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27)
꿈꾸는 재벌 228화(227/249)
228. 때마침 테러가?
페트로프 대표가 비호 장갑차에 관한 자료를 가지고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험 기동을 한 것이 맞군요.”
“그렇습니다. 회장님.”
비비 인더스트리 업무 보고 중에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건이 있었다.
비호 장갑차라는 것이 기억났다.
원래 비호 장갑차는 비비 인더스트리가 아닌 다른 방위산업체에서 개발하던 것이다.
하지만 자금난과 몇 가지 이유로 인해 비비 인더스트리가 인수했다.
“기존에 개발한 것보다 레이더 기술이 더 발전된 것 맞나요?”
“그렇습니다.”
몇 가지 이유 중에 레이더 기술도 있었다.
“다음 모델인 비호 복합은 어떤가요?”
비호 장갑차는 30mm 발칸포를 장착하고 있었다.
레이더를 장착하면 20km 거리를 탐지할 수 있고, 유효 사거리는 3km였다.
저고도로 침투하는 글라이더 같은 비행 물체를 격추시키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하지만 비비 인더스트리가 인수하면서 레이더 성능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30km까지 탐지 가능했다.
거기에 추적 기능까지.
덕분에 비호 복합 장갑차의 개발이 빨라졌다.
“몇 가지 테스트만 끝나면 바로 실전 배치가 가능합니다.”
페트로브 대표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그가 저렇게 말할 정도면 진짜 실전 배치가 가능한 것이다.
“신궁도 사거리가 늘어났네요?”
비호 복합 장갑차는 미사일을 장착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 미사일이 신궁이었다.
하지만 기존 신궁을 개량해 사거리를 늘렸다.
정식 명칭은 신궁2였다.
기존 신궁의 사거리는 5km.
신궁2의 사거리는 두 배인 10km나 됐다.
“네. 명중률 테스트도 끝났습니다. 회장님.”
내가 페트로프 대표를 부른 것은 과연 비호 장갑차가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상이 가능한 카드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 정도면 협상이 가능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비호 장갑차와 비호 복합 장갑차를 20대씩 생산해 납품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6개월 안에 가능합니다. 신궁 시스템은 레이더 프로그램 업데이트로 신궁과 연계만 하면 되는 데다가, 미사일을 탈부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존 비호 장갑차에 미사일을 붙였다가 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비호 장갑차에 관심을 보인 것은 확실하죠?”
“그렇습니다.”
보고서에는 적혀 있었다.
더 확률이 높아졌다.
“비호 복합 자료를 사우디아라비아에 보내세요. 그리고 알 왈레드 왕자와 협상을 진행하고 싶다고 해요.”
“알 왈레드 왕자요?”
무기는 알 왈레드 왕자가 관여하고 있지 않았다.
“네. 문제라도 있나요?”
“그것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특성상 알 왈레드 왕자에게 이 의견이 전해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회장님.”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수많은 왕자가 있다.
하지만 왕자라고 해도 다 같은 왕자가 아니었다.
알 왈레드 왕자는 권력의 중심에 가까이 서 있었다.
이런 비호 장갑차 납품 정도는 그의 관심을 끌기 어려웠다.
아랫사람도 알 왈레드 왕자에게 보고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도 해 봐야죠. 해 보고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봅시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페트로프 대표는 그래도 알 왈레드 왕자에게 의견이 전해지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 * *
페트로프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직접 가서 협상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큰 반응이 없었다.
비호 복합 장갑차에는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알 왈레드 왕자와 직접 협상하자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페트로프 대표의 끈질긴 협상 덕분에 알 왈레드 왕자의 비서진에게 조건을 전달하기는 했다.
하지만 협상 조건이 알 알레드 왕자에게까지 전달될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 * *
부우웅.
알 왈레드 왕자는 오래간만에 석유 시추 시설을 시찰하는 중이었다.
그것도 방탄 리무진이 아닌 군용 험비를 타고.
그래서 밖의 소리가 크게 들렸다.
하지만 알 왈레드 왕자는 이것을 즐겼다.
가끔은 너무 편안한 것보다 이렇게 불편한 것이 색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일상에서 벗어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해서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군용 험비 안에서도 몇 가지 서류를 보며 검토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비비 인더스트리의 비호 복합 장갑차의 제안도 있었다.
“흐음.”
알 왈레드 왕자는 비호 장갑차 시연 현장에 잠깐 들렀었다.
