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41)
꿈꾸는 재벌 41화(41/249)
41. 멍청한 짓들
“어떻게 하다니. 돈 갚겠다고 하는데 막을 수 있어?”
오환진 은행장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진행해!”
짜증 나는 목소리로 말한 그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애써 웃으며 이선수에게 말했다.
“이선수 사장님… 한신 은행에서 돈을 빌리셨나 보군요.”
직원에게 온 전화는 한신 은행에서 드림 종합건설의 모든 대출금을 인수하겠다는 것이었다.
어제 상환하기로 한 1,200억 원을 포함한 8,700억 원 모두를.
“빌리긴 했어도 조금 다르게 빌렸습니다.”
궁금하지?
“다르게라니요?”
“한신 은행에 예금을 좀 했거든요.”
얼마나 했는지 궁금하지?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겠다는 표정이네.
“2,400억 원 정도 예금하니까 한신 은행에서 제 제안을 수락하더군요.”
한신 은행장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
비밀리에 강무송 변호사가 만났다.
김성웅 고문이 비밀을 지킬 수 있게 도와줬다.
한신 은행장 만나는 계획을 실행하기 전 김성웅 고문과 강무송 변호사에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내가 어떤 계약을 했는지 알려 줬다.
“2,400억이나요?”
정확하게 말해서 2,400억 원이 아니다.
3억 달러다.
외화 계좌에 원유와 가스 대금 3억 달러를 넣었다.
그리고 한화로 환전하지 않았다.
대신 3억 달러를 추가 담보로 걸었을 뿐이다.
“많이 놀라셨나 보네요.”
이선수의 말대로 놀랐다.
어떻게 보면 2,400억 원이란 돈은 우주 은행에서 빌려준 8,700억 원을 해결하기에 적었다.
하지만 드림 종합건설의 담보가 있다.
실질적인 가치는 약 7천억 원.
드림 종합건설은 순식간에 9,400억 원의 가치를 지니게 됐다.
한신 은행이 8,700억 원을 대신 갚아주는 대출을 해 줄 이유가 충분했다.
“이제 우주 은행과는 한 가지만 남았네요.”
우주 은행이 보유한 드림 종합건설의 주식 3%다.
오환진 은행장도 내 말을 이해하는 것 같았다.
“주식 말하시는 겁니까?”
이선수가 고개를 숙이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히려 자신의 판단 착오로 우수 고객을 놓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선수 옆에 있는 김성웅 전 안기부장이 사실 무서웠다.
여러 가지 이유로 말과 태도가 공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상장 폐지된 주식 가지고 있어 봤자 소용없지 않나요? 손실 처리하는 것보다 싸게라도 넘기시죠.”
오환진 은행장은 드림 종합건설 주식 3%를 이선수에게 넘기기 싫었다.
하지만 김성웅 전 안기부장의 말이 들리자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야 은행장 자리 지킬 거요. 꽤 많이 해 드셨던데.”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편의를 제공했을 뿐이다.
해석하기에 따라서 불법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전 안기부장의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하기는 손실 처리하는 것보다는 낫겠죠. 주당 얼마로…….”
“6백만 원 드리죠.”
날강도 같은 놈.
오환진 은행장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웃었다.
“550만 주가 넘습니다. 이선수 사장님.”
정확하게 5,568,000주다.
“어차피 손실 처리할 주식 아닌가요?”
“그래도 주당 1백 원은 받아야…….”
오환진 은행장은 김성웅 고문이 눈을 부릅뜨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 하시죠.”
“감사합니다. 은행장님.”
이선수가 일어나려 하자 오환진 은행장은 급하게 말했다.
“이선수 사장님! 처음부터 돈이 들어올 거라고 말씀해 주셨으면 좋은 관계가 됐을 겁니다.”
나는 그냥 몸을 돌리며 말했다.
“지나간 일입니다. 엎어진 물이고요.”
우주 은행과의 일은 끝났다.
은행장실을 나가면서 김성웅 고문에게 말했다.
“삼두 무역이 제출한 임대 아파트 기획서 정부는 어떤 반응인가요?”
회사 내에 정보를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연히 임대 아파트 계획도 삼두 그룹에 노출됐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삼두 그룹이 임대 아파트 사업을 정부에 제안할 줄은 몰랐다.
삼두 무역에서 드림 종합건설의 임대 아파트 기획안과 비슷한 기획서가 제출된 것을 김성웅 고문이 알려줬다.
“정부는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자기들 땅에 아파트 지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임대하겠다는 것이니까요.”
“삼두 그룹이 멍청한 짓을 했네요.”
“멍청한 짓이요?”
“아마 드림 종합건설이 정부의 도움을 못 받게 하려고 임대 아파트 사업을 정부에 제안했을 겁니다.”
김성웅 고문은 이선수의 말을 듣자 이해가 됐다.
