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uke's Lazy Martial Arts Genius RAW novel - chapter (38)
공작가의 게으른 무공천재-38화(38/300)
공작가의 게으른 무공천재 (38)
사람이 아니라 몬스턴데요 (3)
앰블란은 베니오를 보며 감탄했다. 그가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을 보며 감탄했지만 지금 감탄은 전혀 다른 부류의 감탄이었다.
‘간결하고 과감하다.’
몬스터를 상대하는 베니오는 가파른 속도로 성장했다. 어디를, 어느 정도의 힘으로 상대해야 몬스터를 쉽게 상대할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적응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베니오는 능숙했다.
예전부터 많은 이들을 상대해 본 것처럼 베니오는 상대의 감정을 가지고 놀았고 기량 역시 압도적이었다.
그렇기에 베니오는 잔챙이 무허가 용병들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끄으으으.”
“끄아아아.”
베니오는 단 한 명의 용병도 죽이지 않았다. 그 점이 앰블란을 더 경탄하게 만들었다. 베니오는 일부러 용병들을 죽이지 않고 제압만 함으로써 남은 자들이 더욱더 위축되게 만든 것이다.
자신도 저들처럼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베니오는 그것으로 수적 우세를 극복했다.
베니오는 바닥에서 굴러다니는 용병들을 스윽 훑어본 뒤 맨 처음 베니오에게 손도끼를 던지려고 했던 놈에게 걸어갔다.
그놈은 가장 먼저 팔이 떨어진 뒤 기절해 버렸는데 베니오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검을 허벅지에 찔러 넣었다.
“으아아악!”
그러자 정신을 잃었던 놈이 비명을 지르면서 깨어났다. 애초에 기절이 아니라 기절한 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니오가 그놈의 몸을 툭하고 뒤집자 기절한 척을 하고 몰래 베니오에게 날리려고 했던 독 묻은 단검이 툭하고 떨어졌다.
‘허어, 저런 비열한 수까지 미리 알고 있었다고?’
저건 경험이 없다면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베니오는 마치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기절한 척을 한 놈까지 잡아 냈다.
베니오는 그놈의 배 위에 걸터앉았다. 그러고는 허벅지에 꽂은 검을 한두 번 비틀자 놈이 자지러지는 비명 소리를 냈다.
“말 좀 묻자.”
“히이익! 예, 답하겠습니다. 답하겠습니다!”
어려 보이는 놈 하나와 부상을 입은 놈 하나를 보고 달려든 것이 잘못이다. 설마 자신들을 모두 쓰러뜨릴 정도의 실력자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무허가 용병은 잘린 팔에서 피를 줄줄 흘리면서 대답했다.
“무허가 용병이 어떻게 자작령을 버젓이 활보하고 다니는 거지?”
“그, 그건 두덱 자작이 저희를 직접 고용했기 때문입니다!”
“자작이?”
베니오는 고개를 돌려 앰블란을 쳐다봤다. 앰블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리 없네. 자작이 미쳤다고 용병 길드와 척을 지겠나?”
용병 길드가 한 영지에 차지하는 무력의 비율은 그 작위가 낮을수록 훨씬 더 절대적이다. 백작가 이상부터는 사병이 용병을 압도하지만, 자작 이하는 용병 길드가 있어야만 영지의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건 두덱 영지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영지병이 두덱 산을 막고 있기 때문에 영지 내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선 용병 길드가 필수적으로 필요했다.
“그렇다는데?”
“끄아악!”
베니오가 검을 살짝 비틀자 놈이 다시 한 번 더 자지러지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 놈은 눈물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마, 맞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이곳을 활보해도 무사한 것이….”
“눈치가 없네. 다른 놈에게 묻는 게 낫겠어.”
이놈은 자신을 습격한 무허가 용병을 이끄는 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머리를 굴렸다. 그 나쁜 머리를 굴려 봤자 눈에 훤히 보임에도 계속해서 그랬다.
“히익! 아닙니다, 제대로 대답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일단은 믿지.”
“가, 감사….”
서걱!
“으아악!”
베니오는 단검으로 단칼에 놈의 귀를 잘랐다.
“귀찮게 한 대가는 받아야지.”
그 순간 용병은 완벽하게 굴복했다. 베니오가 휘두르는 망설임 없는 폭력에 그대로 굴복한 것이다.
앰블란은 어린 베니오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무허가 용병을 제멋대로 요리하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사람의 팔을 자르고 용병들을 제압하는데 베니오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 마치 수십 번의 경험이 있었던 것처럼 피가 튀는 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러자 앰블란은 더욱더 확신했다.
