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79)
꿈꾸는 재벌 79화(79/249)
79. 원금 포기할 수 있나요?
“한신 은행에 위임장 써 주죠. 하지만…….”
우주 은행 김전표 전무는 얼굴이 누렇게 변했다.
한신 은행 양준모 전무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네. 회장님.”
“대출은 9천억만 하기로 하죠.”
“필요하신 돈은 2조 원인데요.”
“정확하게는 9천억 원입니다. 드림 건설과 드림 텔레콤이 보유한 현금이 있습니다.”
양준모 전무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더 대출해 달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대출 하나 없는 드림 건설에 9천억 원 대출이라도 해 주려면.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럼 남은 것은 민국 은행이군요. 한신 은행에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지급할 겁니다.”
민국 은행 대표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렇게 하시죠.”
“채무도 이렇게 정리가 끝나면 기하 자동차의 부도는 없던 일이 되는 겁니다. 끝났으니 이만…….”
깔끔하게 끝내고 일어나려 했다.
그런데 우주 은행 김전표 전무는 끝나지 않은 것 같았다.
“저기! 이선수 회장님! 그냥 우주 은행의 채무는 유지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자도 일정 부분 감면이 가능합니다.”
김전표 전무는 예전 드림 건설 때의 사건이 떠올랐다.
그때도 한신 은행에서 드림 건설의 채무를 인수했다.
그 일 때문에 오환진 은행장은 자리를 내놓을 뻔했다.
그런데 지금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오환진 은행장이 자리에서 내려오면 자신도 무사할 수 없었다.
“그래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자 감면해 준다는데.
한신 은행 양준모 전무가 우주 은행 김전표 전무에게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것 봐요. 김 전무! 지금 뭐하는 겁니까?”
다 끝난 마당에 김전표 전무가 고춧가루를 뿌리는 것이다.
우주 은행이 이자를 감면해 주면 한신 은행도 이자를 감면해 줄 수밖에 없다.
“뭐하는 것 같습니까. 고객 유치입니다. 우량 고객을 그냥 놓칠 수는 없지 않나요?”
“아니, 그건 상도덕이 아니죠. 드림 그룹은 한신 은행의 주고객입니다.”
“드림 그룹이 언제까지 한신 은행의 주고객이 되리라는 법은 없지 않나요?”
그래. 서로 싸워라.
그리고 이자를 더 많이 감면해 주는 곳이 내 편이다.
“오환진 은행장께 허락 맡고 말이나 하시죠.”
“이 정도는 내 권한으로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얼마나 깎아 주시려고요?”
“밀린 이자는 탕감하고 원금 9천억 원은 드림 그룹이 기하 자동차를 인수하는 시점부터 이자를 다시 계산할 겁니다.”
양준모 전무가 당황하네.
그렇겠지.
우주 은행 이자가 2,400억 원이다.
한신 은행은 얼마나 감면해 주려나.
“김전표 전무! 그 말 책임질 수 있어요?”
“책임질 수 있으니까 하는 거 아니요.”
두 사람이 서로 노려보며 눈싸움을 하네.
양준모 전무가 먼저 눈을 돌렸다.
포기한 건가?
아니었다.
나를 쳐다본다.
“회장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은행장님과 통화 좀 하겠습니다.”
그러세요.
잠시 기다리고 몇천억 원 감면 받는다면 남는 장사지.
그런데 김전표 전무도 핸드폰을 꺼냈다.
김전표 전무도 은행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어. 김 전무.”
우주 은행 오환진 은행장은 기분 좋게 전화를 받았다.
“기하 자동차에서 헛소리 듣느라 고생했지?”
기하 자동차가 어떻게든 살려고 몸부림 친다고 생각했다.
“뭐라고?”
[여기 이선수 회장님이 와 있습니다.]잘못 들었나 싶었다.
“누가 와 있어?”
[드림 그룹 이선수 회장님이요.]“이 회장이 왜?”
[기하 자동차의 채무를 모두 갚고 인수하려고 합니다. 그래서…….]오환진 은행장은 김전표 전무의 말을 그냥 들었다.
할 말이 없기도 했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했다.
[일단 이자 감면하고…….]오환진 은행장은 미쳤냐고 소리치려다가 멈췄다.
생각해 보니 김전표 전무의 판단이 괜찮았다.
“그래서 이선수 회장이 받아들였어?”
[아닙니다. 한신 은행 양준모 전무가 은행장과 통화 중입니다. 그것을 이선수 회장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은행장님 저에게 전권을 주십시오.]전권을 주겠다고 말하려던 오환진 은행장은 생각을 바꿨다.
“내가 직접 가서 결정하겠다고 해.”
[은행장님이요?]“그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이선수 회장님이…….]“한 시간 십분 안에 도착한다고 해. 무조건 그 안에 도착한다고!”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내가 갈 때까지 시간 끌어. 안 그러면 각오해! 끊어!”
