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38)
꿈꾸는 재벌 239화(238/249)
239.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대만의 TSMC는 반도체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대만 역시 국제 금융 위기는 피해 가지 못했다.
그리고 2011년 초반인 지금도 그 여파를 감당하고 있었다.
사실 대만뿐만이 아니었다.
아직도 수많은 나라들이 금융 위기 때문에 어려웠다.
몇몇 나라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확실한 국가 부도다.
아직 TSMC를 인수할 기회가 있었다.
엘아이 그룹 고한평 회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회장 그것이 가능할까요? TSMC는 대만이 정부 차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입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1~2년만 더 지나면 TSMC를 인수할 기회는 없을 겁니다.”
선견 그룹 최현종 회장이 내게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이 회장.”
“금융 위기로 인터넷 시장이 잠시 주춤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시장은 다시 확장될 겁니다. 더 많은 컴퓨터가 보급되고 더 좋은 컴퓨터와 핸드폰이 개발될 겁니다.”
이건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한국 역시 한 가구에 컴퓨터가 한 대씩 있습니다. PC방은 엄청나게 생겨나고요. 자동차는 어떻습니까? 매년 생산량이 늘어납니다. 이 모든 것에 반도체 칩이 들어갑니다.”
전자 계열사를 지니지 않은 최현종 회장은 몰라도 고한평 회장이나 김우정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반도체는 앞으로 블루 칩으로 불릴 겁니다. 그 전에 TSMC를 인수할 기회가 있는 지금 인수해야죠.”
김우정 회장도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선수 회장 그것을 TSMC나 대만 정부가 모를까요?”
“알고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대만 정부나 TSMC는 현재 자금이 필요하니까요.”
2007년 중후반부터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됐다.
그리고 TSMC는 매출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에 구조조정까지 해 가며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런 전략 없이 TSMC를 인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주인이지만, 주인이 아닌 전략입니다.”
“주인이지만, 주인이 아닌 전략이라니?”
최현종 회장이 갸웃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전략을 말했다.
그리고 엘아이 그룹이 전면으로 나서서 대만 TSMC의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 * *
삼두 전자의 핸드폰 참패.
하지만 이민욱 회장은 삼두 그룹의 힘을 하나로 모아 내부 결속을 다지며 삼두 전자의 핸드폰 패배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만들었다.
삼두 전자의 핸드폰 사업은 삼두 그룹 전체를 놓고 보면 하나의 사업일 뿐이었다.
하나의 사업이 잘 안 됐다고 해서 삼두 그룹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이민욱 회장과 삼두 그룹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 삼두 전자의 핸드폰이 드림 전자의 핸드폰에 밀렸으니까.
“핸드폰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 그리고 AP 분야는 퀄컴을 뛰어넘지 못하면 비슷하게라도 하라고. 아니면 퀄컴에서 사!”
이민욱 회장은 직접 나서서 챙기고 있었다.
그만큼 다음번에는 지고 싶지 않아서였다.
성능이 비슷하다면 마케팅 싸움이니까.
“아직 끝난 것이 아니야. 그것을 명심해.”
이민욱 회장의 말대로였다.
드림 전자의 드림 아트는 처음으로 삼두 전자의 핸드폰을 뛰어넘었다.
그동안 쌓아 왔던 삼두 전자의 영역을 다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현재 절반 정도 무너지고 있었다.
다시 회복할 기회가 있다.
“D램까지 생각하면 아직 우리 삼두 전자가 우위에 있어.”
아직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삼두 반도체가 1위였다.
드림 그룹도 드림 반도체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삼두 반도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드림 반도체가 없었다면 D램을 무기로 드림 전자를 압박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떨쳐 버렸다.
“다들 긴장하고 제대로 하라고!”
삼두 전자의 임원들에게 한바탕 한 이민욱 회장은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그도 사람이었다.
답답한 마음을 풀 곳이 있어야 했다.
그곳이 임원 회의였던 이유는 답답한 마음이 들게 한 곳이 삼두 전자였기 때문이었다.
이민욱 회장이 직접 주도한 삼두 전자 임원 회의가 끝났다.
이민욱 회장은 비서실장을 따로 불렀다.
“요즘 이선수 회장이 조용한 것 같은데?”
퀄컴 인수 이후 삼두 그룹은 이선수를 더 철저하게 감시했다.
“최근 엘아이 그룹과 선견 그룹 그리고 태평 그룹과 만남이 많아진 것 이외에는 다른 동향은 없습니다.”
