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74)
꿈꾸는 재벌 74화(74/249)
74. 그 내기 저도 끼워 주시죠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결국 IMF 금융 지원을 신청했다.
그 여파가 금융 시장에 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과감한 금융 개혁을 발표하면서 더 안정적인 금융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부실이 있을 것 같은 은행을 통폐합하고.
기업이 더 쉽게 사업할 수 있도록 각종 세제 혜택을 줄 수 있게 법을 바꿨다.
싱가포르에서 빠져나가던 달러가 멈추고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럴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를 고척 총리는 드림 컴퍼니의 200억 달러의 은행 예치금으로 생각했다.
달러가 빠져나가도 든든하게 싱가포르 외환 보유고를 지켜 줬으니까.
“아닙니다. 이건 모두 총리님의 결단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입니다.”
지금 고척 총리의 전화를 받는 중이었다.
싱가포르가 완전히 외환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판단이 서자 고척 총리는 이정석 선배를 통해 전화 통화라도 하고 싶다 전해 왔다.
“계약이지 않았습니까. 충분한 대가를 받은 계약이었습니다. 아닙니다.”
고척 총리는 고맙다며 드림 컴퍼니에게 몇 가지 공공사업을 밀어 줄 것처럼 말했다.
“그렇게 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거절할 이유가 없다.
싱가포르를 위해 200억 달러를 인출하지 않았다.
그것에 감사하다는 이유로 준다는데.
“네. 싱가포르에 가면 만나러 가겠습니다.”
영주권도 나왔다고 한다.
싱가포르에 입국할 때 절차가 쉬워질 것 같았다.
지금은 무비자가 안 되니까.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성웅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
“싱가포르 고척 총리가 회장님을 무척 신뢰하시나 봅니다.”
“돈으로 맺어진 신뢰죠. 그리고 드림 건설에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네요.”
“좋은 일이요?”
“공공 건설을 드림 컴퍼니에 준다고 하네요.”
드림 컴퍼니가 공공 건설을 수주하면 당연히 공사는 드림 건설이 하게 된다.
건설사도 아닌 드림 컴퍼니가 어떻게 공공 건설을 수주할 수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가능했다.
총리가 사실상 싱가포르를 지배하는 왕이나 다름없다.
계속 세습하거든.
반대가 심하면 드림 건설을 직접 보내서 공공 건설을 수주하게 해도 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정말 좋은 일입니다. 회장님.”
“네. 그런데 보고 할 것이 뭔가요?”
김성웅 사장이 막 들어왔을 때 고척 총리와 전화가 연결됐었다.
“삼두 그룹이 기하 자동차를 노리는 것 같습니다. 회장님.”
나는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놀란 척했다.
“삼두 그룹이요?”
“네.”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혹시나 싶어서 예전 인맥 좀 동원해 기하 자동차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김성웅 사장이 동원한 인맥은 정부 기관부터 은행권까지 다양했다.
“최근에 이민욱 부회장이 재경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재경부 장관을 왜?
국가 예산을 담당하고 집행하는 일을 하는 곳인데.
내 의문을 해소해 주려는 듯 말했다.
“한국은행 총재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재경부 장관입니다.”
1999년 전까지 은행의 감독 업무는 한국은행이 하고 있었다.
1999년에 은행, 증권, 보험 등의 금융의 감독 업무 기관을 설립한다.
금융감독원이다.
“그리고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만날 약속을 잡았더군요.”
김성웅 사장의 인맥이 대단하다 싶었다.
삼두 그룹에서는 비밀리에 이 모든 일을 하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림이 딱 그려지네요.”
“그렇습니다. 삼두 그룹은 정부와 접촉해서 기하 자동차를 인수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만난다는 것만으로 삼두 그룹이 어떻게 기하 자동차를 노린다고 생각할 수 있나요?”
김성웅 사장은 씨익 웃었다.
“재경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가 기하 자동차 관련 서류를 다 가져오라고 했답니다.”
확실하네.
