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34)
꿈꾸는 재벌 34화(34/249)
34. 오해들 하지 마
이환건 회장은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한 기분을 처음 느끼는 중이었다.
평생 이런 수모를 겪어 본 적이 없었다.
이환건 회장은 이 화를 풀 곳이 필요했다.
그리고 또 무릎 꿇고 있는 이민호 전무에게 풀었다.
“도대체! 너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이냐! 모든 것을 다 지원해 줬다.”
삼두 그룹의 계열사가 보유한 삼두 종합건설의 주식을 마음대로 사고팔 수 있게 했다.
또한, 비밀리에 보유한 주식까지도 넘겨줬다.
“그런데 내 얼굴에… 아니, 우리 그룹에 먹칠을 해?”
이선수가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한 사실이 언론에 나오지 않도록 삼두 그룹에서 막았다.
하지만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정계와 재계에 알려지는 것도 막을 수 없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죄송하다는 말로 네 죄가 없어질 것 같으냐!”
“정말 죄송합니다.”
“이선수 그놈이 차명으로 주식 매집하는 것도 제대로 파악 못 하다니. 내가 너를 정말 잘못 봤구나.”
열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공든 탑이 무너진다.
이민호 전무의 경우가 그랬다.
삼두 종합무역에서 수많은 일을 해내며 칭찬을 받았다.
현재 부회장인 이민욱과 미래에 후계자 자리를 두고 겨룰 인재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죄인이 됐다.
이선수와 싸운 결과로서.
“꼴 보기 싫다. 마산 물류 창고로 가라.”
“회장님?”
징계는 각오하고 있었다.
계열사 중 한 곳으로 갈 줄 알았다.
그런데 마산 물류 창고라니.
“창고나 관리하면서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려라.”
이민호 전무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환건 회장이 결정을 바꾸지 않을 것을 알아서였다.
“알겠습니다.”
이환건 회장이 몸을 돌리자 이민호 전무는 일어났다.
하지만 그의 어깨는 추욱 처졌다.
언제 다시 이환건 회장이 자신을 부를지 몰라서였다.
어쩌면 평생 다시는 이환건 회장을 볼 수 없을지도 몰랐다.
이민호 전무가 나갔다.
“으으…….”
이환건 회장은 신음 비슷하게 내며 화를 내리눌렀다.
이민호 전무에게 화풀이했어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사실 이민호 전무에게만 잘못이 있지 않았다.
이환건 회장은 자신도 이선수를 얕봤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고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할 수는 없었다.
똑똑.
이환건 회장은 몸을 돌렸다.
비서의 인터폰이 아닌 문을 두드릴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문이 열리고 이민욱 부회장이 들어왔다.
“왜 온 거냐.”
며칠 쉴 것이니 중요한 일이 아니면 오지 말라고 했다.
“회장님 이선수가 삼두 종합건설을 진짜 매각한다고 합니다. 임원 회의에서 통과했습니다.”
이환건 회장은 잘못 들었나 싶었다.
주주총회에서 삼두 종합건설 매각에 대해 찬반 투표를 새로 한 것을 들었다.
은행 대표와 기관 대표가 끝까지 남아 있다는 것도.
그래서 이선수가 그들을 회유하려는 수작으로 생각했다.
기관은 몰라도 은행은 대출이 문제가 되니까.
“진짜인 것이냐?”
“네. 내부 직원으로부터 확인했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삼두 종합건설은 삼두 그룹의 계열사였다.
다시 말해 직원도 삼두 그룹의 직원이었다.
삼두 그룹에 정보를 줄 직원은 많았다.
“허허.”
이환건 회장은 지금까지 억눌러 왔던 화가 풀리는 것 같았다.
“그놈 소화하지 못하는 것을 먹었다는 것을 알았구나.”
이선수의 능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작다 판단했다.
삼두 종합건설을 유지하고 운영할 능력이 안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선수나 삼두 그룹이나 똑같은 짓을 하는 것이다.
“손해는 덜 보겠구나.”
“그럴 것 같습니다.”
32%의 삼두 종합건설 주식.
삼두 종합건설이 얼마에 팔릴지 몰라도 팔린 금액의 일정 부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은행과 기관이 보유한 9%의 주식이 삼두 그룹 편이다.
41%의 주식.
어느 회사가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하려 할지 몰라도 41%의 주식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선수가 46.88%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슬쩍 소문을 흘릴까요?”
“어떤 소문을 말이냐?”
“삼두 그룹이 보유한 32%의 주식을 같이 인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정도입니다.”
이환건 회장은 이제야 웃을 수 있었다.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는 무조건 잡는 거구나.”