“자신들이 먼저 제안해서 우리 드림 종합건설에 특혜성 자금 지원 같은 것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군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네요. 잘못 생각한 것이지만요.”
임대 아파트 사업을 이용해 드림 종합건설의 위기를 넘기지 않았다.
삼두 그룹은 이익이 나려면 오래 걸리는 사업을 정부에 제안한 것이 된다.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하고.
* * *
“대출금을 다 갚아?”
이환건 회장은 드림 종합건설이 우주 은행의 대출금 8,700억 원을 다 갚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네. 회장님.”
“자세히 설명해 봐.”
“우주 은행장 말에 의하면 한신 은행에 이선수가 2,400억 원을 입금했고, 그것을 추가 담보로 제공했다고 합니다.”
“어디서 돈이 생긴 거야!”
“그건 확인 중에 있습니다. 한신 은행이 주거래 은행이 아니라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선수가 한신 은행을 선택한 이유였다.
드림 종합건설의 정보가 새어 나가면 주거래 은행을 한신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그것을 삼두 그룹은 모르고 있었다.
“정부가 개입되지는 않았겠지?”
“그런 정황은 없습니다. 만약, 정부가 개입했다면 정권도 위태로워질 일입니다.”
삼두 그룹이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였다.
명분은 생겼으니까.
“잠깐만…….”
이환건 회장은 입술을 깨물었다.
“정부에 임대 아파트 사업 제안서 넣은 것 어떻게 됐나. 사업 제안 취소 가능한가 알아봐.”
드림 종합건설이 무너진다면 제안한 그대로 사업을 진행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드림 종합건설은 무너지지 않았다.
이민욱 부회장은 굳어진 표정으로 말했다.
“이미 대통령에게까지 보고가 들어갔고, 적극적으로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합니다.”
꽝!
이환건 회장은 책상을 주먹으로 쳤다.
“왜 이런 때만 빠르게 결정하는 거야! 평소에는 해 달라고 해도 느릿느릿 움직이더니!”
“어떻게 할까요? 그냥 사업 취소한다고 정부에 알릴까요?”
이민욱 부회장의 말대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대통령에게 보고까지 되고 적극적으로 진행하라고 했다면서! 그걸 취소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나?”
이미 이삼영 대통령과 거리가 벌어졌다.
그런데 임대 아파트 사업을 취소하겠다고 하면 거리가 벌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사이가 나빠질 것이다.
완전히 밉보이는 것이 된다.
문제는 이삼영 대통령보다 그 측근들이다.
이삼영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삼두 그룹을 어떻게 하란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불편하다는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낼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측근들이 알아서 움직인다.
“젠장! 지난번 일 때문에…….”
청와대에는 삼두 그룹에 우호적인 사람이 이제 없다.
정부 각 부처에도 청와대 눈치 보느라 삼두 그룹을 위해 나설 사람이 없었다.
그나마 야당 정치인 정도는 움직여 줄 수 있다.
하지만 큰 기대는 안 하는 것이 낫다.
“들어가는 돈이 얼마지?”
이환건 회장도 임대 아파트 사업 계획서는 봤다.
투입되는 돈이 얼마인지 안다.
하지만 묻고 있었다.
“10년 계획으로 총금액은 3조 원입니다. 내년에만 2,500세대 아파트를 짓기로 했습니다.”
최대한 나누어서 사업을 진행하게 했다.
하지만 이선수에게 특혜가 가지 못하게 하려고 정부 지원금은 받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성과가 나도록 제안한 1만 세대 임대 아파트 중 25%인 2,500세대를 1995년에 완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은 드림 종합건설이 부도나고 법정 관리까지 들어간 다음 삼두 그룹이 헐값에 드림 종합건설을 가져와야지만 가능했다.
삼두 무역은 기획하고 돈만 주는 시행사 역할이었다.
실질적인 사업은 건설 회사가 해야 했다.
이대로 진행해서 손실을 보느냐?
아니면 사업을 취소해서 손실을 보지 않지만, 다른 위험을 감수하느냐?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울며 겨자 먹기인가?”
이환건 회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 * *
드림 컴퍼니는.
쇼브챠크 시장이 선물로 준 3천만 CBM 가스에서 1억 2,750만 달러.
푸틴이 약속대로 준 원유 5천만 배럴에서 매월 2억 4천만 달러.
원유는 2개월치 대금을 받아서 4억 8천만 달러를 벌었다.
합해서 6억 달러 넘게 벌었다.
매출은 가볍게 30억 달러를 넘겼고, 6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냈다.
6억 달러의 이익 중 3억 달러를 한신 은행 외화 계좌에 넣은 것이다.
이 3억 달러는 한화로 바꾸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드림 종합건설 부장급 이상 임직원 회의를 열었다.
쭉정이가 다 골라져서였다.
* * *
“1차 부도 이후에 회사를 그만둔 직원은 578명입니다. 이 중 중간 관리자급은…….”
