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uke's Lazy Martial Arts Genius RAW novel - chapter (224)
공작가의 게으른 무공천재-224화(224/300)
공작가의 게으른 무공천재 (224)
발전 (4)
특전여단 어썰트는 제국군의 상징이자 적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전면전이 벌어지면 가장 처음에 들어가 마지막에 나오는 것으로 유명한 이들이 바로 어썰트다.
전쟁은 기사와 마법사만으로는 수행할 수 없다.
기사와 마법사는 분명 전쟁의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강력한 인간병기다. 그렇기 때문에 각국에서는 기사와 마법사를 특급 전력으로 분류하여 틀을 벗어나는 강자의 경우에는 특별 관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건 바로 군단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기사와 마법사는 군단을 구성하는 일반병처럼, 단순히 몇 개월 정도 창이나 검을 쥐여 주고 훈련한다고 해서 탄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국을 침략하건, 침략을 받건 일선에서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건 바로 군단이다. 또한 적의 영토를 점령해도 그곳을 관리하는 건 군단의 일반병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력이 부강한 나라일수록 군단의 정예함, 일반병의 정예화가 높다. 기사와 마법사가 돈 잡아먹는 괴물이라고 하지만 그들은 많아야 일만 명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작은 왕국 혹은 공국이라고 해도 일반병의 규모는 십만 단위를 넘는다.
십만 명이나 되는 병사를 먹여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훈련비용과 장비에 드는 비용까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바로 국가이다.
그래서 아모리아 제국은 대륙 최강국이자 유일 제국이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특전여단 어썰트를 창설했다.
주피터 아카데미를 통해 양질의 재능을 가진 이들을 교육하여 기사로 키워 내고 있었지만, 그들로는 부족하다.
아모리아 제국은 방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었고, 그곳에서는 지난 천 년 내내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분쟁이 일어난다.
그 모든 곳에 기사를 파견했다면, 진작에 모든 기사단은 과로사했을 것이다. 그런 기사의 업무를 분담해 주고 제국의 강대함을 선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어썰트 같은 정예병이었다.
그 때문에 어썰트는 탄생했다.
아모리아 제국의 역대 황제는 기사와 마법사만큼이나 어썰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때문에 어썰트는 신입을 뽑지 않는다.
제국의 각 군에서 일정 기간 이상 복무하고, 실전 경험이 있는 이들 위주로 자원자를 받는다. 또한 선발 기준은 까다로워서 단순히 육체적인 강건함 뿐만 아니라 정신 상태와 상사와 동료들의 평가로 구성된 인성 평가도 거친다.
그렇게 자원하여, 합격한 이들은 곧바로 어썰트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후보생이라 불리며 약 육 개월가량의 선발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해서 매년 약 만 명의 지원자 중 100명 만이 뽑힌다.
1%의 최정예.
[가장 먼저 들어가, 최후에 나온다]와 함께 [1%의 최정예]는 어썰트의 슬로건이다. 그렇게 뽑힌 어썰트는 제국의 역사의 중요한 지점에 늘 있었다.베그달렌 지방의 광신도부터 시작해 역성혁명을 꿈꾼 야망가, 농민봉기를 이끌어 내려고 했던 적국의 도발 등 어썰트는 최전선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비록 그들은 평민이지만, 어썰트는 그들에게 있어 영광이자 훈장이다.
그렇기에 어썰트는 자신이 어썰트란 것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그래서 어썰트는 전역 후에도 끈끈한 유대 관계를 자랑했고 실제로 전역 후에도 용병단의 간부, 상단의 호위대, 귀족가의 사병대 등 여러 방면에 진출을 하여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게 바로 어썰트다.
하지만 핑귀스 마을로 향하고 있는 어썰트 9팀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대체 여단장님은 무슨 생각이실까요, 팀장.”
9팀은 열 명이다. 한 명의 팀장과 아홉 명의 팀원으로 이뤄져 있다. 그들은 어썰트에 선발되는 순간 병이 아니라 부사관이 된다.
그런 9팀의 랑글레 하사가 푸념했다.
“임무에서 복귀한 지 한 달 만에 벽지 부임이라니요.”
“랑글레 하사.”
“팀장님은 억울하지도 않으십니까?”
9팀의 팀장인 울프강 상사는 쓰게 웃었다. 그와 9팀은 지친 상태였다. 어썰트의 임무는 그 어느 하나도 단순치 않기에 임무에서 복귀하면 으레 한 달 정도 휴가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임무지였던 욘두게스에서 6개월간의 파견 임무를 마친 9팀은 돌아오자마자 새로운 부임지를 받았다. 군인에게 항명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다들 불만이 있어도 그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억울하지. 하지만 하사, 어쩌겠나. 명령인 것을.”