베니오에게는 지금까지 숨겨온 비밀이 있었고, 그로 인해 아카데미에서 그 악명을 스스로 자초했다고 말이다.
오러 유저가 되면서 비로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으니, 앰블란은 케플러 공작가에 큰 태풍이 불어올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여, 연합 기사단이 파업을 선언하면서 두덱 산에서 내려오는 몬스터들을 막는 데 영지병들의 피해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그래서 저희를 고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업?”
“예. 제가 아는 건 거기까지….”
연합 기사단은 두덱령이 무너져 몬스터가 그 밖으로 뛰쳐나오지 않게 울타리 역할을 하기 위해 이곳에 주둔하는 기사단이다.
그런 그들이 파업을 한다?
그렇다는 건 두덱 자작과 연합 기사단 사이에 무언가 알력이 생겼다는 뜻이다.
“흐음….”
베니오는 놈에게서 들을 수 있는 건 전부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들개처럼 떠돌아다니는 놈이라 이 정도가 알고 있는 정보의 전부일 것이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연합 기사단이 파업을 했다? 무언가 일이 일어난 모양이군.”
앰블란도 베니오와 생각이 같았다. 기사단이 파업했다는 건 자신들의 직무를 다 하지 않다고 있다는 뜻이다.
“너.”
베니오는 누워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놈의 가슴팍을 발로 밟았다. 그러자 놈이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파르르 떨었다.
“왜, 왜 그러십니까?”
“네놈 말고 다른 무허가 용병들이 몇이나 들어와 있지?”
“사, 삼백 명 정도….”
“많이도 불러 모았군.”
베니오는 놈들의 옷을 벗겼다. 그러고는 그 옷을 쭉 찢어 길게 만든 뒤 쓰러진 놈들의 팔을 묶었다.
“일어나. 아니면 그 쓸모없는 다리마저 잘라 주지.”
앰블란은 베니오가 그 말을 하고 나서야 그가 의도적으로 용병들의 상체에만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두머리를 제외하고는 걷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곳만 조져 놓은 것이다. 베니오의 서릿발 같은 목소리에 무허가 용병들이 벌떡 일어섰다.
“일단 이놈들을 용병 길드에 인계하겠습니다. 먼저 신전에 가시지요.”
베니오는 앰블란에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앰블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주도 저주지만 앰블란은 작금의 두덱령의 상황에 대해 정보를 모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괜찮소. 그보다는 이곳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인 듯하오.”
베니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용병 길드는 두덱령 북부 중심지에 있었다. 두덱령 북부 중심지는 상업지구였는데 그곳은 모든 것이 몬스터와 관련되어 있었다.
몬스터 부산물을 구입하는 곳, 몬스터 사체를 도축하는 곳, 몬스터 사체로 실험을 진행하는 실험소부터 몬스터 전용 장비를 파는 곳과 치료소, 여관, 식당과 술집까지.
말 그대로 용병 천국이 바로 두덱령 북부 지구였다.
그리고 용병 길드 바로 옆에 신전이 있는 것을 본 베니오는 앰블란에게 말했다.
“인계하고 있겠습니다. 얼른 다녀오시지요.”
“금방 다녀오겠소.”
용병 길드에서 신전이 먼 곳도 아니고, 부상자 때문에 바로 지근거리에 신전이 있었기 때문에 앰블란은 얼른 다녀오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와 헤어진 베니오는 그대로 무허가 용병들을 데리고 용병 길드 안에 들어섰다.
“누구시오?”
용병 길드는 의뢰를 수령하고 완수를 확인받는 곳이기 때문에 안에 작은 펍이 함께 달려 있었다.
용병들이 고상하게 차를 마실 것도 아니고, 의뢰를 왔다가 이곳에서 정보도 교류하거나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하는 탓에 맥주를 파는 곳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곳의 바텐더는 대개 응접원의 역할을 같이 한다.
베니오가 들어서자 여기저기 흩어져 쉬고 있던 용병들이 두 눈을 반짝이며 쳐다봤다. 베니오가 굴비를 엮듯 용병 여럿을 끌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무허가 용병을 신고하러 왔소.”
베니오가 그렇게 말하자 용병들의 눈초리가 바뀌었다. 무허가 용병이란 소리에 베니오가 끌고 온 이들을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바텐더의 반응이 달랐다.
“하아… 그냥 풀어 주시오.”
