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73)
꿈꾸는 재벌 73화(73/249)
73. 서로의 결정
김성웅 사장은 이선수가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로 부른 줄 알고 왔다.
그런데 이선수의 표정을 보니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거의 웃는 표정이었던 이선수가 웃지 않고 있었다.
싱가포르에 혼자 남을 때도 그랬다는 것을 기억하며 물었다.
“회장님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래야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김성웅 사장은 자신의 모든 인맥과 능력을 동원해 이선수의 고민을 해결할 생각이었다.
그 때문에 그동안 쌓아 왔던 인맥이 사라진다 해도.
“김 사장님.”
김성웅 사장은 긴장했다.
이선수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몰라서였다.
그런데.
“먼저 사과할게요.”
“네? 사과요?”
이선수가 자신에게 사과할 일이 있는지 생각해 보지만,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네. 사과요.”
“회장님께서 제게 사과할 일이 뭐가 있으시다고…….”
“기하 자동차요.”
김성웅 사장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기하 자동차 때문에 회장님께서 왜 사과하신다는 겁니까?”
“전에 김 사장님이 기하 자동차 인수에 관해 말했을 때 반대했잖아요.”
김성웅 사장은 이제야 이해했다.
그리고 살짝 가슴이 뛰었다.
“그 말씀은 기하 자동차를 인수하시겠다는 겁니까?”
“그럴 생각이에요.”
김성웅 사장은 주먹을 꽉 쥐었다.
기뻤다.
솔직하게 드림 그룹 총괄 사장이지만, 김성웅 사장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적이 없었다.
그룹 계열사를 조율하고 문제가 되는 것을 해결할 뿐이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그의 능력을 인정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성웅 사장 자신은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기하 자동차 인수가 드림 그룹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이선수에게 말했었던 것이다.
“정말이십니까?”
“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기하 자동차가 부도 유예 신청했잖아요.”
“그건 아쉬운 일이긴 합니다.”
기하 자동차는 부도 유예를 신청해 28개 계열사를 14개로 줄이고 부채를 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회생하겠는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기하 자동차는 결국, 부도가 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왜 그렇게 확신하시는 거죠?”
나는 정말 궁금했다.
나야 꿈에서 본 것 때문에 안다고 하지만, 김성웅 사장은 아니었다.
“기하 자동차는 그동안 무리한 사업 확장을 했습니다. 계속 자동차가 잘 팔렸으면 모르겠지만, 대현 자동차에 밀려…….”
꽤 많은 준비를 했던 것 같았다.
기하 자동차의 문제점을 달달 외우다시피 하고 있었다.
“결국, 때를 놓친 겁니다. 기하 자동차가 살아날 방법은 대규모 투자뿐입니다. 그것도 최소 1조 원이상 되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지금 상황에 기하 자동차를 살리겠다고 1조 원을 투자할 곳은 없다.
“그럼 기하 자동차를 인수할 때도 돈이 많이 들 텐데요. 1조 원이 넘지 않나요?”
내 말에 김성웅 사장은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 왜 이러십니까. 1조 원 투자해서 부실 상태인 기하 자동차를 살려 봤자 주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맞다.
돈만 날릴 가능성이 많았다.
“하지만 털 것 다 털고 핵심만 인수한다면 2조 원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드림 그룹은 그럴 여력이 있고요.”
“그 여력은 국내에 신사업을 진행하지 않아서 생긴 것 아닌가요? 김 사장님?”
“맞습니다. 회장님께서 기하 자동차를 인수할 체력을 만드신 겁니다.”
기하 자동차 인수는 김성웅 사장 주도로 해도 될 것 같았다.
“알겠어요. 기하 자동차를 어떻게 인수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 보세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김성웅 사장은 이제야 제대로 일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어요. 연말쯤 되면 기하 자동차가 손을 들지도 모릅니다.”
김성웅 사장도 이선수와 같은 생각이었다.
기하 자동차는 어렵게 살아나려고 노력하다가 연말쯤 손을 들 것이다.
그런데 이선수는 기하 자동차에 관심이 없었으면서 어떻게 이런 것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회장님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네. 말씀하세요.”
“회장님께서는 기하 자동차가 연말쯤 손을 들 수밖에 없다고 어떻게 결론을 내신 겁니까?”
조금은 돌려서 말해야겠지.
