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35)
꿈꾸는 재벌 35화(35/249)
35. 생각대로 안 돼도
“이미 아시겠지만, 제 회사가 몇 개 있습니다.”
조사했으니 알고 있다.
“그중 방위산업체가 하나 있죠.”
오환진 은행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비 인더스트리.”
“맞습니다. 정부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서류를 꺼냈다.
“대외비입니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순간 은행장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이건 협박이 아니다.
안기부에서 어떻게 할지 모른다.
“농담 아닙니다.”
표정을 보니 안 믿네.
명함을 꺼냈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김영도 안기부장님 연락처입니다.”
오환진 은행장은 진짜인가 싶었다.
안기부장 연락처는 알고 싶다고 해서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김성웅 전 안기부장님이 진짜 이선수 사장님 회사에 계시는 겁니까?”
오환진 은행장이 주주총회에 직접 갔다면 확실하게 알았을 것이다.
김성웅 안기부장의 얼굴을 몇 번 봤다.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아시네요.”
“그럼 김성웅 안기부장님 통해서?”
또 이상하게 오해하네.
온전히 내 힘으로 한 건데.
조용히 대답 안 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서류 보시죠.”
오환진 은행장은 김성웅 고문을 통해 정부 계약을 딴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김성웅 고문과 현재 안기부장인 김영도와 이선수가 친분이 돈독하다면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으로 이선수가 내민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으음.”
서류를 보면서 신음 비슷하게 낼 수밖에 없었다.
방위산업… 그러니까 무기 관련해서 잘 모르는 은행가라 해도 인공위성 기술이 얼마나 얻기 어려운 것인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 비비 인더스트리가 정부와 인공위성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몇 장이 빠졌군요.”
“모든 것을 다 보여 드릴 수는 없죠.”
오환진 은행장에게 보여 준 서류에는 인공위성 기술 이전 내용과 정부와 도장 찍은 부분만 있었다.
러시아에서 과학자와 기술자를 데려온다는 내용은 뺐다.
“1억 달러 계약이군요.”
오환진 은행장은 자신도 모르게 말투가 조금 공손해졌다.
“계약금 10% 받았습니다.”
“벌써요?”
정부로부터 계약금까지 받았다면 더 확실했다.
“이건 1차 계약입니다.”
정부와 협상할 때 최소 1억 달러라고 했다.
과학자와 기술자를 데려와 공짜로 부릴 수 없다.
월급은 줘야지.
그리고 기술을 그냥 이전할 수 있느냐.
절대 아니다.
기술 이전에는 장비가 필요했다.
그 장비를 어디서 가져올까.
러시아겠지.
“삼두 종합건설의 담보 가치가 대출금보다 작다고 해도 비비 인더스트리가 있는 한 괜찮지 않을까요?”
오환진 은행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삼두 종합건설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가 삼두 그룹 계열사가 아니어서였다.
보증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삼두 그룹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비비 인더스트리가 있다.
그것도 정부와 계약을 맺었다.
돈을 떼일 가능성이 작다.
“괜찮은 것 같군요.”
여러 가지 상황이 오환진 은행장의 마음을 바꾸게 했다.
“대출 연장이 가능할 것 같네요. 하지만 비비 인더스트리가 보증을 서 줘야 합니다.”
넘어왔네.
여기서 끝날 생각은 없습니다.
단순하게 대출 연장만 생각했다면 오환진 은행장을 직접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보증은 가능합니다.”
“그럼 됐군요.”
“아직 더 요청할 것이 있습니다.”
“요청이요?”
“네.”
오환진 은행장은 안 좋은 느낌을 받았다.
“어떤 요청인지.”
“대출 연장에 3년간 이자 유예를 해 주시죠.”
오환진 은행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자 유예라니요. 대출 연장만 해도 편의를 많이 봐준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은행은 삼두 종합건설의 금고가 아닙니다.”
“3년입니다. 3년 후에는 2년 동안 이자를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물론, 원금까지 갚겠습니다.”