이선수가 움직이면 무언가 큰일이 일어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조용해도 수상했다.
“세 그룹 회장과 친한 것은 알겠는데… 정기적인 점심 모임도 아니고…….”
정기적인 점심 모임은 재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몇몇 그룹 회장은 그 점심 모임에 참석하고 싶어서 엘아이 고한평 회장이나 선견 최현종 회장 그리고 태평 김우정 회장에게 부탁까지 하고 있었다.
그 점심 모임에 참석한 그룹은 모두 엄청난 이익을 보고 있었으니까.
엘아이 그룹과 선견 그룹은 빅파이 컴퍼니와 철도 및 지하철 운영권 덕분에 이익은 물론, 광고까지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태평 그룹은 그룹이 분해되기 직전까지 갔다가 회생했고.
거기에 드림 그룹과 연계된 사업은 너무 잘되고 있었다.
“분명 무언가 있어. 더 자세히 조사해 봐.”
“네. 회장님.”
더 자세히 조사하고 싶어도 솔직하게 그럴 수 없었다.
각 그룹의 회장에 관한 정보는 극비 중의 극비였다.
점심 모임 같은 드러나지 않는 이상 알아내기 힘들었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상대방이 눈치챌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었다.
* * *
“회장님 요즘 삼두 그룹 감시가 심해졌습니다. 경고 좀 할까요?”
박찬우 사장이 슬쩍 물어봤다.
“놔둬요. 중요할 일도 없는데요.”
중요한 일이 생기면 놔두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삼두 그룹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는 드림 그룹이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이쪽 분야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전 그룹 사장인 김성웅 사장 때부터 구축된 정보망이다.
전 안기부, 현 국가 정보원 그리고 방첩부대와 특전사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나라에 충성하고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 이들을 김성웅 사장은 돈으로 보상하며 데려왔다.
그것을 박찬우 사장도 임강민 대표와 함께 똑같이 하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이민욱 회장이 뭐를 먹는지 어떤 것을 하는지 회의 내용이 무엇인지 다 알아낼 수 있었다.
거기까지는 하지 않을 뿐이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회장님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지금은 나에게 더 집중하게 하는 것이 나아요.”
내가 TSMC 인수 전면에 나서지 않는 이유가 몇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삼두 그룹의 방해였다.
TSMC 인수를 한다는 것을 삼두 그룹에서 알게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해할 것이 분명했다.
두 번째는 드림 그룹이 TSMC까지 인수하면 반도체 분야를 삼두 그룹과 양분하게 된다.
당장에는 좋을지 몰라도 미래에는 안 좋다고 생각했다.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는 엘아이 전자가 있는 엘아이 그룹이 전면에 나서 반도체 분야를 3등분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서로 경쟁해야 발전이 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이미 반도체 분야 1위는 드림 그룹이 되는 것은 확정이다.
퀄컴과 ARM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드림 전자.
거기에 메모리 반도체 분야인 드림 반도체까지.
TSMC는 위탁 생산이 전문인 기업이다.
기술력을 절대 따라올 수 없었다.
따라와도 좋고.
“지금쯤 고한평 회장님은 대만에 있으려나요?”
“네.”
고한평 회장은 극비리에 대만과 TSMC와 협상 중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협상이 되자 해외 지사 시찰 명분으로 홍콩과 유럽 그리고 미국을 거쳐 대만으로 갔다.
“잘하겠죠?”
“잘하실 겁니다.”
그러겠지.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의 엘아이 그룹 수장이다.
* * *
대만에 도착한 엘아이 그룹 고한평 회장은 하루 정도 쉬었다가 약속 장소로 갔다.
약속 장소에서 현 TSMC 대표인 창웨이를 만나기로 해서였다.
어느 정도 이야기는 되어 있었다.
주인이지만, 주인이 아닌 인수.
TSMC가 인수 제안을 받았을 때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거절했다.
하지만 끈질긴 만남 요청과 고한평 회장과의 전화 통화를 한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고한평 회장과 TSMC의 창웨이 대표가 만나 마무리 짓기로 한 것이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고한평 회장은 방 안에 창웨이 대표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원래 약속은 두 사람만 만나는 것이었다.
창웨이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여기는 경제부 곽지후 장관입니다.”
고한평 회장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인사했다.
“한국의 엘아이 그룹 고한평입니다. 장관님.”
곽지후 장관은 고한평 회장의 태연한 태도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나올 줄 알고 있었습니까?”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대만 정부 인사와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고한평 회장은 오히려 곽지후 장관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좋은 현상이라고 봤다.
