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34)
꿈꾸는 재벌 235화(234/249)
235. 드디어 열리는 이사회
“드림 그룹에서 앤드류 대표님의 제안을 거절할 것 같습니다.”
앤드류 대표의 눈이 커졌다.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어서 그랬다.
“거절이라니?”
“삼두 그룹과 비슷한 제안이라면 몰라도 그 이상은 어렵다고 합니다.”
앤드류 대표는 이선수가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했다.
이선수의 태도가 그랬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래서 일주일 동안 다른 이사들 만나고 다닌 거요? 삼두 그룹보다 드림 그룹이 퀄컴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처럼 말하면서?”
“진짜이니까요.”
“시간은 끌면서 이사들 설득하려는 것 같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을 거요.”
일단 퀄컴 매각을 위한 이사회를 열 조건은 충족됐다.
10명의 이사.
하지만 앤드류 대표는 1명이 부족했다.
앤드류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나가 버렸다.
* * *
이민욱 회장은 앤드류 대표의 연락만 기다리고 있었다.
6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그 빈자리를 채워서 삼두 그룹이 퀄컴을 인수하는 결정이 언제쯤 될까?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사 선임에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해 참았다.
하지만 그 인내심도 바닥났다.
그래서 앤드류 대표에게 연락했다.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요?”
[상황이 조금 어렵게 되고 있습니다.]“상황이 어렵다니요?”
[그게… 그러니까…….]앤드류 대표는 씨티그룹과 영향력 있는 곳에서 추천을 받아 4명이나 이사를 선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말했다.
이민욱 회장은 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
하지만 참았다.
“그래서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겁니까?”
[셰뮤엘 리 이사가 문제입니다.]“씨티그룹에서 보낸 싱가포르 출신의 이사 말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셰뮤엘 리 이사는 한국 드림 그룹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드림 그룹이 나왔다.
이선수가 퀄컴 인수에 나선 것은 알았다.
하지만 씨티그룹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이선수가 한국에서 보이지 않았다.
이선수의 마지막 동향 보고는 출국이었다.
입국했다는 보고는 없었다.
“셰뮤엘 리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보내 줬으면 합니다. 사진이라든지 이력서라든지요.”
[씨티그룹에서 준 자료를 보내 드리죠.]“일단 셰뮤엘 리의 자료부터 보고 다시 통화합시다.”
이민욱 회장은 자료를 받을 이메일 주소를 비서를 통해 앤드류 대표에게 알려 줬다.
* * *
앤드류 대표에게 자료를 받은 이민욱 회장은 어이가 없었다.
머리 스타일과 안경을 썼지만, 이선수라는 것을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아마 이선수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몰라 볼 수 있겠지만, 이민욱 회장은 절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미친 것 아니야?”
드림 그룹 회장이라는 사람이 퀄컴 이사로 가 있다니.
하지만 이민욱 회장은 이선수가 퀄컴 인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았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도 퀄컴의 이사로 가서 이선수를 상대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선수는 드림 그룹 회장 일을 다른 이에게 맡기고 갈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민욱 회장은 다른 이에게 맡길 수가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었다.
퀄컴에 가 있으면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고…….”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셰뮤엘 리로 위장하고 퀄컴 이사로 간 이선수가 주식을 이용해서 이사 자리를 하나 얻어 냈다.
이선수가 그렇게 했는데 이민욱 회장도 못할 이유가 없었다.
삼두 그룹이 보유한 주식만 12%다.
앤드류 대표 쪽이 힘을 실어 주면 가능했다.
“이번 일의 중요성을 알고 적절하게 대응할 사람을 보내야 하는데.”
솔직하게 말해서 누구를 보내든 안심이 안 된다.
이선수를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도 항상 긴장해야 하는 상대니까.
“그나마 나은 사람이 전기수 사장인가?”
삼두 전자 사장이다.
지난번 퀄컴 앤드류 대표와 만날 때도 같이 있었다.
그리고 삼두 전자에 퀄컴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민욱 회장 다음으로 아는 사람이었다.
이민욱 회장은 비서실에 퀄컴 앤드류 대표에게 연락하라고 지시했다.
* * *
똑똑.
누구지?
문을 노크하고 들어오는 사람은 앤드류 대표였다.
그가 또 찾아올 줄은 몰랐다.
드림 그룹에서 다른 제안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것을 믿지 않는 것인가?
“셰뮤엘 리 이사 잠시 대화 가능할까요?”
“그러시죠.”
표정이나 분위기는 내가 생각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아! 드림 그룹 제안 때문에 온 것은 아니니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그럼 무슨 일 때문에?”
“이거 참… 곤란한 일이 하나 생겨서요.”