“안 됩니다.”
“그러면 삼두 종합건설은 결국, 상장 폐지가 될 겁니다. 그때는 비비 인더스트리도 보증은 할 수 없죠. 같이 쓰러지자는 것이니까요.”
비비 인더스트리.
확실한 보증을 할 수 있는 회사다.
보증만 확실하다면 아예 못 받거나, 손실을 보는 것보다 3년 이자 유예가 낫지 않을까?
“조건이 있습니다. 이선수 사장님.”
“어떤 조건인지.”
“2년 동안 이자율을 5% 더 올리겠습니다.”
누가 더 큰 도둑인지 경쟁하자는 건가?
8,700억 원의 5%면 435억 원이다.
연이자니까 12로 나누면 한 달에 36억 원 정도 이자를 내야 한다.
현재 평균 4%의 이자를 주고 있다.
합치면 9%의 이자를 줘야 한다.
3년 동안 유예받는데 아예 안 준다고 할 수는 없겠지.
또 다른 것을 요구해야 하는데.
“2%만 올리시죠.”
“좋습니다.”
오환진 은행장은 처음부터 5%를 올려 받을 생각이 없었다.
이선수가 끝까지 안 된다고 하면 조금 질질 끌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승낙하려고 했었다.
그래야 이선수가 자신에게 빚을 진 것처럼 느낄 테니까.
“3년이 지나고 2년 동안 2%의 추가 이자를 받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제 더는 없는 것이죠?”
아직 남았습니다. 은행장님.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또요?”
“이왕 유예해 주시는 것 추가 대출도 해 주시죠.”
“…….”
물에 빠진 것 건져 놓으니까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참을 멍하니 이선수를 쳐다봤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다.
“이것 보세요. 이선수 사장님! 대출이라니요!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인가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이렇게 말 안 합니다.”
“어떻게 가능합니까?”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삼두 종합건설은 현재 새로운 사업을 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매각하는 것 아닙니까?”
“삼두 종합건설 인수는 드림 종합건설이 할 겁니다.”
오환진 은행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할 만한 건설사 중에 자신이 아는 이름이 아니었다.
하지만 익숙했다.
“혹시… 이선수 사장님의 다른 회사 아닙니까?”
“맞습니다.”
오환진 은행장은 자꾸 미친놈 취급하며 쳐다보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선수와 대화를 그만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약속이 있어서요. 지금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다음은 없습니다. 은행장님.”
“이선수 사장님… 아쉬운 사람은 내가 아니라 이선수 사장님입니다. 그것을 모르시나요?”
“현재는 그렇죠. 하지만 미래에는 누가 아쉬울지 그 누구도 모릅니다.”
나는 안다.
몇 년만 지나면 우주 은행도 매각 대상이 된다.
아직 멀었으니 그건 뒤로하고.
“하하. 내가… 아니, 우주 은행이 아쉬워질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어쩔 수 없죠.”
은행을 설득하지 못하는 경우.
그냥 포기할 것인가?
아니다. 다른 방법도 생각해 놨다.
더 어려운 길이기는 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일단은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6개월이면 된다.
“담보에 대한 법적 조치 하셔도 됩니다. 주거래 은행은 다른 은행으로 바꾸겠습니다.”
피식.
오환진 은행장은 그냥 웃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어서였다.
“삼두 종합건설의 매각은커녕 운영도 안 될 겁니다. 바로 법적 조치 들어갑니다.”
이선수의 뒷배가 안기부라 해도 상관없었다.
법적으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상장 폐지 수순으로 가는군요.”
상장 폐지 요건은 갖춰졌다.
“그러시든가요. 결국, 다시 찾아올 겁니다.”
우주 은행이 대출 연장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법적 조치까지 들어가는 것이 알려지면 다른 은행에서도 대출 환수에 들어갈 것이 분명했다.
“그럴 일은 없는 것 같네요.”
오환진 은행장에게 보여 줬던 서류를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음대로 하세요. 이선수 사장님.”
“그럼.”
