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41)
꿈꾸는 재벌 242화(241/249)
242. 다시 마음을 다잡고
왕차이 상무위원이 돌아간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싱가포르 이정석 선배에게 연락한 것이었다.
[우리 회장님 어제도 통화했는데 오늘도 전화를 주셨네. 내 목소리가 듣고 싶으셨나?]이 양반은 나이가 들수록 웃기지도 않은 농담이 늘어나는 것 같았다.
“듣고 싶어서 전화했겠어?”
[딱딱한 자식. 그래! 왜 했냐?]“남아공 희토류 광산 제대로 개발하면 얼마나 걸리지?”
[갑자기 희토류 광산은 왜? 개발할 일이 생겼어?]희토류 광산 개발은 일부러 안 하고 있었다.
내가 뒤로 미루자고 한 것도 있다. 하지만 굳이 희토류 광산까지 개발할 필요가 없어서였다.
다른 광산을 개발해 채굴하는 것만으로도 바쁘고 수익이 나고 있었다.
“아무래도 개발해야 할 것 같아.”
[무슨 일인데?]“희토류가 부족한 일이 생길 거야.”
[흐음. 중국에 일이 생기나?]자세히 말을 하지 않아도 이정석 선배는 바로 눈치챘다.
“아마도?”
[그냥 자세히 말해라.]“알았어. 오늘 중국 왕차이 상무위원이 찾아왔어. 그리고…….”
왕차이 상무위원과 한 대화를 그대로 말해 줬다.
그러자 이정석 선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면 원자재 가격 또 뛰겠네.]어이가 없다.
“지금 원자재 가격이 먼저 생각나는 거야?”
[당연하지. 우리가 원자재 거래로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인데. 금융 위기 때도 엄청나게 벌었는데. 이번에도 선수 네 덕분에 또 벌게 생겼다.]금융 위기 때 이정석 선배가 확보한 원자재 덕분에 돈을 많이 번 것은 맞다.
[희토류 가격도 엄청나게 뛰겠네.]“그렇겠지.”
[당장 개발해야겠다. 팀 만들어서 제대로 시작하면 두 달이면 생산 가능할 거야. 이미 기본 조사는 다 해 놨으니까.]사실 이정석은 언제든지 희토류를 채굴할 준비를 해 놨다.
이선수가 언제 필요로 할지 몰라서였다.
“그 희토류 가격 많이 안 뛸 거야.”
[왜?]“우리가 채굴해서 파니까.”
[허어. 나를 뭐로 보고. 당연히 가격 조절해 가면서 팔아야지.]“형. 희토류 가격이 뛰면 가장 많은 타격을 입는 곳이 어디야?”
[당연히 반도체 업계지.]“최근에 내가 신경 써서 인수한 회사는?”
[퀄컴하고 ARM이구나. TSMC도 있고…….]“그런데 희토류 가격을 올리겠다는 거야?”
[당연히 올려야지.]“그건 좀 그렇지 않아?”
이정석 선배가 어떤 의도로 이렇게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
[선수야. 회장님아! 너 점점 약해지는 것 같다.]“뭐가?”
[솔직하게 우리만 이익 보면 되잖아. 우리 회사에는 희토류 공급을 싸게 하고 다른 회사에는 오른 가격으로 파는 것이 뭐가 어때서?]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이정석 선배의 말대로 내가 약해진 것 같았다.
[예쁜 아내에 쌍둥이까지 생기니까 삶이 행복해지는 것은 이해해.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기회는 기회지. 잘 생각해 봐. 내가 왜 기회라고 말하는지.]알고 있었다.
“삼두 전자도 타격을 입겠지.”
[그래. 희토류 제대로 공급 못 받아 반도체 생산이 줄어드는 삼두 전자는 타격이 어마어마할 거야.]이정석 선배는 더 열변을 토했다.
[우리 처음 사업 시작할 때 생각해 봐. 삼두 그룹이 어떻게 나왔냐? 어떻게 해서든 사업 뺐고 망하게 하려고 했잖아. 그것 생각하면 우리가 하는 것은 양반이야.]맞네.
힘이 없었을 때 모든 힘을 동원해서 저항했었다.
[그리고 난 네 이름을 이용할 거다.]“내 이름을?”
[그래. 중국에서 편의를 봐준다며.]“중국에서 희토류를 사서 보관하려고?”
[당연하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기회인데. 그걸 놓치면 병신이지.]“지금 나보고 병신이라고 하는 거야?”
