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33)
꿈꾸는 재벌 33화(33/249)
33. 매각의 이유
삼두 그룹 이환건 회장이 32%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한 삼두 종합건설은 삼두 그룹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이환건 회장이 주식을 팔 생각이었다면 삼두 종합건설 매각을 안건으로 내놓지 않았을 것이다.
“저기… 사장님? 잘못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은 사회자다.
[김동수 과장님이시던가요?]“저를 아시나요?”
알지.
그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잘못 말한 것이 아닙니다. 삼두 종합건설 매각을 안건으로 올립니다. 김동수 과장님 진행해 주시죠.]김동수 과장은 내가 내미는 마이크를 받았다.
[그럼 삼두 종합건설 매각 안건에 관한 찬반 투표를 하겠습니다.]조금 전까지는 삼두 종합건설 매각을 하지 말라고 하더니 지금은 매각하겠다고 한다.
김동수 과장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사장이 시키는 일이다. 할 수밖에 없었다.
[찬성하시는 주주는 손을 들어 주십시오.]강무송 변호사가 쭈뼛대며 손을 들었다.
내가 하자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드는 것이겠지.
그런데 은행 대표도 손을 드는 것이 보였다.
심지어 기관 투자자 대표도.
[반대를 물어볼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참석한 모든 주주가 손을 들었으니.
[삼두 종합건설 매각 안건은 통과되었습니다. 사장님?]마이크를 다시 내게 내민다.
그것을 받았다.
[삼두 종합건설 매각의 방식은 곧 새로운 임원진과 함께 회의 후 알려 드리겠습니다. 오늘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마이크를 김동수 과장에게 넘겨준 자리로 돌아갔다.
* * *
삼두 종합건설의 새로운 사장이 된 후 슈퍼 가드와 강무송 변호사를 움직였다.
슈퍼 가드는 이전 경영진이 함부로 회사 물건을 가지고 나갈 수 없게 했다.
특히나 회사 경영 정보는 더욱더.
강무송 변호사는 회계 법인에 감사 의뢰를 진행했다.
기존 임원진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회사의 정확한 가치를 평가하는 것도 있었다.
삼두 종합건설 매각을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다.
* * *
이 방에 오다니.
그것도 사장 자리에 앉아서.
삼두 종합건설 관리직 사원으로 있을 때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그것도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다들 묻고 싶으신 것이 많으실 겁니다.”
지금 있는 곳은 사장과 임원만 들어와 회의하는 곳이었다.
가끔 보고를 위해서 사원도 들어오기는 했다.
일반 사원은 모두 긴장하며 들어왔던 곳이다.
“저와 직접 아시는 분도 계시고 그냥 이름만 들어본 분도 계실 겁니다.”
새로 임명한 임원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사실 떨린다.
아니, 흥분한 건가?
저들은 1년 전만 해도 모두 내 직장 상사였다.
“예전에 저를 부하 직원으로 두셨던 분들은 생각을 제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부하 직원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임원직을 승낙했을 때부터 여러분은 저를 사장으로 인정한 겁니다.”
이런 기세 싸움은 어쩔 수 없다.
나이도 어리다.
거기에 예전에는 부하 직원이었다.
아니라고 하면서도 저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나를 얕보는 것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인정 못 하겠다면 사직서 내시면 됩니다.”
낼 사람 없겠지.
이유가.
“사장님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고정민 전무였다.
새로 임명된 임원 중 최고참이다.
“주주총회에서 임원으로 임명됐다는 것을 알고 다른 임원들과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들이 따로 자리를 가졌다는 것은 몰랐다.
주주총회가 끝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다들 사장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습니다. 예전 것을 생각했다면 임원직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건 확실하게 이야기를 끝냈습니다.”
역시 고정민 전무.
“그리고 우리 역시 그냥 임원직을 승낙한 것은 아닙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퇴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우리였습니다. 더 일할 기회가 생긴 것이 중요했습니다.”
일부러 이런 사람만 고른 것이다.
늦게 입사한 직원이 자신보다 먼저 임원이 된 경우도 있다.
임원이 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퇴직해야 한다.
그래야 밑의 직원들도 위로 올라가니까.
하지만 이들은 그냥 퇴직시키기에는 아까운 인재들이었다.