고정민 전무가 직접 보고하는 중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직원이 드림 종합건설을 떠났다.
본사에서만 1백 명이 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삼두 그룹에 정보를 넘기던 직원 모두가 그만뒀다.
삼두 그룹 계열사로 이직한 것도 확인했다.
“기존 직원을 승진시키는 동시에 신입사원 및 경력사원 모집을 할 계획입니다.”
드림 종합건설이 부도 위기란 말을 쏙 들어갔다.
그 어디에서도 드림 종합건설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 힘든 상황에도 공사는 차질없이 진행되는 중입니다.”
이건 고정민 전무와 새로운 임원들 그리고 여기 있는 부장급 직원의 힘이었다.
더 나아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회사에 다니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일한 직원들의 힘이기도 했다.
책임감이 있는 직원이다.
고정민 전무가 나를 쳐다봤다.
보고할 것은 다 했다는 것이겠지.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사장님.”
이제 내 차례인가?
“여기 있는 모두 그리고 끝까지 남아 준 직원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살짝 고개를 숙였다.
어려운 상황에도 회사를 지켜 준 이들이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쉽게 그만두지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끝까지 남아 회사를 지켰다.
“이미 알겠지만, 회사의 부도 위기는 완전히 넘겼습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일만 해 주시면 됩니다.”
대부분 표정이 밝아지네.
“하지만 삼두 종합건설일 때의 모습으로 일하면 안 됩니다.”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자재 빼돌리기부터 하청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공사비 부풀려주기 등.
“정당하게 일해서 실적을 내고 그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받아 가세요. 성과를 냈으면 그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어떻게 해서든 제가 지킨다고 약속합니다.”
왜 자재를 빼돌리고 뇌물을 받을까?
대부분 돈이 부족해서다.
자기 능력도 모르면서 엄청나게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회삿돈을 자기 돈처럼 생각하는 놈들은 빼고.
“그 전에 지금까지 고생한 것이 있으니 보상으로 전 직원에게 1개월치 월급을 보너스로 지급하겠습니다.”
표정이 더 밝아지네.
역시 돈이 최고야.
떨어진 사기를 1개월치 월급으로 다시 끌어올린다면 남는 장사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계산해 보니까 250억 원 정도였다.
250억 원이란 돈이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아깝지 않다. 250억 원이 최소 몇 배는 되어 돌아올 테니까.
“이제 드림 종합건설은 더 인정받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노력 덕분예요.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하나둘씩 박수 치기 시작했다.
예의상이든 보너스를 받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이들의 표정이 밝아진 것은 확실했다.
이제 드림 종합건설을 완벽하게 하기 위한 마지막 일이 남았다.
* * *
임직원 회의가 끝나고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재개발 사업 수주를 알렸다.
대외적인 홍보 자료까지 뿌렸다.
드림 종합건설이 건재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첫 신호탄이었다.
강만호 해외 건설 담당 이사가 팀을 만들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서 실사 일정 등을 드림 컴퍼니와 조율했다.
드림 종합건설을 믿지 못했던 거래처들도 공사 대금을 제대로 주기 시작하면서 자금 압박은 완벽하게 벗어났다.
드림 종합건설이 제자리를 찾아갈 때 이선수는 이환건 회장에게 만나고 싶다 연락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이환건 회장이 만나겠다는 답을 했다.
* * *
삼정 그룹 본사 회장실.
“이선수 사장 자네가 나를 만나자고 할 줄은 몰랐네. 그렇게 찾아가서 만나자고 해도 안 만나 주려고 하더니.”
오늘은 이환건 회장 표정이 좋네.
저 표정으로 무언가를 짐작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화가 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래서 시간을 끄신 겁니까?”
“그때 일을 앙갚음하기 위해서 그랬을 리가 있나.”
그랬을 것 같은데.
“이선수 사장이 왜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지 생각 좀 하느라고 늦게 답을 준 거네.”
“그럼 이유는 알아내셨습니까?”
이환건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선수 사장이 지금 내게 원하는 것은 한 가지뿐이더군.”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았다.
“32%의 드림 종합건설 주식 아닌가?”
“맞습니다.”
“얼마에 사겠는가? 액수가 적으면 난 안 팔 거야. 잘 알겠지만.”
“섭섭하지 않은 가치의 액수로 사겠습니다.”
“그런가? 어디 불러보게.”
이선수가 얼마를 부르든 더 높게 부를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애가 타게 시간도 끌고.
“표정이 달라지셨네요. 기대하시나 봐요.”
“엄청 기대하는 중이네.”
그래. 기대하세요.
그 기대를 뛰어넘게 부를 테니까.
“32%의 드림 종합건설 주식을 3조 원에 사겠습니다.”
“…….”
이환건 회장은 상상을 뛰어넘는 금액에 말을 못 했다.
이선수에게 미쳤냐고 물으려다가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