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ing Tycoon RAW novel - Chapter (94)
꿈꾸는 재벌 94화(94/249)
94. 안전에는 양보가 없다
핸드폰을 받았다.
임강민 대표를 제외한 김 대리와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대충 들으신 것 같은데요. 안전화 여분이 없으면 바로 보내 줬으면 합니다.”
고정민 사장은 내가 현장에 있는지 물었다.
“있으니까 확인하고 보내달라고 하는 것 아닐까요? 끊습니다.”
통화를 끝내고 임강민 대표에게 핸드폰을 돌려줬다.
옆에서 듣던 김호준 대리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 지금 뭐한 거야?”
김호준 대리는 이선수가 드림 그룹 회장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선수의 얼굴은 알고 있긴 했다.
하지만 이선수가 슈트를 입고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또한, 머리 스타일이 달랐다.
지금은 허름한 청바지에 목이 늘어진 티셔츠.
그리고 이마를 가린 머리 스타일이었다.
진짜 가까이에서 오래 보지 않는다면 쉽게 알아보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알게 될 겁니다. 김호준 대리.”
“내가 기가 막혀서… 그냥 꺼져. 사람 더 불러다가 쫓아내기 전에.”
김호준 대리는 진짜 사람을 부르려 했다.
그때 현장에 막 들어서는 사람이 있었다.
“뭐야? 뭔데 여기서 이러고 있어?”
“소장님.”
김호준 대리가 소장이라고 부르자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아는 얼굴이었다.
강도우 소장.
아직도 그가 드림 건설에 남아 있나 싶었다.
“왜 현장 투입 안 하고 이러고 있냐고. 김 대리.”
“그게… 안전화 없다고 일 못한다고 해서요.”
“그래? 그럼 보내. 뭐 그런 것가지고 스트레스 받아.”
“그렇지 않아도 보내려고 했습니다.”
김호준 대리는 더는 참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강 소장님 오래간만입니다.”
강도우 소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어디 다른 현장에서 잡부로 일했었어?”
“잡부는 아니였습니다.”
“그럼…….”
이선수를 유심히 살펴보던 강도우 소장은 무언가를 기억해 냈다.
“너… 그 본사…….”
그리고 또 기억난 것이 있었다.
“회장님?”
“그때 분명 경고 받고 현장을 떠난 것 아니었나요?”
강도우 소장은 예전 일이 기억났다.
입사한 지 얼마되지도 않은 사원이 현장에 와서 자재 현황이 맞지 않는다고 문제 삼았었다.
어느 정도 누락분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해도 이해하지 않고 보고서를 올렸다.
비는 자재가 좀 많아서 본사 차원에서 경고를 받고 현장을 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없는 이민식 전무 덕분에 다시 현장에 복귀할 수 있었다.
“복귀했습니다.”
“뭐 누가 복귀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예전과 같은 문제만 없다면 상관없겠죠.”
그럴 리가 없다.
개가 똥을 끊지.
강도우 소장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것만 봐도 확실했다.
“회장님… 들어가셔서 차라도 한잔 하시면서…….”
“괜찮습니다. 안전화만 확인해 달라고 할 수준이 아닌 것 같네요. 임 대표님 핸드폰 좀 다시 주세요.”
“고 사장에게 전화할까요?”
“네.”
임강민 대표가 다시 고정민 사장에게 전화했다.
“회장님 바꿔 드리겠습니다.”
나는 핸드폰을 받았다.
“지금 당장 본사 감사팀 보내주세요. 계열사 감리팀도 같이요. 설계대로 시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서요. 네. 기다리겠습니다.”
강도우 소장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다 못해 푸르슴하게 변했다.
저 반응을 보니 확실했다.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면 당당했을 테니까.
그리고 김호준 대리는.
“죄송합니다. 회장님!”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이제야 내가 누구인지 안 것 같았다.
“죄송할 일 없어요. 김 대리님.”
“아… 아닙니다. 회장님.”
“나도 건설 출신이라 강하게 나가야 하는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현장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강하게 나가는 것과 갑질은 다르죠. 죄송 안 해도 됩니다. 지금부터 나도 갑질할 생각이거든요.”
김호준 대리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았다.
“강 소장님.”
“네! 회장님.”
“오늘 공사는 중단이니까 그렇게 알리세요. 그리고 공사 중단 때문에 일 못 한 분들에게 오늘 일당은 그대로 나갑니다.”
“알… 알겠습니다.”
나는 같이 온 두 사람에게 말했다.
“회사 일로 불편을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오늘 일당은 그대로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은 당황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될까요?”
