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45)
꿈꾸는 재벌 45화(45/249)
45. 뒤통수
“드림 종합건설? 최근에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한 그 드림 종합건설?”
듣지도 보지도 못한 드림 종합건설이라는 곳이 삼두 그룹에 도전장을 내밀어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한 것은 재계에서 화제였다.
어떻게 드림 종합건설이 삼두 종합건설을 인수할 수 있었는지 재벌 그룹들은 분석까지 했다.
자신들도 당할 수 있거나 같은 방법을 사용해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 있으니까.
“그렇습니다. 회장님.”
“드림 종합건설 사장이 누구라고 했지?”
“이선수입니다.”
“이선수에 관한 조사했어?”
최현종 회장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최현욱 부회장이 서류를 내밀었다.
그것을 받은 최현종 회장은 서류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삼두 종합건설 사원 출신? 죄를 뒤집어쓰고 13억 원을 받아서 퇴직했어?”
꽤 자세히 조사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최현종 회장이 10년을 공들인 사업을 가로채려 한다 생각해서였다.
“허… 기가 막히는군.”
최현종 회장이 어떤 것을 보는지 아는 최현욱 부회장이 말했다.
“러시아에 가서 가스 사업을 성공시킨 것도 모자라 러시아 차관 상환의 실질적인 대리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다음 장을 보시면…….”
최현종 회장이 서류를 넘겼다.
그리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항공순양함?”
“최근까지는 보안을 철저하게 해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동해함대 기지에 항공순양함이 입항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말이 있다.
항공순양함이 한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냥 소문으로 흘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항공순양함이 동해함대에 정박하는 순간부터는 어디서든 정보가 흘러나간다.
특히나 선견 그룹 같은 경우는 전 대통령의 사돈이다.
아직 군대에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까 드림 종합건설이 제1이동통신 입찰에 뛰어들게 된 이유가…….”
최현종 회장은 아니기를 바라면서 최현욱 부회장을 쳐다봤다.
“아무래도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 같습니다. 보상 차원으로요. 그렇지 않다면 경제인 연합에 맡겼던 입찰은 다시 정부가 가져갈 이유가 없습니다.”
으득.
최현종 회장은 이를 갈았다.
“내가 특혜받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사업자 선정 반납까지 했었는데!”
물론, 다른 회사가 제1이동통신을 인수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에 한 일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입찰한 회사들과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제1이동통신을 선견 그룹이 인수하면 제2이동통신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그것을 알면서 특혜를 줘?”
최현종 회장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해 보자. 누가 이기나. 잘됐어. 드림 종합건설이 돈이 얼마나 있겠어?”
선견 그룹의 주력 사업은 원유 정제 및 판매다.
현금 흐름이 좋은 주유소에 휘발유와 무연 휘발유를 공급한다.
주유소 사업도 같이하고 있었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 드림 종합건설은 돈으로도 선견 그룹과 게임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나오면 나도 이제는 눈치 안 보지.”
최현종 회장이 더 의지를 불태우자 최현욱 부회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회장님, 정부가 드림 종합건설을 지원하면 어려운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핑계를 댈지 모릅니다.”
“어떤 핑계를 대도 안 되게 질러야지.”
최현욱 부회장은 다시 말했다.
“정부에 밉보이는 것보다 드림 종합건설을 우리도 지원해 주고 다른 것을 받아오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최현종 회장이 눈을 부릅떴다.
“뭐야?”
“회장님…….”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 최 부회장 네가 하는 말은 싸워 보지도 않고 졌다고 백기 들라는 말이야. 내 사전에 그냥 백기 드는 일은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
최현욱 부회장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나 파악해 놔.”
“네. 회장님.”
최현욱 부회장은 고개를 숙인 다음 나갔다.
그러자 최현종 회장은 이선수에 관한 조사 서류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 * *
“드림 종합건설에 임대 아파트 사업을 넘겼습니다. 정부 부처에서도 우리 삼두 무역의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회장님.”
이환건 회장은 이민호 전무의 보고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고생했다.”
“아닙니다. 회장님.”
“앞으로 무역 일에만 신경 써라.”
이환건 회장이 더는 자신의 실패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그것을 안 이민호 전무는 허리를 굽혔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래도 네가 무역에서 한 일이 있는데……. 너만 한 사람도 없지.”
자신의 가치를 알아준다고 생각한 이민호 전무는 그룹 후계자에 도전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았다.
“그리고 이선수 그놈도 대단한 놈이야.”
“무슨 말이신지.”
“약속은 지키잖아. 그것이 삼두 그룹에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민호 전무도 씁쓸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땅은 어떻게 하기로 했나?”
“매매 계약서는 작성했습니다. 계약금 10%는 다음 주까지 들어올 예정입니다.”
“잘했어. 건설 분위기는 어떤 것 같아 보이지?”
이민호 전무가 드림 종합건설 고정민 전무와 직접 계약서를 주고받았다.
