“왜? 아닌 것 같아?”
[우리 쪽에서도 상황을 보기는 했는데… 이렇게까지 가지 않을 것처럼 의견이 나와서 그러지.]“이 보고서 직원에게 보여 줬어?”
[아니, 네가 보낸 메일은 나만 볼 수 있어. 그리고 절대 안 보여 주지.]이정석은 이선수의 의견은 극비로 처리하고 있었다.
이선수가 말한 것이나 보내온 자료의 일부만 직원에게 말하고 지시할 뿐이었다.
“그럼 그런 의견은 어떻게 나왔는데?”
[이것 보세요. 우리도 나름대로 분석합니다. 드림 컴퍼니가 무슨 동네 구멍가게냐?]“하기는 그렇네.”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으음. 일단 드림 컴퍼니와 관련되 모든 곳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가지고 있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다 팔아.”
[그래야겠지? 그렇지 않아도 조금 늦게 전화한 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느라 그랬다.]“한 시간도 안 됐는데?”
[옛날 생각 하냐? 요즘은 전산이 잘되어 있어서 얼마 안 걸린다. 구시대를 살아가는 회장님아.]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구시대? 내가?”
[그래.]“그렇게 생각하신다면야… 어쩔 수 없지.”
[변명 안 하냐?]“남의 생각을 굳이 바꿔 줄 필요는 없지. 그것이 착각이어도.”
[말이나 못하면…….]“어쨌든 얼마나 가지고 있어?”
[드림 컴퍼니만 130억 달러 정도고 남아공도 100억 달러나 가지고 있어.]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금융계는 드림 컴퍼니가 꽉 쥐고 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금융 손실은 곧 드림 컴퍼니의 손실이었다.
[GM도 35억 달러나 가지고 있더라고.]“GM이?”
[어. GM 계열사 중에 금융 투자사가 있는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계속 사들이고 있는 것 같아.]이정석 선배에게 연락하기를 잘한 것 같았다.
GM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지금도 계속 사들이고 있다면 2008년에는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다.
GM 자금이 투입됐을 테니까.
“GM에도 다 팔라고 해.”
[그래야지.]“그리고 원자재하고 유가 동향은 어때?”
수화기 너머로 약간 음흉한 웃음 소리가 들렸다.
[흐흐흐.]“왜 웃어?”
[역시 이선수 회장님이다 싶어서.]“무슨 말이야?”
[지금은 크게 영향이 없지만, 만약 이 보고서대로라면 원자재 가격하고 유가는 크게 뛴다.]“아무래도 그렇겠지.”
[장기 계약으로 가격 낮을 때 확보해 놓으면 엄청나게 벌 거다.]원유야 문제가 없었다.
러시아의 원유 가격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도 푸틴 대통령에게 챙겨 주려면 너무 낮게 결정하면 안 된다.
“남아공 원자재 싹쓸이하려고?”
[남아공뿐이냐?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정리한 것 가지고 확보할 수 있는 곳은 다 확보할 거다.]“현재 보유 자금은 얼마나 있어?”
항상 이익의 20%는 무조건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자금 좀 쓰자고 말하려 했다. 1,500억 달러 넘겼다.]“벌써? 작년까지만 해도 1,000억 달러 조금 넘었잖아.”
[작년 언제? 10월? 그게 언제인데… 투자한 것들이 계속 수익을 내기 시작했거든? 당연히 유보금도 늘어나지.]대출 안 하고 사업하는 회사는 드림 컴퍼니가 유일할 것이다.
“곧 사용할까 해서.”
[얼마나?]“그건 모르지. 하지만 1년 정도 뒤에는 더 많겠지?”
[그걸 말이라고 하냐? 2천억 달러는 가뿐하게 넘긴다. 그러니까 500억 달러만 쓰자.]“원자재 확보하려고?”
[그래. 지금 다 재투자해서 그렇게 자금이 여유롭지는 않거든.]“그 정도야? 얼마나 여유가 있는데.”
[300억 달러 정도?]앞에 있으면 한 대 때리고 싶었다.
“지금 원자재 확보에 1,000억 달러를 쓰겠다는 거야? 전 세계 원자재를 싹쓸이하게?”
[할 수 있으면 해야지.]“그러다가 역풍 맞아요. 적당히 합시다. 500억 달러는 사용해도 되는데 진짜 적당히 확보하기. 어?”
[그럴까?]“그렇게 해. 원유로만 더 얻는 이익도 어마어마할 텐데.”
[하기는 원유로 1달러만 더 이익이 나도 어마어마하지.]절대 1달러 이익은 아니다.
최소 10달러 이상 이익이 더 날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 다른 것은 조심해.”
[그럴 거다. 손해 날 것을 알면서 돈 쓰는 멍청이는 아니니까.]“알았어. 또 전화해.”
[잠깐만!]“왜?”
[쌍둥이 언제 놀러 오냐? 이제 3살이잖아. 해외 여행도 가능하지 않아?]“형이 와. 끊는다.”
[야!]그냥 끊어 버렸다.
“쌍둥이하고 생이별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어.”
절대 안 된다.
* * *
삼두 그룹 이민욱 부회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거 진짜 맞아?”
“네. 부회장님.”
“이해가 안 되는데? 드림 전자도 지금쯤 우리 움직임을 다 알았을 거잖아.”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감출 수 없다.
몇 가지 상황만 가지고 퍼즐 조립하듯 맞추면 대충 파악이 된다.
심지어 드림 그룹이다.
엘아이 그룹도 파악하고 있는 것을 드림 그룹이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드림 전자 내부에서도 말이 나온다고 합니다. 오히려 연구 개발비를 삭감했다고도…….”
“포기한 건가?”
이민욱 부회장은 곧 고개를 저었다.
이선수가 어떤 인간인데 포기할까.
절대로 그럴 인간이 아니었다.
분명 다른 것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드림 그룹 최근 동향 파악한 것 가지고 와 봐.”
비서가 곧 동향 보고서를 가지고 왔다.
전자, 자동차, 건설, 물류…….
드림 그룹의 모든 계열사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응?”
이민욱 부회장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투자를 보류? 개발비 삭감?”
거의 모든 계열사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들이었다.
“이거 언제 자료야?”
“일주일 전 자료입니다. 근처 식당에서 직원들 대화를 녹취한 뒤 취합한 것입니다.”
아무렇지 않게 식당이나 카페에서 직원끼리 대화하는 것도 상대방에게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었다.
삼두 그룹은 인맥을 통해 정보를 얻기도 했지만, 이런 식으로 회사 주변에서 정보를 얻기도 했다.
특히나 회식 자리 같은 경우는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술을 마시면 사람은 말이 더 많아지니까.
“뭐지?”
이민욱 부회장은 드림 그룹의 행동이 익숙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기억해 냈다.
“IMF!”
드림 그룹은 IMF 전에 모든 계열사의 부채 비율을 줄이며 자금 유동성을 높였다.
지금 하는 것도 비슷했다.
“지금 당장 한국 경제 보고서하고 세계 경제 보고서 작성해서 가지고 오라고 해!”
이민욱 부회장도 이선수의 선견지명은 인정하고 있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한국은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한 번 더 점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경제에 문제가 있을 수도.
“네. 부회장님.”
이민욱 부회장의 지시에 삼두 그룹은 경제 보고서를 더 꼼꼼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경제 보고서를 보기도 전에 또 미국에서 일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