오환진 은행장이 이렇게 나오는 것도 이해는 간다.
추가 대출은 비비 인더스트리의 보증 정도로는 안 되는 것 같았다.
* * *
우주 은행 오환진 은행장과 만난 후 먼저 드림 종합건설으로 갔다.
이정석 선배와 김성웅 고문 등이 그곳에 있어서였다.
“선수 너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네.”
이정석은 이선수가 성공할 줄 알았다.
“선배 내가 전지전능한 신인가요?”
“신은 아니어도 신과 가까운 능력을 지는 줄 알았다.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한 것을 보면은…….”
“그건 상황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져서 그런 겁니다.”
“상황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진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요. 그래서 은행과 협상에 실패한 거죠.”
이정석은 음흉한 느낌을 주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협상에 실패한 것치고는 너무 멀쩡한데? 초조해 보이지도 않고.”
“뭐 1안이 안 되면 2안으로 가고… 2안이 안 되면 3안으로 가는 거죠.”
“절대 포기 안 한다는 거네.”
“안 합니다.”
내 말을 들은 김성웅 고문이 끼어들었다.
“사장님 제가 오환진 은행장을 좀 만나 볼까요? 예전에 몇 번 봤습니다.”
눈을 가늘게 뜨는 것을 보니 김성웅 고문은 오환진 은행장을 협박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협박은 진짜가 될 것 같았고.
“김 고문님 여기는 안기부가 아니에요.”
안기부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위해서는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이긴 해도 상식을 너무 벗어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안기부 방식은 안 했으면 합니다.”
내 단호한 말에 김성웅 고문의 눈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사장님 뜻을 알겠습니다.”
자! 이제 2번째 안으로 가야겠지?
“선배. 와 줘서 고마운데……. 싱가포르 바로 들어가야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갈 생각이었어.”
“무슨 일이 있어요?”
“직원도 좀 뽑고… 페트로프 그 양반 연락이 올 때가 됐거든.”
우크라이나에서 산 항공순양함 계약서는 도착했다.
드림 컴퍼니와 비비 인더스트리와 매매 계약도 체결했다.
그것을 정부에 제출했다.
그래서 비비 인더스트리가 인공위성 기술 이전 사업 계약도 할 수 있었다.
“페트로프 전 대사가요?”
그가 한국으로 돌아오면 비비 인더스트리의 상무이사로 고용할 예정이었다.
약속대로 가족이 지낼 집을 구해 주는 것도.
“항공순양함에 문제가 있어요?”
“그건 아니고. 우크라이나를 떠날 때 페트로프 전 대사가 좋은 소식이 있을지 모르니 기다리라고 했거든.”
“좋은 소식이요? 어떤 것인데요?”
“그건 나도 모르지.”
“뭐 들어보면 알겠죠.”
“그렇겠지.”
“그럼 싱가포르 가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갈 준비해 주세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왜?”
“새로 맺을 계약이 있어서요.”
이정석 선배의 눈이 커지네.
“무슨 계약? 그런 말은 없었는데?”
가스프롬과 계속 연락하는 이정석은 고개를 갸웃했다.
“가스 계약은 아니에요.”
“그럼 무슨 계약?”
“가스프롬이 원유 회사 몇 개 계열사로 두게 된 것 알죠?”
“어? 그걸 어떻게 알아?”
이정석도 최근에야 안 사실이었다.
한국에 와서는 삼두 종합건설 때문에 이선수에게 말하지 않았다.
“가스프롬처럼 중요한 회사의 소식은 항상 신경 쓰고 있어요.”
푸틴이 말해 줬나 싶은 이정석은 그냥 수긍했다.
“그래서… 혹시 원유 계약을?”
“네. 이미 협의가 된 일이라서요.”
내 말에 이정석 선배보다 김성웅 고문이 더 놀랐다.
“사장님 원유도 거래하시는 겁니까?”
“아마도요?”
“얼마나?”
“그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 봐야 압니다. 인공위성 기술 이전 건도 상의해야 하고요.”