전화를 끊은 오환진 은행장은 은행장실을 나가며 소리쳤다.
“차 대기시켜. 기하 자동차로 갈 거야. 내가 1층에 도착하기 전까지 차 와 있어야 해!”
비서가 다급하게 운전기사에게 전화하기 시작했다.
수행 비서가 따라붙었다.
“김 비서.”
“네. 회장님.”
“기하 자동차 본사까지 무조건 1시간 안에 도착해. 딱지 끊어도 상관없어. 경찰 라인 동원해서 에스코트할 수 있는지도 알아봐!”
“저기 경찰에는 어떤 이유로…….”
“그것까지 말해 줘야 해?”
“아… 아닙니다.”
오환진 은행장은 이선수가 나선 이상 기하 자동차는 드림 그룹에 인수될 것으로 생각했다.
이선수는 모든 준비가 끝난 후에 움직이니까.
삼두 건설 인수 때도 그랬다.
이번 기회에 드림 그룹… 아니, 이선수와의 관계를 개선해 볼 생각이었다.
한신 은행이 드림 그룹 덕분에 엄청나게 성장했다.
지금도 성장하고 있었다.
잘만 하면 턱밑까지 쫓아온 한신 은행의 성장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 * *
“이선수 회장님, 오환진 은행장님께서 1시간 10분 안에 오신다고 합니다. 은행장님께서 직접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실 겁니다.”
김전표 전무의 말에 나는 조금 놀랐다.
오환진 은행장이 직접 온다고 할 줄 몰랐다.
한신 은행 양준모 전무는 아직 전화 통화 중이었다.
그런데 김전표 전무의 말을 들은 것 같았다.
곧 전화를 끊더니 내게 와서 말했다.
“은행장님께서 직접 오시고 싶어 하셨지만, 일정 때문에 못 오십니다.”
“그래요?”
조금 아쉬웠다.
한신 은행은 이자 감면은 안 되는 것 같았다.
“한신 은행은 우주 은행처럼 이자 감면은 어려운가 보네요.”
“그건 아닙니다만…….”
말끝을 흐리는 것을 보니 우주 은행 조건을 맞추기는 어렵나 보네.
나는 계속 말하라는 의미로 쳐다봤다.
그러자 양준모 전무가 말했다.
“절반 정도는 감면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절반 정도면?”
“밀린 이자가 1,500억 원 정도입니다.”
“750억 원이라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실망스럽네요.”
이건 진심이다.
우주 은행은 2,400억 원을 감면해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한신 은행은 고작 750억 원이다.
“회장님… 조금 더 시간을 주십시오. 은행장님과 더 이야기를 해서 감면 폭을 늘리겠습니다.”
“그래 봤자 1,500억 원이잖아요. 우주 은행은 2,400억 원인데. 9백억 원이나 차이 나네요? 이자 감면 폭을 늘려준다는 것도 확실하지 않고요.”
“…….”
양준모 전무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2,400억 원은 적은 돈이 아닙니다.”
“회장님…….”
“그리고 전 솔직하게 섭섭하네요. 드림 그룹은 다른 은행을 다 정리하고 한신 은행만 거래했는데요.”
드림 건설, 드림 텔레콤, 비비 인더스트리의 거래 금액이 가장 컸다.
그리고 전 직원의 급여 통장까지 한신 은행으로 만들었다.
드림 그룹 거래처도 대부분 한신 은행 통장을 개설했다.
그렇게 해야 수수료 절감도 되고 입출금도 빠르니까.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 드림 그룹 덕분에 우리 한신 은행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이러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그렇다.
우주 은행이 이자 감면해 준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한신 은행에 불만이 없었다.
지금은 불만이 있을 수밖에.
몇백만 원도 아니고.
몇천억 원대 감면인데.
“이한우 은행장님하고 다시 통화하세요. 우주 은행장이 올 때까지 결정을 내려 알려 주세요. 그 결정에 따라 10억 달러를 옮길 수도 있습니다.”
“회장님! 그건…….”
나는 손을 들어 양준모 전무의 말을 막았다.
“우주 은행장이 올 때까지입니다.”
양준모 전무가 울상을 지으며 핸드폰을 들었다.
그것을 본 김전표 전무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제 우주 은행장이 올 때까지 기다려 볼까?
* * *
33분 56초.
우주 은행 오환진 은행장이 기하 자동차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이선수 회장님!”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오환진 은행장이 나를 찾으며 소리쳤다.
하지만 바로 못 찾아서 두리번거렸다.
김전표 전무가 손을 흔들었다.
“은행장님 여기 계십니다.”
그제야 나를 본 오환진 은행장이 급하게 걸어오느라 흘린 땀을 닦으며 다가왔다.
“오래간만입니다. 이선수 회장님.”
“한 2년 넘었나요?”
“그럴 겁니다. 하하.”
웃기는.
“김전표 전무가 이자 탕감에 인수 후부터 새로 이자 받는다고 해서 달려왔습니다.”