잠깐 본 것이지만, 30mm 발칸포를 2문이나 장착하고 레이더로 목표를 탐지하는 것을 보고 괜찮은 평가를 내렸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사일까지 장착한 비호 복합 장갑차였다.
거기에다가 레이더 탐지 거리가 늘어났다.
탁.
비호 복합 장갑차의 제안서를 덮었다.
그리고 다른 보고서를 들었다.
“드림 그룹…….”
비비 인더스트리가 한국 드림 그룹 계열사라는 것과 드림 그룹이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와 연관이 있다는 보고서였다.
드림 컴퍼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사업 경쟁자였다.
그리고 미국 씨티그룹 인수 문제로 협상 중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비호 복합 장갑차는 씨티그룹 인수를 위한 미끼인 건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비호 장갑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매입 예산까지 책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기존 비호 장갑차보다 더 뛰어난 비호 복합 장갑차를 먼저 제안했다.
알 왈레드 왕자는 웃으며 보고서를 덮었다.
“아쉬운 것은 우리가 아니군.”
씨티그룹 인수는 비호 복합 장갑차와 비교할 수 없다.
더 규모가 크고 중요하니까.
잘만 하면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를 견제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웃으며 창문 밖을 보던 그때.
“응?”
알 왈레드 왕자는 저 멀리 무언가 날아가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글라이더?”
아무것도 없이 도로만 있는 사막 지형에 글라이더가 날아가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글라이더를 즐길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알 왈레드 왕자는 글라이더가 날아가는 방향이 석유 시추 시설이라는 것을 알았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때.
끼이익.
경호 차량이 먼저 멈춰서고 알 왈레드 왕자가 탄 험비도 급하게 멈췄다.
투다다다. 타당.
멀리서 총을 쏘는 소리가 들렸다.
조수석에 앉은 경호 책임자가 무전을 듣더니 말했다.
“왕자님, 테러 가능성이 있습니다. 차를 돌리겠습니다.”
“잠깐만 테러 가능성이라니?”
경호 책임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콰앙!
폭발음이 들렸다.
“폭탄 테러입니다. 복귀하겠습니다.”
경호 책임자가 차를 돌리라고 지시하려 하자 알 왈레드 왕자는 말했다.
“시추 시설로 가. 직접 확인해 봐야겠어.”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가라면 가!”
“죄송합니다.”
경호 책임자는 알 왈레드 왕자의 지시를 듣지 않았다.
알 왈레드 왕자는 석유 시추 시설 시찰을 하지 못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 * *
알 왈레드 왕자는 돌아오자마자 폭탄 테러에 관한 모든 것을 바로 보고하게 했다.
그래서인지 5시간만에 1차 보고서가 만들어졌다.
“이번 테러는 차량을 이용한 자폭 테러가 아닌 글라이더를 이용한 자폭 테러였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회의실 안의 벽에 사진을 띄웠다.
폭발로 인해 사방으로 흩어진 글라이더 잔해가 있었다.
알 왈레드 왕자는 소리쳤다.
“시설 피해는?”
“다행히도 기관총에 날개가 부서져 외곽에 추락하면서 폭발했습니다. 시설 피해는 크지 않습니다. 하루 정도면 재가동이 가능합니다.”
정말 다행이었다.
하지만 알 왈레드 왕자는 다른 것이 떠올랐다.
“만약, 글라이더가 한 개가 아닌 여러 개였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나?”
“…….”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어떤 대답이든 알 왈레드 왕자의 화를 피할 수 없을 테니까.
“왜 대답하지 않나?”
하지만 알 왈레드 왕자가 다시 묻자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시추 시설이 파괴됐을 것입니다.”
“대응책은?”
이것도 난감했다.
“헬기나 비행기의 경우 레이더로 포착 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역시 방호벽을 통과해야지만 시추 시설에 다가올 수 있으니 대응이 가능합니다.”
“기존 대응책 말고!”
“그러니까… 글라이더의 경우… 육안으로 식별할 수밖에 없어서… 대응책은… 경비 인력을 더 많이 늘리고… 그러니까…….”
5시간만에 대응책이 나올 리가 없었다.
그런데 한쪽에 앉아 있던 하산 대령이 일어났다.
“왕자님 제가 말해도 되겠습니까?”
알 왈레드 왕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군 정보부 대령인 그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테니까.