“하지만 사장님을 삼두 종합건설의 대표로 인정하는 것과! 삼두 종합건설을 매각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임원들이 이렇게 나오리라 예상했다.
강무송 변호사와 김성웅 고문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한참 설명해야 했다.
내 설명을 듣고는 다 이해하고 따른다고 했다.
이들에게도 설명해 줘야겠지.
“우리가 사장님을 삼두 종합건설의 대표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것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대신 왜 삼두 그룹이 매각하려던 것을 막았던 사장님이 다시 매각하려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고정민 전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실 삼두 그룹이 진행하는 삼두 종합건설 매각에 불만이 많았다.
전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해서였다.
그것을 이선수가 막아 냈다.
그래서 임원 자리를 승낙한 이유도 있다.
“오늘 임원 회의의 주제가 사실 그것입니다.”
첫 번째 임원 회의.
모두 이선수와 인사하는 자리로만 생각했었다.
“저 이외에 고정민 전무님이 직급도 가장 높으셔서 대표로 말하는 것 같은데 맞나요?”
“그렇습니다.”
“그럼 고정민 전무님에게 묻겠습니다. 삼두 그룹이 우리 삼두 종합건설의 주식 32%를 아직 보유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정민 전무는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삼두 그룹이 보유한 32%의 주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였다.
그저 삼두 종합건설을 다시 살릴 방법만 생각했지.
“그냥 전무님이 생각한 것을 말하면 됩니다. 그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습니니다.”
고정민 전무는 떠오르는 대로 말했다.
“삼두 그룹이 32%나 가지고 있다면 우리 회사에 간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제 생각도 그래요. 그래서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겁니다.”
고정민 전무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회사를 매각할 생각이면 왜 굳이 삼두 그룹에게서 빼앗은 겁니까? 그냥 매각하게 놔두는 것이 나을 텐데요.”
“매각하는 대상이 다르니까요.”
“대상이 다르다니요?”
“삼두 그룹은 다른 건설사에 수천억 원을 받고 팔려고 했습니다.”
다 아는 사실이다.
고정민 전무는 그런 것을 이야기하느냐고 하려다가 참았다.
“그렇게 되면 삼두 종합건설은 인력 감축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것 역시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건설사에 매각하면 겹치는 사업 부분은 일부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퇴사시킬 것이 분명했다.
최대한 이익을 내기 위해서.
“또한,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겠죠.”
삼두 종합건설이 가지고 있는 땅이나 건물을 팔아 인수 자금을 메꿀 것이다.
고정민 전무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것을 잘 아시면서 매각하시겠다는 겁니까?”
“네. 하지만 삼두 그룹의 매각과 저의 매각은 다릅니다.”
“어떤 것에서 다릅니까?”
“매각 대상이 정해져 있거든요.”
“정해져 있다니요?”
“드림 종합건설에 매각할 생각입니다.”
“…….”
드림 종합건설이 이선수의 회사라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잠시 침묵했던 고정민 전무가 말했다.
“사장님 그렇다면 드림 종합건설에서 우리 회사를 인수한 다음에 인력 감축이나 자산 매각 같은 것은 없다는 말인가요?”
“정답입니다. 전 삼두 그룹의 손에서 벗어나려는 것인지 우리 회사 직원이나 자산을 팔 생각은 없습니다.”
“아!”
이제야 이해하는 것 같네.
김성웅 고문이나 강무송 변호사도 비슷한 표정을 했지.
“전 삼두 종합건설… 아니, 앞으로 드림 종합건설이란 이름을 달게 될 우리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삼두 그룹이 보유한 32%의 주식을 없애야 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이제야 정확하게 이해했습니다. 그런 의도라면 저는 무조건 찬성입니다. 하지만…….”
뭐?
왜 심각한 표정을 짓는데.
“그렇게 한다는 것을 믿기 힘듭니다. 항상 좋은 말로 설득해 놓고는 상황이 변했다면서 다른 결정을 내리는 것을 너무 많이 봐 왔습니다.”
“설마 공증이라도 하라는 건가요?”
“그래 주시면 더 좋고요.”
이건 아니지.
“고정민 전무님.”
“네. 사장님.”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고정민 전무님을 임원으로 추천한 것은 회사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전무님에게 사장 권한을 준 것이 아닙니다.”
