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uke's Lazy Martial Arts Genius RAW novel - chapter (271)
공작가의 게으른 무공천재-271화(271/300)
공작가의 게으른 무공천재 (271)
네가 싸지른 똥 (1)
베니오가 자신의 부대를 운영할 초급 지휘관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아모리아 제국 전체에서 수백 명에 달하는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이제 막 졸업한 주피터 아카데미의 검술 학부 생도부터 시작해 다른 곳에서 초급 군관으로 재직하던 이들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몰려든 것이다.
그중에는 베니오가 선발한다는 초급 지휘관 외의 인력도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베니오가 운용한다는 부대의 규모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부대를 운영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이 지휘관뿐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국 삼대 공작가 중 한 곳인 케플러 가문의 위상과 베니오의 명성이 합쳐지면서 황도 폴리스는 예상치 못한 인파로 인해 시끌벅적해졌다.
그에 베니오는 케플러 가문의 황도 대저택의 대문을 열어젖혔다. 황도 대저택은 플람마 마탑에서 수학한 마지아가 주로 사용했고 황도에 케플러 공작이 일이 있을 때 주로 사용하는 곳이었는데 케플러 가문의 재력을 보여 주듯 황도에서 황궁 다음으로 큰 부지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케플러 공작령의 공작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웬만한 백작성에 버금갈 정도의 부지에 지어진 대저택에는 몰려든 수백 명을 거뜬히 수용할 수 있는 장소가 구비되어 있었다.
쿠궁, 쿠구구궁!
마법으로 움직이는 육중한 대저택의 철문이 열리자 지원자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이내 그들은 놀람을 감추지 못했는데, 대륙 제일의 부를 쌓았다는 케플러 가문의 저력이 대저택의 초입부터 드러났기 때문이다.
별천지.
황궁을 의식한 황도 대저택의 화려함은 케플러 공작령에 있는 공작성의 화려함의 1/3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곳에 몰려든 초급 군관, 지휘관들은 그 출신이 대부분 한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수백 명의 지원자가 대저택 내 거대한 연병장에 도열했다.
“한 분씩 성함과 나이, 전 소속과 직책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깅예르는 이번 일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자신이 파악하지 못한 상귀스를 파악하겠다는 목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깅예르와 그녀의 수족처럼 움직이는 수백의 정보원들이 개인별로 붙어 지원서와 실제 지원자를 파악하여 정리했다. 어리석게도 지원서와 다른 지원자가 그중에도 몇 명이 있었기에 그들은 대기하고 있던 기사들에게 질질 끌려 나갔다.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잠시만 이 자리에서 대기해 주십시오. 곧 시험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깅예르는 긴장한 지원자들에게 고개를 꾸벅 숙인 뒤 종이 더미를 수북이 품에 껴안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저택 안에 들어온 뒤 안고 있던 종이 더미를 모두 땅에 쏟아부었다.
촤라락!
수백 장의 종이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하지만 깅예르는 그 종이 더미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의 손에는 암어가 잔뜩 적힌 손바닥만 한 종이가 쥐어져 있었는데, 수백 장의 종이보다 이 한 장이 더 가치가 있었다.
타박타박.
깅예르는 대저택의 2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가장 큰 문을 열고 잡아당겼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던 베니오에게 깅예르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주군.”
베니오가 돌아보았다. 깅예르는 베니오 뒤에 선 뒤 조심스레 손에 들린 암어 요약문을 건넸다.
“거동 의심자 열을 추려 내었습니다.”
“열.”
“예. 헤일리 양과 교차 확인을 하여 추려 낸 것입니다.”
깅예르는 묘하게 자존심이 상한 눈치였다. 정보에 있어서만큼은 설령 그것이 황영, 그물이라고 할지라도 질 생각이 없던 그녀였다.
그런데 상귀스의 수작에 놀아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경쟁심이 일어난 것이다.
건전한 경쟁심은 조직의 발전에 매우 좋은 영향을 끼친다. 베니오는 깅예르를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수고했다.”
“열 명 중 두 명은 헤일리 양이 특히 의심이 간다고 첨언한 인물입니다.”
“두 명.”
“예. 뭐라 설명하지는 못하였으나, 육감이라고….”
뱀파이어의 육감. 베니오의 눈가가 살짝 떨렸다. 묵운번천에 대한 헤일리의 놀라운 재능을 제외하고도 뱀파이어로서의 능력은 꽃피듯 개화하고 있었다.
뱀파이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피, 혈액에 대한 민감성이다.
그리고 혈교는.
“뱀파이어의 육감이라면 무시할 수 없는 법이지.”
피를 다루는 무공과 사술을 숭배하는 곳이다. 깅예르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 역시 마찬가지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인력을 두 명에게 집중한 결과.”