오환진 은행장이 갑자기 김전표 전무를 쳐다보더니 소리쳤다.
“김 전무! 그런 조건 정도로 이선수 회장님이 움직이실 것 같아? 더 좋은 조건을 말씀드려야지!”
쇼를 하네.
김전표 전무가 받아준다.
허리까지 숙이며.
“죄송합니다. 은행장님…….”
“잘해.”
오환진 은행장이 다시 내게 몸을 돌렸다.
“원금도 10% 감면해 드리겠습니다. 거기에 이자는 3분의… 아니, 절반으로 낮추겠습니다.”
의외였다.
“진짜 그렇게 해 준다는 겁니까?”
“네. 회장님.”
“왜요?”
“왜라니요?”
“우주 은행 주 거래처는 삼두 그룹 아닌가요?”
“맞습니다.”
“삼두 그룹에서 안 좋아할 텐데요.”
“안 좋아해도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자리에 삼두 그룹이 있다면 저도 삼두 그룹 편을 들었겠죠.”
이선수가 확실한 승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삼두 그룹이 예금 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럽니까?”
“어쩔 수 없지요.”
어쩔 수 없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삼두 그룹이 그럴 수 없다는 판단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삼두 그룹의 수많은 계열사가 우주 은행에 대출과 예금으로 엮여 있다.
그것을 다 바꾸려면 업무에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최소 10년 이상 거래해서 더 그랬다.
삼두 그룹 이환건 회장은 화가 나더라도 회사에 손실이 생기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해서이기도 했다.
“한신 은행에서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못할 겁니다. 이선수 회장님.”
한신 은행과의 의리를 지키는 것도 좋지만.
의리 때문에 3천억 원 이상의 이익을 포기할 수도 없다.
그래도 약속한 것은 지켜야겠지.
“한신 은행의 조건을 들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오환진 은행장님.”
오환진 은행장은 됐다고 생각했다.
이선수의 말투와 행동이 조금 부드러워졌기 때문이었다.
“양 전무님?”
“이선수 회장님…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분명 오환진 은행장님이 올 때까지라고 했을 텐데요. 시간은 더 못 드립니다.”
“우리 한신 은행 이한우 은행장님도 지금 이곳으로 오시는 중입니다. 제발… 이한우 은행장님이 오실 때까지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동안의 거래한 정을 생각해 기다려 줘야 하나?
고민이다.
그때.
“저기 이선수 회장님?”
지금까지 돌아가지도 않고 조용히 있던 민국 은행 대표로 온 남자였다.
“왜 그러시죠?”
“민국 은행도 제안을 드릴까 합니다.”
나도 놀라고 오환진 은행장은 물론, 양준모 전무도 놀랐다.
“성함이?”
“아! 죄송합니다. 민국 은행 이정훈입니다. 부은행장입니다.”
부은행장인 줄은 몰랐네.
“그러시군요. 어떤 제안을?”
“민국 은행은 기하 자동차가 밀린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모두 탕감해 드리겠습니다.”
5,200억 원을?
미친 것 아니야?
그런 말이 나올 뻔했다.
“대신 주거래 은행을 민국 은행으로 해 주시고 우주 은행과 한신 은행에 갚아야 할 원금을 대출해 주십시오.”
이자는 알아서 갚으라는 것이다.
우주 은행이 9천억 원.
한신 은행이 6천억 원.
합쳐서 1조 5천억 원이다.
“금리는요?”
금리에 따라서 조금 달라진다.
“연 5% 어떠십니까.”
5%면 750억 원이다.
12개월로 나누면 62억 5천만 원이다.
어쨌든 5,200억 원과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그냥 승낙할 생각은 없었다.
“고정 금리. 그리고 언제든지 갚을 수 있다는 조건이면 생각해 보죠.”
“고정 금리는 가능합니다. 대출은 최소 1년은 보장해 주셔야 합니다.”
“괜찮군요.”
민국 은행의 속셈이 보인다.
드림 그룹의 주거래 은행이 되면 얻는 것이 많다.
한신 은행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드림 그룹 덕분이니까.
“감사합니다. 회장님.”
민국 은행 이정훈 부행장은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었다.
드림 그룹이 아닌 다른 기업이 기하 자동차를 인수해도 이자 감면은 무조건 해야 했다.
거기에 원금까지 감면할 수도 있었다.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 민국 은행이 건질 수 있는 것은 최대 3천억 원이었다.
운이 나쁘면 2천억 원도 못 건진다.
그것을 생각하면 2천억 원을 포기하고 드림 그룹의 주거래 은행이 되는 것이 나았다.
새로 대출해 주는 1조 5천억 원의 이자 750억 원을 생각하면 1,250억 원만 손해 보는 것이다.
“민국 은행과 거래하시죠. 회장님.”
이정훈 부행장이 재촉하듯 말했다.
나는 오환진 은행장과 양준모 전무를 향해 말했다.
“우주 은행과 한신 은행은 원금 포기할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