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28)
꿈꾸는 재벌 28화(28/249)
28. 헛된 계획
왜?
삼두 종합건설은 삼두 종합무역에 흡수된다.
그리고 해외 사업에 집중하다가 다시 국내 사업에도 뛰어든다.
그것이 내가 꾼 꿈이다.
그런데 바뀌었다.
삼두 그룹이 건설을 버리다니.
이유가 뭘까?
혹시 내가 바꾼 것들 때문인가?
* * *
1993년이 지나고 1994년이 됐다.
희망찬 새해를 꿈꿔야 하지만, 삼두 종합건설에 희망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과징금만 5백억 원입니다.”
“부실시공으로 손해배상금 사건만 22건에 손해배상금 청구만 1천억 원에 달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 아파트 조합에서 우려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약금을 내고 다른 건설사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 뒤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각종 관급공사 입찰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회적 물의와 사고를 일으킨 건설사는 부적격 대상이라고 합니다.”
이민식 전무가 구속되고 이선수를 방해하기 위해 했던 짓 때문에 그 어떤 뇌물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
법과 원칙을 그대로 삼두 종합건설에 적용했다.
그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금 다 안 된다는 말만 하는 건가! 당신들 월급은 그냥 나오는 줄 알아?”
무역 이민호 전무였다.
이선수와 이정석 일을 섣부르게 건드린 죄로 삼두 종합건설을 지휘하고 있었다.
전 사장이 사표 내고 이민식 전무가 삼두 종합건설의 책임자였다.
이민식 전무가 구속된 후 그룹에서 책임자를 보내지 않았다.
이환건 회장의 매각 지시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삼두 종합건설이 매각도 되기 전에 부도날 것 같자 이민호 전무를 보낸 것이었다.
“저기… 은행에서 대출금 연장이 어렵다는…….”
“그걸 해결하라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야!”
이민호 전무는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말하는 것마다 안 좋은 것뿐이었다.
“당장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이 상황 해결해! 안 그러면 당신들 퇴직금도 없이 쫓겨날 줄 알아!”
회의실에 모인 임원들이 고개를 숙였다.
“대답 안 해?”
“네. 전무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몇몇 임원만 대답했다. 그것도 작은 목소리로.
그들도 아는 것이다.
이대로는 삼두 종합건설이 살아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그리고 방법이 없는 상황에도 쪼아 대니 이들은 몇몇이 모여 술을 마셨다.
운이 안 좋은 것인지.
아니면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술을 마시며 한탄한 말을 들은 한 기자가 삼두 종합건설의 위기를 특종으로 냈다.
그러자 모든 언론에서 삼두 종합건설의 위기를 취재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 * *
오래간만에 꿈을 꿨다.
삼두 종합건설의 간판을 내리고 드림 건설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올리는 꿈이었다.
그 과정이 너무나도 생생한 꿈이었다.
현실과도 같은 꿈.
현실이 될 것이다.
그래서 삼두 종합건설의 상황을 지켜볼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일정을 미뤄야 했다.
“삼두 그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삼두 종합건설의 부도는 거의 확실시 되는 것 같습니다. 안기부 안에서도 그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성웅 고문님.”
김성웅은 안기부장직을 내려놓고 슈퍼 가드의 고문이 됐다.
외부에서는 일종의 자문 역할만 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슈퍼 가드의 지분은 내가 5억 원에 100% 인수했다.
“그런데 삼두 종합건설이 삼두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나요?”
내 질문에 김성웅 고문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마도 그럴 겁니다.”
“삼두 종합건설이 보유한 지분 때문이라도 삼두 그룹은 삼두 종합건설을 쉽게 버리지 못할 텐데요. 그게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안 드나요?”
“안기부에서 확인했을 겁니다. 아무런 말도 없었으니…….”
김성웅 고문은 말을 멈췄다.
“아무래도 제가 실수해 놓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알아보겠습니다.”
김성웅 고문은 바로 움직였다.
* * *
삼두 종합건설이 보유한 삼두 그룹의 계열사 지분 상황을 파악하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삼두 그룹에서 교묘하게 쪼개서 다른 계열사로 옮긴 것을 확인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안기부에서도 파악하기 힘들었던 이유였다.
더군다나 삼두 종합건설은 지분 변동 사항을 공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삼두 종합건설이 보유한 지분을 받은 계열사는 공시할 필요가 없었다.
적게는 0.5%에서 많게는 0.8% 정도밖에 받지 않아서였다.
그나마 안기부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지분 변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게 언제부터인데요?”
“자료를 보면…….”
김성웅 고문은 지분 변동 시점을 찾아냈다.
“3개월 정도 됐습니다.”
우연일까?
“제가 한국에 들어와 정부와 협상할 때쯤인 것 같네요.”
김성웅 고문은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네요. 정확하게 일치하네요.”
“그때부터 삼두 그룹은 삼두 종합건설을 버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거의 확실한 것 같았다.