“결과?”
“특이한 동향을 한 가지 발견하였습니다.”
베니오가 빙긋 웃었다. 유능한 인재를 이렇듯 수하에 두고 있으면 손을 쓰지 않아도 코를 풀 수 있는 법이다. 베니오는 느긋하게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 보라는 뜻이다.
“이 두 명은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민 출신으로, 검술 학부 졸업 후 동부 전선에서 군관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황도에 오자마자 암시장에 간 흔적을 발견하였습니다.”
“암시장.”
베니오의 눈이 호선을 그렸다.
“주니오르 가의 크리스 가주에게 연락을 취해 보도록.”
“예, 주군.”
대륙의 모든 암시장의 주인은 베니오의 첫 번째 가신이었다.
* * *
꿈틀.
근육이 가득 들어찬 것 같은 등이 꿈틀하고 움직였다. 옷이 찢어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인지라 그 움직임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벅벅.
터질 것 같은 근육을 가득 채워 넣은 몸의 주인공은 좀이 쑤신다는 듯 팔을 벅벅 긁었는데, 두 팔에 털이 가득했다.
그러자 근육 덩어리의 귓가에 얼음을 문 것 같은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혼돈. 경거망동하지 말라 했을 텐데.]근육 덩어리, 혼돈이 히죽 웃었다.
[너야말로 아는 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궁기, 네놈의 날개를 찢어 주랴.] [흥. 이곳이야말로 네놈의 무덤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도록.] [낄낄낄. 고작 마스터 하나로는 몸풀기도 부족하지. 어때, 그다음에 네놈을 찢어 죽이는 건.]혼돈과 궁기, 그들이 은밀히 전음입밀을 통해 대화를 나눴다. 궁기와 대화를 할수록 혼돈의 살기가 흉폭해졌다. 이러다가는 들킬 것이다. 궁기가 혼돈에게 말했다.
[정녕 관을 봐야만 눈물을 그칠 짐승이로구나. 전하께서 하신 말씀, 잊지 말도록.]궁기가 전하를 들먹였지만 그건 오히려 역효과다. 혼돈이 궁기에게 거칠어진 전음을 던졌다.
[닥쳐라. 우리가 모실 분은 오직 혈마, 그분뿐이니라. 전하라니, 국왕은 그분이 아니시다.] [우매한 짐승아. 그분의 환생이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느냐.]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환생을 어찌 믿을까.]궁기는 이를 으득 갈았다. 도철 놈이 사흉 간의 분쟁을 진정시키기는커녕 혼돈처럼 무식한 놈 앞에서 전하께 불충한 모습을 보여 일을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궁기의 믿음은 굳건하다.
[그렇다면 그분께서 역천혈신공을 익히시고 등 뒤에 피어난 혈관음은 어찌해야 할까?] […!] [혈교의 오랜 역사상 오롯이 그분만이 역천혈신공을 익히고 대성하시었다. 그러니 너나, 도철이나 눈을 가린 우매함을 벗어야 할 것이니라.] [….]혼돈의 입이 다물어진 것을 본 궁기가 기분 좋게 웃었다. 그때 연병장 위 단상에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기운도 품은 것 같지 않지만, 궁기는 단상 위에 선 어린 청년, 아니 소년을 보는 순간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을 느꼈다.
기운을 품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극한으로 정련된 기운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을 뿐이다. 정련된 기운의 고삐를 푸는 순간, 광폭한 기운이 질주할 것임을 어렴풋이 느끼고 긴장한 것이다.
그건 혼돈 역시 마찬가지다.
둘은 동시에 그렇게 생각했다. 둘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어떠한 것이든 둘의 목표가 나타났다.
[기이하다. 마치 그곳의 무인을 보는 것 같군.] [대업의 방해자. 확실하다.]혼돈과 궁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눈을 마주쳤다. 둘은 일부러 끝과 끝에 서 있었지만 서로를 인지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내가 먼저 간다.] [내가 뒤를 받치지.]혼돈이 단상 위에 선 베니오를 보며 스멀스멀 기운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궁기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자 혼돈과 궁기의 몸에서 작게 무언가 부서지고 찢어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건 탈피였다.
인간의 외형을 했던 무언가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껍질을 벗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
“시험은 단 하나.”
베니오의 공력을 담은 맑은 목소리가 장내를 휩쓸었다. 베니오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힘이 의지를 띄었다.
“상귀스의 간자이자, 나 베니오 케플러를 암살하러 들어온 쥐새끼를 잡아내면 되는 것입니다.”
쩌렁―!!