“풀어라?”
“그렇소.”
베니오는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용병 길드가 무허가 용병에게 보이는 태도치고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베니오가 그런 눈으로 쳐다보자 바텐더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병신을 만들어 놓았으니 그놈들을 쓸 수는 없겠군. 앉으시오. 한잔하시겠소?”
베니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자 바텐더가 말했다.
“우리라고 무허가 용병이 좋지는 않소. 하지만 연합 기사단 덕분에 협곡에서 싸울 이들의 수가 줄어든 건 사실이지.”
기사들은 대개 일반 병사의 100인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기본 오러 유저가 되어야만 기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연합 기사단의 기사들이 파업 중이다.
50명이나 되는 기사들이 파업 중이란 건 5,000명분의 전력이 빠졌다는 소리다.
“그래서 무허가 용병들까지 고용한 것이지. 눈감아 주고 있소.”
“흐음….”
한마디로 지금 두덱령에서 이 무허가 용병들은 필요악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몬스터와 싸우라고 부른 놈들이 치안을 망치고 있었다.
“나를 죽이고 강도질을 하려고 들더군. 그래도 그냥 놔줘야 하오?”
“뭐?”
베니오의 말에 바텐더의 눈빛이 싸늘하게 바뀌었다. 주변의 용병들은 아예 살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 탓에 끌려온 무허가 용병들이 사시나무 떨듯 떨기 시작했다.
“용병이시오?”
“등급시험 중이지. 아카데미 지부에서 왔소.”
베니오의 말에 바텐더의 눈빛이 더욱 흉흉해졌다. 아카데미에서 왔다는 건 베니오가 생도란 뜻이고, 현장실습을 나왔다는 걸 단박에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아카데미에는 귀족 자제들이 많다.
만일 베니오가 귀족 자제고, 현장실습을 나왔다가 저들에게 횡액이라도 당했다면 귀족 가문이 정식으로 용병 길드에 항의했을 것이다.
“감히 무허가 따위가 용병을 건드려?”
그렇다면 봐줄 이유가 없다. 몬스터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그것도 용병 길드의 용병을 노린 것이라면 말이다.
“제임스!”
“처리하겠수.”
용병들이 우르르 일어나 놈들을 끌고 갔다. 무허가 용병들이 끌려가면서 빌고 울부짖었지만 돌아오는 건 오히려 우악스러운 주먹질뿐이었다.
그렇게 무허가 용병들이 끌려 나가고 난 뒤 바텐더는 음료 한 잔을 내놓았다.
“고생했겠구려. 한 잔 드시오.”
미안하다는 표정과 함께 음료를 내놓았다. 그냥 놓아주라고 한 것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베니오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잔을 들었다.
“아카데미 지부에서 등급시험이라, 아직 실습 기간이 아닌 것 같은데. 뭐, 그건 좋고 무슨 의뢰요?”
“물건 호송이오.”
“수령인은?”
물품 전달이나 호송은 목적지에 있는 길드에서 다시 정보를 얻어야 한다. 의뢰를 받은 길드에서 소유하고 있던 정보가 달라졌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플 두덱.”
하지만 베니오가 두덱 자작의 삼남인 아플 두덱의 이름을 말하자 바텐더의 표정이 돌변했다.
“두덱 자작의 삼남을 말하는 것이오?”
“그렇다고 들었소만.”
“그 의뢰, 할 수 없을 것이오.”
바텐더는 확정 짓듯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혀를 끌끌 차고는 덧붙였다.
“안됐구려. 하필이면 그런 의뢰를 받다니. 가끔 그런 게 있소. 실패하고 싶지 않아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그런 의뢰가.”
“어째서요?”
그러자 바텐더는 잔을 닦으면서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연합 기사단이 파업한 이유가 아플 두덱이기 때문이오. 아플 두덱이 사고를 하나 일으켰는데, 하필이면 그게 기사단으로 하여금 손을 놓게 한 것이지.”
“그게 내 의뢰와 무슨 상관이오?”
아플 두덱에게 베니오는 물건만 전달하면 된다. 바텐더는 딱하다는 듯 혀를 끌하고 찼다.
“그게 불가능하니까 그런 거요. 아플 두덱은 지금 유폐되어 있소이다. 하필이면 금지된 힘에 손을 댄 탓에 두덱 자작에 의해 감금되어 있소. 물건을 전달해 주려고 해도 감옥에 들어간 그 자를 무슨 수로 만난다는 말이오?”