“아시아의 경제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거든요.”
“혹시 최근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외환 위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관심은 있었나 보네.
당연한 건가?
“맞아요. 곧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IMF를 신청할 겁니다.”
“그걸 어떻게 확신하시나요?”
싱가포르 고척 총리 핑계를 댈 생각이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드림 컴퍼니에 요청한 것이 있습니다. 달러 예금을 인출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죠.”
“아!”
김성웅 사장은 이정석이 어떻게 싱가포르 고척 총리로부터 전용기를 빌릴 수 있었는지 이해했다.
“싱가포르 고척 총리와 면담하면서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위기기 진짜라고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아무래도 그렇겠죠. 외국 투자자들은 안전하지 않은 아시아에서 투자금을 뺄 겁니다.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겠죠.”
이제야 이선수가 왜 이렇게 드림 그룹을 단속했는지 이해가 됐다.
그렇다면 기하 자동차의 인수는 무리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문이 들었다.
“회장님, 위기가 온다면 기하 자동차 인수는…….”
“괜찮습니다. 해도 됩니다. 그런 것 무섭다고 할 수 있는 것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드림 건설과 드림 텔레콤의 자금이 대규모로 투입될 텐데요.”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두 회사다.
“그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혹시 다른 대안이라도?”
“이번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차 재개발하잖아요.”
“그렇죠. 그래도 대금을 다 받는 것이 아니어서.”
대부분 재개발 기간 동안 나누어 공사 대금을 받는다.
“한 번에 받으면 되죠.”
“한 번에요?”
“네. 10억 달러를 한 번에 받을 생각입니다.”
기하 자동차 부도 확정까지는 5개월 이상 남았다.
그동안 새로 계약한 가스와 원유 판매 이익만으로 충분했다.
“그리고 인수 의향은 상황을 봐 가면서 할 겁니다. 최대한 유리한 입장에서요.”
“물론입니다.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2차 재개발 대금 10억 달러면 현재 8,200억 원이다.
드림 건설과 드림 텔레콤의 부담이 확 줄어든다.
하지만 이선수가 말한 상황이 원 달러 환율이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 * *
삼두 그룹 이환건 회장은 이민욱 부회장과 둘이서 저녁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이민욱 부회장은 솔직하게 이런 식사 자리가 편하지 않았다.
특히나 저녁 식사에서 둘이서만 하는 것은.
“그래. 그룹 내에서 불평이나 불만은 없더냐?”
“없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적당한 보상을 주고 달래니 거의 사라졌습니다.”
매각한 계열사는 고용 승계로 직원 대부분을 넘겼다.
폐업하거나 다른 계열사와 합병한 회사 직원은 핵심 인원만 남기고 퇴직금을 두둑하게 줘서 내보냈다.
“그룹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 같으냐?”
“전자에 연구 설비에 투자하고도 꽤 여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민욱 부회장은 자신이 밥을 먹는 것인지 보고하는 것인지 몰랐다.
그래서 항상 이런 자리를 가진 뒤에는 소화제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드림 그룹은 어떻게 움직이더냐?”
이환건 회장과 이민욱 부회장은 항상 드림 그룹과 이선수를 주시하고 있었다.
“신규 사업을 중단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다녀 왔더군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네. 이선수 회장이 시작한 곳입니다.”
이환건 회장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유럽 지사 말로는 새로 시장이 된 푸틴과 나란히 단상에 올라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의 환호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래? 꽤 인기가 있나 보군.”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빈민가 재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이번에 10억 달러 규모로 2차 재개발 사업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허허. 난놈은 난놈이야.”
이환건 회장은 눈을 번뜩였다.
“그것 이외에 다른 국내 사업에 뛰어들 것 같은 낌새는 보이지 않느냐?”
“안 보입니다. 드림 건설과 드림 텔레콤도 내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탁.
이환건 회장이 갑자기 수저를 내려놨다.
이민욱 부회장도 수저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환건 회장의 밥그릇에는 밥이 절반이나 남아 있었다.
절대로 밥을 남기지 않는 이환건 회장이 밥을 남긴다?
이유가 있다.
이민욱 부회장은 긴장했다.
“민욱아.”
“네. 회장님.”
“기하 자동차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기하 자동차.