구양신공에 담긴 극양의 기운이 파마(破魔)의 기운을 담은 정심함과 어우러지며 베니오의 입을 통해 용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십만대산의 마교의 야욕으로부터 세속을 포기하고 스스로 끝없이 만약의 순간만을 기다리며 단련과 수양이라는 고행에 자신의 몸을 기꺼이 던진 고결한 영혼들을 가진 도사들이 모여 개파한 도문.
곤륜(崑崙).
그곳의 절기인 음공(音功) 창룡후(蒼龍吼)가 터져 나온 순간 수백 명이 손을 들어 귀를 막아야만 했다.
하지만 단순히 손으로 귀를 막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콰과과곽!!
푸확!
“크헉!”
“크하아악!”
창룡후는 곤륜의 도사가 십만대산에 자리 잡은 마교도를 상대하기 위해 만든 음공이다. 마교도가 익힌 마공은 사람의 이지를 흩뜨리는 지독한 기운이었는데, 이로부터 정신을 보호하고 마공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음공인 것이다.
그러나 도사가 만든 것이기에 여느 음공처럼 섬세하지 못했다.
음률에 공력을 실어 상대를 공격하는 무공인 여느 음공과는 달리 창룡후는 기합이다. 마교도와 전투에 돌입하기 전 기합을 내지르는 것으로 마기를 밀어내기 위해 고안한 무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룡후에는 모든 삿된 기운을 파한다는 파마(破魔)의 기운을 담았다.
곤륜 도사의 정순한 공력은 그에 있어 딱 적합한 성질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곤륜 도사의 공력보다 파마에 더욱 찰떡인 것은 바로 소림의 극양신공, 구양신공이다.
모든 항마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소림에서도 가장 정순한 극양을 품은 것이 바로 구양신공이기 때문이다.
그 창룡후에 궁기와 혼돈, 인간을 탈피한 삿된 존재가 그대로 무방비로 노출되었으니 그 결과는 자명하다.
그것도 베니오를 습격하기 위해 탈피하던 중에 받은 공격이니 더욱 치명적이다.
베니오는 혼돈과 궁기, 그 둘이 칠공에서 피를 쏟으며 바닥에서 구르는 모습을 보고는 히죽 웃었다.
“허, 허억!”
“저건!”
“괴물이다!!!”
“상귀스!!”
베니오가 웃는 동안 혼돈과 궁기의 반쯤 탈피한 모습을 본 지원자들의 태도는 신속했다. 초급이라고는 하지만 그중에는 실전을 겪어 본 이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촤자자장!
이러기 위해 베니오는 지원자의 무기를 압수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혼돈과 궁기를 놓고 두 개의 커다란 포위망이 형성되었다.
혼돈과 궁기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무엇보다 탈피 중에 파마의 기운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충격이 컸다.
원래라면 혼돈과 궁기 둘이라면 능히 오러 마스터 셋을 상대하고도 남았으나 도중에 무방비 상태로 일격을 맞은 덕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파마의 기운이 혼돈과 궁기의 기운을 갉아먹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와중에 둘 주변으로 지원자들이 포위망을 형성했다. 혼돈과 궁기는 핏줄이 돋은 눈으로 사방을 쓸어보며 이를 드러냈다.
직립보행하는 거대한 늑대처럼 변한 혼돈.
그리고 송곳니가 입 밖으로 튀어나온 호랑이 머리에 손에 갈고리 같은 발톱과 날개가 돋은 궁기.
둘은 혈교의 사흉 중 둘로 대업의 훼방꾼인 베니오를 암살하기 위해 나선 암살자들이었다.
쩌저적―!
[감히!!!!] [인간 주제에!!!]지원자들의 안색이 파리해졌다.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지만 혼돈과 궁기는 지원자 수준으로는 일초지적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치명적인 일격을 당했기로서니, 피라미들이 자신들에게 검을 들이밀었다는 사실에 분노한 혼돈과 궁기가 살기를 터뜨렸다.
하지만 그들은 그래서는 안 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했다는 충격에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 못한 탓에 혼돈과 궁기는 큰 실책을 범했다.
쿠과과광!!!
콰과광!!!
혼돈과 궁기가 주변의 지원자를 휩쓸려는 순간 거대한 폭음이 일어나며 혼돈과 궁기가 누군가에 의해 막혔다.
“상귀스!!!!”
눈이 시뻘게진 채 오러를 풀풀 풍겨대는 철벽 경과.
“흐흐흣. 도그파이트의 대상이 개새끼라니. 좋은 싸움이 되겠구나. 응?”
직립보행하는 늑대 외형의 혼돈을 상대로 도그파이트를 시험해 보겠다면서 신이 난 용병왕이 둘을 막아선 것이다.
오러 마스터 둘.
거기에 단상에 베니오까지 셋.
혼돈과 궁기의 표정이 싹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