“무슨 말이신지…….”
“지금 하는 말과 행동은 전무님이 사장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건 아닙니다. 사장님.”
“만약, 제 마음대로 하려고 했다면 전무님을 임원으로 앉히지 않았을 겁니다. 내 말만 잘 듣는 거수기를 데려다 놨겠죠.”
“…….”
“제 말을 못 믿겠다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 됩니다.”
고정민 전무의 표정이 굳어졌다.
진짜로 사표 내는 것은 아니겠지.
“제가 약속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확인하세요.”
고정민 전무는 자신이 아니라고 하면서 이선수를 얕게 본 것을 알았다.
만약, 이환건 회장이나 이민호 전무였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아니다.
로열패밀리이자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에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불만이 있으면서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고 회사를 다녔으니까.
“죄송합니다. 사장님이 하신 말씀을 믿겠습니다. 그 믿음대로 이루어진다면…….”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믿음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이루어질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드림 종합건설에 우리 회사를 얼마에 매각하실 생각이십니까?”
“아무리 많이 줘도 100억 원입니다.”
100억 원에 매각하고 주주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준다.
삼두 그룹이 가져가는 돈은 32억 원뿐이다.
“고작 100억 원이요? 회사 가치는 더 큽니다. 삼두 그룹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진짜 회사 가치가 100억 원 이상 될까요?”
고정민 전무는 어떻게 생각할까?
“당연합니다. 가진 자산만 생각해도 수천억입니다.”
묻고 싶네.
“전무님 자산의 개념을 아시나요?”
“회사 재산 아닌가요?”
“회계에서 말하는 자산은 자본 플러스 부채입니다.”
“부채라면 빚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회계를 전공하지 않았거나 회계에 관심이 있어 공부하지 않는 한 잘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맞아요. 전무님이 말한 자산은 남에게 빌린 돈까지 합친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가 3천억 원짜리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합시다. 이것은 자산이 맞죠.”
“네. 사장님.”
“그런데 그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 은행에서 3천억 원을 빌렸습니다. 그것 역시 자산이 맞죠.”
고정민 전무는 단숨에 이해했다.
“돈을 빌려 부동산을 샀으니… 실제로는 가치가…….”
“없죠. 부동산의 가격이 더 올라가거나 빌린 돈을 다 갚았다면 몰라도요.”
고정민 전무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사장님은 우리 회사의 가치가 100억밖에 안 한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저도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짐작만 할 뿐이다. 하지만 그 짐작이 맞을 것 같다.
“그래서 외부 회계 법인에 회계 감사를 의뢰한 겁니다. 한 달 뒤쯤이면 정확하게 나올 겁니다.”
작은 회사도 아니고 한국 도급 순위 3위인 삼두 종합건설이다.
자료가 엄청나게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1년 회계 자료만 보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3개년도 자료를 봐야 했다.
덕분에 회계 법인의 거의 모든 직원이 이 일에 매달렸다.
뭐 돈을 충분히 주니까 가능한 일이지만.
“우리 회사가 앞으로 정상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그 첫 번째가 회사의 매각입니다.”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통과됐다 해도 매각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 경영진이 매각을 승인해야 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정확하게 이해했습니다. 전 사장님의 말씀대로 따르겠습니다.”
고정민 전무가 이렇게 나오면 나머지 임원들도 따를 수밖에 없다.
뭐 저 끝에 있는 해외 건설 담당 이사인 강만호는 그냥 따를지 모른다.
임원 중에 부장급이 아닌 과장급에서 된 사람은 강만호 과장 한 명뿐이다.
원래 삼두 종합건설이 무역에 흡수 합병됐다면 강만호 과장이 해외에서 공사를 많이 수주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냥 드림 종합건설에서 해외 공사를 수주해야지.
“그럼 삼두 종합건설의 매각을 찬성하는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하죠.”
임원들 설득은 끝났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다.
회계 감사에서 드러나겠지만, 은행에서 빌려온 돈이 문제다.
은행에서 대출 상환을 요구하게 되면 삼두 종합건설은 그냥 무너질 수도 있다.
매각하겠다고 한 또 다른 이유다.
은행이 자신들이 빌려준 돈이 안전하다 착각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는 은행을 설득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