“감사합니다. 먼저 글라이더 자폭 테러는 실험적인 성향이 크다고 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면…….”
하산 대령은 알 왈레드 왕자의 말처럼 여러 대의 글라이더가 자폭 테러를 하지 않은 것을 주목했다.
글라이더가 2대만 됐어도 석유 시추 시설은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이번 글라이더 공격은 석유 시추 시설의 경비망을 뚫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근처에서 석유 시추 시설을 감시하는 인원을 발견하고 추적했지만, 놓쳤습니다. 그들이 급하게 놓고 간 것들에서 글라이더 자폭 공격을 지켜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알 왈레드 왕자는 인상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곧 글라이더 자폭 공격이 또 있을 거란 말처럼 들리는데?”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왕자님에게 또 말씀 드릴 것이 있습니다.”
“뭔가?”
“글라이더는 낮은 고도로 침투하기 때문에 레이더로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낮은 고도로 침투하는 글라이더를 감지하고 공격하는 무기가 있습니다.”
알 왈레드 왕자는 바로 떠올렸다.
비호 장갑차.
비호 장갑차는 북한의 저고도 침투를 상정하고 만든 무기였다.
어쩌면 테러를 일으킨 놈들은 북한의 저고도 침투를 모방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무기를 수입한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글라이더 격추 시범 영상까지 퍼뜨리는 것입니다.”
알 왈레드 왕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무기가 배치될 것이니 글라이더 공격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놈들에게 알려 주자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자폭 공격을 하려는 대원을 선정하기 어렵습니다. 한 명 한 명이 아쉽죠.”
자신의 목숨을 버리며 하는 공격이다.
누가 쉽게 자살 폭탄 테러를 하려고 할까?
“성공 가능성이 어려운 테러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석유 시추 시설 몇 곳만 자폭 테러로 시추가 중지되면 엄청난 피해다.
그것보다 만약의 경우 석유 정제 시설이 테러로 인해 중지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하루만 멈춰도 재가동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재수가 없으면 석유 정제 시설을 새로 짓는 비용보다 더 들어갈 수도 있었다.
“빠르게 그 무기를 도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왕자님.”
알 왈레드 왕자는 조금 짜증이 났다.
테러만 아니었다면 드림 컴퍼니의 애를 태우면서 좋은 협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도 급하다.
그렇다고 이번 테러 사실을 숨길 수도 없다.
비호 장갑차를 도입하면서 글라이더 격추 시범 영상을 내보내야 하니까.
“몇 대나 필요하지?”
하산 대령이 바로 대답했다.
“최소 30대는 필요합니다.”
“30대 가지고는 모자라지 않나?”
“방어가 어려운 지역의 시설과 가장 중요한 정제 시설에만 먼저 투입하면 됩니다. 나머지 지역은 사람으로 채울 수밖에 없습니다.”
초기에 최소 30대를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추진하지.”
“감사합니다. 왕자님.”
알 왈레드 왕자는 드림 그룹과 협상하겠다는 연락을 했다.
* * *
“글라이더 테러라.”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있는 페트로프 대표가 전해 온 소식이었다.
박찬우 사장이 말했다.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불운이겠지만요.”
“그러네요. 조금만 더 답이 없었으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동원해 알 왈레드 왕자를 만나려고 했는데요.”
러시아와 중국 등 모든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혹시 회장님께서는 이번 테러가 일어날 줄 알고 계셨던 것 아니십니까?”
박찬우 사장은 농담처럼 말했다.
“이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긴 합니다.”
“…….”
박찬우 사장은 진짜냐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싫어하는 부족이 많잖아요. 테러도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하기는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선수가 무언가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똑똑.
문을 두드리고 비서실 직원이 들어왔다.
“회장님 페트로프 대표께서 전화 통화를 원하십니다.”
“연결해 줘요.”
“네.”
비서가 문을 닫기도 전에 전화기를 들었다.
“페트로프 대표님?”
[네. 회장님. 알 왈레드 왕자가 직접 협상을 하기로 했습니다.]“그래요?”
[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하기를 원합니다.]지금 목말라 우물을 파야 하는 사람은 나다.
“그렇게 하죠.”
[그리고 최대한 빨리 비호 장갑차를 인도받고 싶어 하는 분위기입니다. 회장님이 오시면 하루 안에 협상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알았어요.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죠.”
[네. 기다리겠습니다.]씨티그룹 인수하기 힘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