“게다가 궁벽한 북부라니요.”
“하사.”
울프강이 랑글레에게 경고했다. 그들은 군인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원한 어썰트다. 고작 이 정도로 앓는 소리를 해서는 어썰트라 할 수 없다.
“그거 아십니까, 팀장님?”
하지만 랑글레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번 저희 파견이 여단장님보다 더 위에서 결정됐다고 합니다.”
“여단장님보다 위?”
특전여단의 왕은 여단장이다. 그는 단순한 정치군인이 아니다. 여단장은 늘 최전선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참군인이다. 그 때문에 어썰트는 여단장을 존경했다.
그런 여단장의 결정이라면 불만이 있어도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랑글레는 거기에 그보다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 말했다.
그렇다면 9팀의 파견은 여단장의 결정이 아니라 다른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국방대신이라고 합니다.”
“마이어 후작 각하란 말인가?”
“예. 그리고 저희 부임지 바로 옆에 누가 있는지 아십니까?”
랑글레 하사는 발이 넓었다. 그 때문에 여기저기서 사소한 소문을 듣고 와 떠들기 좋아하는 호사가 기질이 있었다.
파견이 끝나고 핑귀스로의 부임 전 잠깐 머물렀던 부대에서 소문을 듣고 온 모양이다.
“핑귀스 마을?”
“그곳의 촌장으로 반년 전쯤 케플러 가문의 대공자가 왔다고 합니다.”
“그럼?”
거기까지만 말하면 된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제국 군권의 최고 권위자인 국방대신이 왜 그들을 그곳에 보냈는지 뻔하다.
“케플러 공작가에서 요청했단 말인가?”
“그러니까 저희를 보낸 것이겠지요.”
“으음.”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귀족 정치가 개입했다면 말이 된다. 케플러 공작이 마이어 후작에게 요청했다면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째서 말이냐?”
“케플러 가문의 대공자가 상귀스 왕국 것들에 의해 피살당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케플러 공작이 부탁했다?”
“거래일지도 모르지요. 케플러 가문이 대륙 제일의 부자 가문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도 없고.”
결국 자신들이 돈에 의해서, 아니면 모종의 거래에 의해서 팔려 왔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건 제법 합리적인 추론이다. 실제로 그들은 돈이 아니라 발모수에 의해서 팔려 온 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공자가 꽤나 귀찮게 할 겁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귀족들이 저희 어썰트에 대해 얼마나 탐을 내는지.”
울프강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어썰트는 오랫동안 귀족들의 표적이 됐다. 기사 서임을 받는 즉시 주군을 평생토록 모시겠다 맹세하는 기사보다 평민인 어썰트가 더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준 귀족 취급을 받는 기사와 달리 어썰트는 평민이다. 때문에 늘 귀족들은 어썰트에 눈독을 들였다.
기사가 아니면서도 기사와 견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이들로 구성된 것이 어썰트라고 알려지면서부터다.
하지만 그 소문이 전부 다 진실은 아니다.
물론 그 소문이 일부 맞기는 하다. 어썰트 내부에는 기사에 버금가는 실력자가 있다. 특히 울프강 상사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평민 출신으로 재능이 뛰어나 아카데미에 입학했지만, 서임은 받지 못한 이들은 어썰트에 들어와 혹독한 훈련과 실전을 거치며 기사급의 실력자가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썰트가 기사단과 동급의 전투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오러 연공법을 익혔다고 해도 유수의 명문 기사단에 비하면 연공법의 수준 자체가 뒤처진다. 또한 어썰트는 기사단이 아니다. 검과 진법에만 매진하는 기사와는 달리 어썰트는 야전에 필요한 온갖 전투와 생존 기술을 익힌다.
독도법, 생존법, 침투법, 암살법 등등.
그렇기에 검에 매진하는 기사를 이길 수 없다. 같은 재능이라고 해도 한 분야에 시간을 쏟는 절대적인 시간이 달라지기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기껏해야 익스퍼트 초급.
그 정도가 어썰트 내부에서도 실력자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특전여단 천 명 중 열 명 내외만 그 정도가 된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올라가는 건 그중에서도 한 명, 혹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니 엄밀히 말해 어썰트는 기사에 뒤처진다.