“그렇습니다.”
어느 회사든 삼두 그룹이 보유한 건설 주식 32%를 사야 한다.
여기서 손실을 메꾼다.
아니면 삼두 종합건설의 매각이 안 될 수 있다.
삼두 그룹의 눈치를 봐야 하니까.
이선수의 계획대로 매각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어느 것이든 현재 삼두 그룹은 손해 볼 것이 없었다.
제대로 활용도 못 할 삼두 종합건설 주식 32%를 팔아치울 수 있다.
이선수가 아닌 다른 회사에.
아니면 이선수의 계획을 방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민호 전무에게 맡길까요?”
이환건 회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다시 기회를 주자는 것이냐?”
“네. 이민호 전무가 그동안 한 일을 생각하면 이번 일로 마산 물류 창고에 보내는 것은 그룹의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환건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민호 전무의 실패보다는 자신이 이선수에게 졌다는 것 때문에 더 화가 난 것이었다.
그런데 이선수도 자신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화가 풀리니 생각도 바뀌었다.
“마지막 기회다. 네가 알아서 해라.”
“감사합니다. 회장님.”
이민욱 부회장이 이민호 전무에게 다시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이유가 있었다.
이민호 전무에게 빚을 지우는 것도 있지만, 이민호 전무를 마음대로 할 힘이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을 더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민호 전무를 따르던 사람도 자신을 따를 수 있다.
이민욱 부회장은 이민호 전무를 다시 부르기 위해 움직였다.
* * *
삼두 종합건설을 매각하겠다는 결정을 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삼두 종합건설은 분위기가 안 좋았다.
이선수가 매각을 결정한 것만 알아서였다.
어디에 어떻게 매각할 것인지는 임원급만 알았다.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는 것이다.
덕분에 일반 직원은 불안함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일부는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생각하며 알아보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삼두 종합건설의 외부 회계 감사가 끝났다.
이선수는 우주 은행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 * *
“처음 뵙겠습니다. 우주 은행장 오환진입니다.”
“네. 처음 뵈겠습니다. 이선수입니다.”
“이거 요즘 재계의 신성이라는 말이 들리더군요.”
“재계의 신성이요?”
오환진 은행장은 웃으며 말했다.
“주주총회에서 있었던 일을 들었습니다. 대단한 역전극이었던 것 같더군요.”
오환진 은행장은 이선수에 관해 조사했다.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이선수가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했다.
긴급 주주총회를 요청한 것부터 삼두 그룹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감히 재계 1위의 삼두 그룹에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도전장을 내민 것도 모자라 인수에 성공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준비를 철저히 했을 뿐입니다.”
“그 말은 삼두 그룹이 준비를 철저히 못 했다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아마도요?”
오환진 은행장은 이선수의 거침없는 자신감이 당황스러웠다.
이선수가 삼두 그룹을 상대로 싸워서 이겼다고 하지만, 자신은 은행장이다.
그것도 삼두 종합건설에 가장 많은 대출을 해 준 우주 은행의.
어떻게 보면 만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이선수 사장님… 사장님은 지금 삼두 종합건설 매각 때문에 나를 만나러 온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오환진 은행장은 그런 눈으로 이선수를 쳐다봤다.
조금은 입바른 소리라도 하면서 도와달라는 식으로 말해도 좋게 반응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너무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네요.”
“자신감보다는 상황에 맞는 전략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맞는 전략이요?”
“네.”
이선수가 겁도 없이 날뛰는 망나니 같다는 생각보다 상황에 맞는 전략이 더 궁금했다.
“그 전략을 가지고 나를 만나러 온 건가요?”
“그렇습니다.”
오환진 은행장은 씨익 웃었다.
“미리 말하겠지만, 그 어떤 전략을 가져왔어도 삼두 종합건설의 대출 만기 연장은 없습니다.”
곧 돌아오는 만기 대출만 2천억 원이었다.
삼두 그룹이 보증만 서 준다면 그냥 연장될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삼두 그룹 계열사가 아니다.
“만기 연장은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하는 회사가 어디냐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자신이 확실하게 갑인 것을 이선수에게 알려 줬다고 생각했다.
“그러시군요. 가져온 전략 중에 은행장님이 말한 것이 있다면 하지 말라는 것이군요.”
“말해도 됩니다. 결과를 미리 말한 것뿐이니까요.”
오환진 은행장님!
돈을 빌린 곳이 두 손 들겠다고 하면 어쩌려고 그러시나.
“알겠습니다. 우주 은행에서 빌린 8,700억 원은 담보로 잡힌 부동산을 넘기는 것으로 하죠.”