나 때문에 상황이 바뀌었다.
삼두 종합건설은 삼두 종합무역에 흡수 합병되었어야 한다.
“아무래도 싱가포르에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에요?”
“네. 돈이 필요할 것 같네요.”
슈퍼 가드까지 인수하느라 한국에 있는 돈을 거의 사용했다.
돈을 송금할 권한을 지닌 이정석 선배는 우크라이나에 가 있다.
페트로프 전 대사와 합류한 것은 전화로 확인했다.
“얼마나 필요하신데 싱가포르까지 가십니까. 한 10억 원 정도는 제가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일에는 김 고문님이 움직이시지 않아도 됩니다. 돈은 제가 해결합니다.”
“그래도 굳이 싱가포르까지 가지 않으셔도 된다면 잠시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요?”
“최소 1천만 달러 정도 가져오려고요.”
“…….”
무리하면 20억 원까지는 가능했다.
하지만 1천만 달러면 82억 원이었다.
“그렇게나 많이요?”
“네.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할 수 있다면 해 볼 생각이라서요.”
그렇지 않아도 이선수가 삼두 종합건설에 관심 갖는 이유가 궁금했었다.
“좋은 생각이시긴 합니다만… 82억 가지고는…….”
김성웅 고문은 이선수가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삼두 종합건설은 연 매출액이 4천억 원이 넘었다.
“저도 압니다.”
“생각이 있으신 겁니까?”
“네.”
생각이 있다.
“일단 대주주 먼저 되려고요.”
지금 삼두 종합건설의 주식은 아무도 사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팔려는 사람만 많지.
주당 1만 원이 넘는 주식이 지금은 몇백 원이다.
100배 넘게 빠졌다.
“그건 위험하지 않습니까? 그러다가 상장 폐지되면…….”
“상장 폐지까지는 안 될 겁니다. 이환건 회장은 기업인입니다. 다르게 말해서 장사꾼이죠.”
가장 손해 덜 보는 방향으로 삼두 종합건설을 정리할 것이다.
* * *
이환건 회장은 웃고 있었다.
“전자가 효자야. 하하.”
삼두 전자가 실적 향상으로 주식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생했다.”
삼두 전자의 대표이자 그룹 부회장인 이민욱에게 칭찬했다.
하지만 이환건 회장은 얼굴을 굳혔다.
옆에 있는 무역 이민호 전무 때문이었다.
“그러는 너는 삼두 종합건설을 제대로 수습하고 있느냐?”
“죄송합니다. 회장님.”
“내가 미리 건설 정리할 준비를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
이민호 전무는 고개를 숙였다.
이환건 회장이 건설을 정리하려 했을 때 그는 반대 입장이었다.
건설을 무역으로 흡수 합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삼두 종합건설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업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건설을 흡수 합병하기도 전에 지금, 이 상황이 터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삼두 그룹은 눈물을 머금고 건설을 살리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야 했다.
계열사 지분 때문에.
“그래서 계획은?”
“먼저 과징금 문제는 소송으로 시간을 끌 생각입니다.”
이환건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만 하면 몇 년은 끌고 갈 수 있다.
“은행 대출 연장은 은행장과 협의해 마무리 짓겠습니다. 은행도 어쩔 수 없이 연장해 줄 겁니다.”
“우리 그룹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겠지. 그리고?”
“은행만 대출 연장되면 부도 위기설 같은 것은 수그러들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건설의 위기설을 넘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계획입니다. 자산 규모가 꽤 되니 다음 단계만 성공하면 매각으로 많은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겁니다.”
삼두 종합건설이 보유한 건물과 토지 등만 해도 엄청났다.
7,500억 원 규모였다.
하지만 대부분 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었다.
거기에 아직 공사 중인 현장도 있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잔금을 받는다.
그 매출도 무시할 수 없었다.
“다음 단계라… 주식 현황은?”
이환건 회장은 구체적인 것을 듣고 싶었다.
“현재 무역이 17%, 전자가 10%, 생명이 1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시장에 던진 상황입니다.”
시장에 던지다니.
일부러 주가를 떨어뜨리려 한 것이 분명했다.
“생명이 보유한 12%를 더 풀 생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450원인 주가가 2백 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민호 전무의 말대로 되면 상장 폐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때 무역에서 주식을 사들일 것입니다.”
주가를 떨어뜨려 지분을 더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괜찮군.”
삼두 그룹의 지주 회사나 다름없는 삼두 종합무역이 삼두 종합건설의 최대 주주가 된다.
그것은 곧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삼두 종합무역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준다.
“건설 주가를 1만 원대까지 끌어올린 다음 매각할 계획입니다.”
삼두 종합건설의 원래 주식가격인 23,000원 수준까지는 무리였다.
과징금과 계약 해지 등의 소송이 있어서였다.