“삼두 그룹이 정부와 손을 잡고 기하 자동차를 인수하려 한다면 우리가 끼어들 자리가 있을까요?”
기하 자동차 매각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삼두 그룹이 될 수도 있었다.
“더 알아봐야 하겠지만, 끼어들 수 있을 겁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대현 자동차 때문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원래 기하 자동차는 대현 자동차가 인수했다.
그것을 나와 삼두 그룹이 가로채려는 것이다.
“지금쯤 대현 자동차에서도 삼두 그룹이 정부와 접촉했다는 것을 알 겁니다.”
“대현 자동차도 여기저기에 사람이 좀 많나 보네요.”
“그렇습니다.”
한국 재벌치고 정부 관리 그리고 국회의원과 관련되지 않은 곳은 없다.
“이런 경우 정부도 두 그룹 간에 경쟁을 유도할 겁니다.”
“우리까지 세 그룹이겠네요.”
“그렇습니다. 어쨌든 기하 자동차 부도는 기정 사실이 된 것 같습니다.”
나는 또 의문이 들었다.
“부도가 빨라질 수도 있나요?”
“빨라질 겁니다. 부실기업인 기하 자동차를 인수하려는 그룹이 나왔으니까요.”
빨라진다는 것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기하 자동차의 자구책이 소용없게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채무를 일부 탕감해 줄 수 있게 한다.
인수할 기업에게 부담을 줄여 준다는 명목으로.
어떻게 보면 특혜다.
“그래도 9월은 돼야 기하 자동차 부도가 확실해질 겁니다.”
아직 6월이다.
9월이면 얼마 안 남았다.
자금이야 충분하니 문제 없었다.
“김 사장님이 바빠지시겠네요.”
“즐거운 바쁨입니다.”
“알겠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2차 재개발 사업 계약 더 빨리 진행하죠. 계약과 동시에 10억 달러 지급하는 것으로 하고요.”
김성웅 사장은 웃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이선수가 먼저 해서였다.
“알아서 챙겨 주시니 감사합니다.”
“대신 10억 달러를 바로 환전해서 대금 지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어차피 인수 대금 완납은 한꺼번에 하지 않으니까요.”
작은 회사야 얼마 안 되니까 인수 대금을 금방 낼 수 있다.
하지만 1조 원이 넘어가는 인수 대금을 한 번에 내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자금 조달 계획이라는 것도 제출하게 된다.
계약금 정도는 드림 건설이나 드림 텔레콤이 보유한 돈으로도 충분했다.
“다른 것은요?”
“다들 잘하고 있어서 특별하게 보고할 사항은 없습니다. 회장님.”
“네. 그럼 고생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김성웅 사장이 인사하고 나갔다.
나가는 김성웅 사장의 등을 보며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하 자동차 인수에 관한 정보를 빨리 알게 되어서였다.
몰랐다면 급하게 준비하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정보를 빨리 알게 된 이상 삼두 그룹에 기하 자동차를 빼앗길 생각은 없었다.
아니.
무조건 인수한다.
* * *
“임자래. 너무하누만!”
대현 그룹 정영 회장은 앞에 앉은 이환건 회장에게 소리치듯 말했다.
이환건 회장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말했다.
“내가 뭐를 너무한다는 건지?”
“몰라서 묻네?”
“모르니까 묻는 것 아닙니까.”
“전자도 모자라서 자동차까지 욕심내?”
이환건 회장도 할 말이 있었다.
“그러는 대현은 전자에 욕심내지 않았나요?”
대현 전자도 반도체 생산 회사를 설립했다.
“기건 다르지. 우리는 반도체만 하는 기야. 테레비 같은 것은 손대디 않아!”
“그래서 자동차에 손대는 삼두 그룹이 못마땅하다?”
“못마땅하디! 암! 못마땅해!”
“그런 일 때문에 만나자고 한 겁니까? 정 회장님?”
“당연하디. 삼두만 정부하고 짝짝꿍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내레 정부하고 말 끝냈어.”
