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25)
꿈꾸는 재벌 226화(225/249)
226. 중국이 내게 다가온다
이환건 회장의 죽음은 그저 애도할 수 있을 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금융 위기는 예정된 것처럼 다가오기 시작했다.
삼두 그룹도 이환건 회장의 죽음을 떨쳐내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 그룹을 정비하고 계열사의 자금을 전자로 모으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2008년 7월 일본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문에 일이 터졌다.
일본의 은행과 보험사가 미국 패니매이, 프레디맥 채권 보유분을 9조 엔 정도 된다고 알려진 것이다.
한화로 90조 원이 넘는 돈.
이 돈을 다 날리게 생겼다.
점점 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중국은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을 치러야 했다.
* * *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에게 큰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일본과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아시아에서 열리는 올림픽 때문이 아니었다.
세계에서 중국의 인식은 낙후된 국가.
천안문 사태로 표현과 사상의 자유가 억압된 국가.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기에는 올림픽만 한 것이 없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잘 끝낼 수 있다면 부정적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중국이 세계 강국으로 부상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 분명했다.
중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공식적으로 초대를 받았다.
그것도 시진펑 상무위원 이름이 아닌 현재 주석인 호금도의 이름으로.
* * *
안 갈 수가 없었다.
호금도 주석 이름으로 초청 받은 것도 문제인데.
한국 정부에도 공식적인 요청을 한 것이다.
정부에서 의전 관계로 연락이 올 정도였다.
중국 대사관에서도 불편하지 않게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2008년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중국에 갔다.
그리고 4시간이 넘는 개막식을 본 다음 날 호금도 주석과 별도의 만남을 가졌다.
* * *
“어서 와요.”
호금도 주석은 영어로 나를 반겼다.
영어를 그렇게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될 정도는 됐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내가 해야지.”
앉으라는 듯 의자를 가리켰다.
호금도 주석과 거의 같이 의자에 앉았다.
향이 좋은 차가 나오고 경호원 한 명과 비서로 보이는 한 명만 남고 모두 나갔다.
내 뒤에는 임강민 대표만 남았다.
“이선수 회장 덕분에 깨끗한 올림픽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저 역시 기분이 좋습니다.”
“역시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군요.”
상대에 따라 다릅니다.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
호금도 주석이 호의적으로 나오니 나 역시 호의적으로 나가는 것뿐이다.
“그동안 우리 중화인민공화국에서 마음에 안 드는 일이 많았던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도 끝까지 남아서 도움을 준 것이 너무 마음에 걸려서 이렇게 초대한 겁니다.”
말로만?
“이선수 회장은 우리 중화인민공화국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무슨 의도로 묻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호금도 주석이 좋아할 만한 말을 해야겠지.
“기업에게는 많은 기회가 있는 나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허. 그런가요? 그러니까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이겠군요.”
마음에 드는 말이었나?
반응이 조금 과한 것같이 느껴졌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좋아할 것 같았다.
왜 이러지?
“또 다른 기회가 있다면 이선수 회장은 참여할 생각이 있습니까?”
“기회가 생기면 당연히 참여해야겠죠.”
“그렇군요.”
호금도 주석의 눈빛이 달라졌다.
지금부터가 본론인 것 같았다.
“혹시 쓰촨성에 대해 압니까?”
이거였나?
올림픽이 열리기 2개월 전쯤 쓰촨성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다.
수십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부실 공사로 인한 건물 붕괴였다.
너무 빨리 붕괴한 건물 잔해에서 철근이 하나도 없다는 것까지 밝혀졌다.
“지진을 말하는 것인가요?”
“맞아요. 지금 쓰촨성에는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이걸 기회라고 말한 것인가?
“그중에서도 믿을 만한 건설업체가 필요하죠.”
“드림 건설에 쓰촨성 복구에 참여하기를 바라시는 것처럼 들립니다.”
“맞아요. 하지만 드림 건설이 아니라 드림 그룹이 복구에 참여해 줬으면 합니다.”
호금도 주석의 드림 그룹을 언급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건 기회가 아니라 투자인 것 같군요.”
현재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그래서 쓰촨성 복구에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없었다.