오환진 은행장은 눈이 커졌다.
이선수가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
어떻게 해서든 대출 만기 연장을 부탁할 줄 알았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면서 연장이 되려면 우주 은행의 조건을 들어줘야 한다고 할 생각이었다.
“저기 이선수 사장……. 잘 모르는 것 같아 말하는데… 담보 물건 가치보다 대출이 더 나갔어요. 담보 가치는 7천억 원도 안 돼요.”
알고 있다.
회계 감사를 그냥 했겠는가.
“무리한 대출 해 준 것을 왜 나에게 말하나요?”
처음 대출해 줄 때는 무리한 대출이 아니었다.
삼두 그룹 계열사니까.
“좋아요. 그건 그렇다고 칩시다. 하지만 담보 물건으로는 대출을 회수할 수 없으니 추가 확보에 들어갈 겁니다. 삼두 종합건설의 모든 자산에 압류를 걸 수 있어요.”
“알겠습니다.”
“정말 그래도 됩니까?”
“대출 연장 안 된다면서요. 그럼 당연히 압류밖에 답이 없지 않나요? 은행장님이 그렇게 하신다는데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오환진 은행장은 어이가 없었다.
“사람 참 답답하네요.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 아닙니까. 이선수 사장 당신은 협상도 안 합니까?”
“협상도 협상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죠.”
“거참! 삼두 종합건설 매각 심사위원 자리를 우주 은행에 줘요. 그러면 매각 때까지 연장될 겁니다.”
이선수와 밀고 당기기를 하며 마지막에 내걸 조건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삼두 종합건설을 어디에 매각하느냐를 우주 은행이 정하겠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우리가 어떻게 정합니까. 그저 좋은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매각하도록 돕겠다는 겁니다.”
말만 좋지.
분명히 우주 은행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하려 할 것이 분명했다.
예를 들자면 우주 은행의 다른 고객 건설사에게 저렴하게 팔면서 다른 것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아니며 더 비싸게 팔아서 자신들의 몫을 챙기려 할지도 모른다.
“도둑놈.”
“지금 뭐라고 했나요?”
“아. 저도 모르게 예전 일이 생각나서 말이 헛나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오환진 은행장은 이선수가 말한 도둑놈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죄송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생각해도 상관없어요. 이익을 위해서니까요.”
“맞는 말이네요. 그럼 저는 최소한의 손실을 생각할 수밖에 없네요.”
“하아. 끝까지 가자는 겁니까?”
“적절한 합의점을 찾자는 겁니다.”
“그 적절한 합의점이 뭡니까?”
“대출 연장입니다.”
“그냥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보여 줘야겠네.
어차피 곧 알려질 것이니까.
회계 감사 보고서를 꺼냈다.
그리고 오환진 은행장 앞에 내려놨다.
“이게 뭡니까?”
“보이는 대로입니다.”
감사 보고서라고 첫 장에 쓰여 있는데 묻고 있네.
“의견부터 보시죠.”
오환진 은행장은 첫 장을 넘겼다.
회계 법인의 의견이 쓰여 있었다.
그것을 읽은 오환진 은행장은 다음 장을 넘겼다.
재무제표가 나왔다.
“이게… 사실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그럼 더욱더 대출 만기 연장을 해 줄 수가 없군요.”
오환진 은행장은 이선수가 미쳤나 싶었다.
감춰도 모자랄 그런 자료를 돈을 빌려준 은행장에게 보여줬다.
“상장 폐지 의견이라니.”
주식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이다.
회사가 안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주식 가치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른다.
“이런 것이 이선수 사장…. 당신의 전략입니까?”
“전술이죠.”
전략과 전술은 다르다.
전략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고.
전술은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다.
전술 좀 잘못해서 전투 몇 번 졌다고 전쟁에서 지는 것은 아니다.
몇 번 지고 전쟁에서 이기면 된다.
“전술? 이게 어떻게 전술입니까.”
아직 전술도 끝나지 않았어요.
“그냥 8,700억 원 삼두 종합건설과 함께 날리시겠어요? 아니면 대출 연장해 주고 같이 상생하시겠어요.”
상생.
서로 도와서 살아남자.
뭐 은행은 삼두 종합건설이 무너져도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분명했다.
“상생? 돈 못 갚겠다고 협박하는 것이 상생입니까?”
“돈 못 갚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그게 그거 아닌가요? 이선수 사장! 당신… 그렇게 안 봤는데…….”
어떻게 봤는데.
“5년 안에 다 갚을 수 있습니다. 은행장님.”
“어떻게요?”
사실 잘만 되면 2년 안에 갚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