삼두 종합건설을 사려는 회사도 어느 정도는 이익을 본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했다.
이익을 보지 못하는데 살 회사는 그 어디에도 없다.
“적당하군.”
“감사합니다. 회장님.”
“제대로 진행해서 성공시켜. 그러면 무역의 자리는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거야.”
“네. 회장님.”
무너지는 삼두 종합건설을 잘 포장해서 매각에 성공하는 대가가 자리 유지였다.
이민호 전무는 그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동안 이환건 회장이 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무역이 아닌 다른 계열사로 쫓겨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어서였다.
* * *
싱가포르는 무박 2일 일정이었다.
저녁 마지막 비행기로 싱가포르로 출발했다.
도착하면 새벽이었다.
아침까지 공항에서 있다가 은행으로 갔다.
그리고 1천만 달러를 한국의 계좌로 송금했다.
사람을 더 뽑든지 아니면 홍콩 HBC 은행에 계좌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한국에서 출금할 수 있는 은행은 홍콩 HBC 은행이 가장 무난했다.
은행 일을 본 다음 다시 한국으로 출발했다.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밤 10시였다.
슈퍼 가드 경호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집을 구하지 않아 호텔로 갔다.
* * *
“고생하셨습니다. 사장님.”
“고생은요.”
“김 고문님 별다른 일은 없었나요?”
“없었습니다. 삼두 건설 주식이 400원까지 떨어진 것만 빼면요. 이러다가 상장 폐지될 것 같습니다.”
“그럴 일은 없습니다.”
“너무 확신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장님.”
확신이 아니라 사실이니까.
“그럼 다음 계획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건설 회사 하나 사려고요.”
건설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닌 산다고 하는 이유가 있다.
법인을 전문으로 양도 및 양수하는 곳이 있다.
법인을 더는 운영하기 힘들어 파는 것을 중개하기도 하고 자신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법인을 만든 다음 3년 동안 유지만 한다.
그리고 돈을 받고 파는 것이다.
아무런 실적 없이 3년만 유지했으니 주주와 대표이사만 바꾸면 된다.
3년이라는 것이 중요했다.
입찰을 하든 뭐를 하려면 자격 조건 중 최소 3년 이상 된 법인이어야 했다.
3백만 원에서 5백만 원 사이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적이 있다면 수천만 원까지 가격이 오른다.
실적에 따라서 수억 원이 될 수도 있었다.
“건설 회사를요? 삼두 종합건설 인수하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개인보다는 건설 회사가 낫죠.”
“그렇기는 합니다. 그럼 중개상을 통해서 사실 생각이십니까?”
김성웅 고문도 법인 회사를 사고, 파는 것에 대해 아는 것 같았다.
“네.”
“그것보다 더 좋은 회사가 있습니다. 돈은 조금 더 들어가지만요.”
“더 좋은 회사요?”
“네. 미래 종합건설이라고 관급공사를 꽤 많이 한 회사입니다. 하지만 경영상의 이유로 곧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마치 준비한 것처럼 그런 회사가 있다고?
김성웅 고문의 입에서 나온 것이면.
“안기부 위장 회사인가요?”
김성웅 고문이 움찔했다.
하지만 포기한 듯 말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몇 달 뒤에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관급공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안기부 위장 회사면 좀…….”
“일부만 위장 요원이고 직원 대부분은 일반인입니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됩니다. 사장님.”
“다른 직장으로 옮겨 주면 되지 않나요?”
“그것이 어렵습니다. 일부 직원만 안기부 위장 업체인 것을 압니다.”
위장 업체면 돈을 꽤 잘 벌 것 같았다.
그러니 관급공사만 했겠지.
“왜 문을 닫나요?”
“안기부 개선 방안 중 하나입니다. 공작금 루트를 많이 줄이는 중입니다.”
대부분 몰라야 하는 돈이 공작금이다.
무기 사고, 정보 사고, 스파이도 고용한다.
그 돈을 정부에 요청할 수 없다.
정부 예산은 어디에 사용했는지 밝혀야 하니까.
“그리고 관급공사도 유지하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안기부가 뒤에서 밀어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실적은 괜찮은 거죠?”
“당연합니다. 이익을 많이 내야 하는 회사다 보니. 하하.”
“그렇겠네요. 미래 종합건설이라고 했나요?”
“네. 사장님.”
“인수하죠.”
“감사합니다. 제 의견을 들어주셔서.”
건설 회사 문제는 쉽게 해결된 것 같네.
이제 시기를 봐야 할 때다.
“김 고문님.”
“네. 사장님.”
“삼두 생명이 건설 주식을 파는 것을 확인하면 말해 주세요.”
“삼두 생명이요?”
김성웅 고문은 삼두 생명이 건설 주식을 판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건설 주가가 더 떨어지는데.
“네. 그때 시작합니다.”
이선수의 너무 확신에 찬 말투와 표정에 김성웅 고문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