“됩니다. 앞으로는 안전화 꼭 신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현장을 떠나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것을 보며 김호준 대리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드림 건설 직원이 아닌 사람은 모두 현장에서 내보세요. 김호준 대리.”
“알겠습니다. 회장님.”
벌벌 떨면서도 내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김호준 대리는 움직였다.
드림 건설의 치부와도 같은 일을 내부 관계자가 아닌 이들에게 보여 주기 싫었다.
* * *
양주 현장에는 드림 건설 직원만 남았다.
강도우 현장소장과 이진성 대리, 김호준 대리, 사무보조 안미희 사원 그리고 경비원 3명이었다.
경비원은 슈퍼 파워 직원이 아니었다.
현장이 꽤 많아 양주 현장은 일반적인 경비원을 고용했다.
드림 건설 직영으로.
650세대 아파트 공사장에 드림 건설 직원이 이것밖에 안 되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
종합건설사는 전문 건설사에 하청을 주고 설계대로 시공하는지 감독하는 역할이다.
일정에 따라 업체를 관리하고 현장을 돌아다니며 부족한 점이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그리고 드림 건설 현장이 몇 개인데 본사 직원을 대규모로 파견하겠는가.
빵빵!
현장 문을 닫아 놨다.
문을 열어 달라고 신호 보내는 것 같았다.
강도우 현장소장과 이진성 대리 그리고 김호준 대리의 핸드폰도 진동했다.
모두 문을 열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진성 대리와 김호준 대리가 뛰어가 문을 열었다.
승용차 10대 정도가 들어왔다.
가장 먼저 들어온 승용차에서 고정민 사장이 내렸다.
“회장님.”
“고 사장님이 오실 필요까지는 없었는데요. 감사팀하고 감리팀은요?”
“같이 왔습니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내게 고개 숙였다.
나는 대충 인사를 받아 준 후 말했다.
“감사팀은 자재 수급 현황과 사용 현황 그리고 재고 현황을 집중적으로 감사해 주세요.”
내 말에 감사팀이 현장사무실을 뒤지기 시작했다.
“감리팀은 기기 다 챙겨 왔나요?”
“어떤 기기를…….”
“기둥에 제대로 철근이 들어갔는지, 기둥 두께는 설계대로 됐는지 눈으로 확인할 생각인가요?”
“아닙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이진성 대리. 김호준 대리.”
“네! 회장님.”
“함마 들고 맨 꼭대기로 갑시다. 감리팀도 기기 확보하기 위한 사람 빼고 같이 올라가요.”
고정민 사장은 내가 지시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었다.
끼어들기 힘들겠지.
두 대리가 거대한 망치를 가져왔다.
그리고 다 함께 공사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사용 못 하게 한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이것까지 예상한 대답이 나오면 화가 더 날 것 같았다.
일용직 잡부가 감히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 하느냐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꿈에서 그런 대우를 받으며 일했다.
어느새 5층에 도착했다.
나는 왼쪽으로 들어갔다.
우르르 나를 따라 들어온다.
“이게 기둥 역할 하는 거죠?”
“그렇습니다.”
이진성 대리가 대답했다.
“부숴요.”
“네?”
“부수라고요.”
“…….”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부숴서 안에 들어간 철근 규격 확인하고 설계대로 철근의 간격을 맞췄는지도 확인할 겁니다. 부숴요!”
머뭇거리는 이진성 대리의 손에서 나는 거대한 망치를 빼앗듯 잡아챘다.
그리고 있는 힘껏 기둥을 쳤다.
콰앙.
후드드득.
나는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망치가 거대해도 한 방에 콘크리트가 이렇게 떨어져 내리지 않는다.
오늘 일용직 잡부가 할 일은 옆에 아무렇게나 놔둔 거푸집을 1층으로 내려 정리하는 것이다.
거푸집을 떼는 경우는 콘크리트의 양생 끝났을 때뿐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봐서는 콘크리트 양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
“감리팀장님.”
“네. 회장님.”
“설계대로라면 망치질 한 번에 이렇게 기둥이 부숴져 철근이 드러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회장님.”
나는 감리팀장에게 망치를 내밀었다.
“팀장님이 하시든 부하직원을 시키든 이거 부숴서 확인해요.”
“알겠습니다.”
감리팀장은 부하직원에게 망치를 넘기지 않았다.
아니, 못한 것이다.
그룹 회장이 준 망치를 부하직원에게 줄 용기는 없었다.
꽝.
후드득.
“내가 돕지.”
고정민 사장이 김호준 대리의 손에서 망치를 빼앗아 감사팀장과 함께 기둥을 부수기 시작했다.
꽝! 꽝!