곤란한 일이 생겼는데 왜 나를 찾아왔을까?
우리는 같은 편이 아닌데.
“셰뮤엘 리 이사가 말했던 공평성에 관한 문제가 생겼어요.”
공평성이라는 말이 걸렸다.
명분이 확실하다는 것인데.
“드림 그룹만 대주주가 아니더군요.”
대주주 이야기가 나오자 바로 눈치챌 수가 있었다.
“삼두 그룹을 말하는 건가요?”
“맞아요. 삼두 그룹 역시 대주주입니다. 삼두 그룹에서도 이사를 한 명 추천했습니다. 거절할 수가 없더군요. 셰뮤엘 리 이사가 선례를 만들었으니까요.”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내가 추천한 이사도 안 된다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아직 다른 이사를 설득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금 이사가 10명이어도 퀄컴 매각 안건을 올릴 수 없는 이유는 나와 나를 따르는 이사 때문이었다.
퀄컴 매각 안건이 나오면 이사회장을 나가면 조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아! 그리고 남은 두 자리도 정해졌습니다. 내부 직원을 이사에 선임하는 것이 나은 선택인 것 같더군요. 직원들도 찬성하고요.”
이것 역시 명분이었다.
퀄컴 직원이 지지하는 이사.
계속 반대할 수 없다.
퀄컴 직원들의 신임을 잃게 될 테니까.
“그럼 동의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앤드류 대표 쪽 이사는 9명이 된다.
내편인 4명의 이사가 계속 반대하며 시간을 끌 수도 없다.
나는 드림 그룹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승부를 볼 때가 온 것 같았다.
“그러시죠.”
앤드류 대표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일단 반대할 줄 알았는데 너무 쉽게 허락하는 것 같군요.”
“쉽게 허락한 것 아닙니다.”
“그렇군요. 우리 이제 끝냅시다. 계속 방해하면 그쪽이 30%의 주식을 가지고 있어도 주주총회를 열 수밖에 없어요.”
앤드류 대표는 자신과 이사들이 가진 35%의 주식과 삼두 그룹 12%를 합친 47%를 믿었다.
그도 그동안 그냥 있던 것은 아니었다.
주식 변동 현황을 더 철저하게 확인했다.
그리고 이선수에게 30% 이외의 주식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변수가 없다.
“그렇게 하죠. 주주총회까지 갈 필요가 없으니.”
“좋아요. 이사 선임이 끝나고 이사회를 열겠습니다.”
앤드류 대표는 웃으며 나갔다.
후련하다는 표정이었다.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그를 보며 웃었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는 속담을 모르는 것 같네.”
나는 핸드폰을 꺼냈다.
“박 사장님? 퀄컴으로 와야 할 것 같네요.”
내가 준비한 패를 보여 줄 생각이었다.
물론, 결정적인 순간인 이사회에서다.
* * *
새로 선임된 이사 중 한 명이 찾아왔다.
“이선수 회장님께서 진짜 여기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삼두 전자 전기수 사장이었다.
“나 역시 삼두 전자 전기수 사장이 퀄컴 이사로 올 줄은 몰랐네요.”
“나야 일개 전자 사장이니까 올 수도 있죠. 하지만 그룹 회장께서 이런 일에 움직인다는 것은 좀 격이 안 맞지 않을까요?”
은근히 나를 낮추고 삼두 그룹 이민욱 회장을 높이는 말이다.
내 상대로 계열사 사장이 왔다는 것으로.
“그러게요. 나는 이민욱 회장이 올 줄 알았는데… 격이 안 맞네요.”
그냥 ‘어? 그렇네요.’ 할 줄 알았나 보지?
“삼두 그룹은 퀄컴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모르다니요.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자 사장인 내가 온 겁니다.”
“그러니까요. 10년 후의 반도체 사업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서든 퀄컴을 손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룹 회장인 내가 움직인 것인데? 고작 계열사 사장이 내 상대가 될까요?”
“…….”
왜 보자마자 싸움을 거냐.
내가 듣고만 있을 줄 알았다면 잘못 생각한 것이지.
“상대가 될지 안 될지는 두고 봐야죠. 하지만 결과는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 알고 있어야 할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짧은 퀄컴 이사직 누릴 수 있을 때 많이 누리다가 가세요. 실패하면 삼두 전자 사장 자리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몰라?”
“…….”
전기수 사장은 주먹을 쥐었다.
이선수의 말대로였다.
퀄컴의 인수에 성공하면 미래는 더 단단해진다.
하지만 실패하면 삼두 전자로 돌아갈 수 없을 수 있었다.
“더 할말 없으면 이사회 때 봅시다.”
전기수 사장은 획하고 몸을 돌려서 나갔다.