이환건 회장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대현 그룹에서 정부와 접촉한 사실은 보고 받았다.
그래서 오늘 정영 회장이 만나자고 한 것을 승낙한 것이다.
“삼두에서 제안한 것 중 기본적인 것은 그대로 진행할 기야.”
이환건 회장은 피식 웃었다.
“정 회장님도 장사꾼은 장사꾼이군요.”
“당연한 것 아닌가?”
기본적인 것.
기하 자동차의 부도 유예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은행과 채권단이 더는 기하 자동차를 압박한다.
그리고 인수 기업에게는 채무의 일부를 탕감해 주는 동시에 5년간 이자를 동결한다.
“임자하고 나하고 제대로 경쟁하는 거지.”
“인수 가격만 올리는 일이 될 겁니다. 정 회장님.”
“기래? 자신 없니?”
이환건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삼두 그룹에 기하 자동차를 인수할 겁니다.”
그리고 바로 몸을 돌려 나갔다.
그것을 본 대현 그룹 정영 회장은 커피잔을 들어 올렸다.
“아 새끼래. 아까운 커피 안 마시고 가네.”
커피를 마시면서 정영 회장은 삼두 그룹이 기하 자동차 인수에 꽤 많은 돈을 쓸 것을 알았다.
나머지 조건은 비슷하니까.
“1조 5천억은 돼야 하겠지?”
채무 탕감과 이자 감면 등을 포함한 기하 자동차 인수 적정가격은 1조 1천억 원 정도였다.
정영 회장은 4천억 원을 더 쓸 생각이었다.
* * *
경제인 모임이란 것이 있다.
하지만 경제인 모임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었다.
지역 경제인이 모임도 있고 같은 업종 경제인 모임도 있다.
그리고 재계 순위 100위까지 모이는 경제인 모임도 있다.
30위까지 모이는 모임도 있기는 했다.
지금은 100위까지 모이는 경제인 모임이었다.
그 모임에 참석했다.
“오. 이 회장.”
선견 그룹 최현종 회장이 나를 먼저 알아보고 다가왔다.
그렇지 않아도 혼자서 왜 왔나 싶었다.
초청장이 와서 오긴 한 거지만.
“최 회장님.”
“신수가 더 좋아 보이는구먼.”
“회장님도 좋아 보이십니다.”
“하하. 아주 좋지. 아주 좋아. 삼두 그룹에서 방방 뛰었을 것을 생각하니까.”
삼선 이동통신 이야기인 것 같았다.
“덕분에 드림 전자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가?”
“네.”
선견 기술통신의 보유한 기술 덕분에 드림 전자에서 핸드폰 개발이 빨라졌다.
아주 작은 기술이라도 모르면 해결할 방법을 찾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 것을 선견 기술통신의 기술로 해결할 수 있었다.
“최 회장.”
누군가 다가왔다.
그를 본 최현종 회장이 반응했다.
“고 회장도 이번에는 참석한 거요?”
한국에서 고 씨 성을 가진 회장은 단, 한 명이다.
엘아이 그룹 고한평 회장.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재미있는 일? 아. 그거.”
뭐지?
나만 모르는 그들만의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았다.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군가?”
“고 회장 몰라? 재계의 떠오르는 신성?”
고한평 회장은 나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신성이면 드림 그룹 이선수 회장?”
나는 바로 인사했다.
“드림 그룹의 이선수입니다. 고한평 회장님.”
“예의는 바르구먼.”
“협력하는 관계이니까요.”
엘아이 전자와는 아직도 협력 관계다.
핸드폰을 공급받고 핸드폰 기술도 이전 받았다.
엘진 이동통신이 인수한 삼선 이동통신의 주식 49%도 보유하고 있었고.
“협력하지 않는 관계라면 달랐을 것처럼 말하는군.”
“상황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자신감 마음에 들어.”
고한평 회장이 나를 그렇게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슬슬 부딪치는 건가?”
고한평 회장이 어디론가 고개를 돌렸다.
나 역시 고개를 돌려 봤다.