[설마. 너보고 그랬겠냐. 그만큼 좋은 기회라는 거야.]이정석 선배의 말대로 좋은 기회이기는 했다.
희토류 때문에 반도체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핸드폰에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현재 삼두 전자의 가장 큰 매출은 반도체다.
핸드폰도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리기는 했다.
하지만 드림 전자와 엘아이 전자 때문에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번에 반도체까지 매출이 감소하면 삼두 전자는 흔들릴 것이다.
그리고 삼두 전자가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반도체 시장을 드림 반도체가 빼앗아 올 수도 있었다.
아니, 가져올 수밖에 없다.
반도체를 제때에 제대로 공급해 주는 곳이 드림 반도체인데 누가 거절하겠는가.
“알았어. 그렇게 하자. 이번 기회에 삼두 전자에 큰 타격을 입혀 보자고.”
내 말에 이정석 선배 목소리가 좋아졌다.
[그렇지. 이게 이선수지. 중국에서 네 이름으로 희토류 확보한다.]“그건 좀 기다려. 왕차이 상무위원과 만난 후에 연락할게.”
[알았어. 그럼 남아공에 희토류 광산 개발을 바로 시작할게. 개발 비용에 조금 더 투자하면 35일 정도면 생산 가능할 거야.]“그렇게 빨리?”
[근처에 장비 다 있고 기술자도 있어. 그리고 북부 도시에 사람도 넘쳐나. 24시간 3교대로 하면 가능해.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역시 돈이 충분하면 못 할 것이 거의 없었다.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이었다.
“그냥 두 달 정도도 괜찮은 것 같은데?”
[무슨 소리. 미리미리 준비해 놔야지.]“알았어. 그렇게 해.”
[왕차이 상무위원 만난 후 연락 줘라. 중국에서 희토류 살 준비도 해 놓을 테니까.]“알았어. 고생해.”
[이제는 고생 안 한다. 밑에 직원이 고생하지. 끊는다.]전화를 끊었다.
나는 등을 의자에 기대고 눈을 감았다.
잠시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였다.
누가 누구를 걱정해!
피도 눈물도 없는 경쟁이다.
삼두 그룹 이민욱 회장에게 이런 기회가 생겼다면 그는 어떻게 했을까?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눈을 떴다.
“이것도 능력이야. 이민욱 회장.”
왕차이 상무위원과 어떻게 대화할지도 결정했다.
* * *
왕차이 상무위원이 다시 내 사무실에 방문했다.
굳이 그가 나를 만나러 오는 것을 감추지 않았다.
“제 요청을 받아 줘서 감사합니다. 왕차이 상무위원님.”
“아닙니다. 이선수 회장님의 결정을 부주석께 보고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이선수가 드림 그룹에 필요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었다.
최대한 편의를 봐주라는 시진펑 부주석의 지시가 있었다.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어떤 것이 필요하실까요?”
“먼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드림 그룹, 아니 제가 관련된 기업만 희토류를 다른 곳에서 공급받게 된다면 중화인민공화국이 하는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일까요?”
이선수의 질문에 왕차이 상무위원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생각하지도 못한 질문이어서였다.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흐음.”
나는 표정을 굳히는 왕차이 상무위원을 보며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곧 왕차이 상무위원이 표정을 풀며 말했다.
“이선수 회장님과 관련된 기업만이라면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확실하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물을 수밖에 없었다.
“시진펑 부주석께서도 같은 생각이시겠죠?”
“하하. 당연합니다. 시진펑 부주석께서는 이선수 회장님을 벗으로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그것은 곧 우리 중화인민공화국의 벗이란 의미와 같습니다.”
왕차이 상무위원은 시진펑 부주석이 중국의 주석이 되는 날이 머지않은 것을 알고 있었다.
아직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2013년에 주석에 오를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의 벗이 잘되면 그것은 곧 우리 중화인민공화국이 잘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선수 회장님이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십니까?”
드림 건설과 기하 태평 자동차가 하는 사업을 말하는 것이다.
특히 드림 건설의 가스 온돌 난방 시스템 사업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꿔 놨다.
매년 겨울이 되면 난방을 위해 산의 나무를 벤다.
아무런 허락도 받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산에 나무가 자라든 말든 상관없었다.
그래서 민둥산이 된 곳도 많았다.
아무리 처벌하고 금지시켜도 추위에 얼어 죽는 것보다 나으니 잘 근절되지 못했다.
그런데 가스 온돌 난방 시스템을 도입하고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공기를 데우는 방식이 아닌 돌을 데우는 방식의 난방은 생각보다 오래 따뜻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난방 연료인 가스를 생각보다 저렴하게 공급한 것이다.
