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90)
꿈꾸는 재벌 90화(90/249)
90. 새 술은 새 포대에 담지 않기 (2)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
검은색 양복을 입었다.
내가 앉은 자리 근처에 있던 임강민 대표가 나섰다.
“당신들 뭐야!”
“청와대 경호실에서 나왔습니다.”
신분증까지 내밀었다.
하지만 임강민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래서? 청와대 경호실에서 나왔는데 어쩌라고!”
퍼억.
그냥 경호원의 명치를 때렸다.
그리고 팔을 잡아 넘겼다.
쿠웅.
“이봐!”
다른 경호원이 달려들었다.
임강민 대표는 낮은 자세 그대로 다리를 뻗어 찼다.
달려들던 경호원은 다리를 맞고 앞으로 넘어졌다.
그것을 임강민 대표는 일어나면서 무릎으로 경호원의 얼굴을 때렸다.
퍼억.
쿵.
순식간에 두 명의 경호원이 기절했다.
남은 경호원은 두 명.
하지만 밖에서 경호원이 더 들어왔다.
“임 대표님!”
경호원들에게 달려들려던 임강민 대표가 멈췄다.
“네. 회장님.”
“잘했어요.”
“네?”
임강민 대표는 이선수에게 꾸중을 들을 줄 알았다.
그런데 잘했다니?
“청와대 경호원은 회의 중인 곳에 마구 들어와도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경호원이지 경찰도 아니고요. 영장도 없이 이렇게 들어오는 것은 불법이 아닌가요?”
“그… 그렇겠죠?”
사실 이 말은 임강민 대표가 들으라고 한 말이 아니었다.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
아무리 봐도 경호원처럼 보이지 않았다.
경호원이 그를 보호하듯 서 있었다.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생각이니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임강민 대표님.”
이것 역시 그에게 하는 경고다.
임강민 대표가 청와대 경호원을 때리고 기절시킨 것을 그냥 넘기라는 경고.
사실 법정 싸움으로 가면 누가 이길지 모른다.
정당방위니 뭐니 하는 것은 법정에서 잘 인정해 주지 않는다.
“뉴스에 대문짝만 하게 나오겠네요. 청와대 경호원, 불법으로 드림 그룹 회의실에 난입.”
자.
이제 반응하셔야지?
“불법이라니요. 분명 만나고 싶다고 연락하고 온 겁니다.”
반응이 좀 그러네.
“언제요? 누구에게 연락했죠?”
“어제 비서실에 연락했습니다.”
“아! 청와대 경제수석이라는 분? 분명 시간이 없다고 했을 텐데요.”
“잠깐이면 됩니다. 이선수 회장님.”
“잠깐이고 오래고… 회의 중입니다. 경호원 데리고 나가서 기다리세요.”
“기다리라고요?”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봐서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네.
“기다리면 회의가 끝나고 잠깐 시간을 내죠.”
입술을 깨무는 것을 봐서는 참을성도 좀 있는 것 같고.
하지만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
“그럼 기다리죠.”
다른 경호원들이 기절한 경호원을 데리고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임 대표님, 문 닫아 주세요.”
“네. 회장님.”
임강민 대표가 문을 닫았다.
“다시 회의 진행하죠. 드림 건설은 향후 직영으로 임대 아파트를 늘리는 방안을 세우세요. 그리고…….”
회의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뭐 어쩌라고.
청와대 경제수석 만나는 것보다 드림 그룹 회의가 더 중요한데.
나는 할 말을 계속했다.
“기하 자동차는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 될지도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기하 자동차라고 해서 IMF의 영향을 안 받는 것은 아니었다.
“심 대표님이 죄송할 일은 아니죠. 나라에 돈이 없어서 주문을 못 하는 건데요.”
기하 자동차에 준 선물.
군용 차량 납품과 신형 소총 생산.
그것도 잠정 중단 상태였다.
비비 인더스트리에 돈을 제대로 주지도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페트로프 대표님은 당분간 자체 기술 개발에 힘써 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회장님.”
페트로프 비비 인더스트리 대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이선수를 믿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벌어들인 돈이 꽤 많았다.
더군다나 이선수의 배려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기술자와 과학자가 많았다.
월급을 적게 준다고 해도 한국을 떠나지 않을 사람들이었다.
한국이 좋아서 살고 싶다고 했으니까.
러시아와의 문제도 이선수가 알아서 풀어줬다.
“그런데 회장님.”
페트로프 대표가 할 말이 있나?
“말하세요.”
“새로운 사업을 하나 진행할까 합니다.”
“새로운 사업이요?”
“이대로 한국 정부와의 사업만 기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와의 무기 거래는 안 됩니다.”
가장 쉬운 사업이 러시아의 재래식 무기를 파는 것이다.
나는 피를 부르는 무기 거래상이 되고 싶지 않았다.
다른 것으로도 돈을 많이 번다.
“무기 거래가 아닙니다.”
“그럼요?”
“우크라이나에서 밀을 싸게 사서 팔까 합니다.”
잊고 있었다.