“기회입니다. 우리 중화인민공화국과 더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겠죠. 더 많은 사업을 하는 것은 물론, 한국 정부와도 좋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 양반이 한국 정부를 들먹이며 협박하네.
한국 정부를 이용해 드림 그룹을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친밀한 관계는 저도 환영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정부끼리 해결하면 됩니다. 한국 정부와의 관계는 제가 나설 일이 아닙니다. 한국 정부 역시 드림 그룹 일에는 나설 수 없을 겁니다.”
호금도 주석은 이선수의 말을 알아들었다.
한국 정부가 드림 그룹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
“허허. 그렇군요. 그럼 더 친밀한 관계를 맺을 기회를 받아들일 겁니까?”
나는 바로 호금도 주석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중국에도 수많은 건설사와 기업이 있습니다. 그 기업을 선택하지 않고 왜 드림 그룹을 선택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호금도 주석은 웃으며 말했다.
“한국에서의 드림 건설 평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한 가스 온돌 난방 공사 역시 만족도가 높더군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호금도 주석은 이선수 덕분에 베이징에 매연이 약 20% 이상 줄어들었다는 결과 보고를 받았다.
시진펑 상무위원이 정책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 시작이 이선수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어쨌든 이선수는 매연을 절감시켜 준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것도 손해를 보면서까지.
아직까지도 매연 절감 정책을 위해 사용한 돈을 드림 그룹이 회수하지 못한 것도 알았다.
호금도 주석은 이선수를 믿을 수 있다.
그렇게 평가했다.
“쓰촨성은 지진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런 곳에 제대로 건물을 지어야 하지 않습니까. 솔직하게 아무리 단속을 해도 제대로 공사를 하지 않는 곳이 나올 것 같아요.”
이번에는 씁쓸하게 웃었다.
자국이 기업을 욕하는 것 같아서였다.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것이지.
“나는 체면을 무릅쓰고 솔직하게 말했어요.”
정말 거절하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았다.
거절하는 순간 호금도 주석의 체면을 구기는 것이 된다.
“좋습니다. 하지만 전 기업가입니다. 쓰촨성 복구에 드림 그룹의 자금이 투입되면 그 대가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호금도 주석은 오히려 이런 이선수가 마음에 들었다.
중국 기업 같았으면 무조건 한다고 하면서 뒤로 빼먹을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선수는 앞에서 대가를 요구한다.
“당연한 것을 말하는군요. 먼저 쓰촨성 복구에 필요한 것을 수입하는 경우 세금은 면제될 겁니다.”
“그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현재 국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미국을 말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흐음. 지금 당장 복구 비용을 지급하기는 어려워요.”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금 이야기를 하셨으니 한시적으로 드림 그룹이 중국에 수출하는 모든 물품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모든 물품을 말입니까?”
“네.”
세금을 면제해 준다고 해서 이익이 많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
그만큼 가격을 내릴 것이니까.
이익 대신 중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생각이었다.
그것이 미래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한시적이라면 얼마나?”
“쓰촨성 복구가 끝날 때까지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호금도 주석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거절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그렇다고 쉽게 허락하기도 어려웠다.
쓰촨성 복구에는 최소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3년으로 합시다.”
“부실 공사를 원하지 않으신다면 최소 5년은 필요합니다.”
“5년 동안 드림 그룹은 우리 중화인민공화국에 더 깊게 자리 잡을 것 아닙니까. 반발이 심할 겁니다.”
“그럼 3년 동안 절반 정도만 하겠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중국 기업이 하시면 됩니다.”
“왜 절반만?”
나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부실 공사를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드림 건설이 쓰촨성에 짓는 모든 건물은 지진 공법을 적용할 것입니다. 비용도 시간도 많이 들어가죠. 3년 안에 모든 것을 복구한다는 장담은 할 생각이 없습니다.”
호금도 주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역시 이선수 회장 정도 되니까 내게 이런 말을 할 수 있군요.”
중국 기업 회장이었다면 조그마한 반대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좋아요. 5년으로 합시다. 대신 쓰촨성 복구의 감독은 시진펑 상무위원이 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나는 누가 하든 상관없었다.
“왜 시진펑 상무위원이 감독하는지 안 궁금합니까?”
“궁금할 이유가 있나요? 복구 공사만 제대로 하면 되는 일인데요.”