덕분에 매연도 줄어들었다.
“우리 중화인민공화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가져가지 않고 대부분 재투자하시는 것을 압니다.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도 초기 투자비용은 회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꽤 많은 돈을 투자했다.
“일부만 가져가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나 시진펑 부주석께서는 이선수 회장님을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왕차이 상무위원이 이렇게 나올 정도면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그리고 자원 수출 제안을 하기 전에 희토류를 어느 정도 확보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왕차이 상무위원은 이선수가 당장 희토류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드림 그룹이 나서지는 않을 겁니다.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에서 진행할 생각입니다.”
“괜찮은 방법이군요.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왕차이 상무위원은 진심이었다.
“더는 도와드릴 일이 없습니까?”
“나머지는 제가 할 일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왕차이 상무위원이 일어났다.
“대사관에 들렀다가 가야 하는 일정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해 죄송합니다.”
눈치도 빠르네.
내가 더 요구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행동하는 것 같았다.
“아쉽습니다.”
“네. 다음에 우리 중화인민공화국에 오시면 그때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그러시죠.”
“얼마 안 걸릴 겁니다.”
이건 무슨 말인가 싶었다.
왕차이 상무위원은 시진펑 부주석이 주석이 되는 날 이선수를 부를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 * *
왕차이 상무위원이 돌아간 후 이정석 선배와 통화했다.
중국에서 희토류 확보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말해 줬다.
당연히 이정석 선배는 기뻐했다.
300억 달러나 되는 자금을 투입해서 확보하려고 해서 내가 말렸다.
그건 확보 정도가 아닌 싹 쓸어 오는 것이어서 그랬다.
중국 정부가 그 정도 물량을 허락하지도 않을 것이다.
적당히 상황 봐 가며 확보하라고 신신당부했다.
* * *
부우웅.
이정석 선배다.
“어. 형.”
[기쁜 소식이 있어 전화했다.]“무슨 기쁜 소식?”
[남아공 희토류 광산에서 채광 시작했다.]“벌써?”
내가 이정석 선배와 희토류 때문에 통화한 것이 30일이 되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27일이다.
[그래. 벌써다.]“무리한 것 아니야?”
[내가 무리했냐? 지사장이 무리했지.]“지사장이 무리했다니?”
[강민호 지사장.]“지사장이 왜?”
[선수 네가 정말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니까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더라고. 그리고 넬슨 만델라 대통령에게까지 보고가 올라갔어.]“왜?”
광산 개발 사업이다.
이런 것으로 넬슨 만델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는다.
[왜기는 우리 선수가 꼭 필요한 일이니까. 그렇지. 누가 적극적으로 안 나서겠냐?]어째 일을 크게 벌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말인데…….]“뭐가 있구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희토류를 이용한 사업도 남아공에서 해 줬으면 하더라고.]“반도체 생산 공장은 어려워.”
[바로 거절이냐?]“대신 핸드폰 생산 공장은 생각해 볼게.”
[진짜?]“어. 드림 전자에서 100% 다 자금은 못 댈 거야.”
[지금 너 돈 걱정하냐? 남아공 정부하고 드림 컴퍼니가 돈 대면 된다.]“알았어. 드림 전자에 핸드폰 생산 공장을 남아공에 만드는 것 추진하라고 할게.”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좋아하겠네. 그 양반 내년까지만 대통령 하는데.]벌써 그렇게 됐나 싶었다.
[그 양반은 퇴임하고 나서도 남아공 걱정인 것 같더라.]“통화했어?”
[희토류 광산 때문에 통화했지. 이선수 회장님 보고 싶어 하더라.]“나중에 시간 내서 한 번 가야지.”
[그래라.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시점은 2달 정도 뒤가 될 것 같다.]채굴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광석에서 필요한 희토류를 분류해 내야 했다.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2달이 아니라 6개월이 걸려도 제대로 된 희토류를 확보하지 못한다.
“시기도 딱 맞네.”
중국 정부가 자원 수출 제한 발표를 할 때쯤이었다.
[뭐 기대가 된다.]“뭐가?”
[뭐겠어? 삼두 그룹 이민욱 회장이 길길이 날뛰는 것이지.]나도 궁금하기는 했다.
* * *
“당신들 뭣들 하고 있었어!”
이민욱 부회장이 보고서를 집어 던졌다.
“중국이 자원 수출 제한을 한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이민욱 회장은 앞에 서 있는 삼두 전자 강필호 부사장이 너무 무능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