그곳에는 삼두 그룹 이환건 회장이 있었다.
이환건 회장 곁에는 꽤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아무래도 재계 순위 1위의 삼두 그룹이니까.
그리고 누군가 다가간다.
곧 누군지 알았다.
대현 그룹 정영 회장이다.
실물로 보는 것은 처음이다.
뉴스나 신문으로 봐서 얼굴은 알고 있었다.
“응?”
고한평 회장인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봐도 이상했다.
고한평 회장이 말한 것을 생각해 보면 삼두 그룹 이환건 회장과 대현 그룹 정영 회장은 불편한 만남을 가져야 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웃으며 대화하고 있었다.
“이쪽을 보는군.”
삼두 그룹 이환건 회장이 쳐다본 것이다.
그리고 정영 회장과 함께 이곳으로 왔다.
“이선수 회장 오래간만이야.”
이환건 회장이 먼저 내게 말했다.
“그렇네요.”
같이 온 정영 회장이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아새끼가 영감 뒤통수 후려친 놈이가?”
이환건 회장의 얼굴이 구겨졌다.
최현종 회장과 고한평 회장은 웃음을 참느라 애쓰고 있었다.
“누가 누구 뒤통수를 후려쳐!”
“영감 당하지 않았네? 삼두 건설 빼앗겼다고 들었는데?”
“빼앗긴 것이 아니고 매각한 거야!”
“그게 그거 아이가?”
이환건 회장이 화를 참으며 입을 다물자 정영 회장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새끼. 잘생겨서 여자 좀 후리겠구먼.”
“정영 회장님 저 아새끼는 아닙니다.”
“기래? 나이가 몇이가?”
32살이라고 말하면 바로 아새끼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이로 사람 판단하면 안 되지요. 정 회장님.”
뒤를 돌아봤다.
태평 그룹의 김우정 회장이 서 있었다.
“나이가 적든 많든 하나의 일가를 이루었다면 제대로 대접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정 회장의 말에 정영 회장이 웃었다.
“하하. 기래. 맞는 말이디. 내 사과하갔어. 이선수 회장.”
후아.
나 빼고 재계 순위 1위부터 5위까지 다 있네.
그것보다 김우정 회장을 만났다는 것이 더 컸다.
내 목표는 태평 자동차니까.
“긴디. 임자는 왜 왔어? 잘 안 오지 않았나?”
김우정 회장은 웃으며 말했다.
“삼두 그룹과 대현 그룹이 재미있는 일을 한다고 해서요.”
도대체 무슨 일이지?
다 아는 것 같은데 모르니 답답하네.
“왜? 임자도 끼어 보려고?”
“그럼 안 됩니까? 너무 먹기 좋게 포장을 해 놓는 것 같더라고요.”
“이거이 경쟁자가 하나 더 생겼구만 기래. 이 회장 좋갔어.”
이환건 회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김 회장은 이번 일에서 물러나지?”
“그럴 수는 없죠. 잘하면 대현 자동차를 뛰어넘을 기회인데요.”
이 말에 정영 회장이 반응했다.
“우리 대현 자동차를 뛰어넘어? 어림없는 소리! 내레 그런 일 없게 하갔어.”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았다.
기하 자동차다.
기하 자동차를 삼두, 대현, 태평 그룹이 인수하려 한다.
“누가 이기는지 내기 하갔어? 이기는 놈에게 정중하게 고개 숙이기 어때?”
“정영 회장이 고개 숙이는 것을 보게 되겠군.”
이환건 회장이었다.
“전 그런 것 필요 없습니다. 그냥 밥이나 사시죠.”
“기럼 되갔어. 이 회장과 나는 고개 숙이고 김 회장은 밥 사고.”
듣다 보니까 좀 그렇네?
자기들 마음대로 기하 자동차를 인수할 수 있을 것처럼 말했다.
지금 이 자리가 마치 선전포고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나도 참전해야겠지.
“그 내기 저도 끼워 주시죠.”
내 주변의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