“생각보다 좋은 것 같습니다.”
이제 삼두 그룹과 연관된 드림 종합건설 직원은 없었다.
퇴직하거나 삼두 그룹 계열사로 옮겨서였다.
“고 부장……. 아니, 고 전무가 자랑하듯 말하더군요. 신입 사원과 경력직 사원이 생각보다 많이 지원했다고요.”
“그랬군.”
당연한 일이었다.
부도 위기를 넘긴 데다가 부실시공의 삼두 종합건설이 아닌 드림 종합건설로 이름을 바꿨다.
자금력이 탄탄하고 부실시공 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만 내세워도 지원할 사람은 많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 건설사 중 시공능력평가 순위 3위다.
대기업이다.
드림 종합건설이 안정화되는 것이 분명했다.
“이제 우리 그룹과는 상관없는 곳이니 이용할 일 있으면 잘 이용해.”
“네. 회장님.”
종합무역회사는 무역만 하는 것이 아니다.
물류 창고도 짓고 해외 건설 같은 경우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맺어 입찰하기도 했다.
사고 팔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어떤 종류라도 하는 것이다.
건물도 지어서 파는 것 중 하나였다.
“부회장.”
“네. 회장님.”
옆에 있던 이민욱 부회장이 대답했다.
“우리도 약속은 지켜야지?”
“이선수 사장과 연락해 주식을 넘기겠습니다.”
“그렇게 해.”
이민욱 부회장이 바로 대답하지 않자 이환건 회장은 그를 쳐다봤다.
“할 말이라도 있는 거냐? 약속은 약속이다. 이선수 사장이 약속을 지켰으니 약속은 지켜야지.”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할 말 있으면 해라.”
“제1이동통신 입찰 기억하십니까?”
이환건 회장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선견 그룹이 인수하기로 결정 난 것 아니냐?”
삼두 그룹은 제1이동통신 입찰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관심이 없다고 해서 아예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정부에서 입찰 조건을 바꿨다고 합니다.”
“흐음. 결국, 정부는 전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이유로 선견 그룹에 주기 싫다는 거냐?”
“그것보다… 드림 종합건설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 같습니다.”
이환건 회장의 눈이 커졌다.
“그렇다는 것은… 정부가 드림 종합건설에 제1이동통신을 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아무래도 그럴 것 같습니다.”
이환건 회장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입을 열었다.
너무 빠르게 나오는 결론 때문이었다.
“드림 종합건설이 제1이동통신을 손에 넣으면 10년 안에 우리 삼두 그룹 턱밑까지 쫓아올 거다.”
삼두 그룹이 제1이동통신 인수에 뛰어들지 않은 이유는 선견 그룹 때문이었다.
10년을 준비한 선견 그룹을 삼두 그룹이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선견 그룹 최현종 회장과 어느 정도 이야기도 되어 있었다.
그런데 선견 그룹이 아닌 이선수가 제1이동통신을 인수하면 순식간에 성장해서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었다.
“하아.”
한숨이 나왔다.
“그렇다고 우리 삼두 그룹이 뛰어들 수도 없는 일…….”
선견 그룹 최현종 회장과 한 약속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선수와 한 임대 아파트 사업 거래 때문이기도 했다.
이선수를 뒤통수치는 일이 된다.
그렇다면 이선수 역시 삼두 그룹을 뒤통수칠 수 있다.
임대 아파트 사업 인수를 무효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32%의 주식을 주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약속을 쉽게 어긴다는 인식이 생긴다.
체면이 깎이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선수를 이제는 삼두 그룹과 견줄 만한 상대로 인정하는 것이었다.
“회장님 삼두 전자가 나서면 어떨까요?”
“삼두 그룹의 이름을 단 회사는 안 된다는 것을 모르나?”
이환건 회장은 답답하다는 듯 이민욱 부회장을 쳐다봤다.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입찰 조건이 바뀐 것을 보니 누가 입찰 가격을 높게 쓰느냐가 인수를 결정할 것 같습니다.”
이환건 회장은 이민욱 부회장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았다.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냐?”
“네. 아주 저렴하게요.”
삼두 전자의 자금력이라면 가능했다.
현재 영업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이기도 했다.
한국 최초로 내놓은 핸드폰 덕분이었다.
“선견 최 회장이 기분 나빠 하지 않겠어?”
“그건 제가 잘 말해 보겠습니다.”
이환건 회장은 이민욱 부회장의 계획을 승낙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민욱 부회장이 말했다.
“삼두 그룹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선견 그룹이 돈을 빌리는 것뿐입니다. 회사 대 회사로 자금을 빌려주는 일은 종종 있는 일입니다.”
그제야 이환건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최 회장 만나서 이야기해 봐라.”
“알겠습니다. 회장님.”
“민호 너는 빨리 드림 종합건설과 거래 끝내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회장도 주식 빨리 넘긴 다음 움직여라.”
“네. 회장님.”