그만큼 TSMC의 상황이 안 좋은 것이다.
“그러시군요. 저는 오늘 참관인 자격으로 온 것이니 신경 쓰지 마시고 창웨이 대표와 대화하시면 됩니다.”
그냥 참관인 자격으로 왔을까?
대만 정부도 TSMC의 상황에 관심이 많은 것이다.
TSMC에 대만 정부 지분도 상당히 많으니까.
“창웨이 대표 시작하실까요?”
고한평 회장의 말에 창웨이 대표는 당황스러웠다.
주도권을 고한평 회장이 잡은 것처럼 행동해서였다.
“그러시죠.”
자리에 앉았다.
곽지후 장관은 팔짱을 끼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을 준비를 했다.
제3자의 입장이라는 것처럼.
“진짜 엘아이 그룹은 10년 후 TSMC의 경영권 및 주식을 되돌려 줄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야 TSMC도 살아남을 수 있을 테니까요.”
주인이지만, 주인이 아닌 전략.
“TSMC의 미래가 밝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미래는 미래일 뿐입니다. 현재는 경기 침체로 인한 적자에 힘들어하고 있죠.”
다 아는 사실이었다.
“엘아이 그룹 혼자만 뛰어든 인수가 아닙니다. 한국의 선견 그룹과 태평 그룹 그리고 드림 그룹이 함께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건 처음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갑자기 곽지후 장관이 팔짱을 풀면서 말했다.
“지금 드림 그룹이라고 말했습니까?”
“네. 드림 그룹이요.”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와 연관 있는 그 드림 그룹이 맞습니까?”
“맞습니다.”
곽지후 장관은 등을 의자에 기댔다.
사실 그는 TSMC의 인수를 반대하려고 온 것이었다.
대만 정부가 지원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TSMC의 경영권을 다른 곳에 넘길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드림 그룹이 끼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계속하시죠.”
곽지후 장관은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
“네.”
고한평 회장은 다시 창웨이 대표에게 말했다.
“그래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회사 보유 지분 35%를 100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TSMC 전체 가치와 비슷한 금액이었다.
100억 달러만 있으면 어려운 자금난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시설 확장도 가능했다.
“엘아이 그룹 혼자 감당하기에는 많은 돈이죠. 그리고 TSMC는 고정적인 거래처가 생깁니다. 퀄컴과 ARM 그리고 엘아이 전자와 삼두 전자입니다.”
매력적이다.
이미 퀄컴과 ARM이 고객이기는 했다.
하지만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고객이기도 했다.
드림 그룹이 있으니까.
창웨이 대표가 말했다.
“TSMC의 공장을 한국에 만들고 10년 후 독립시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TSMC를 인수하는 진짜 목적이었다.
10년 동안은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을 받는다.
그동안 한국에 공장을 만들어 TSMC의 기술력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한다.
그리고 약속한 10년이 됐을 때 컨소시엄이 한국의 공장을 가져간다.
“5년은 어떻습니까?”
창웨이 대표는 엘아이 그룹의 TSMC 인수에 찬성이었다.
정부 설득은 나중에 할 생각이었다.
100억 달러라는 돈은 포기하기 힘든 제안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조건을 바꿔야겠죠.”
“어떻게 바꾸실 것입니까?”
“5년 후 100억 달러를 상환하는 것으로요.”
“…….”
5년 후에 100억 달러를 상환하는 것은 어렵다고 봤다.
이 조건이면 TSMC는 완전히 엘아이 그룹에 넘어갈 수도 있었다.
“10년 뒤 시장 가격으로 주식을 다시 넘기는 조건이 더 좋지 않나요?”
100억 달러로 확보한 35%의 주식.
10년 뒤에는 100억 달러가 넘을 수도 있었다.
“그때 한국 공장의 가격을 빼고 넘겨도 좋습니다. 아니면 별도 매각도 좋고요.”
창웨이 대표는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미 불리했지만.
그래도 조금 유리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경제부 장관인 곽지후를 참석시킨 것이었다.
정부는 반대할 것이 당연하니까.
“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곽 장관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등을 기대고 있던 곽지후 장관이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다.
“총통께 보고를 드려야 하겠지만, 제 생각은 엘아이 그룹의 제안대로 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창웨이 대표의 눈이 커졌다.
곽지후 장관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라서였다.
“정…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곽지후 장관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엘아이 그룹 고한평 회장도 당황했다.
더 당황한 창웨이 대표가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