하지만 어썰트의 진정한 위력은 전쟁에서 발휘된다. 잠입, 암살, 침투, 교란, 경호 등등. 기사들이 하지 못하는 임무를 어썰트는 수행할 수 있다. 때문에 제국군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기사 없이 전투를 치를 수는 없으나 어썰트 없이 전쟁을 수행할 수는 없다.]단발적인 전투는 기사가 더 효율적이나 거시적인 전쟁의 흐름에는 어썰트가 필수라는 뜻이다. 그러나 어떻게 소문이 와전되면서 귀족들은 기사보다 싸고, 다루기 쉬운 어썰트에 눈독을 들였다.
그러니 케플러 가문의 대공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곤란하군.”
“무려 삼대 공작가입니다. 그것도 돈이 많은 공작가요. 그 대공자가 얼마나 안하무인일지 짐작이 가시지 않습니까?”
랑글레의 말은 과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실에 기반하고 있었다. 울프강도 여러 귀족들을 보아 왔지만 그들에 대한 인상은 잘 바뀌지 않았다.
교만하고 권위주의적이며 이기적인 자들.
귀족에 대해 평민들이 첫 번째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바로 그러한 것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건 권세가 크면 클수록 그런 경향이 심한 것이 대부분이다.
만약 케플러 가문의 대공자가 그렇다면 자신들은 어찌해야 할까.
“우리를 사병처럼 부리려고 할지 모른다는 말입니다.”
“미리 예단할 수는 없다, 하사.”
울프강은 중립을 지켜야 했다. 리더이기 때문이다. 랑글레는 그런 울프강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 역시도 울프강을 이해한다.
랑글레의 역할은 팀원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리더인 그에게 전달해 주는 일이다.
“내가 담판을 짓겠다.”
“팀장님.”
“그러니 팀원들은 직접적으로 그와 대면하지 말도록.”
울프강은 그렇게 정리했다. 리더인 자신이 담판을 지을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마이어 후작 각하께서 왜?’
마이어 후작은 고위 귀족이다. 삼대 공작가에 필적하는 명성을 가진 창공가가 바로 마이어 후작가다. 그런데 마이어 후작이 대외적으로 공작가의 수치라고까지 불리는 케플러 가문의 대공자를 위해 어썰트를 파견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거기에 자신들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런데 그때 울프강의 목 뒤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누구냐!!!”
파밧!
파바바바밧!!
울프강은 기형적으로 휜 곡도를 치켜들었다. 그 곡도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왔다. 어썰트의 제식 무기로 마법적인 처리를 가한 곡도다.
어썰트의 저력은 인간의 한계까지 몰아붙인 훈련을 수료했다는 것과 제국의 빵빵한 자금력으로 마법 처리를 한 장비로 도배를 했다는 것이다.
울프강의 경호성에 아홉 명의 팀원이 거의 즉각적으로 포지션을 잡았다. 다들 늘어져 있는 것 같았으나 벼락처럼 움직인 것을 보면 과연 어썰트답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스르륵.
그때 그림자가 스르륵 일어났다. 그리고 그 그림자는 사람이 되었다. 흑복을 뒤집어쓴 그림자를 본 울프강이 서늘함을 느꼈다.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접근을 알려 준 것도 저자다. 하지만 살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림자, 버냉키가 울프강에게 말했다.
“제국 1군단 제7 특전여단 어썰트 9팀 울프강 상사?”
울프강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자신들의 소속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울프강이 답했다.
“그렇다.”
“주군께서 너희들의 실력을 보고자 하신다. 들키지 않고 핑귀스 시청까지 도착하는 것이 너희들에게 주어진 임무다.”
“주군?”
울프강이 반문했지만 버냉키는 무시했다. 버냉키는 울프강과 그 뒤의 9팀을 보며 말했다.
“주군의 시험에 통과하는 자. 각 100골드를 하사하신다고 하시었다. 너희들의 상대는 세 명의 기사와 140명의 병사다.”
울프강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9팀에 각각 100골드면 총 1,000골드다. 그 정도 골드를 융통할 수 있는 건 한 명밖에 없다.
“베니오 케플러.”
“대공자님이시다. 어쨌든.”
버냉키가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면서 말했다.
“너희들에게 기대한다, 하시었으니.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썰트 9팀이라면 말이다.”
버냉키가 사라졌다. 그리고 울프강이 뒤를 돌아보았다. 다들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100골드란 포상금 때문이다.
“100골드다, 하사. 금일봉이 나올 모양이군.”
“핫! 기사와 병사라니. 고작 그 정도로 저희를 잡을 수 있을 리가요. 팀장님! 본때를 보여 줍시다!”
9팀의 기세가 올랐다. 예상치 못한 돈은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된다. 울프강 상사는 앞으로의 걱정을 잠시 잊기로 했다.
“포메이션 A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