그리고 3일 뒤 이사회가 열린다는 통보를 받았다.
* * *
3일 뒤 이사회.
회의실 자리가 꽉 찼다.
13명의 이사가 다 참석한 것이다.
내 맞은편에는 일부러 그런 것처럼 전기수 이사가 앉았다.
앤드류 대표가 말했다.
“오늘 안건은 이미 알고 있듯이 우리 퀄컴을 삼두 그룹에 매각하는 것입니다. 말은 매각이지만, 퀄컴은 그대로 존속하며 삼두 전자와 협력해 더 나은 발전을 위한 것이니 의미는 다릅니다.”
그냥 말도 안 되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이다.
“참석한 이사가 13명이니 조건은 갖춰졌습니다. 찬반 투표로 진행하게 됩니다. 참석한 이사 중 과반수인 7명이 찬성하면 안건은 통과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나는 살짝 손을 들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앤드류 대표가 말했다.
“네, 셰뮤엘 리 이사. 할 말이 있나요?”
“있습니다. 퀄컴 매각 대상으로 한국의 드림 그룹도 안건으로 올리고 싶습니다.”
앤드류 대표나 다른 이사들도 이선수가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있었다.
그냥 포기할 사람이 아니니까.
“새로운 안건이 나왔습니다. 반대하시는 이사가 7명이 넘으면 안건은 부결됩니다.”
앤드류 대표는 전기수 이사를 바라봤다.
전기수 이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반대하는 이사는 손을 들어 주십시오.”
앤드류 대표가 손을 들었다. 한 명씩 손을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기수 이사가 손을 들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두 명의 이사도.
“반대 6명입니다. 과반수를 넘지 못했으니 새로운 안건도 올리겠습니다.”
앤드류 이사는 일부러 찬성하면 손을 들라는 것은 하지 않았다.
이미 전기수 이사와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되어 있어서였다.
이선수가 어떻게 나와도 이번에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
7명의 이사가 삼두 그룹의 편이었으니까.
“그럼 두 안건이 충돌하는군요. 두 안건을 하나의 안건으로 합치겠습니다. 퀄컴을 삼두 그룹에 매각하느냐? 아니면 드림 그룹에 매각하느냐? 그것으로 투표를 하겠습니다.”
나는 다시 손을 들었다.
“네, 셰뮤엘 리 이사.”
“대표께서 말한 것 중 퀄컴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삼두 그룹에 매각하는 것이 낫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그럼 드림 그룹에 매각하면 왜 퀄컴에 이익이 되는지 알려 주고 싶습니다.”
앤드류 대표는 다시 전기수 이사를 봤다.
전기수 이사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이선수가 어떤 말을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확신해서였다.
“좋습니다. 드림 그룹이 왜 퀄컴에 이익이 되는 겁니까?”
“그것을 위해 한 명의 손님을 초대했습니다. 잠시 들어와도 되겠습니까?”
앤드류 대표는 전기수 이사에게 묻지 않았다.
어차피 승낙한 것이니까.
“그러죠.”
나는 핸드폰을 꺼내 내 사무실에 대기하고 있던 박찬우 사장을 불렀다.
곧 박찬우 사장이 회의실에 들어왔다.
“드림 그룹 총괄 사장인 케빈 박입니다.”
내 소개에 박찬우 사장이 살짝 고개를 숙인 다음 말했다.
“이렇게 이사회에서 말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드림 그룹 총괄 사장이 직접 온 것에 놀라고 있었다.
나는 박찬우 사장에게 말했다.
“왜 드림 그룹이 퀄컴을 인수하면 퀄컴의 미래에 이익이 되는지 말해 주시죠.”
박찬우 사장은 가방에서 서류를 꺼냈다.
“드림 그룹은 영국 ARM 인수에 합의했습니다.”
벌떡!
앤드류 대표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났다.
그리고 이사 중 한 명이 가장 놀라고 있었다.
기술 이사인 하비 화이트였다.
앤드류 이사가 소리치듯 말했다.
“진짜 ARM을 인수했다는 겁니까?”
박찬우 사장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박찬우 사장은 영국 ARM 관계자를 일본에서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극비리에 진행된 일이다.
퀄컴의 인수가 무산됐을 때 내가 생각한 또 다른 대안이었다.
ARM은 팹리스 반도체 회사다.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고 설계만 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ARM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GPU, NPU 등 연산 유닛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로열티를 받고 라이선스를 판매한다.
ARM이 왜 중요하냐면.
핸드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아키텍처의 설계를 ARM에서 했기 때문이었다.
퀄컴의 AP 개발에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그리고 전기수 이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거짓말!”
전기수 이사가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했다.
삼두 전자도 ARM 기반의 AP를 개발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