페트로프 대표는 우크라이나 정치권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기존 업체가 있지 않나요?”
특히나 국제 곡물 업체들.
카길 같은 곳도 끼어 있을 것 같았다.
“계약이 끝나는 곳이나 정부와 계약하면 가능합니다.”
이미 알아본 것 같았다.
“그건 따로 이야기하시죠.”
“알겠습니다.”
방위산업체인 비비 인더스트리가 곡물 거래 같은 것을 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당 부서를 별도로 만들어야 하니까.
그래서 비비 인더스트리가 중간에 낀 거래를 생각했다.
우크라이나 -> 비비 인더스트리 -> 싱가포르 드림 컴퍼니
비비 인더스트리는 중간에서 수수료만 먹는 구조로 가면 좋을 것 같았다.
“다른 것은 없나요?”
모두 조용히 있었다.
“그럼 오늘 회의는 여기서 끝내도록 하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계를 슬쩍 보니 벌써 2시간 가까이 지났다.
* * *
회의실 문을 열고 나서니 슈퍼 가드 직원들에게 둘러싸인 청와대 경호원들과 경제수석이 보였다.
“아! 이거 미안합니다. 회의가 길어져서… 깜빡했네요. 두 시간이나 서 있었어요?”
경제수석 표정이 약 올리는 거냐는 듯했다.
맞다.
약 올리는 것이다.
그러기에 누가 마음대로 찾아오래?
“회의가 너무 늦게 끝나는군요. 손님이 찾아왔는데.”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지 않나요?”
왜 노려보는데?
“가시죠.”
내 사무실로 가서 대화할 생각이었다.
사무실로 가는 중간에 임강민 대표가 조용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회장님과 약속이 되어 있다고 해서 건물 로비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청와대 신분증과 약속이 되어 있다는 말에 믿었던 것 같았다.
“비서실에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 제대로 교육하겠습니다.”
이건 임강민 대표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다.
“너무 심하게만 하지 마세요.”
“네. 회장님.”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경제수석께서만 들어오시죠.”
내가 먼저 들어갔다.
경제수석이 들어오고 청와대 경호원이 따라 들어오려는 것을 임강민 대표와 슈퍼 가드 직원들이 막아섰다.
수가 더 많으니 뚫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임강민 대표가 있으니.
“아. 김 사장님은 들어오셔야지요.”
김성웅 사장이 들어왔다.
* * *
사무실 안 소파에 앉았다.
“여기는 손님에게 차도 한 잔 안 주나요?”
“비서실이 바빠서요.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다음 일정이 있어서요.”
있기는 뭐가 있어.
긴 회의가 끝났으니 조금 쉬고 싶은 마음이다.
“너무 홀대하는 것 아닙니까?”
“경제수석이라는 것만 알지 이름도 모르는 분이라 홀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님이면 손님답게 자신이 누구인지 소개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저를 모르십니까?”
“청와대 직원을 다 알아야 하나요? 경제수석이 누구인지 전 모릅니다.”
주진인 경제수석은 황당했다.
경제수석이 누구인가?
한국의 경제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사람이다.
기업이라면 경제수석을 어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시죠?”
썩어 가는 표정이네.
“주진인입니다.”
“네. 주진인 경제수석님 오늘 왜 찾아오신 겁니까?”
“먼저 다른 것을 묻죠. 왜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 안 한 겁니까?”
나는 어이가 없었다.
“혹시 그거 따지러 온 겁니까? 난 참석 안 한다고 밝혔습니다만.”
“대통령님께서 취임하시고 여시는 첫 경제인 간담회였습니다. 그리고 재계 순위 10위까지만 초대했고요. 이선수 회장은 예외로 초대한 겁니다.”
“그런 특혜 없어도 됩니다. 그리고 드림 그룹은 아직 10위 안에 들지 않았습니다.”
주진인 경제수석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었다.
자신을 어려워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대통령도 어려워하지 않고 있었다.
“이선수 회장. 정말 정부와 척을 질 생각인 거요?”
말투가 달라졌다.
그러자 가만히 있던 김성웅 사장이 나섰다.
“주진인 경제수석… 예의를 지키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책만 보던 인간이 경제수석이 됐다고 해서 목이 많이 뻣뻣해진 것 같아?”
말투를 보니까 김성웅 사장은 주진인 경제수석을 아는 것 같았다.
“김성웅 사장… 아직도 안기부 시절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시대가 바뀌었어.”
“그래. 맞아. 시대가 바뀌었지. 그런데 어째 네가 하는 짓은 바뀌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정말 말이 안 통하는군. 드림 그룹에 요구할 사항이 있으니 잘 들어요.”
고압적인 자세네.
“이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드림 그룹은 정부의 규제 안에서 해체 수순을 밟을 겁니다.”
이건 선 넘었네.
“야! 주진인이! 네가 경제수석이 됐다고 해서 권력을 쥐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김성웅 사장이 먼저 나서네.
“그 권력 얼마 못 간다. 그다음을 생각해라.”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요?”
협박은 네가 먼저 했지.