이환건 회장은 이선수를 다시 만나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 * *
이민욱 부회장의 만남 요청을 최현종 회장은 승낙했다.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였다.
그리고 삼두 그룹이 힘을 실어 주면 재계가 움직여 정부의 입찰 변경에 문제 제기가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만나니 최종현 회장의 생각과는 다른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삼두 전자에서 제1이동통신을 인수할 수 있도록 자금을 빌려주겠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최 회장님.”
한 세대 아래인 이민욱 부회장은 최현종 회장의 편안한 말투를 자연스럽게 받았다.
“왜지?”
“우리 회장님께서 하신 약속 때문입니다.”
은근슬쩍 진짜 의도를 감추는 말이었다.
하지만 최현종 회장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삼두 그룹 이환건 회장이 어떤 사람인데.
“선견 그룹이 제1이동통신을 인수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하신 것 말입니다.”
최현종 회장은 속으로 ‘방해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이익보다 손실이 크다고 판단해서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선수 사장을 방해하려는 것은 아니고?”
“하하. 이제 막 재계에 발 디딘 이선수 사장입니다. 삼두 그룹이 그렇게까지 신경 쓸 사람은 아니죠.”
애써 웃으며 말했지만, 속은 쓰렸다.
이선수에게 당한 것이 있으니.
“내 귀에는 아니라고 들리는데?”
“이유가 무엇이 됐든 선견 그룹에 도움이 되는 일 아닌가요?”
“도움이 되기는 하지. 하지만 얼마나 빌려줄 건가?”
“최대 2천억 원입니다.”
“…….”
최현종 회장은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3년 안에 갚으시면 됩니다. 이자는 1%입니다.”
3년이면 충분했다.
거기에 이자가 1%라니.
“공짜로 빌려주겠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공짜가 아닙니다. 우리 회장님이 하신 약속을 지키는 것이니까요.”
“허허. 진심이든 아니든, 이 회장님에게는 고맙다고 전해 주게.”
“도움을 허락하시는 겁니까?”
최현종 회장의 마음에 쏙 들게 말하고 있었다.
도움을 허락하느냐는 것이라니.
“당연히 허락하지. 하하. 이번 일 잘되면 이 회장님과 같이 거하게 식사라도 할 수 있게 약속을 잡아주게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얼마나 필요하신지?”
“이왕 하는 것 최대로 할 생각이네. 2천억 원 다 빌려주게.”
최현종 회장은 통 크게 입찰할 생각이었다.
* * *
제1이동통신서비스 입찰 당일.
이번 입찰은 한우주 총리가 직접 주관했다.
그가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총 5개 회사가 입찰했다.
제1이동통신 서비스의 주식 23%를 가장 높은 가격으로 사는 회사가 인수하는 것이다.
입찰 서류를 제출하고 곧 발표했다.
“1위는 6,271억 원을 제출한 선견 그룹입니다.”
말도 안 돼.
“2위인 드림 종합건설이 제출한 5,271억 원보다 1천억 원 더 많습니다.”
선견 그룹은 분명 4,271억 원을 써냈었다.
그래도 현실이 바뀌었으니 혹시나 해서 1천억 원을 더 써서 5,271억 원을 쓴 것이다.
“이선수 사장?”
최현종 회장이다.
“아무리 밀어주는 곳이 있더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하게나.”
승리자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제1이동통신 23%의 주식 가치는 2천억 원 정도입니다. 왜 6천억 원이나…….”
원래 선견 그룹이 4,271억 원에 인수했을 때도 가치보다 2천억 원이나 더 주고 산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
나중에는 최현종 회장의 선견지명이었다고 했지만.
“그러는 이선수 사장은 왜 5천억 원이나 썼나?”
“…….”
대답할 수 없었다.
바뀐 현실에서 또 바뀌었다.
하지만 분명 꿈에서 본 신문 사진은 내가 제1이동통신을 인수했다.
“좋은 경쟁이었네.”
패자에게 하는 말이군.
“아직 경쟁은 안 끝났습니다. 회장님.”
“그런가? 입찰은 끝났네. 패배를 인정할 줄도 알아야지.”
꿈이 나를 배신하는 건가?
“회장님!”
최현욱 부회장이 다가왔다.
“부회장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왔나?”
원래 최현욱 부회장은 입찰장에 오지 않기로 되어 있었다.
중요한 원유 거래 때문이었다.
“그게 아니라. 잠시만…….”
“그냥 여기서 이야기해.”
“거래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뭐?”
최현종 회장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지는 것이 보였다.
순간 나는 이것이 기회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가서 이야기하자.”
최현종 회장과 최현욱 부회장이 급하게 입찰장 밖으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뒤따라가서 무슨 문제인지 몰래 듣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선수 사장이신가?”
“네. 총리님.”
“아깝게 됐어요.”
“아닙니다.”
“시간 있으면 나하고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좀.
“죄송합니다.”
나는 고개 숙인 다음 빠르게 걸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