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66)
꿈꾸는 재벌 66화(66/249)
66. 선견 그룹의 선택
엘아이 전자 고진웅 사장은 나에게 삼선 이동통신 인수를 허락받으러 한 것이 분명했다.
독점 형태로 갈 생각이 없으니 엘아이 그룹이 삼선 이동통신을 인수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대신 엘아이 그룹이 한본 제철을 인수하겠다고 한 것이 신경 쓰였다.
원래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아야 하는 상황인데.
어쨌든 한본 제철 인수 때문에 엘아이 그룹은 자금 부담이 생길 것이 분명했다.
1조 원을 대출받으면 IMF가 터지면서 엄청난 이자를 내야 한다.
물론, 엘아이 그룹이 자금 여력이 있어 1조 원을 갚으면 안 내도 된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엘아이 그룹이 쉽게 팔 수 있는 곳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엘아이 화학이었다.
“리스트를 작성해야 하나?”
원래 생각하고 있었던 회사가 있었다.
굵직한 몇몇 회사다.
슬슬 조짐이 보이고 IMF가 일어나면 매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이 회사들을 인수하고 안정화해야 한국에서 진정한 재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도 빠르게 달려왔네.”
1993년부터 이정석 선배와 시작해 1997년인 지금 대기업인 드림 종합건설과 드림 텔레콤을 중심으로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이 됐다.
사실 거래 규모나 자금 규모로 보자면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가 최고지만.
“그래도 시작했으면 최고는 되어 봐야 하지 않겠어?”
악연인지 선연인지 모를 삼두 그룹.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 최고의 재벌 그룹으로 자리 잡는다.
물론, 그건 꿈에서 본 기억이고.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바꿀 것이다.
* * *
이환건 회장의 회의 후 삼두 그룹은 거북이가 목을 넣고 움츠러들 듯이 사업을 단단하게 줄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환건 회장의 지시로 삼선 이동통신 지분 매각에 들어간다.
하지만 선견 그룹의 의사와는 다른 결정이었다.
선견 그룹을 설득해 삼선 이동통신을 만든 이민욱 부회장은 선견 그룹 최현종 회장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 * *
“양해? 이게 지금 양해를 구한다고 될 일인가?”
선견 그룹 최현종 회장은 앞에 앉은 삼두 그룹 이민욱 부회장에게 호통치듯 말했다.
그런 최현종 회장에게 이민욱 부회장은 담담하게 말했다.
“상황은 언제나 변하는 것입니다. 회장님.”
최현종 회장은 기가 막혔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언제는 같이 힘을 합쳐서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하자고 하더니!”
어떻게 보면 삼두 그룹은 최현종 회장의 오랜 꿈을 이용한 것이다.
무려 10년을 준비한 이동통신 사업자를 이선수에게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준비한 것도 아까웠다. 그래서 삼두 그룹에서 제2이동통신 사업자 컨소시엄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회장님.”
“아니라는 말로 그냥 넘어가자는 건가? 우리 기술은 기술대로 빼 먹고?”
10년 동안 준비한 이동통신 기술.
그것은 이동통신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는 핸드폰에도 적용될 만한 기술이었다.
그것을 삼두 전자가 고스란히 습득하게 된 것이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그건 아닙니다. 솔직하게 상황만 괜찮았다면 시간을 두고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했을 겁니다.”
이것은 최현종 회장도 인정하는 것이었다.
드림 텔레콤의 강점은 전국 곳곳에 있는 기지국이었다.
이것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다.
통신망만 해결된다면 삼두 전자의 핸드폰이라는 무기로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 아닌가!”
“그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최 회장님.”
미안하다고 하면서 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을 짓는 이민욱 부회장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최현종 회장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삼두 그룹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시오. 이민욱 부회장.”
“마음대로 할 생각이 없으니 이렇게 찾아온 것 아닙니까. 삼선 이동통신은 엘진 이동통신과 합병할 것 같습니다.”
최현종 회장의 눈이 커졌다.
손도 부들부들 떨렸다.
“지금 통보하는 건가?”
“통보가 아닙니다. 엘진 이동통신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승인하겠다고 했습니다.”
삼선 이동통신을 인수할 의향이 있는 회사가 없으니 엘진 이동통신이 가장 좋은 조건일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정부 승인 문제까지 해결됐다.
“엘진 이동통신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7천억 원입니다.”
꽝!
결국, 최현종 회장은 앞에 있는 테이블을 손으로 내리칠 수밖에 없었다.