호금도 주석이 또 웃었다.
“허허.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건 알아 뒀으면 합니다. 쓰촨성 복구 공사에 시진펑 상무위원의 정치 생명도 같이 달려 있다는 것을요.”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잘못되면 시진펑 상무위원의 원망을 받게 될 겁니다.”
“잘하면요?”
“시진펑 상무위원이 기뻐하겠죠. 나의 지지를 더 많이 받을 테니까.”
끼어들고 싶지 않은 것에 끼어들게 생겼다.
중국 정치 세력 싸움.
한 가지가 궁금해졌다.
“후계자로 시진펑 상무위원을 생각하시는 겁니까?”
호금도 주석은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미소만 지었다.
그것으로 대답이 됐다.
웃는 얼굴로 다른 생각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올림픽을 즐기다가 한국에 돌아가길 바랍니다. 나는 또 일정이 있어서.”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다른 나라의 국빈을 만나야 했다.
그 일정보다 이선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 가장 먼저 만난 것이었다.
호금도 주석이 일어났다.
나도 일어났다.
호금도 주석은 내게 다가와 팔을 잡았다.
거의 억지로 악수를 청하는 것 같은 상황이 됐다.
“잘 부탁합니다. 이선수 회장.”
“네. 주석님.”
호금도 주석은 손에 힘을 주며 내게 당부하는 것 같았다.
* * *
중국에서 올림픽을 더 볼 이유는 없었다.
쓰촨성 복구 공사를 시작하려면 준비할 것이 많았다.
그렇다고 내가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하는 것이지.
하지만 그 지시를 내리고 결재해야 시작된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시진펑 상무위원을 만났다.
* * *
“벗 덕분에 내 위치가 더 단단해질 것 같아.”
나는 일부러 인상을 썼다.
“귀찮은 일을 떠넘긴 것 아닌가요?”
“귀찮은 일이라니. 드림 그룹의 이름을 쓰촨성에까지 알리는 것 아닌가.”
“좋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호금도 주석은 잘못하면 시진펑 상무위원에게 책임을 물으실 것 같던데요.”
시진펑 상무위원은 전혀 걱정이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잘못될 일이 없지 않나? 이선수 회장이 하는 일인데.”
“사람 일이란 모르는 것입니다. 그것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잘 알지. 하지만 이선수 회장이란 사람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네. 쓰촨성 복구를 허투루할 사람이 아니니까.”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실을 말한 것뿐이네. 그리고 드림 그룹은 쓰촨성 복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우리 중화인민공화국에 수출하는 모든 물품의 세금이 면제될 걸세.”
확실하게 이야기해 놓은 것 같았다.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할 것 같군요.”
“그렇지. 그리고 이번에 들어선 한국 정부에서 요청한 것이 있는데…….”
2008년 2월 새 대통령이 당선됐다.
기업인 출신의 대통령.
한국 경제를 살려 보자는 국민의 선택이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 마을로 내려갔다.
가족이나 측근이 비리에 휘말리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으로.
막걸리 한잔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기는 했다.
“드림 그룹을 언급할까 해.”
이건 진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무슨 요청인데 드림 그룹을 언급하려는 것입니까?”
“통화 스와프야. 한국 정부는 IMF와 같은 일을 겪지 않으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
통화 스와프.
쉽게 말해 달러가 부족할 때 빌려오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 드림 그룹을 쉽게 생각하지 못할 거야.”
이런 배려 필요 없는데.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나의 벗이여.”
그래.
잘 부탁해야겠지.
쓰촨성 복구에 돈을 먼저 쏟아붓는 것은 드림 그룹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서 시진펑 상무위원은 호금도 주석에게 더 신임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곧 중국 주석 자리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가는 것이다.
“저도 잘 부탁합니다.”
시진펑 상무위원과 잠깐 만난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 * *
[드림 그룹 쓰촨성 복구에 뛰어들다.] [중국 정부 드림 그룹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고 밝혀.] [한국과 중국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 예정.]이 기사는 드림 그룹이 제공한 자료로 만든 것이 아니었다.
중국 대사관과 한국 정부에서 제공했다.
삼두 그룹 이민욱 회장은 이 기사를 보고 웃었다.
드림 그룹이 엉뚱한 짓을 하는 것 같아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