후드득. 퍼석.
두 사람이 부수기 시작하자 기둥의 철근이 더 빨리 드러났다.
이내 기둥 네 면을 다 부쉈다.
그렇다고 완전히 부순 것은 아니다. 눈과 손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50cm 높이만 부쉈다.
감리팀장이 부하직원에게 말했다.
“도면 가져 와.”
감리팀원은 이곳의 도면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설계도를 확인한 감리팀장은 철근의 개수를 확인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것을 어떻게 이선수에게 말해야 할까 고민돼서였다.
“있는 그대로 말해요.”
내 말에 감리 팀장이 말했다.
“철근의 개수가 2개에서 3개 정도 빕니다. 간격도 0.5cm 넓습니다. 이 정도는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정도의 하자입니다. 설계상의 하중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어이가 없었다.
일단은 참았다.
“그럼 시멘트는요? 양생이 안 된 것도 문제인 것 같지만, 어째 시멘트 품질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요.”
“시멘트는 분석해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이렇게 넘어갈 수가 없었다.
“김호준 대리.”
그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네! 회장님.”
“솔직하게 대답하면 감봉 정도로 끝날 겁니다. 아니면 철저하게 조사해서 모든 책임을 물을 겁니다. 손해배상까지 해야겠죠.”
덜덜.
떠는 것을 보니 확실했다.
“물 탔죠?”
“물이라니요.”
어쭈.
한 번 튕기는 거냐?
“솔직하게 대답할 기회는 지나갔습니다. 오늘부로 대기발령에 감사팀 조사 받을 겁니다.”
“네?”
“이진성 대리 물…….”
내가 질문을 하기도 전에 그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물 탔습니다.”
“정확하게 말해요.”
“레미콘에 물 타서 시멘트를 타설했습니다.”
“솔직하게 대답해 줬으니 감봉 정도로 끝날 겁니다.”
내 말에 김호준 대리가 소리쳤다.
“회장님, 다른 것도 있습니다.”
“기회는 지나갔어요. 내려가서 대기하고 있어요.”
털썩.
김호준 대리가 무릎을 꿇었다.
피날 텐데.
“회장님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끌고 내려가기 전에 그냥 내려가요.”
임강민 대표가 나섰다.
김호준 대리를 그대로 들어 올려 세웠다.
그리고 밑으로 데리고 갔다.
나는 그것을 보며 감리팀장에게 말했다.
“철근 2개, 3개 빠진 것쯤은 괜찮다는 거네요.”
“그게… 그러니까… 큰 영향을…….”
“당신 해고야.”
“네?”
“당신처럼 감리할 거면 감리가 왜 있어? 설계대로 시공 안 했는데 문제가 없다고?”
드림 건설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 감리 소속이니 해고가 가능했다.
“그리고 여기 바닥!”
나는 발을 강하게 굴렀다.
쿠웅.
울림이 강했다.
“내가 알기로는 분명 층간소음이 없도록 설계 시공한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울릴 정도면 층간소음은 무조건 있다.
물론, 아무리 잘 지어도 춤을 추거나 심하게 뛰면 층간소음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 천장이 울린다면 안 된다.
“저기… 회장님… 이 현장은 저희 회사가 감리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래서요? 다른 현장은 이런 식으로 넘어갔다는 것 아닌가요?”
“그게…….”
나는 그에게 더 할 말이 없었다.
이제 고정민 사장을 쳐다봤다.
“고정민 사장님.”
“네. 회장님.”
“드림 건설 전신인 삼두 건설이 왜 망했습니까?”
“…….”
“부실 공사 때문이지 않았나요? 그 결과 사람이 죽고 다쳤습니다. 그 책임을 제가 뒤집어썼고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제가 왜 드림 건설을 인수했을까요? 더럽고 치사해서 복수하려고요?”
솔직히 그런 마음도 있기는 했다.
부정하지 않겠다.
그렇다고 그것을 그대로 내뱉는 바보는 아니다.
“다시는 그런 부실 공사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해서입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강도우 소장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 아시지 않았나요?”
고정민 사장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개 현장 소장까지 신경 쓰기에는 일이 너무 많았다.
“이것 어떻게 하실 건가요?”
“책임자를 가려 내서 조치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그만둘 생각하지 마시고 수습할 방법을 말하는 겁니다. 그만두면 끝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고정민 사장이 이런 일 때문에 그만두는 것은 손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감시를 강화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양주 현장 다 부숴요.”
“무슨 말이신지?”
고정민 사장은 물론, 모두 눈을 크게 떴다.
“양주 현장은 처음부터 다시 짓습니다. 다 부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