“이게 통보지! 통보가 아니란 말인가? 7천억? 지금까지 들어간 돈만 해도 7천억 원은 될걸세!”
삼선 이동통신을 만들기 위해 출자한 돈만 2천억 원이었다.
삼두 그룹이 3,500억 원을 내기는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들어간 돈이 2천억 원이다.
그리고 돈으로 따지기 힘든 통신 기술까지 제공했다.
“최 회장님! 잘 생각해 보십시오. 삼선 이동통신은 계속 손실을 볼 겁니다.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몇 배가 더 들어갈지 모릅니다.”
“그걸 몰라서 이러나? 더 좋은 방법을 찾자는 것 아닌가.”
“더 좋은 방법이라면? 선견 그룹에서 우리 쪽 지분을 다 인수하시겠다는 건가요?”
최현종 회장은 속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았다.
삼두 그룹에서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려면 최소 3,500억 원은 필요했다.
그것만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더 들어가야 하는 자금을 생각하면 엄두가 안 난다.
“어차피 삼선 이동통신 지분은 삼두 그룹이 더 많습니다.”
초기 합자 비용을 삼두 그룹이 더 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삼두 그룹이 51%.
정부 규제도 교묘하게 피해 갔다. 삼두 그룹 소속이 아닌 위장 계열사를 만들어 주식을 10%가 아닌 51% 확보했다.
담당 공무원도 선견 그룹도 알면서 침묵했다.
그리고 선견 그룹이 49%였다.
“진짜 통보만 할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최 회장님을 만나러 오지 않았을 겁니다.”
이민욱 부회장은 자신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했다.
“그럼 나머지는 실무진 선에서 하겠습니다.”
소파에서 일어나는 이민욱 부회장.
그럼에도 최현종 회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말대로 삼두 그룹이 삼선 이동통신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이민욱 부회장은 살짝 고개 숙인 다음 나갔다.
한참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던 최현종 회장은 입술을 깨물며 일어났다.
“너희들이 그렇게 한다면 나 역시 다르게 해 주지.”
최현종 회장은 동생이자 부회장인 최현욱을 불렀다.
* * *
“뭐 그딴 자식이 다 있습니까! 형님 그걸 그냥 보냈어요?”
“그럼 어떻게 할까? 멱살이라도 잡을까?”
“그러시지 않으셨어요.”
“젊은 놈 멱살 잘못 잡았다가는 내가 다칠 거라는 생각은 안 해 봤냐?”
최현욱 부회장은 아차 싶었다.
“그건 그렇네요. 하지만 진짜 너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멱살 한번 잡아보련다.”
“다른 방법이요?”
“그래.”
최현종 회장이 씨익 웃었다.
최현욱 부회장은 왜인지 모르게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의 형인 최현종 회장이 이렇게 나올 때마다 뒷수습이 어려운 일이 일어났었다.
“형님. 그래도 조금은 진정하시고…….”
“진정? 내가 진정하게 생겼냐? 칼만 안 들었지. 완전 날강도야. 날강도. 그런 삼두 그룹에 비하면 드림 그룹은 양반이지.”
“여기서 왜 드림 그룹이 나와요?”
“생각해 봐라. 원유로 딜을 하면서 제1이동통신 가져갔을 때.”
“그런데요?”
최현종 회장은 한숨이 나왔다.
“그때 이선수 회장은 원유 가격을 더 불렀어도 됐다. 그런데도 국제가격보다 저렴하게 줬어.”
“그건 제1이동통신을 가져가기 위해서 그런 것 아닙니까.”
“쯧. 반대로 생각해 봐라. 너 같으면 원유 그 가격에 주겠냐?”
“으음.”
최현종 회장은 다른 예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삼두 그룹이었다면 원유를 그 가격에 주겠냐?”
예가 적절했는지 최현욱 부회장이 바로 대답했다.
“아니죠. 삼두 그룹은 더 받아먹었을 겁니다.”
“그래. 하지만 이선수 회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지. 제1이동통신의 가치를 더 높게 쳐 줬던 거야.”
최현종 회장은 이선수와 협상할 때를 기억했다.
“그건 그렇죠. 그런데 드림 그룹… 그러니까 이선수 회장은 왜?”
“왜기는 우리 지분 다 넘기고 기술까지 다 넘겨주려고 그러지.”
“네?”
최현욱 부회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어서였다.
“네가 그렇게 반응할 정도면 삼두 그룹은 상상도 못할 거다.”
“그렇기는 하죠. 제1이동통신을 빼앗겨서 제2이동통신을 시작한 건데요.”