“김 사장님. 여기 있는 주진인 경제수석의 말을 좀 들어보고 화를 냈으면 하는데요.”
김성웅 사장은 주진인 경제수석을 노려보며 입을 다물었다.
“자, 그 요구가 뭡니까?”
“200억 달러를 정부에 귀속시켜요. 환율은 1,500원으로 쳐서 줄 테니까.”
미친놈 아니야?
“대신 정부가 하는 사업에 참여시켜 줄 테니까. 손해는 안 볼 거요.”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해 말했다.
“싫다면요?”
“경제인 간담회 내용을 아는지 모르겠지만, 정부는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에게 제재를 가할 거요. 해체 수준으로 할 수도 있지.”
황당하네.
“그것뿐인가요?”
“그럴 리가.”
뭐가 또 있나 듣고 싶었다.
주진인 경제수석이 자랑하듯 말했다.
“지금 진행 중인 삼선 이동통신 인수는 독과점 때문에 무산될 거요. 비비 인더스트리는 방위산업체 지정이 취소될 것은 물론, 모든 기술과 자산은 압류당할 거요. 국가 재산이니까.”
비비 인더스트리는 좀 의외네.
“그리고요?”
“드림 건설에서 한 관급 공사는 모두 감사해서 조그마한 것이라도 있으면 재시공을 요구할 거요. 또한, 다시는 정부와 계약할 수 없겠지.”
그래. 그렇게 해라.
“임대 아파트 계획은 안 건드릴 건가요?”
“그것 역시 정부는 빠질 거요. 이미 제공한 땅에 건설 중인 아파트는 중단하거나 철거해야지.”
진짜 미친놈이네.
권력을 잡으면 다 이렇게 되는 건가?
“이걸 김중대 대통령님께서 다 하라고 한 건가요?”
“그렇다면?”
사실 김중대 대통령에게 이렇게까지 한다는 보고를 한 적은 없었다.
그냥 알아서 드림 그룹 이선수 회장을 만나서 해결하겠다고 했을 뿐이었다.
김중대 대통령의 뜻이라는 것처럼 보이면 이선수가 쉽게 굽힐 거 같아서였다.
“진짜 대통령님의 지시란 말인가요? 믿을 수가 없군요.”
“경제수석인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이 곧 김중대 대통령님의 뜻이요.”
전형적인 권력에 기대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힘으로는 제대로 할 수 없는.
“가서 전해주세요. 마음대로 하시라고.”
“…….”
주진인 경제수석은 당황했다.
그 누구도 이선수처럼 말할 수 없었다.
지난번 간담회에 참석한 10위까지의 그룹 총수들도 자신을 어렵게 대했다.
“지금 그거 진담인 거요?”
“농담할 생각 없습니다. 그리고 주진인 경제수석님.”
자동으로 한숨이 나왔다.
“좀 제대로 알아보시고 오셨어야죠.”
“무슨…….”
“김성웅 사장님, 우리 그룹 부채 비율이 얼마나 되죠?”
“10% 안쪽일 겁니다.”
기하 자동차 때문에 1조 5천억 원의 대출이 있다.
그 외에는 대출이 없었다.
“그렇다네요. 그런데 정부에서 어떻게 우리 드림 그룹을 제재할 건가요?”
“그럴 리가…….”
주진인 경제수석이 알기로 대부분 기업의 부채가 500%를 넘어가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게 사업을 했으니까.
그래서 드림 그룹도 그럴 것으로 생각했다.
“비비 인더스트리 방위산업체 지정 취소하세요. 국방부에서 반대가 심할 겁니다. 그래도 한다면 우리도 할 일은 해야죠. 김 사장님 미납된 대금이 얼마죠?”
“1억 2천만 달러쯤 됩니다.”
“바로 소송 진행하세요. 여유 될 때 이자만 받는 수준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놀라기는.
그냥 당하고만 있을 줄 알았나?
아직 안 끝났어.
“진행 중인 임대아파트 공사를 중단시키시겠다? 뭐, 우리가 계약을 그렇게 허술하게 한 줄 아나 봅니다. 해 보시죠. 이것도 소송감인데.”
정부가 제공한 땅은 100년 임대이거나 드림 건설에서 공시지가로 매입한 것이다.
“뉴스에 임대 아파트 건설 중단 소송이 나오면 참 좋아들 하시겠어요. 아! 삼선 이동통신…….”
표정이 변하네.
이건 어쩔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나 보지?
“인수 안 하면 되죠. 삼선 이동통신 망하면 참 좋은 일이 일어날 겁니다. 실업자 늘어나죠. 기존 이동통신 가입자는 불만이 가득할 거죠.”
다시 표정이 썩어 들어가네.
“관급 공사? 그거 돈 되는 줄 아나 본데. 우리 드림 건설은 하자 보수를 거의 하지 않도록 공사합니다. 하청에 재하청 같은 것은 안 합니다. 감리를 철저하게 하죠. 돈도 안 되는 관급 공사 안 줘도 됩니다.”
처음에야 실적이나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관급 공사도 감지덕지하면서 받았다.
지금은 관급 공사 같은 것은 안 받아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