이 말 하나에 이민욱 부회장은 모든 것을 이해하고 예상할 수 있었다.
“경영만 잘했으면, 꽤 괜찮았을 겁니다. 부채가 너무 많습니다. 회장님.”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부채를 어느 정도 탕감받는 조건이라면?”
이민욱 부회장은 이환건 회장이 기하 자동차 인수를 무조건 할 것으로 생각했다.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하지만 지금 기하 자동차는 부도 유예를 신청하고 자구책을 마련 중입니다. 인수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릅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너도 알지 않느냐. 기하 자동차는 침몰하는 것을 절대 막을 수 없다. 짐을 너무 많이 실은 배였거든.”
이미 침몰하기 시작한 배에서 짐을 버린다고 해서 배가 침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살아남아도 살아남는 것이 아닌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시간만 버는 것이다.”
이민욱 부회장은 이환건 회장의 정확한 의도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냥 예상만 해서는 안 된다.
“회장님께서는 기하 자동차를 인수할 생각이십니까?”
“그럴 생각이다.”
“그럼 계열사를 정리하고 전자에 집중 투자한다고 발표하신 것은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였습니까?”
이환건 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다. 그룹 방침은 그대로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 바뀌었지. 기하 자동차의 부실이 이 정도로 클 줄은 몰랐거든. 부실만 털어 내고 자동차 부문만 가져오면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익이 이환건 회장이 원하던 것에 다다르는 것이지만.
“전자에 투자하고 여력이 되는데 기하 자동차를 인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이환건 회장이 자신에게 현재 그룹 상황을 물어본 이유가 이거였구나 싶었다.
“너는 기하 자동차 인수에 반대하느냐?”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이환건 회장이 얼마나 자동차 사업에 진심인지 알아서였다.
그리고 기하 자동차 인수는 쌍웅 자동차 때문일지도 몰랐다.
쌍웅 자동차.
그전에는 동아 자동차였다.
쌍웅 그룹이 인수하면서 쌍웅 자동차로 바뀌었다.
삼두 그룹도 동아 자동차 인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쌍웅 자동차가 인수 금액을 너무 높게 불렀다.
예상하지도 못했다.
쌍웅 그룹에게 동아 자동차를 빼앗긴 이환건 회장은 말했었다.
‘언젠가 쌍웅 자동차를 눌러 버릴 자동차 회사를 만들 거다.’
기하 자동차면 충분히 가능했다.
“인수에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인수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른 것은 반대하겠다는 거냐?”
“삼두 그룹에 무리가 가는 일이 있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환건 회장은 씁쓸하게 웃었다.
사실 동아 자동차 인수 때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인수 금액을 정했었다.
어떻게 보면 잘한 일이다.
하지만 자존심 상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맞는 말이다. 외양간 하나 더 짓겠다고 잘 지어 놓은 외양간을 부수면 안 되지.”
이환건 회장이 자신의 생각에 동의할 줄 알았다.
이건 이환건 회장이 평소 자신에게 했던 일이니까.
“가장 먼저 할 일은 은밀하게 정부와 협상하는 일이다.”
이민욱 부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임기 말이니 푸른 기와집에서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임기 말을 잘 끝낼 수 있는 일이 될 테니까요.”
“그렇지. 방법은 알아서 해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기하 자동차가 부도 유예로 자구책을 마련한다 해도 쉽게 살아날 수 없게 하란 것이다.
삼두 그룹이라면 가능했다.
은행과 채권단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기하 자동차가 아무리 소리쳐도 정부는 들은 척도 안 할 것이다.
“그리고 2조 원까지 허락하겠다.”
이민욱 부회장은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정부와 은행 그리고 채권단에 작업하면 기하 자동차는 1조 원도 되지 않는 돈으로 인수할 수 있었다.
“다른 변수를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어렵게 준비한 밥상을 날로 먹으려는 놈들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나 대현 자동차는…….”
대현 그룹의 대현 자동차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현 자동차도 기하 자동차를 2조 원에 인수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기하 자동차 가치를 2조 원으로 보지 않을 테니까.
“예의 주시하면서 준비하겠습니다. 회장님.”
“그래. 국이 식었구나.”
이환건 회장은 수저를 다시 들면서 따뜻한 국을 다시 가져오라고 했다.
이민욱 부회장은 오늘도 소화제를 먹어야 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