“원유라니. 혹시 국내에 공급하실 생각이십니까?”
“그것도 몰라요. 가격이 맞는 곳이라면 어느 나라든 상관없거든요. 그리고 이건 절대 비밀입니다.”
“당연히 다른 곳에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한국에 팔았으면 합니다.”
“가격만 맞다면요.”
일본과 중국에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것 같았다.
애국심이니 뭐니 하면서 싸게 팔라고 하면 안 팔 거다.
번 돈으로 다른 것을 하지.
싸게 팔아 봤자 다른 놈 좋은 일 시키는 거니까.
정유 회사 인수하면 몰라도.
“알겠습니다.”
김성웅 고문과의 대화가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이 이정석 선배가 말했다.
“선수 너 원유하고 가스 대금 가지고 삼두 종합건설 문제 해결할려고?”
“그렇게 해야죠. 대출 이자는 비비 인더스트리에 지급된 계약금으로 해결할 생각이에요. 혹시 모자라면 드림 컴퍼니에서 빌려올 생각이에요.”
오환진 은행장에게 법적 조치를 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자만 잘 내면 법적 조치 같은 것은 못 한다.
만기가 되어 갚아야 하는 대출은 5개월 뒤에나 돌아온다.
금액은 1천억 원 정도다.
“무슨 말인지 알았어. 싱가포르에 가서 준비해 놓을게.”
“네. 부탁해요.”
이제 삼두 종합건설 임원들에게 상황 설명할 차례인가?
바쁘다. 바빠.
* * *
“하하. 잘했어. 정말 잘했어.”
이환건 회장은 우주 은행장과 통화 중이었다.
우주 은행장이 먼저 이민욱 부회장에게 연락했다.
이선수가 찾아왔지만, 대출 연장을 거부했다는 내용으로.
하지만 드림 종합건설이나 비비 인더스트리의 인공위성 기술 이전 계약은 말하지 않았다.
안기부가 개입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이환건 회장은 우주 은행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칭찬하는 중이었다.
“당연히 그런 말도 안 되는 조건은 거절해야지. 법적 조치할 때 필요하면 도움도 줄 수 있네. 신규 사업할 때 대출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어.”
은행은 대출 이자가 주 수입원이다.
환수가 확실한 대출은 언제나 환영이었다.
“앞으로도 같이 잘 가는 거야. 그래. 이선수 그놈… 지금쯤 표정이 어떨지 궁금하구먼.”
이선수가 인상 쓰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을 상상했다.
“조만간 밥 한번 먹자고. 그래.”
전화를 끊었다.
“매각이 쉽지 않을 거다. 이선수 이놈. 하하.”
이선수가 어려움에 처한 것 같자 속이 다 시원한 이환건 회장이었다.
* * *
“선배. 진짜?”
[어. 구매 의향서 보내면 바로 진행한다네. 페트로프 그 양반에게 네가 지시한 거야?]“아니요.”
[그럼 알아서 한 거야? 왜?]“아마도 가족이 지낼 곳을 한국에 준비해 준다는 것 때문에 그런 것 같네요.”
[페트로프 그 양반 선수 네가 정말 마음에 들었나 보다. 우크라이나와 원유 계약을 따다니.]우크라이나도 원유 생산국이다.
그런데 페트로프 전 대사가 원유 계약을 따냈다.
그것도 드림 컴퍼니 앞으로.
“페트로프 전 대사 덕분에 계획이 몇 개월 빨라졌네요.”
[그러게.]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서 가스프롬과 원유 계약을 맺고 판매하려면 최소 1개월 이상 필요했다.
하지만 구매 의향서만 보내면 되는 우크라이나 원유는 바로 판매가 가능했다.
[바로 진행한다.]“그러세요.”
[구매 의향서 팩스로 보낼 테니까 확인하고 연락 줘.]“그렇게 할게요.”
우주 은행 오환진 은행장님.
생각대로 안 되실 것 같네요.
그 전에 내일 삼두 종합건설 임원 회의부터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