“삼두 그룹은 이선수 회장에게 삼선 이동통신을 절대 넘길 생각이 없을 거야.”
이선수와 삼두 그룹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아! 우리가 이선수 회장에게 지분과 기술을 넘기면…….”
“삼두 그룹은 길길이 날뛰겠지.”
최현종 회장이 삼두 그룹의 멱살을 잡는 방법.
그것을 최현욱 부회장은 확실히 이해했다.
“좋은 방법 같습니다. 형님.”
최현종 회장이 사고에 가까운 일이 아닌 정상적인 일을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최현욱 부회장은 안도했다.
하지만 너무 빠른 판단이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한다니 좋다. 이선수 회장을 만나러 가자.”
“지금요?”
“말 나온 김에 해야지. 질질 끌다가는 안 된다.”
“아니, 형님. 이선수 회장에게 만나러 간다고 연락이라도 해야…….”
“연락은 가면서 하면 되지.”
최현종 회장이 옷을 챙겨서 거침없이 사무실을 나섰다.
최현욱 부회장은 당황하며 따라나섰다.
“형님. 이선수 회장 연락처는 아세요?”
“그건 네가 알아야지. 내가 일일이 기억하고 다니냐?”
최현욱 부회장은 급하게 따라오는 비서실장에게 말했다.
“이 실장. 드림 그룹 이선수 회장에게 연락해서 우리 회장님이 만나러 가신다고 해.”
“네? 네!”
비서실장도 이선수의 연락처는 없었다.
그렇다고 안 된다 말할 수도 없었다.
드림 그룹 비서실에 연락할 수밖에.
* * *
“갑자기 왜 찾아온다고 해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최현종 회장이 만나러 온다고 한 것을 김성웅 사장을 통해 들었다.
비서실에서 김성웅 사장에게 연락해 안 것이다.
“벌써 1시간 넘게 기다린 거죠?”
“그렇습니다.”
비비 인더스트리에 새로운 과학자가 왔다. 그래서 비비 인더스트리에 있었다.
페트로프 사장도 만나 이야기할 것도 있었다.
한참 이야기 중에 최현종 회장이 무조건 만나러 온다는 소식에 복귀하는 중이었다.
“최 회장님이 원래 이런 성격인가요?”
내 말에 김성웅 사장은 웃으며 대답했다.
“최현종 회장이 좀 막무가내처럼 행동하는 것도 있습니다. 한번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습니다.”
선견 그룹 모두가 반대해도 최현종 회장은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었다.
그룹의 근간이 흔들리는 원유 문제만 아니었다면 제1이동통신은 끝까지 밀어붙였을 것이다.
“도착했습니다.”
임강민 대표가 말하는 동시에 차가 멈췄다.
임강민 대표가 조수석에서 내려 문을 열었다.
나는 빠르게 내려 김성웅 사장과 함께 사무실로 올라갔다.
* * *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최현종 회장과 최현욱 부회장이 보였다.
최현종 회장은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이거 주인도 없는 사무실에 쳐들어와서 미안합니다.”
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이다.
그래도 웃고는 있네.
“급하신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무조건 만나야 한다고 해서 오기는 했는데요.”
나는 두 사람이 있는 소파에 앉았다.
“이선수 회장… 우리 회장님이 좀 급한 것도 있어요. 이해해 줘요. 그리고 이선수 회장과 드림 그룹에 절대 해가 안 되는 일이니까.”
해가 안 된다는 것은 이익이 된다는 것인데.
무슨 이익이 있다는 걸까?
“혹시 원유를 더 확보하고 싶으신 건가요? 지금 당장은 어렵고 6월이나 지나야 가능할 겁니다.”
내 말에 최현종 회장이 최현욱 부회장을 보며 말했다.
“거봐라. 이선수 회장은 다르다니까.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지 않느냐.”
“그렇네요.”
최현욱 부회장도 형인 최현종 회장과 같은 생각이었다.
이선수는 불쾌한 기색을 거의 내비치지 않은 것도 모자라 필요한 것을 추측해 말했다.
그것도 안 된다는 말이 아닌 시간이 걸린다는 식으로.
“내가 욕심에 판단을 잘못한 거야. 삼두 그룹과 손을 잡는 것이 아니었어.”
삼두 그룹?
그럼 삼선 이동통신?
“혹시 삼선 이동통신 때문에 온 건가요?”
내 질문에 최현종 회장은 엉뚱한 말을 했다.
“이선수 회장 혹시 만 원짜리 한 장 있어요?”
갑자기 왜 만 원짜리를.
나는 지갑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